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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주말

    '힙합' 마니아 이상민 변호사

    늘 함께한 친구… 스트레스 다가올때면 헤드폰 집어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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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러분들은 "Can't touch this", "The Mac Dad will make you"라는 문구를 보시고 어떤 기억이 떠오르시나요. 인쇄된 문구만으로는 알아보기 어려우실 테지만, 위 문구에 'MC 해머'와 '크리스 크로스'라는 뮤지션 이름을 더해서 '아~ 그 노래!'라는 생각이 떠오르시는 분들이라면, 1990년대 초반에 '소니'나 '아이와' 로고가 선명한 워크맨에 길거리 좌판 테이프장수('길보드차트'라고도 했지요)로부터 산 2,000원짜리 불법복제 테이프를 넣고 수없이 돌려들으면서, '키타 피스' 노란색 악보에서 베껴 온 가사를 외워가며 '700-5858(칠공공에 오빠오빠)' 음성사서함 서비스에 전화를 해 보신 경험이 있지 않으신지 넘겨짚어 봅니다(제가 그랬습니다).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밴드 비클즈(BKLes) 공연에서 이상민(31·사법연수원 39기·가운데) 변호사가 열창을 하고 있다.

    중학생 때부터 흑인음악 동호회와 솔리드 팬클럽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던 저는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부터는 팬클럽 운영진 직책까지 맡으면서 (지금은 없어진) KMTV와 MNET 생방송 무대에까지 열심히 따라다니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는 흑인음악, 그 중에서도 제 마음을 들썩이게 했던 힙합 음악의 자유분방함에 매료되었으며, 정기채팅과 정기모임('정팅'과 '정모'라고 하지요)을 통해 형님, 누나, 동생, 친구들과 만나 음악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서로가 끼적여 온 가사에 대해 라임이 어떠니, 플로우가 안 맞는다느니 티격태격하면서 그렇게 힙합에 대한 애정을 키워 갔습니다.

    1999년 대학생이 되고 술을 마실 수 있는 나이가 되면서 저는 자연스럽게 지하 클럽에서 'music is my life, music is my wife'를 읊조리게 되었는데, 그 후 예상치 못했던 입대와 26개월간의 단절, 그 후 1년여 간의 방황기를 거치면서도 제 마음을 감싸주었던 것은 힙합 음악이었고, 사람을 모두 잃고 악조차도 남아 있지 않아 자포자기 상태에 있던 저에게 미련을 가져봐야 소용이 없다는 것, 돌이킬 수 없는 과거는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한 교과서로 남겨 두면 된다는 것을 일깨워준 친구 역시 음악이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다시 마음을 다잡으면서 제 자리를 찾을 수 있었고, 거칠고 힘겨운 바닥에서 잡초처럼 커 나갈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저에게 있어서 단순한 취미 이상이었던 음악과의 인연은 고시와 연수원 생활을 거치면서도 끊임없이 이어졌고, 첫 직장이 된 태평양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입사 직후 저는 태평양에 비클즈(BKLes)라는 이름의 밴드가 있음을 알게 되었으며, 이곳에서 다시 음악과 조우하게 되었습니다.

    강남역 근처 지하 연습실에 다 같이 모여 공연을 준비하면서 공연의 느낌을 상상해 보았고, 우리의 모습을 보게 될 누군가의 표정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희망과 기대에 부풀어 있는 신입 변호사들과 그분들의 가족들, 그리고 힙합이나 락 음악에 대한 경험이 없으신 나이 지긋한 변호사님들을 비롯한 모든 분들께, 그간 음악을 통해 제가 느꼈던 희열과 벅찬 감정들을 전해줄 수 있을 것이라는 흥미진진한 상상을 해 보았고, 결국 그 상상은 다시 한 번 현실이 되었습니다.

    비록 지금은 시간의 부족으로 대학생 때처럼 음악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여전히 저는 짬이 날 때마다, 주말마다 힙합 음악을 들으며 업무로 피로했던 한 주와 음악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그동안 손을 놓고 있던 음악 편집 프로그램을 만지작거리면서 '대체 이 소리는 어떤 악기로 연주해 낸 소리일까' 와 같은 것들을 상상해 보기도 합니다.

    업무 진행 중 스트레스가 다가올 때면, 끝까지 가기가 참 쉽지 않겠다는 안타까움이 느껴질 때면 저는 항상 책상 옆에 놓여 있는 닥터드레 헤드폰을 집어들며 마음을 다잡고는 합니다. 주머니에 돈 한 푼 없이 지하철 정기권 한 장만 덜렁 들고 다니면서도 마냥 즐거웠던 그 때의 기억, 초심을 떠올리면서 말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들께 여쭙고 싶습니다. 여러분 가슴 속의 음악은 무엇인가요. 저마다의 가슴 속에서 재생되고 있는 음악은 여러분들께 어떤 이야기를 해 주고 있나요. 오늘은 잠시 시간을 내어 좋아하시는 음악을 들으시면서, 다른 것들은 모두 잊은 채 가슴 속 음악의 간절한 속삭임에 귀기울여 보시는 건 어떨까요. It ain't a nothing but a (hiphop) muzik.
    마세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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