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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관기] '제2차 UN 인권이사회 UPR 심의'를 다녀와서

    방기태 검사(법무부 인권정책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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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N으로부터 인권분야 국정감사…'일본군 위안부' 문제 제기도

    1. 들어가며

    지난 10월 25일 스위스 제네바 UN본부 본회의장에서 있었던 우리나라에 대한 제2차 UN 인권이사회 UPR(Universal Periodic Review, 국가별 정례인권검토) 심의를 다녀왔다. 정부대표단 규모가 11개 부처 30명에 이르는 적지 않은 규모였다. 첫 UPR이 2008년 5월에 있었으니 4년 6개월만이다.
    제1차 때 외교통상부에서 주무부처를 맡았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법무부가 주무부처가 되고 법무부 차관이 수석대표를 맡았다. 정부 내 인권옹호의 중심이 되는 부처인데다 제1차 UPR의 이행 상황을 총괄하고, 국가보고서도 법무부가 작성한 점이 고려되었다.
    193개 UN 회원국이 함께 모여 한 국가의 인권상황과 정책에 대하여 질의와 권고를 하는 제도인 UPR! 심지어 북한까지 참여하여 우리나라의 인권상황과 정책에 대하여 비판하고 권고하였다. 10월 31일 있었던 일본에 대한 UPR에서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각국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제기하였다.
    먼저 UPR 제도를 개관해 보고, 이를 위한 우리 정부의 준비, UPR 심의에서의 주요 논의 내용, 후속조치 계획 및 이를 통하여 느낀 점을 소개한다.

    2. UPR 제도 개관

    UN은 2006년 제60차 총회 결의를 통하여 인권 보호와 증진을 임무로 하는 '인권이사회(Human Rights Council)'를 출범시켰다. 기존의 경제사회이사회(ECOSOC) 산하 인권위원회(Commission on Human Rights)의 지위를 격상시키고 임무를 한층 강화한 것이다. 인권이사회는 그 임무 수행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2008년 4월부터 UPR을 시작하였다.
    2008년부터 2011년까지의 제1차 주기 UPR은 1년에 48개국씩, 국가별 3시간 동안 진행한 반면, 2012년부터 시작된 제2차 주기 UPR은 1년에 42개국씩 3시간 30분에 걸쳐 실시한다. 각 국가에 대하여 보다 심층적으로 심의하기 위한 조치이다.
    우리나라가 가입한 자유권규약, 사회권규약, 고문방지협약, 아동권리협약, 여성차별철폐협약, 인종차별철폐협약, 장애인권리협약은 이행을 감독하기 위해 전문위원을 중심으로 한 조약기구를 두어 정기적으로 심의를 하는데 비하여, UPR은 각국의 대사급 외교관이 개개의 조약내용에 제한을 받지 않고 해당국의 모든 인권상황과 정책에 대하여 질의와 권고를 할 수 있다. UPR이 '국정감사'라면 개별 조약심사는 '국정조사'이다.

    3. 국내에서의 준비

    UPR 심의에 앞서 정부는 먼저 국가보고서를 작성하여 UN 인권이사회에 제출하여야 한다. 제1차 UPR에서의 권고와 관련하여 정부가 취한 조치, 새로운 정책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우리 정부는 금년 7월에 국문 본을 확정하고, 곧바로 영문 본을 작성한 후 인권이사회에 제출하였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지난 5월과 6월에 시민사회단체와 2차례에 걸쳐 간담회를 가졌다.
    또한 UPR 심의 과정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18개 소관 부처 공무원들과 9월부터 10월까지 3회에 걸쳐 관계부처 준비회의를 가졌다. 각 부처는 회의 자료를 마련하기 위하여 또 여러 차례의 부내 회의를 가졌으리라 짐작된다.
    소관 부처가 중첩되거나 부내의 여러 부서가 관련된 인권 쟁점에 관하여 정부의 입장을 정리하는 것은 용이하지 않은 과정이었다.
    한편 국내외 시민사회단체(NGO)와 우리 국가인권위원회는 정부의 국가보고서 제출에 앞서 UN 인권이사회에 우리나라의 인권상황과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을 제출하고, 이러한 의견이 각국 대표단을 통하여 심의 과정에서 쟁점이 되도록 노력하였다. 주로 정부의 입장에 비판적인 내용이다.
    정부대표단은 최대한 성실하게 준비한 후 스위스 제네바로 출발하였다. 특히 법무부는 10월 22일 국회로부터 국정감사를 받았기에 국내 국정감사를 마치고 곧바로 'UN 국정감사'를 수검하여야 하는 바쁜 일정이었다. 정부 수석대표인 길태기 법무부 차관과 봉 욱 인권국장을 모시고 10월 23일 스위스 제네바를 향해 출국하였다.

    4. 제네바에서의 준비

    유럽의 날씨는 예상보다 싸늘하고 을씨년스러웠다. 제네바는 인권과 통상 분야의 메카이다. 10월 24일 오전 우크라이나에 대한 UPR 심의가 있어 참관하였다. 바로 다음 날 있을 우리나라에 대한 UPR 수검에 참고가 되기 때문이다. 3시간 30분 동안 진행되었지만 법무부 차관을 비롯한 정부대표단은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옆자리의 NGO 관계자도 같이 해 주었다.
    간단한 점심 식사를 마치고 곧바로 주제네바 대한민국대표부 회의실로 향했다. UPR 심의가 있을 현장에서 실제 진행되는 다른 나라의 수검 현장을 확인한 다음이라 긴장감이 흘렀다. 국내에서 준비한 상황을 현장 상황에 맞게 점검하는 시간이었다. 특히 동시통역사들과의 호흡이 중요하다. 우리 대표단이 발언하는 내용이 UN의 6개 공용어를 통해 정확하고 빠르게 전달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UPR 심의는 UN 193개 가입국 대표가 현장에서 지켜볼 뿐만 아니라 수검 상황이 'UN Webcast'를 통하여 실시간으로 전세계에 전파된다. 녹화된 영상물은 누구나 언제든지 UN 홈페이지를 통하여 확인할 수 있다.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절차가 진행되며, 그만큼 해당 국가에서 부담감을 느끼고 약속한 것을 이행하게 하는 간접강제 수단인 것이다.
    잠시 시간을 내어 수석대표이신 법무부 차관은 UN 인권최고대표사무소의 강경화 부대표를 예방하였다. 필레이 최고대표는 출장 중이었다. 강경화 부대표는 대한민국 여성으로 UN 내 최고직위에 있는 분이다. 강경화 부대표는 국제기구와 주요 국가들의 우리나라에 대한 평가가 피부로 느낄 만큼 좋아졌다고 하였다. 인권과 관련하여서도 선도국가로 평가된다는 것이다. 다만 다른 한편으로 그 만큼 인권 증진을 통한 모델 국가로의 발돋움을 우리나라에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하였다.

    5. UPR 심의

    우리나라에 대한 UPR 심의는 10월 25일 오후 2시 30분부터 6시까지 3시간 30분간 진행되었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192개국 중 발언에 참가한 국가는 65개 국가다. 순서는 정부대표 모두발언, 각국 대표단 질의 및 권고, 우리 대표단 답변 및 마무리 발언 순으로 진행되었다. 두뿌이 라세레 의장의 심의 진행과 각국 대표단의 질의 및 권고에 배정된 시간이 2시간 20분, 우리 정부대표단에 주어진 시간은 총 1시간 10분으로 짧았다.
    제1세션에서 24개국, 제2세션에서는 41개국 대표들이 질의와 권고를 하였다. 발언한 주요 국가로는 미국, 중국, 프랑스, 독일, 일본, 북한 등이 있었다. 각국의 발언을 분석해 보면 우리나라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권고사항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2007년부터 '국가인권정책 기본계획'을 5년 단위로 수립하여 이행 및 점검하고 있는 점, 사실상 14년간 사형집행의 모라토리엄을 유지하고 있는 점, 장애인권리협약을 비준한 점, '성별영향분석평가법', '난민법'과 '국제개발협력기본법'을 제정한 점, '아동복지법'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을 개정한 점, 개인정보 및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하여 노력한 점, 장애인의 이동성 및 고용 증진을 위한 정책에 관하여는 각국으로부터 거듭 긍적적인 평가를 받았다.
    반면 강제실종협약 등 일부 국제조약이 체결·비준되지 않고 있는 점, 아동권리협약 등 인권조약 중 일부 조항이 유보되어 있는 점, 일반적 차별금지법의 미 제정, 사형제 유지, 양심적 병역거부의 불인정, 국가보안법의 확대 해석 가능성과 관련하여서는 우려 또는 권고를 하였다.
    최종적으로 우리나라에 대한 각국의 권고사항은 70개로 정리되었다.
    이후 제네바 주재 각국 대표부의 평가는 "우리 대표단에 다양한 관계부처 실무자들이 참여하고, 각국의 질의사항에 대하여 수석대표와 해당 관계부처 실무자들이 역할을 조직적으로 분담하여 실질적인 답변을 제시한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고, 훌륭하게 진행되었다."라고 주제네바 대한민국대표부에서 전해 주었다.

    6. 마치며

    2008년 있었던 우리나라에 대한 UPR 심의에서 발언한 국가는 33개국이었으나, 이번에는 65개국이었다. 이에 따라 권고사항도 33개항에서 70개항으로 늘어났다. 발언 국가와 권고사항이 대폭 늘어나는 것은 UPR 제도에 대한 각국의 관심이 증가하는데서 오는 일반적 현상이다.
    UPR 심의가 정례적으로 치러지는 국제적 행사에 머물러서는 의미가 없다. 논의되고 권고되었던 쟁점들을 보편적인 국제기준과 우리나라의 현실을 고려하여 수용하고, 수용하기로 결정한 사항은 충실히 이행하여야 한다.
    정부는 11월부터 각국의 권고사항에 대하여 시민사회단체 및 국가인권위원회와의 만남, 16개 부처가 함께 하는 국가인권정책협의회 등을 통하여 의견을 수렴하고, 입장을 정리할 계획이다. 정리된 입장은 12월 중순까지 UN 인권이사회에 제출하게 된다. 내년 3월 예정된 인권이사회에서 이러한 내용이 최종적으로 채택되는 것이다.
    이제 UPR 심의는 끝났고, 국내 이행의 과제가 우리 앞에 주어졌다.
    이제는 인권이다! 인권의 보호와 증진에 대한 노력이 국가의 품격과 이미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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