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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주말

    "나는 피아노 스타일" 김혜민 변호사

    나의 모든 감정 받아주는 흑백건반은 '마음의 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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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의 취미는 독서와 피아노 연주입니다. 독서도 그렇지만 피아노는 제 또래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릴 때 바이엘 책을 들고 다니며 배웠던 악기라는 점에서 저의 취미는 참 심심하기까지 합니다. 오늘은 저의 이 심심한 취미 중 '피아노 연주'에 대해 가급적 심심하지 않게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피아노 연주를 할 때면, 타협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흑백 건반의 단순하고 고전적인 대비로 인한 시각적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타협이 없는 흑백 건반들이 유약하기 그지없는 제 손가락의 터치를 그대로 흡수하여 저의 복잡다단한 모든 감정까지 받아주고 표현해주니 그 자체가 제게는 쉼이 되었더랍니다.

     2012년 9월 8일 '김변의 건반치기' 나눔콘서트에서 김혜민(30·사법연수원 39기)  변호사가 연주한 곡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2011년 12월 8일 재판을 다녀오는 길에 하늘에서 먼지인지 눈인지 언뜻 봐서는 분간이 되지 않는 그 무엇을 발견하였습니다. 이 '무엇'은 처음에는 한 두 개이다가 어느새 어스름이 깔린 허공에서 무리를 지어 내려오기도 하고 올라가기도 하면서 춤을 추기 시작했습니다. 그 정체는 바로 '첫눈'이었습니다. 매년 첫눈을 보아 왔음에도 불구하고 그날 저녁 신호대기 중인 차창 밖 가로등 불빛 아래에서 춤을 추는 첫눈을 바라봤을 때 어찌나 아름답던지 이를 곡으로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날 저녁, 집에 가서 생전 처음으로 '첫눈'이란 곡을 작곡하였습니다.

    이렇듯 피아노 연주가 제 삶의 휴식이 되자, 저는 겁도 없이 덜컥 제 피아노 연주로 지인들에게도 쉼을 주고 이를 통해 누군가를 돕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제가 겁이 없는 게 화근이었고 거기에 아마추어여서 더 겁이 없었던 것도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2012년 9월 8일 '제1회 김변의 건반치기'라는 이름으로 나눔 콘서트를 열게 되었습니다. 저의 연주를 보러 오신 분들이 공연관람비 및 식사비 명목으로 기부해 주신 돈을 도움이 필요한 곳에 기부하고자 하는 것이 제 바람이었습니다.

    그날 연주회는 피아노 연주를 하면서 곡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퀴즈도 내고 맞추는 소박하면서도 따뜻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수익금은 바라던 대로 전액 기부하였습니다. (물론 그날 오신 분들에게 저의 첫 자작곡인 '첫눈'을 들려드릴 수도 있었지요.)

    그밖에 2012년 12월 4일 광주지방법원 음악사랑동호회가 주최한 법원음악회에서도 위 '첫눈'을 연주하고 기타와 함께 다른 곡으로 호흡을 맞추기도 하였습니다.

    이제는 혼자만의 취미라고 하기에는 일을 너무 크게 벌리고 말았습니다. 꼼짝없이 제2회 김변의 건반치기도 올해 열릴 것 같거든요.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저의 이 심심한 취미가 꾸준히 그래도 제법 심심하지만은 않은 취미가 될 수 있도록 응원해 주시리라 배짱 좋게 믿어봅니다.

    행복은 결국 소통과 교감, 나눔이 아니냐고 늘 되묻고 다니는 김변의 心心한 취미, 피아노 연주에 대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덧붙여 지면을 빌려 모든 분들의 삶이, 지금 글을 쓰며 듣고 있는 에디 히긴스의 피아노 연주처럼 따뜻하고 행복하며 편안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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