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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희진 변호사가 본 美 워싱턴 법조계] 특허법 신설조항 소송전략 활용 싸고 시끌

    법무법인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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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자가 머물고 있는 미국 워싱턴디씨 법조계에서는 올해 3. 16.부터 전면적으로 시행되는 개정 미국 특허법에 관한 논의가 열띠게 진행 중이다. 'Smith-Leahy America Invents Act'라 불리는 이 번 개정법이 미국 특허법의 근간이던 선발명주의를 포기하고 선출원주의로 선회하였음은 이미 국내에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에 못지않게 관심을 끄는 주요 개정 사항은 신설된 무효심판절차이다. 이처럼 달라진 절차를 어떻게 소송전략상 활용할 것인가가 최근 이 곳 변호사업계의 주된 토론거리이다. 미국에서 특허소송 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한국 기업 입장에서 주목해야 할 대목이기도 하다.

    등록특허의 무효를 다투는 구법상의 Inter partes 재심사제도가 IPR(Inter partes review)로 대체되었다. IPR은 재심사제도처럼 '종래 기술'의 존재를 이유로 특허의 무효를 다투는 절차이지만 민사소송과 유사한 증거개시절차(discovery)가 시행되고 당사자 합의로 절차를 종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재심사제도보다는 소송에 더욱 가까워졌다. IPR 이외에도 특허 무효를 다툴 수 있는 심판절차 2가지가 추가되었다. PGR(Post Grant Review)과 CBMR(Covered Business Model Review)이 그것이다. PGR은 대상 특허가 선출원주의의 적용을 받는 특허에 한정되고 신청기간이 특허공고일(issue date)로부터 9개월 이내로 제한되어 있다는 점에서 시기적 제한 없이 모든 특허에 대해 신청할 수 있는 IPR과 다르다. 주장할 수 있는 무효 사유는 IPR보다 넓어 신규성, 진보성은 물론이고 기재불비 등도 다툴 수 있다. CBMR은 금융업에 관련된 비즈니스 모델 특허의 무효를 다투는 특수한 PGR이다.

    신설 절차의 주된 특징은 첫째, 창구는 다양해졌지만 문턱은 높아졌다는 점이다. 이들 절차 모두 특허청에 신설된 특허심판위원회(Patent Trial and Appeal Board)가 심판한다. 일단 신청이 있으면 위원회는 특허권자로부터 답변서를 제출받고 심판절차의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 IPR의 경우 심판이 개시되려면 하나 이상의 청구항이 무효일 합리적인 가능성이 인정되어야 한다. 단지 "실질적인 새로운 문제(substantial new question)"만 제기되면 재심사절차가 개시될 수 있었던 종래 재심사제도보다 기준이 한층 강화되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이다. PGR은 하나 이상의 청구항이 무효일 '합리적인 가능성'(reasonable likelihood)에서 더 나아가 '개연성'(more likely than not)까지 인정되어야 심판이 개시될 수 있다.

    둘째, 절차의 중복 활용은 허용되지 않는다. 각 절차의 특성을 고려하여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한다. 우선, IPR과 PGR을 동시에 신청할 수 없다. PGR을 신청할 수 있는 '특허공고 후 9개월 내'에는 IPR을 신청할 수 없다. 또한, IPR이나 PGR의 신청은 특허권자 이외의 누구나 할 수 있지만 특허 무효 확인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한 자는 신청인 적격이 없다. 그러한 민사소송이 IPR이나 PGR 신청 이후에 제기되면 그 소송은 자동 정지된다. 즉, 특허의 무효를 다투려는 자는 무효 확인 소송, IPR, PGR 중 어느 하나만 활용할 수 있다.

    스스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 아니라 특허침해소송나 국제거래위원회(ITC) 조사절차에서 특허의 효력을 다투는 반대주장(counterclaim)을 하였을 뿐인 피고는 여전히 IPR, PGR을 신청할 수 있지만 그 소장 송달일로부터 1년 내에 해야 한다. 그 이후에는 소송상 항변 내지 무효 확인 소송으로만 특허의 무효를 다툴 수 있다. 이 때 최선의 소송전략을 구사하기 위하여 피고가 고려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우선, IPR과 PGR 가운데 어떠한 절차를 활용할 것인가를 결정함에 있어서는, IPR이 심판 개시의 문턱이 낮으나 무효 사유가 종래 기술로만 제한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주장할 무효 사유가 기재불비라면 PGR을 신청해야 한다. 종래 기술을 이유로 특허가 무효될 가능성이 높다면 PGR을 신청하기보다는 그 신청기간이 경과하길 기다려 IPR을 신청하는 편이 유리할 것이다. 법원에서 항변하는 것에 그칠 것인가, IPR이나 PGR을 신청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더 복잡한 문제이다. 특허청은 통상 법원보다 청구범위를 넓게 해석하므로 특허를 무효라 판단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고 법원은 청구범위를 좁게 해석하는 대신 특허의 효력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 IPR과 PGR 절차에서는 특허권자가 청구항을 보정함으로써 궁극적인 무효를 회피할 수 있다는 점이 복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종래의 재심사제도와 달리 IPR과 PGR 절차에서는 증거개시절차가 시행되므로, 과연 심판위원회 절차에서 증거개시가 이루어지는 것이 소송전략상 유리한가도 생각해 볼 문제이다. 추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도 중요한 고려사항이다. 한 대형 로펌에 따르면 IPR 또는 PGR 예상비용은 특허청 납부료와 변호사 비용을 통틀어 500,000~1,000,000달러 정도. 예상 소요기간은 12~18개월이다.

    셋째, IPR, PGR 절차가 개시된 경우 특허침해소송의 정지 여부는 법원의 재량에 맡겨져 있지만, 특허등록된 지 3개월 이내에 특허침해소송과 함께 가처분(preliminary injunction)이 신청된 경우에는 PGR이 신청된다고 하더라도 가처분 절차가 정지되지 않는다. 넷째, IPR, PGR 절차에서 기각당한 무효 주장에 대하여는 금반언 효과가 발생한다. 실제 주장하였다가 기각당한 무효 사유는 물론이고 합리적으로 주장할 수 있었을 무효 사유에 대하여도 일단 기각되면 다른 절차에서 기각결정과 반대의 주장을 할 수 없다.

    다양해진 절차만큼이나 고려해야 할 사항도 많아졌다. 더욱이 아직 새로운 절차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여 향후 논의를 따라가면서 예상되는 소송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이 글 작성에 James Heintz (DLA Piper) 변호사가 큰 도움을 주었음을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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