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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주말

    색소폰 연주 즐기는 박영익 변호사

    분위기에 반해… 소리에 취해… '신선한 일상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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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색소폰은 벨기에의 악기 제작가 색스(Sax, A. J.)가 1846년에 처음 만들었다. 이후 부드럽고 감미로운 음을 내는 악기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저음부터 소프라노 음역까지 연주가 가능해 모든 재즈 악기 중 가장 표현력이 강한 테너 색소폰, 케니지가 연주해 유명해진 1자형 소프라노 색소폰, 그리고 크기와 음색이 중간에 해당하는 앨토 색소폰으로 구분된다. 운지법은 피리와 같지만 호흡량, 주법에 따라 다양한 소리를 낼 수 있는 차이가 있다.

    벚꽃이 한창이던 지난달 16일, 서울 용산구 남산도서관 올라가는 길목에서 박영익(43·군법16회·왼쪽 두번째) YBL 변호사가 예전에 함께 색소폰을 연주하던 동료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대학을 다니며 고시공부를 시작하던 때(94년경) 쯤으로 생각한다. '사랑을 그대 품안에'라는 드라마에서 주인공 차인표가 색소폰을 연주하는 장면을 보며 나도 언젠가는 저렇게 멋있게 연주해 보리라는 상상을 하곤 했다. 덤으로 신애라와 같은 미인을 만날 수 있다면…

    당시는 이러한 상상도 단순한 삶에 활력이 되었다. 하지만 10년 가까이 법무관으로 생활하며 이러한 한때의 꿈을 잊고 지냈다. 그러다가 방위사업청에서 근무하던 무렵, 청직원으로 구성된 색소폰 동호회가 생겼다는 소식을 듣게 된 후 무작정 앨토 색소폰을 구입해 연주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막상 시작한 색소폰은 쉽지 않았다. 어느 정도 소리를 내는 데만 꼬박 1주일이 걸렸다. 아랫니 위에 아랫입술을 올리고 그 위에 리드를 붙이고 불어야 하기에 30분만 불어도 입술에 통증이 왔다. 하지만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지는 물처럼 작은 성취를 통하여 내가 부는 소리가 조금씩 들릴 때 그 희열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악기는 배우는 과정도 즐거움이 되는 것 같다. 당시 방위사업청에 근무하던 이창희 대령은 색소폰을 연주한 지 10년이 된 숙련자였는데,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에 개별지도를 해주셨다. 이 대령으로부터 입을 모으는 방법인 앙부쉬르, 롱톤으로 불기, 악보대로 끊어주며 부는 텅잉, 운지를 연습하는 스케일 등 기초부터 반주기를 따라 연주하는 방법까지 배울 수 있었다. 아직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모든 관악기 소리의 정교함과 웅장함은 호흡량에 비례한다. 나는 뱃심을 키우는 과정이 가장 어려웠다. 당시 우리 동호회는 회원들의 실력을 단기간에 향상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무작정 연주회를 기획했다. 청직원을 대상으로 점심시간에 '숲속 작은 음악회'라는 명칭으로 각자 한곡씩 연주하는 행사였다. 나도 '떠나가는 배'를 선곡하여 한 달 동안 부단히 연습을 했다. 덕분에 자연스럽게 술자리도 많이 줄어 건전하게 보낸 한 달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색소폰을 배우고, 연주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었고 업무로도 도움을 많이 받았다. 또 내게 맞는 리드와 반주기를 사기 위해 색소폰 가방을 들고 낙원상가를 둘러보던 동안은 일상에서 탈출한 신선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지금은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전처럼 연주를 자주 할 수 없어 많이 아쉽지만 가을이 오면 은은한 테너 색소폰 소리에 취해 있는 나의 모습을 상상해보며 오늘 하루도 즐거운 마음으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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