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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주말

    서울의 가을명소 즐기는 석근배 변호사

    이 가을 덕수궁 돌담길서 샛노란 은행잎 만나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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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다시 가을이 찾아왔다. 그 어느 해 보다 여름이 덥고 길었지만 계절은 도저히 속일 수가 없나 보다.

    지난해 가을 정동문화축제때 은행나무잎이 노랗게 물든 정동길을 산책했다는 석근배(36·사법연수원34기) 변호사. 그는 정동길을 시내에서 부담없이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곳으로 꼽았다.

    가을하면 가장 먼저 하늘이 떠오른다. 법정이나 청사, 사무실과 같이 실내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야 하는 법률가들에게 하늘을 보는 기회는 드물다. 그래서 서면이 막힐 때면 일부러라도 하늘을 보려고 한다. 무엇을 위해 이 글을 쓰고 있고, 왜 머리를 싸매고 답을 찾고 있는지, 그래도 가끔 아무 생각 없이 하늘을 보면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만 같기도 하다. 더구나 지금처럼 청명하고 한 없이 높은 가을하늘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사무실에서만 접하기에는 가을하늘의 유혹은 너무나 강렬하다. 1000만이 부대껴 사는 서울만 해도 가을 느낌이 온전히 보전된 장소들이 참 많다. 당장 사무실 뒤에서 또 한번 가을의 자태로 변모하려는 남산이 있고, 조금만 더 걸어가면 샛노랗게 물든 은행나무가 역사의 흔적들과 함께 600년 서울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덕수궁길과 정동길이 있다. 조금만 시간을 더 투자하면, 너무 멀리 가지 않으면서도 애틋한 기억을 새록새록 만들 수 있는 곳들은 더 있다. 버스를 타고 갈 수 있는 서울성곽과 낙산 그리고 북악산은 성벽이라는 인공미와 북악산이 연출하는 자연미가 합쳐져 가을 하늘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서는 기회를 제공한다. 삼청동길에서 경복궁 동편 담장을 따라 동십자각으로 내려오는 은행나무길은 마음속의 사진 찍고 싶은 욕구를 자극하고, 과천 청사를 감싸고 있는 은행나무길은 별다른 생각이 없더라도 한 해를 갈무리 하고 싶은 마음을 갖게 만든다. 내비게이션이 알려주는 남산 터널 대신 소월길을 따라가면 차들이 지나는 길 양 옆으로 질서 없이 흩날리는 노란 은행이파리들이 영화 속 장면을 연출하고 있고, 서래섬이나 하늘공원에서는 메밀과 억새풀과 갈대들이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며 영화 '봄날은 간다'의 한 장면처럼 소리만으로 가을을 만들어 낸다. 비단 이 곳들뿐이겠는가?

    여행을 직업으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파트 뒤에 있는 청담공원만 가더라도 알 수 있는 자연의 질리지 않는 느낌 때문에 여행을 좋아하고 또 다른 여행을 꿈꾸게 된다. 늦은 밤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시간은 흐르고 가을도 깊어진다. 미루고 기다리기에는 너무 빨리 지나가버리는 요즘 가을이기에 이번 주말에는 조금 짬을 내서 가을 느낌 가득한 장소를 한번씩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그리고 한가지 더, 그런 장소에서 윤도현의 '가을 우체국 앞에서', 전람회의 '꿈속에서', 김동률의 '귀향', 장혜진의 '1994년 어느 늦은 밤' 과 같은 노래들이 함께 한다면, 삭막해 지기 십상인 법률가들의 주말 가을도 조금은 더 윤택하고 따뜻해 질지 모른다.
    마세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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