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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주말

    전원생활에 빠진 김익환 변호사

    쏟아지는 별 빛… 白雪의 향연… 자연이 주는 선물에 '흠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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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여 년 동안 살던 집에서 팔공산 자락 전원주택으로 이사를 했다. 마당 있는 집에서 살아 봤으면 하던 아내는 묵은 이삿짐을 챙기면서 조금도 힘든 기색이 없다.

    전원생활은 대부분이 그려보는 삶이지만 못 하나 칠 일 없는 아파트에 익숙하던 이에겐 만만찮은 과제가 적지 않다. 아는 이웃도 없고 마트며 슈퍼가 가까이 있지도 않으며, 무슨 일이든 직접 처리해야 한다. 일이야 어렸을 때 해 보던 기억을 되살린다 하지만 도구며 자재를 어디에서 구해야 할지 도무지 막막하다. 게다가 출퇴근 시간도 늘어나고, 이런저런 모임이며 친구 만나는 즐거움도 도심에서 살 때처럼 여유롭지 못하다.

    대구지방변호사회 소속의 김익환(64·사법연수원 12기) 변호사가 도시생활을 청산하고 정착한 대구 팔공산 자락의 전원주택에서 텃밭을 가꾸며 즐거운 주말을 보내고 있는 모습.

    그렇지만 나이가 더 들면 결단을 내릴 수가 없을 것 같아 전원생활을 결행하였는데, 주말이면 온 종일 풀을 베고 땅을 갈며 톱질 삽질로 온몸이 땀으로 뒤범벅이 된다. 할 일은 왜 그리도 많은지 평일에도 새벽같이 일어나 출근 때 까지, 퇴근 후에는 컴컴한 밤까지 쉴 틈이 없다. 한동안 방치되어 있던 집이라 잡초로 황량하였는데, 잔디를 깔고 거제산 은목서를 생울타리로 심은 후 태양광 전등까지 설치하니 제법 운치가 나 지친 몸이 한결 가운 해 진다.

    그렇게 시작한 전원생활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우선 고된 일에 몰두하는 동안 사건에 대한 걱정과는 확실한 결별이 이루어진다. 일이 고되어 밤이 되면 잠에 떨어지기 바쁘니 TV며 신문 등 언론매체가 실어다 주는 세상의 온갖 오염물질과도 멀찌감치 거리를 둘 수 있다.

    20년 도시생활 청산, 팔공산 통나무집으로
    처음엔 힘들고 불편… 익숙해지니 '환상적'
    새소리·벌레소리 즐겨

    게다가 자연이 주는 선물은 어떠한가. 비가 속삭이는 소곤거림에 귀 기울일 수도 있고, 새소리며 풀벌레 소리에 취하여 포도주 잔을 기울일 수도 있다. 맑은 햇볕에 바싹 마른 빨래거리를 만질 때 느끼는 아싹아싹한 맛이며 씨앗에서 움터 나오는 새싹의 장엄한 생명력은 또 어떤가. 그 중에도 밤하늘의 별은 정말 장관이다. 카시오피아, 오리온이며 그리고 세상 중심자리에 미동도 않은 채 버티는 장엄한 북극성…

    어렸을 때 기억을 되살려 북두칠성을 찾았으나 우리 통나무집 마당에서 보는 저녁하늘엔 그 멋진 국자형 별자리를 찾을 수 없다. 그러다 어느 날 적막 같은 한밤의 어두움을 헤치고 혼자 뜰에 나와 하늘을 쳐다보니, 아 그 북두칠성이 아닌가.

    어느 날 둘째가 서쪽하늘 희미한 별 셋을 가리키며 별 하나 하나가 실제론 은하란다. 이글거리는 수억 개 태양으로 이루어진 우리 은하만큼이나 많은 별무더기가 우리 눈에 별 하나로만 보인다니 우주의 그 광대무변함에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저 하늘에 반짝이는 별, 내 마음의 이성"을 노래한 칸트나 중력법칙을 발견한 뉴턴도 초신성이며 빅뱅 등 지금 우리가 아는 하늘과 별 이야기를 알 리가 없었을 터이니 지금 내 전원의 삶은 얼마나 대단한가. 겨울 날 북풍을 타고 온 눈발이 우리 집 뜰에서 군무(群舞)를 펼치는데, 도심 어디에서 그 희열을 즐길 수 있으랴.
    마세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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