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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주말

    뮤지컬 '고스트'를 보고

    조대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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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흥겨운 크리스마스 캐롤과 함께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해에 대한 기대로 한껏 들뜬 분위기에 어떤 공연이 어울릴까 고민하다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영원한 사랑의 주제를 담은 뮤지컬 고스트(사진)를 찾았다.

    감미로운 선율에 잊지 못할 연인을 떠올리게 하는 불멸의 팝송 'Unchained Melody'의 '사랑과 영혼(Ghost)'은 1990년 페트릭스웨이지, 데미무어 주연으로 세계적 흥행을 한 영화로 따뜻한 사랑이 그리운 연말연시에 특히 어울리는 것 같다.

    사실 영화에서의 인간과 영혼의 이야기를 한정된 뮤지컬 무대에서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 궁금했는데, 디큐브아트센터의 무대세트는 최첨단 디지털영상기법과 조명, 마술적 특수효과로 영화에서 보인 마법을 고스란히 무대 위에 옮겨 놓은 듯했다.



    고스트는 2011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된 새내기 라이센스 뮤지컬로, 이번에는 드라마 '각시탈'이래 연예계 대세가 된 주원[샘(Sam Wheat)역]과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에포닌으로 사랑을 받은 박지연[몰리(Molly Jesen)역]의 무대를 감상했다.

    뉴욕 월스트리트의 성공한 젊은 금융인 샘은 연인인 도예가 몰리와 브루클린의 행복가득한 아파트에서 동거 생활을 하는데, 어느 날 은행계좌에 이상을 느낀 샘은 회사동료로 친한 친구인 칼(Carl Bruner)과 상의하고 비밀번호를 알려준다.

    몰리의 작품이 전시된 갤러리 파티에 다녀오는 길에 몰리는 샘에게 사랑을 확인하고 청혼을 하는데, 집으로 오는 길에 샘은 뒷골목에서 숨어있던 괴한 윌리가 쏜 총에 살해를 당한다.

    영화 '사랑과 영혼' 각색… '언체인드 멜로디' 등 감성 자극
    최첨단 무대영상기법 도입, 신비한 마법 같은 연출 돋보여

     
    샘은 자신의 육체를 끌어안고 오열하는 몰리를 보며 죽어 영혼으로 있음을 알게 된다.

    샘은 이승에 있지만 더 이상 이승의 사람이 되지 못하고 떠돌아다니는 유령이 되어 사랑하는 몰리의 곁을 떠나지 못한다.

    자신의 장례식을 보며 좌절하고 슬퍼하는 샘은 자신을 죽인 윌리의 범행이 친구 칼의 청부에 의한 것임을 깨닫게 된다.

    칼의 샘에 대한 범행의 전모가 밝혀지는 대목에서는 마치 추리소설을 보는 듯한 흥미로움을 갖게 한다.

    남자친구 샘을 잃은 몰리는 상심의 나날을 보내며, 혼자 힘으론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샘은 우연히 자신의 말을 들을 수 있는 돌파리 심령술사 오다메(Oda Mae Brown)를 통해 몰리에게 위험을 알린다.

    오다메는 작품에 없어서는 안 될 감초로 '건축학개론'의 '납득이'마냥, 진지한 러브스토리에 걸쭉한 욕과 재미있는 대사를 구수한 입담과 유머에 담아 작품을 더욱 생동감 있게 한 것 같다.

    샘은 우여곡절 끝에 그를 죽음으로 몰아간 윌리와 칼에게 복수하고 몰리에게 진정한 사랑을 남기고 이승에서의 힘든 삶을 마감하고 저승으로 떠난다.

    무대효과나 장치와 함께 뮤지컬의 또 다른 축을 이루는 음악은 이 작품의 경우 유명 다른 뮤지컬에 비해 알려진 넘버가 그리 많지 않고 곡 수도 15개 내외로, 노래나 음악보다 대사가 더욱 돋보이는 연극 같은 뮤지컬이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Unchained Melody'와 더불어, 샘과 몰리가 함께 경쾌하게 오프닝과 엔딩을 장식한 'Here Right Now'나 그들의 서로를 향한 사랑의 감정이 물씬 묻어나는 'Three Little Words'등은 감미로운 멜로의 감성을 자극한다.

    무대의 기본적인 공간인 몰리의 집은 순식간에 엘리베이터로, 지하철로, 칼의 사무실로, 때론 빌딩 숲 거리로 바뀌어 다양한 공간의 활용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특히, 조명과 디지털기법을 이용한 팝아트적인 화려한 영상쇼, 죽은 이의 육체와 영혼이 분리되고, 항상 영혼 샘을 따라다니는 파란빛의 조명과 샘이 이승을 떠나며 사라지는 마지막 장면은 마치 영화 스크린을 그대로 보는 듯 역동적이면서도 신비하고 마법 같은 무대였다.

    이 작품은 개봉한지 20년도 넘어 이미 고전이 된 러브스토리가 첨단무대기법으로 다시 살아나 지고지순한 한 남자의 아날로그적 사랑의 순수성을 아름답게 표현한 판타지 같은 뮤지컬로 현대 관객들의 다양한 기대에 부응한 공연으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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