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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 기름오염 사건의 전망

    김현 변호사(법무법인 세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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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년 1월 31일 오전 9시 35분께 덴마크 노바 탱커스 소유 싱가포르 선적 유조선 우이산호 (총톤수 164,169톤)가 도선사가 승선한 상태에서 여수시 광양항 GS칼텍스 원유 2부두로 진입 중 송유관을 충돌해 파손시켜 송유관에 있던 기름 약 164톤이 해상으로 유출되었다. 당일 기상이 양호했고 선박에도 결함이 없었으므로, 안전속도인 2-3노트보다 빠른 7노트로 진입하는 등 도선사의 무리한 접안 시도로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

    씨프린스호, 태안 허베이스피릿호 같은 대형 기름오염 사건들이 유조선에서 기름이 유출된 사고인데 비해 여수사고는 송유관에서 유출된 이례적 사건이다. 우리나라는 1969년 민사책임조약의 1992년 개정의정서, 1971년 기금조약의 1992년 및 2003년 개정의정서 가입국이고, 이 조약들을 국내법으로 입법한 것이 유류오염손해배상보장법이다. 조약과 유류오염손해배상보장법은 선박에서 배출된 기름 오염에만 적용되므로 여수사고에 대하여는 우리 민법이 적용되고, 선주의 책임제한에 대하여는 국제사법 제60조에 따라 선적국법인 싱가포르법이 적용된다.

    여수사고는 부적절한 도선을 한 도선사, 부적절한 도선에 불구하고 이에 따라 운항을 지휘한 선장의 과실에 기인한 것으로 보이고, 선주는 선장을 고용한 자로서 사용자책임을 지게 된다. 한편 GS칼텍스의 책임은 물적인 면에서 볼 때, 송유관이 통상의 안전성을 갖추지 않은 경우 예컨대 사고 시 송유관의 자동잠금장치와 유출방지장치가 작동하지 않았다면 민법 제758조(공작물 점유자, 소유자의 책임)에 의해 불법행위책임이 인정될 것이다. 인적인 면으로 보면 GS칼텍스가 해양환경관리법상 해양시설 소유자로서 해양오염방지관리인이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해 송유관 파손으로 인한 기름유출이 확대되거나 중단되지 않았거나, 해양시설오염비상계획서의 내용이 허위였거나 계획서에 따른 조치가 이행되지 않았거나, 사고 신고를 지연해 방제조치에 지장을 주었거나, 해무사 등 사고 선박과 교신하기로 한 GS칼텍스 직원이 적절히 교신하지 않았거나 잘못된 정보를 주었다면 불법행위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 만약 GS칼텍스의 불법행위책임이 인정된다면 선박소유자와 함께 공동불법행위자로서 부진정연대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이다.

    2007년에 제정된 해양환경관리법은 해양오염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을 취한다. 기름이 배출된 경우 원인행위자는 배출된 기름의 확산방지 및 제거의무가 있다. 원인행위자가 자발적으로 방제조치를 하지 않으면 해양경찰청장은 방제조치를 할 것을 명령할 수 있고 이에 따르지 않으면 해양경찰청장이 직접 방제조치를 하되 비용은 원인행위자가 부담한다. 나아가 기름오염을 일으킨 자는 환경을 오염 발생 이전 상태로 복원할 책임을 진다. 환경복원책임에 대하여는 아직 선례가 없으므로 여수사고가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이다.

    2007년에 발생한 태안사고의 1심 재판이 아직 진행되는 등 기름오염 손해배상의 지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태안사고는 원유 1만810톤이 유출돼 여수사고의 약 60배 규모였으며 피해자가 2만3000명에 가깝다. 피해범위가 넓은 상황에서 피해자와 가해자의 손해배상 산정자료가 전혀 달라 양측이 각자 자료를 수집하고 이를 검증하는데 엄청난 시간이 소요되었다. 이를 참고로 해 여수사고에서는 피해자와 가해자가 제3의 사정기관을 지정해 손해의 범위를 확정하기로 합의하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못할 경우 피해자, 선주, GS칼텍스가 각자 증거조사하고 결과물을 가지고 싸운다면 손해배상에 수년은 걸리지 않을까 예상된다. 이러한 우려 때문에 GS칼텍스가 먼저 피해주민들에게 보상하고 후에 선주에게 구상하는 방안이 협의되고 있지만, 피해조사를 누가 어떻게 하는가에 대해 먼저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GS칼텍스로선 선보상은 자신의 민사책임을 자인하는 것이어서 선뜻 응하기 어렵고, 선주와 선주의 책임보험자(P&I 클럽)는 선주책임제한 제도를 이용해 책임을 약 200억 원으로 제한할 수 있으므로 (책임제한액은 싱가포르법과 우리 상법이 동일하다) GS칼텍스가 선주에 대해 구상 할 수 있는 금액이 제한된다는 문제점이 있다.

    민법상 불법행위 원칙에 따라 피해자가 입증책임을 부담하며, 수리·세척·대체·폐기에 소요된 직접피해액, 조업중단으로 인한 일실수익이 배상대상이 되고, 환경에 피해가 발생했으므로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도 청구할 수 있다. 세금신고 및 납부실적, 위탁판매의 경우 관련 장부를 기초로 손해를 산정하며, 세금신고 자료가 없거나 부실한 피해자의 경우 매출장부나 통장거래 내역 등으로 증명할 수 있다. 숙박업, 관광업, 식당이 입은 손해도 인과관계를 입증하면 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적으로 기름이 어디까지 퍼졌는지가 문제가 되는데 통상 해경 등이 작성한 오염상황도를 기준으로 하며, 사고 전과 사고 후 해수 중 유류비율을 비교할 수 있도록 검정인이 채취한 해수샘플 조사결과를 제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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