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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주말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을 보고

    조대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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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뮤지컬시장은 그 동안 양적, 질적 성장으로 관객층이 다양해지고 시장규모도 점차 커지고 있는데, 최근엔 수십억의 제작비를 들인 블록버스트급 창작뮤지컬 프랑켄슈타인(Frankenstein; 충무아트홀 제작)이 선보였다. 유준상, 류정한, 이건명, 박은태, 한지상, 리사, 안지하 등 뮤지컬계 내노라 하는 실력파 배우들의 대거 출연소식에 들뜬 마음으로 공연장을 찾았다. 이 작품은 19세기 영국의 여류작가 메리셸리(Mary Shelley)가 10대 때 쓴 베스트셀러 소설 '프랑켄슈타인'이 원작인데, 최첨단 과학시대인 지금에야 상상할 수 있을 법한 과학기술의 사회 윤리적 문제를 소재로 해 그 당시 그 어린 나이에 이런 글을 남겼다니 놀라운 따름이다. 영원한 삶을 꿈꾼 인간의 욕망, 복제인간, 창조물 등의 소재는 최근까지 대중문화에 영향을 미쳐 가위손, 블레이드러너, 혹성탈출, 터미네이터 등 영화, 애니메이션, 연극 등 다양한 형식과 장르의 작품으로 널리 사랑받고 있다. 

     소설 각색…유준상·류정한 등 실력파 배우 대거 출연
     현악의 중후한 선율 속  하이톤… '생명창조' 인상적

    19세기 나폴레옹 전쟁당시 제네바 출신 촉망받던 젊은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흑사병으로 어머니를 잃은 후 자신을 저주받은 사람으로 치부하면서 죽음을 극복하는 생명체 탄생에 비상한 관심을 가진다. 조물주가 되기로 한 그는 전쟁터에서 죽지 않는 군인에 대한 실험을 하고, 신체접합술의 귀재 앙리 뒤프레도 그에 동참하지만 종전으로 연구실은 폐쇄된다. 제네바로 온 빅터와 앙리는 연구실을 프랑켄슈타인 성으로 옮겨 생명 창조 실험을 계속하지만, 빅터가 개입된 살인사건에 참수형을 당하게 된 친구 앙리는 결국 친구의 생명체 탄생실험의 제물이 된다. 빅터는 우정과 죄의식속에서도 혼신의 힘으로 앙리를 되살려 괴물을 만들지만, 괴물이 그의 하인 룽게를 죽이자, 빅터는 괴물을 내버리고 아버지와 약혼녀가 있는 고향으로 돌아온다. 이후, 줄리아와의 결혼을 앞둔 빅터앞에 괴물 앙리가 나타나 애증의 복수를 하면서 서로의 비극은 시작된다. 태어나 외톨이가 된 괴물에 대해 인간들은 뛰어난 능력에 공포를 느끼면서도 자신들과 다르다고 조롱한다. 그들의 치열하고 긴장된 싸움은 북극 빙하 속 최후의 순간까지 계속된다. 프랑켄슈타인은 생명원리에 대한 호기심으로 시체로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었으나,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는 인간의 이기심과 신이 되고자 하는 인간의 지나친 욕심은 결국 파멸에 이른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빅터와 자크, 앙리와 괴물 등 출연자들 대부분 1인 2역의 상반된 캐릭터를 맡아, 선과 악의 대립구도 속에 한 인물 내에 존재하는 자아분열적 성격과 이중성을 심도 있게 다루는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를 떠올리게 한다. 이 작품은 인간생명의 존엄성과 신의 영역을 탐하는 인간의 탐욕과 갈등을 물질적 풍요 속에 자기중심적 편집증적인 집착과 불안한 삶을 사는 빅터를 통해 보여 주고 있는 것 같다. 음악은 차갑고 어두운 스토리를 표현하듯 현악의 중후한 선율 속에 대부분 하이톤의 넘버들로, 특히, 빅터와 우정과 생명탄생의 염원의 미묘한 심리묘사가 묻어나는 앙리의 '너의 꿈 속에서', 지킬앤하이드의 불후의 명곡 '지금 이 순간'처럼 빅터의 생명 창조를 알리는 '위대한 생명창조의 역사가 시작된다'등이 인상적이었다. 인간들로부터 고통받는 괴물의 창조주에 대한 원망과 갈등, 인간을 닮길 원하지만 인간이 될 수 없는 절망은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인종, 사회적 차별과 대립을 그대로 표현한 것으로도 느껴졌다. 스토리 전개의 드라마적 요소에 많은 비중을 두어 2막의 빅터와 앙리간 갈등이 다소 지루하기도 하고, 배우들의 가창력에 비해 귀가를 맴도는 선율이 좀 부족한 것 같기도 하지만, 생명탄생을 위한 특수한 기계장치 등 무대세트와 조명, 분장, 영상 등은 라이선스 뮤지컬 못지 않았다. 한국적 소재와 정서만을 고집하지 않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소재와 웅장하고 박진감 넘치는 구성과 무대를 선보인 창작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이 일회성 공연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한류 뮤지컬의 고전이 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마세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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