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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정(XII)-부자들의 가족간 분쟁

    강신섭 변호사(법무법인 세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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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아침 신문을 보면, 가끔 부자들의 가족간 분쟁에 관한 기사를 접하게 된다. 부자들도 우리 사회의 평범한 구성원이니, 그 분들에게 더 높은 도덕률을 기대할 수는 없다. 그런데 어쩐지 뒷맛이 개운치 않다. 형제들 간의 상속 분쟁, 부모와 자식 간의 부동산 분쟁, 배우자 사이의 금융자산에 관한 분쟁 등 분쟁의 유형도 다양하다. 그렇게 다투지 않더라도 먹고 살만 할 터인데, 가장 귀한 가족관계를 파탄내야 할까.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사회 안에서 여러 유형의 관계를 맺고 산다. 이러한 사회적 관계를 나름대로 분류하여 보자. 우선 첫째가 가족이다. 배우자와 자식들이 이루는 가족 공동체가 사회적 관계의 출발이고 종착점이다. 가족관계를 원만하고 행복하게 유지하여야 행복할 가능성이 많다. 둘째는 친족이다. 배우자와 자식을 넘어 형제자매, 큰 아버지, 작은 아버지와 사촌 형제자매들, 오촌을 넘는 친족들이다. 우리의 생활이 도시화 되어 가면서 친족관계의 중요성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셋째는 친구들이다. 고향친구도 있고, 학교 동창도 있으며, 취미생활을 함께 하는 친구도 있다. 친구가 많을수록 사회생활이 다양하고 윤택해진다. 넷째는 직업을 중심으로 한 직업군의 동료와 선후배들이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분들은 대부분 이러한 직업군 내에서 동료, 선후배들과 사이에 관계를 잘 형성하고 이를 유지하여 가는 분들이다.

    보통 사람들의 가족 및 친족 관계와 직업군 내의 사회적 관계와는 분리되어 있다. 우선 학교를 다니면서 가족, 친족과는 전혀 다른 친구들을 사귀게 되고,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을 하면 가족, 친족 및 학우와는 전혀 다른 동료와 선후배들을 만나게 된다. 여러 유형의 사회적 관계가 상대적으로 분리되어 있어, 사직, 해고 등으로 직장을 중심으로 한 사회적 관계가 일시적으로 단절된다고 하더라도, 가족 관계나 친구 관계는 견고하게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가족 관계나 친구 관계로부터 새로운 에너지를 얻어 다시 재기의 기회를 가지게 된다.

    그런데 부자들은 다르다. 부자들만 다니는 다소 폐쇄적인 학교를 다니게 되고, 부잣집 자녀들만을 친구로 사귀게 되며,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도 부모들이 소유하고 경영하는 회사에서 경영수업을 받으면서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가족기업의 성패가 직업을 중심으로 한 사회적 관계의 여부를 좌우한다. 즉, 부자들의 모든 사회적 관계는 모두 부모들의 재산이라는 기초위에 형성되어 있는 것이다. 부자들에게 부모들의 재산은 삶의 기반이고 모든 사회적 관계의 기초이므로, 그 재산을 잃게 되면 모든 사회적 관계가 동시에 위태롭게 된다.

    그러니, 부자들은 부모들의 재산에 더 집착할 수밖에 없다. 부자들이 상속재산을 두고 더 치열하게 다투는 것은 그들이 비도덕적인 사람들이라서가 아니라, 그들이 맺고 있는 사회적 관계의 기반을 지키려는 자기 방어기제의 발동이다. 그러고 보면, 부자들의 가족간 상속 분쟁은 자연스런 사회현상이다. 바람직스런 일은 아니지만, 돌을 던질 일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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