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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말 바로쓰기] 작가와 군인

    이홍철 변호사(법무법인 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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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석 연휴에 텔레비전을 보다가 우연히 '가족끼리 왜 그래'라는 연속극의 한 장면을 보게 되었다.

    여자 등장인물이 손위 어른과 이야기하던 중 '아! ~구나'라는 혼잣말투를 쓰거나 '~는데'로 끝맺는 말투를 쓰는 것이 눈에 거슬렸다.

    요즘 사람들은 어른에게 이런 말투를 아무렇지 않게 쓰곤 한다.

    그들이 그렇게 된 데는 그런 말투를 확산시킨 연속극 작가의 책임이 크다.

    어른과 이야기하는 도중 혼잣말처럼 '아! ~구나'라고 말하는 것은 큰 실례다. 예컨대 어른이 '이번 추석 연휴 때 골프하러 갔다가 차가 막혀 혼났어!'라고 하는데 손아래 사람이 '아! 많이 막힐지 예상을 못하셨구나!'라고 말하는 식이다.

    '아! ~구나'는 혼잣말투지만 엄연히 상대방이 들으라고 하는 말이므로 자신과 맞먹는 상대에게만 쓸 수 있다. 만약 어른이 이런 말투를 듣게 되면 손아래 상대방한테 어린아이나 같은 또래로 취급당한다는 불쾌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니 '~하셨군요'라고 해야 한다.

    또 어른과 이야기를 하면서 '~했는데'라고 말을 맺으면 그때도 어른은 똑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내가 사법연수원 교수이던 시절 연수생이 인사차 교수실에 들르면 늘 하는 말이 '교수님! 자주 찾아뵈었어야 했는데.'였다.

    그때 나는 잠시 기다리다가 '그래서?'라거나 '그래서 어쨌다는 건가?'라고 짓궂게 되묻곤 했다.

    '~찾아뵈었어야 했는데'만으로 '찾아뵙지 못해 죄송합니다'를 대신할 수는 없다.

    '~했어야 했는데'라고 손아래 사람이 말할 때 어른이 손사래를 친다면 몰라도 어른이 가만히 있는데 손아래 사람이 스스로 말을 끊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더구나 '~했습니다'나 '~했어요'도 아니고 '~했는데'는 상대방과 맞먹는 말투이기 때문에 곤란하다.

    요즘 공익근무 중인 우리 아들은 신병 훈련을 마치고 나와 말투가 참 좋아졌다.

    '~다'나 '~까'로 늠름해진 아들이 예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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