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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호사의 가동연한과 노년의 준비

    강신섭 변호사(법무법인 세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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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률서비스 시장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시장의 참여자인 변호사는 물론이고, 정부의 정책 입안자들도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때로 당황하곤 한다. 필자가 나름대로 법률시장의 변화를 주도하는 요인을 꼽아 보자면 대체로 두 가지로 간추릴 수 있다. 첫째는, 국내에서 로스쿨 졸업생이 변호사로 배출됨에 따라 매년 2000명 이상의 많은 신규 변호사가 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에 법률용역의 시장은 매우 느리게 증가하고 있거나 정체해 있다. 맬더스 인구론의 가르침을 패러디하여 표현하자면, 변호사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는데 법률용역의 시장은 산술급수적으로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 변호사들 사이에 경쟁이 격화되고 경쟁력이 약해지는 노년층 변호사들에게는 시장 퇴출의 압박요인이 되고 있다. 둘째, 외국로펌의 한국 진출이다. 우리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높아짐에 따라, 국내기업의 외국투자나 외국기업의 국내투자가 활발하여지고 있다. 종래에는 한국 변호사들이 법률용역 시장을 거의 지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외국로펌과 경쟁하여야 하는 현실에 직면했다. 이러한 현실은 국내 변호사들에게 국제화되는 법률시장에 살아남기 위한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고,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는 변호사들에게는 퇴출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처럼 급변하고 있는 시장에서 변호사의 가동연한은 언제까지일까. 가동연한은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다. 80세가 넘어서까지 일할 수 있는 분이 있는가 하면, 60세 정도에 이미 사무실을 정리하고 은퇴하는 분들도 있다. 일반화하여 말하기는 조심스럽지만, 주위 선배들의 거취를 보면 은퇴연령이 점점 빨라지고 있다. 법률시장의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취약해지는 노년층의 시장 퇴출 압력은 앞으로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인간의 수명은 속절없이 늘어나고 있다. 백수(白壽, 99세)를 누리는 어른들이 증가하고 있고, 앞으로는 이러한 증가추세는 더 심화될 것이다. 한편, 젊은이들의 만혼이 늘어가고 있고 가임여성의 초산이 31.5세라는 보도도 보인다. 그렇다면 자식들의 교육을 위하여서나 건강한 노년의 삶을 위하여서나, 변호사들도 70세 넘어서까지 일할 필요성은 절실하여지고 있는데 현실은 역행하고 있는 것이다. 당위와 현실을 조화할 수 있는 묘수도 찾기 힘들다.

    인간의 수명의 길어짐에 따라 제2의 직업을 준비하여야 한다는 충고가 들린다. 제2의 직업은 평생을 생업으로 삼았던 직업과는 전혀 다른 직업일 수 있다는 것도 감수하여야 한다고 한다. 이제 변호사들도 건강한 노년을 위하여 과거의 변호사 활동과는 전혀 다른 제2의 변호사 활동을 준비하여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예를 들면, 낮은 보수를 감수하고 취약계층이나 소외계층을 찾아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등이다. 과거의 명예와 영광에 빠져 있을수록 미래의 현실에 적응하여 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미래는 변호사들에게 기대수준을 낮추고 근검하였던 초년의 모습으로 돌아가기를 요구하고 있다. 은퇴하여 노년을 한가하게 보내는 선배들보다는, 겸손한 모습으로 사회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선배들이 보기 좋고 닮고 싶다. 이제 우리가 내려놓고 비우는 준비를 하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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