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galinsight
  • Legaledu
  • 법률신문 오피니언

    우리말 바로쓰기

    [우리말 바로쓰기] 세종 할아버지께

    이홍철 변호사(법무법인 세종)

    입력 :
    글자크기 : 확대 최소
  • 인쇄
  • 메일보내기
  • 기사스크랩
  • 스크랩 보기
  • 세종 할아버지!

    저는 할머니로부터 물려받은 고려 말 충신 정몽주의 피와 외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이기일원론의 대가 기대승의 피도 자랑스럽지만, 제가 무엇보다도 아끼는 한글을 만들어주신 세종 할아버지가 가장 좋습니다.

    사람들이 가장 존경하는 분을 저는 할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모릅니다.

    요즘 유행한 영화 '명량'에 나온 왜군 장수가 이순신 장군을 말한 식대로 하자면, 꼭 인사를 드리고 싶은 분도 세종 할아버지요, 한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분도 할아버지요, 칭찬을 받고 싶은 분도 할아버지요, 꾸지람을 듣고 싶은 분도 할아버지요, 그 앞에서 실컷 울어보고 싶은 분도 할아버지입니다.

    아울러 워낙 고기를 좋아하신 분이니 함께 삼겹살에 소주를 마시고 싶은 분도 할아버지요, 격구를 좋아하셨으니 함께 골프를 치고 싶은 분도 할아버지요, 이순신 장군이 왜군을 물리칠 수 있도록 총통을 만드셨으니 함께 총을 쏘아보고 싶은 분도 할아버지입니다.
    할아버지!

    사람들은 저를 만나면 글 쓰느라고 얼마나 고생이 많으냐고 위로 아닌 위로를 합니다.

    저는 힘들기는커녕 우리말 바로쓰기 글을 쓸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얼마 전 김효주가 미국 여자프로골프 중요대회에서 멋지게 역전우승을 했습니다.

    이름에 '효'자가 들어서 그런지 골프를 한 후 단 한 번도 부모 속을 썩이지 않았다는 아이, 골프 연습을 하지 말라는 말이 가장 무서운 벌이었다는 아이, 지금도 바쁜 중에 짬을 내어 엄마를 만나면 그저 좋아서 하루 종일 엄마 곁에서 떨어지지 않으려는 아이라니 저도 그런 딸이 있다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김효주의 우승 소감에서 말끝마다 약방에 감초처럼 나오는 '~같아요'는 저를 슬프게 했습니다.

    할아버지!

    제가 한번 김효주와 골프 자리를 마련할 테니 그때 꼭 한마디 해 주십시오.

    그리고 그때 이순신 장군도 함께 뵐 수 있다면 큰 영광이겠습니다.

    최근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