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galinsight
  • Legaledu
  • 법률신문 오피니언

  • 상시채용
  • 기사제보
  • 월요법창

    어제, 오늘, 내일

    임선지 판사(서울고등법원)

    입력 :
    글자크기 : 확대 최소
  • 인쇄
  • 메일보내기
  • 기사스크랩
  • 스크랩 보기
  • '성격도, 생각도, 일하는 것도 남자 같다.'는 표현이 한때 여성법조인에 대한 칭찬으로 통하는 때가 있었다고 한다. '남자같이, 성격도 원만하고, 생각도 합리적이며, 일하는 것도 믿음직스럽다.'는 뜻으로서, 남성성을 가치기준의 표준으로 두던 시절의 일이다. 이제는 여성법조인이 이런 말을 들으면 더 이상 덕담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어딘가 불편한 마음으로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된 시대가 온 것 같다. 우리 사회가 여성으로서의 시각과 경험 그 자체의 독자적 의미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한국법학원이 지난 10월 24일부터 이틀간 '근대 사법 120년-성찰과 새로운 지향'을 대주제로 하여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를 개최했다. 10월 25일에는 '여성의 인권보장을 위한 사법의 역할과 과제'라는 주제로 분과 세미나가 열렸는데, '여성 차별과 사법'이라는 주제로 해방 이후 현재까지 성차별에 관련된 법원 판결 및 헌법재판소 결정을 돌아보고, '여성에 대한 폭력과 사법'이라는 주제로 성폭력, 가정폭력, 성희롱 등에 관한 법률 및 판례를 점검한 후 그에 대한 활발한 토론이 이어졌다.

    근대 이후의 사법을 성찰하고 새로운 지향을 모색하는 한국법률가대회에서 우리 사회의 절반인 여성에 대한 차별 및 폭력과 관련한 문제에 사법이 어떻게 대응해왔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에 관하여 진지한 모색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매우 크다.
    우리나라의 성별 임금격차는 몇 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가운데 1위를 차지하고, 출산율은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부당한 차별이나 폭력을 당한 여성이 사법절차에 의한 권리구제를 선택할 것인지 여부는 구제의 기대가능성이라는 효과와 그에 소요되는 시간, 돈, 노력 등 비용에 따라 영향 받는다. 피해 여성들이 그 과정에서 입을 수 있는 2차 피해 등 정서적·정신적 손실 역시 비용에 포함된다.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 사법의 미래화·국제화를 위해서는, 비단 여성만이 아니라 남성을 포함한 한국법률가 모두가 여성 인권과 관련된 이슈에 관하여 더욱 열린 마음과 섬세한 감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인권이 보장되고, 양성 간 조화와 평등이 구현되며 생명의 가치가 존중되는, 여성들이 살만한 세상이라면 남성들에게도 (어마어마하게!) 살기 좋은 세상일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