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galinsight
  • Legaledu
  • 법률신문 오피니언

    우리말 바로쓰기

    [우리말 바로쓰기] '감사하다'와 '감사드리다'

    이홍철 변호사(법무법인 세종)

    입력 :
    글자크기 : 확대 최소
  • 인쇄
  • 메일보내기
  • 기사스크랩
  • 스크랩 보기
  • 내가 아끼는 까마득한 후배 변호사는 '~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립니다'라거나 '~해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라는 이메일을 보내곤 한다.

    그때마다 나는 잠깐이나마 그 어색함에 입맛을 다시곤 한다.

    우리말은 '남이 베풀어준 은혜에 대하여 마음이 흐뭇하고 그 신세를 잊지 않는다'는 것을 가리켜 '고맙다' 또는 '감사하다'라고 한다.

    그래서 일상생활에서 '고맙습니다' 또는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쓴다.

    존대할 때는 '감사드립니다'라고 하기도 한다.

    그런데 '감사하다' 대신에 '감사드리다'를 항상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감사하다'는 형용사이지만 '감사드리다'는 동사이기 때문에 쓰임새에 차이가 있다.

    '~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나 '~해 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는 적절한 관용구 용법인데, '~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립니다'라거나 '~해 주시면 (대단히) 감사드리겠습니다'라고 하면 어색한 말이 된다. '감사드리다'를 쓴다면 '~해 주신 데 대하여 (깊이) 감사드립니다'가 적절한 표현이다.

    우선 '~해 주셔서'는 이유를 나타내는 부사구이므로 그 뒤에는 감정을 나타내는 형용사 즉 '감사하다'가 오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런데 동사인 '감사드리다'가 나오면 마치 '당신이 주니까 나는 감사를 드린다'는 것이 되어 호의와 감사가 노골적인 거래처럼 되어버린다.

    게다가 '대단히'는 형용사만 수식하는 부사이므로 동사인 '감사드리다' 앞에는 올 수 없다.

    다음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는 '고마운 마음이 들 것입니다'라는 추측을 담고 있다. 물론 그러한 추측을 통해 완곡한 요청을 한다.

    그런데 '~해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라고 하게 되면 '~해 주시면 감사하는 마음을 표시하겠습니다'라는 말이 되는데, 이거야말로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즉물적인 느낌을 준다.

    우리말은 이렇게 오묘하다.

    최근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