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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분과 가족관계 공시의 패러다임

    오영나 법무사(전국여성법무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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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법무부는 가족관계등록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였다. 필자는 이번 개정에 참가하면서 사생활보호의 문제의식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여 법안으로 완성되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었다. 개정안의 가장 주요한 내용은 개인의 신분과 가족관계에 관한 내용이 여과없이 공시되는 점을 개선하여 현재의 필수 정보만을 공시하는 일반증명서와 전체를 공시하는 상세증명서로 구분하고 선택한 사항만 표시할 수 있는 특정증명서를 도입한 것이다.

    필자가 여과없는 공시의 심각성을 느끼게 된 것은 한부모들을 접하면서였다. 한부모들은 자녀의 전학, 보험가입 등 일상적으로 친권자임을 증명하기 위해 자녀의 기본증명서를 제출한다. 여기에 친권자만 기재되어 있으면 충분한데 막상 증명서에는 친권자 지정사유, 지정일, 변경 내역까지 기재되어 가정사를 일목요연하게 공시하고 있었다.

    한부모들은 어른들의 책임으로 인해 자녀에게 아빠 없는, 엄마 없는 성장기를 보내게 한다는 미안함을 가지고 있다. 또한 이혼 등의 가정사는 아주 친밀한 관계가 아니라면 타인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내용일 것이다. 그런데 자녀의 일상적인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가정사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서류를 제출하는 것은 한부모들에게는 커다란 고통이었다.

    이러한 점을 개선하기 위하여 2011년부터 과거의 이력 및 사생활에 치명적인 내용들을 공시에서 배제하는 일부사항증명서를 도입하였으나 명칭이 신분관계에 대한 증명으로는 부족하다는 인상을 주어 활용도가 낮았다. 그 대안으로 이번 개정안에 현재의 필수 정보만을 공시하는 일반증명서를 둔 것이다.

    이는 단순한 명칭의 변화만은 아니다. '일부사항증명서'라는 명칭에는 '신분관계의 공시는 전부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원칙이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일부만을 공개하는 예외를 인정하자'는 전제가 내포되어 있다. 그러나 '일반증명서'라는 명칭에는 '신분관계의 공시는 업무처리에 필요한 만큼만 공개하는 것이 일반적인 것이고,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개인 사생활에 관련된 내용을 공시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전혀 다른 관점의 문제의식이 담겨 있다. 이는 신분과 가족관계 공시의 패러다임의 변화라고 부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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