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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말 바로쓰기] 코스프레

    이홍철 변호사(법무법인 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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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달 전 일간지에 '서민 코스프레 안 할 것'이라는 제목으로 어느 대학교수에 관한 기사가 실렸다.

    무슨 소리인가 봤더니 그 교수가 "현재 서울 강남에 살고 있는데 일부러 서민 지역으로 이사 가는 식의 서민 코스프레(흉내 내기)는 하지 않겠다"고 말한 모양이다.

    나는 이 '코스프레'라는 말이 참 싫다.

    맨 처음에는 이 말이 그럴싸한 프랑스 말이나 이탈리아 말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반 나체의 여성에게 각종 의상을 입혀 찍은 사진을 남성잡지에 등장시키는 일본인들이 그러한 행위를 일컬어 코스튬 플레이(costum play)라 이름 짓고 일본식 발음으로 표기한 것이었다.

    영어를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는 일본인들의 표기법을 딴 말을 우리가 무분별하게 수입하는 것도 마땅치 않으려니와 그 말을 좋은 말, 고상한 말로 착각하여 툭하면 이 말을 쓰는 것도 참 볼썽사납다.

    점잖은 자리에서 차마 입에 올리기도 민망한 이 말을 '흉내 내기'라는 뜻으로 용도를 확대하여 쓰는 것은 정말로 얼굴이 화끈거리는 일이다.

    우리말로 '흉내 내기'라고 하면 품격이 떨어지고 '코스프레'라고 하면 그럴싸하다고 생각하는 그것이 문제다.

    우리는 자기 말에 관한 한 자부심이 강한 프랑스 사람이나 중국 사람을 본받을 필요가 있다.

    프랑스는 동전으로 된 버스표가 영어권 나라에서 등장하여 토큰(token)이라고 할 때 이 말을 거부하고 프랑스 말로 만들어 썼다.

    중국은 텔레비전을 디앤스(電視), 컴퓨터를 디앤나오(電腦)라고 한다.

    지금은 세계화 시대라서 외국의 문물이 엄청나게 밀려들어 온다.

    그때마다 외국어를 그대로 쓴다면 우리말은 외국어 홍수를 이룰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미 우리한테 있던 말조차 외국어로 바꿔 쓰는 풍조다.

    어느 유명한 바둑 기사는 '집이 부족하다'는 바둑용어를 '하우스가 부족하다'고 바꾸어 쓰는 것을 좋아했다.

    자기 말을 아끼고 사랑하는 것보다 더 좋은 애국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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