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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말 바로쓰기] 어색한 인사말

    이홍철 변호사(법무법인 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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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점심때가 되면 우리 사무실에서는 신참내기 변호사가 메일로 점심시간이 되었다고 알려준다.

    말미에는 으레 "점심식사 맛있게 하세요."라고 덧붙인다.

    점심을 먹으러 가는 도중 만난 후배 변호사들 역시 똑같이 인사한다.

    나는 요사이 사람들이 쓰기 시작한 이 인사말이 참 어색하게 들린다.

    인사말이란 몇몇 사람이 만들어 쓸 수 없고 오랜 세월 저절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인사말 중 "식사 하셨습니까?"와 "어디 가십니까?"를 두고 못 살던 시절의 산물이라거나 남의 사생활을 꼬치꼬치 묻는 것이라서 부적절하다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뿌리가 어디 있건 그것은 물려받은 문화유산이므로 남의 나라와 비교해서 이러쿵저러쿵 할 필요는 없다.

    게다가 밥 먹었느냐고 물어보는 것이 창피하다면 밥 잘 먹으라고 당부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 아닌가?

    그럴 바에야 조상 대대로 내려온 인사말을 쓰고, 점심 전에는 "식사하러 가십니까?"라고 하거나 차라리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것이 낫지 않을까?

    다른 나라 인사말을 보더라도 끼니 전 밥을 맛있게 먹으라는 인사말은 없다.

    그리고 "점심식사 맛있게 하세요."는 우리말로도 굉장히 어색하다. "그는 점심을 맛있게 먹었다."는 아주 자연스럽지만 "그는 점심식사를 맛있게 하였다."는 부자연스럽다. 왜냐하면 "할아버지는 건강해서 식사도 잘 하신다."라고 할 때나 '식사를 하다'는 표현을 쓰는 것이 보통이고 일상생활에서 '식사를 맛있게 하다'라고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외국의 인사말을 직역해서 쓰는 것도 참 보기 흉하다.

    텔레비전이나 영화를 보면 회사에 출근한 사람이 동료에게 "좋은 아침!"이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그 회사가 외국계 회사이거나 등장 인물이 외국인이 아닌데도 말이다. 미국인이 미국에서 "식사하셨습니까?"를 직역하여 한국식으로 말하는 것이나 한국인이 한국에서 "좋은 아침!"이라고 미국식으로 말하는 것이나 모두 꼴불견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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