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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 주는 사람

    최기식 부장검사(법무부 통일법무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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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년 새해를 맞아 교회에서 '감사여행'이라는 주제로 보름간의 새벽기도회가 있었다. 하루 10개씩 감사 제목을 찾아보는 것이었다. 첫날 새벽 지난 세월 동안 나에게 힘이 되어주신 분들을 생각하는데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중3때 인생의 목표를 심어주신 담임선생님, 고1때 농약이 눈에 들어가 시력이 떨어졌을 때 안경을 맞춰주신 생물선생님, 서울로 대학시험 보러갈 때 쌈짓돈을 꺼내 쥐어주셨던 옆집 할머니, 사랑과 정의를 겸비한 법률가로 자라도록 가르쳐주신 법대기도모임 지도교수님, 2차 시험 준비 기간 동안 매달 경제적 지원을 해 준 중학교 선배님, '일심회' 간첩사건 수사 때 피의자를 위해서도 기도하라 말씀해주신 차장검사님… 부모형제들은 말할 것도 없고, 나에게 힘이 되어 주신 분들이 어찌 이들 뿐이랴?

    최근 법무부를 찾아온 몇 명의 북한이탈주민을 만났다. 대한민국에 와서 받은 정착지원금과 그동안 모은 돈을 어느 유령회사에 투자했는데, 적게는 천만 원에서 많게는 1억 원까지 사기를 당했단다. 피해자는 237명, 피해액은 155억 원에 달했다. 법무부의 검사들뿐만 아니라 뜻있는 변호사들이 정착지원센터(하나센터) 등에서 북한이탈주민을 위해 법률교육과 상담을 하고 있음에도 이런 소식을 들으니 가슴이 너무 답답했다.

    북한이탈주민, 그들은 자유를 찾아 대한민국에 왔다. 정부와 종교단체 등 주변 이웃의 여러 가지 따뜻한 온정의 손길에도 불구하고 그들 중 다수가 여전히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고, 정서적으로는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먼저 온 통일'인 북한이탈주민이 이 땅에서 잘 정착하는 것은 성공적 통일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 사회에 이들에게 힘이 되어 주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다시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은다. 지금까지 인생을 살아오는 동안 나는 너무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제는 나도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절박한 어려움 가운데 놓여 있는 많은 북녘 동포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다. 남은 날들의 나의 작은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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