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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말 바로쓰기] 억지 줄임말

    이홍철 변호사(법무법인 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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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처럼 줄임말이 성행하는 때가 있었을까?

    예전에는 신문이나 방송의 제목에서 한자말인 선거대책위원회를 '선대위'로 부르는 정도였고 표의문자를 가진 중국인들이 애초 그리 썼기에 특별히 어색하지는 않았다.

    법조인들도 '교특법', '특가법', '소촉법' 같은 줄임말을 공식 문서인 판결문에까지 쓸 정도로 줄임말이 보편화됐다.

    하지만 한자말이든 아니든 무차별적으로 몇 글자를 뽑아내어 뜻이 통하거나 말거나 '토토즐(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과 '노찾사(노래를 찾는 사람들)'를 만들자, '웃찾사(웃음을 찾는 사람들)', '개콘(개그 콘서트)'으로 번지더니 '해품달(해를 품은 달)', '너목들(너의 목소리가 들려)', '너포위(너희들은 포위됐다)', '별그대(별에서 온 그대)', '따말(따뜻한 말 한마디)', '끝사(끝없는 사랑)', '운널사(운명처럼 널 사랑해)', '조총(조선총잡이)'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됐다. 이런 줄임말을 보면 신기하다는 느낌보다는 불쾌감이 든다. 정 줄이고 싶으면 '너의 목소리', '운명처럼', '따뜻한 말' 등으로 쓸 일이다.

    말이란 그 말을 쓰는 사람들의 소중한 약속이며 공적 도구다. 따라서 함부로 말을 줄여서 끼리끼리만 알 수 있는 암호 또는 은어를 다른 사람더러 알아들으라고 강요하는 것은 무책임한 횡포다.

    더구나 공영방송에서조차 그런 유행에 휩쓸려, 아니 앞장서서 그런 풍조를 확산시키는 것은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

    '세바퀴'가 '세상을 바꾸는 퀴즈'를 줄인 것이고 이를 모방한 '아궁이'가 '아주 궁금한 이야기'를 줄인 것이라지만 줄임말로 웃기기 위해 억지로 본디말을 꾸며댄 것에 불과하다. 이거야말로 '개나발'이 '개인과 나라의 발전'을 줄인 것이라면서 장난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또 '운동화(話)'라고 이름 붙여 놓고 '운동화(靴)'가 아니라고 억지 부리는 것을 보면 말장난의 극치를 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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