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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형 디스커버리

    임수현 변호사(법무법인 태평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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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실심 충실화 방안 중 하나로 최근 들어 논의되는 소송전 증거개시 제도(한국형 디스커버리 제도)의 도입 취지는 모든 소송당사자에게 입증의 기회를 평등하게 부여함으로써 실체적 진실의 발견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제도라고 요약할 수 있다.

    평소 업무를 수행하면서 영미식 디스커버리에 대응하면서 국내 기업들을 자문하는 필자의 입장에서는 최근의 논의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간다. 외국의 경우와 비교할 때 우리의 소송절차에서는 원고에게는 문서제출의 부담이 거의 없다 싶을 정도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사회 전반이 복잡해지고 소송당사자들의 권리의식이 투철해져서 기존 방식의 심리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인식과 함께 불만과 불신이 높아질 수밖에 없어 법조계가 과감하게 변화를 수용하는 태도는 높이 평가할 만하다.

    제도의 당위성은 간단명료하나, 구체적인 실천방식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국제거래에서 피소를 당해본 경험이 있는 국내 기업들이라면 디스커버리라는 말이 그리 반갑지만은 않을 것이다. 외부공개를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작성한 내부서류를 공개하는 것은 누구도 꺼릴 것이고, 제출거부로 인한 패소의 위험을 감내할지를 놓고 저울질하는 것도 소송 전략의 주요 부분이 되어 소송전략 수립도 그만큼 복잡다단해진다. 외국에서는 무분별한 증거개시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소송 장기화 및 비용증대가 도를 넘어갔다는 반성의 목소리도 적지 않게 들린다.

    물론 한국형 디스커버리 제도가 다른 나라 제도의 결함을 보완하고 절제된 형태로 도입될 것이라고 필자는 믿는다. 그러나 제도의 파급효과는 실행 후에야 알 수 있다. 분명한 것은 불리한 내부서류를 미리 대비하지 않은 채 수년간 문서를 보관한 당사자들은 불의타를 맞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상대에게 증거를 개시하도록 명령해달라고 요구하는 신청에 법원의 업무 과중도 예상된다. 역효과에 대한 충분한 검토 끝에 신중한 도입이 필요한 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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