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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은 사랑처럼

    임익문 법무사(전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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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을 소재로 한 문학작품은 수 없이 많다. 그 중 대부분은 소설이고 시는 드문 편이다. 우리나라 시에서 법을 소재로 쓴 시를 꼽아보면 -물론 찾아보면 많이 있겠지만- 대표적으로 김수영의 '육법전서와 혁명', 김남주의 '법 좋아하네'를 들 수 있다. 모두 법에 대하여 적대적이고 냉소적이다. 시인들이 법에 대해 갖고 있는 일반적인 시선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오든(W.H. Auden)의 시 '법은 사랑처럼'에서는 법에 대한 시인의 따뜻한 시선이 느껴진다. 이 시에서 오든은 법의 속성과 개념을 사랑의 속성에 비추어 다양하게 압축된 언어로 상징화하고 있다. 짧은 지면이지만 시의 내용 속으로 한번 들어가 보자.

    농부에게 있어 법은 태양이다. 절대적으로 복종해야하는 신과 같은 존재인 것이다. 법은 오래된 지혜를 담고 있지만 동시에 나날이 새로워지는 감각을 익혀야만 생존할 수 있다. 법은 사제에게 성전 속의 말씀이고 재판관에게는 엄정히 재단해야 하는 법률이며 준법적인 학자에게는 가치중립적인 실정법이다.

    우리 일상생활과 함께하는 아침과 저녁의 인사다. 법은 우리의 운명이요 국가다. 무정부주의자에겐 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성난 군중에게 법은 '우리'이고 유순한 바보에게 법은 '나'다. 시인은 법이 어떤 것이라고 정의하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라고 하면서도 그래도 법을 다른 것에 빗대어 노래하고 싶은 헛된 꿈을, 보편적인 욕망을 억누르지 못하고 멈칫멈칫 망설이다가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불후의 명구를 토해내고야 만다.

    "법은 사랑처럼/ 어디 있는지 왜 있는지 모르고/ 사랑처럼 억지로는 못하고/ 벗어날 수도 없는 것/ 사랑처럼 우리는 흔히 울지만/ 사랑처럼 대개는 못 지키는 것."

    오든은 평소 막시즘에 가까웠지만 자연법주의자였고 본성의 내적 법칙인 에로스를 중시한 프로이트의 정신의학에 애착을 가졌다. 시인은 인간의 생명력을 억압하는 문명적 환경으로 인하여 우리 인간사회는 병들어 있다고 진단하고 그 치유방법으로 생명과 사랑을 제시한다. 법은 사랑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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