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galinsight
  • Legaledu
  • 법률신문 오피니언

  • 상시채용
  • 기사제보
  • 월요법창

    작은 소동

    임수현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입력 :
    글자크기 : 확대 최소
  • 인쇄
  • 메일보내기
  • 기사스크랩
  • 스크랩 보기
  • 얼마 전 초등학생 딸과 연락이 두절되어 속을 태운 경험을 했다. 필자가 평소처럼 야근하고 있는데, 딸이 귀가 시간이 한참 지나도 집에 돌아오질 않고 휴대폰 연락도 안 된다며 집에서 전화가 온 것이다. 순간 마음이 답답해지고 걱정부터 앞섰다. 비가 내리는 늦은 밤에 초등학생이 갈 만한 곳이 어딜까. 혹시나 하는 생각에 학원들과 아이 친구들에게 연락했지만 봤다는 사람이 없었다. 심란한 마음에 검토하던 기록을 덮고 황급히 집으로 달려갔다. 다행히도 집에 도착할 때 쯤, 아이도 귀가했다. 학원에서 돌아오던 길에 갑자기 쏟아지는 비를 피해 아파트 건물 1층의 독서실에서 2시간 가까이 기다렸다는 것이다.

    지나고 보면 작은 소동에 불과했지만, 실종아동 부모의 황망함을 조금이나마 짐작하게 하는 순간이었다. 변호사이면서도 엄마의 역할을 수행한지 10년이 넘어 간다. 일과 가정을 과연 병행할 수 있을까라는 주변의 걱정스런 시선도 이젠 익숙해졌다. 그런데 여전히 힘든 순간들은 늘 옆에 있어 줄 수 없어 아이를 제 때 챙겨주지 못한다는 무력감을 느낄 때다.

    그러다가도 나의 과민한 걱정이 부끄러워진다. 아이를 언제까지 뒤쫓아 다닐 수 없는 노릇이니 아이의 판단능력과 대처능력을 어느 정도 믿어줘야 한다. 또한 지금 제공해주는 환경이 아이에게는 최선이라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이 세상 모든 부모는 자식에게 잘 해주고 싶어 한다. 경제적 어려움 또는 내전과 같은 사회정치적 환경으로 자식에게 기본적인 안전조차 제공해줄 수 없는 부모들을 생각하면 그들의 심적 고통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그런 마음 아픈 사연들을 생각하면 나에게 주어진 여건들이 너무나도 감사할 뿐이다. 남들처럼 아이의 스케줄이나 동선을 매순간 체크하지 못해 가끔씩 속상해 하는 내 자신의 모습을 반성하게 된다.

    자기를 소재로 기고문을 쓴다는 이야기에 아이는 그저 재미있어 한다. 비록 늘 곁에 있을 수는 없지만 엄마가 자기를 걱정하고 사랑한다는 것을 아이도 속으로는 다 알고 있겠지, 행복한 착각도 해본다.

    최근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