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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민콘서트 그리고 소통

    김기영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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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마 전 유엔난민기구(UNHCR)가 주최하는 난민콘서트를 방청했다. 콘서트에서 독일 출신의 유엔난민기구 대표는 '완벽하지 않은' 한국어로 환영사를 했다. 대부분이 한국인인 관객에 대한 배려로 보였다.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정우성씨와 사회자 박경림씨는 난민에 관한 경험을 얘기하거나 콩고 등 출신 난민 가족들의 얘기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냈다. 난민 가족들은 진솔하게 자신들의 얘기를 하고, 관객들은 그들의 얘기를 경청하였다. 이런 여러 노력과 열린 마음이 모여 훌륭한 소통의 장을 만들어냈다.

    많은 사람이 소통에 관해 얘기한다. 그러나 진정한 또는 완벽한 소통은 있을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여기 A와 B가 있다. A는 '이심전심' '염화미소'를 인간관계의 최고 경지로 알고, '누구나 열심히 하면 성공한다'는 생각과 환경 속에 살아왔다. B는 열심히 해도 성공할지가 불확실한 무한경쟁의 시대에, 정당한 노력 외에 이미 정해진 것이나 다른 힘으로 성패가 좌우된다는 불안 속에 살고 있으며, '사랑도 표현되어야 한다'는 생각과 환경에서 살아왔다. 이런 A와 B가 어느 정도라도 소통한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까.

    완벽한 소통은 인간의 노력과 우연의 합작품인지도 모른다. 사람들의 주의를 끌고 얘기를 이끌어내는 능력 중 상당 부분은 우연히 주어지는 것일 테니. 하지만 유엔난민기구의 대표가 한국어로 환영사를 하고 관객들이 난민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많은 사람이 난민촌을 방문하거나 난민 후원활동을 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의 처지를 이해하고 느끼며 함께 하는 노력은 결국 사람의 몫이다.

    소통에는 우선 상대방이 방법은 다르나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신뢰가 있어야 한다. 자기 생각이나 의도의 일방적 전달보다 상대방의 얘기를 듣고, 상대방이 이해하지 못하거나 따라오지 못하더라도 기다리며, 서로의 만남이 즐거운 것이 되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때로 스스로 조금 망가지더라도 진정성을 보이는 모습 또한 필요한 것 같다.

    난민콘서트를 통해 늦게나마 난민 그리고 소통에 관하여 생각하게 되었다. 이런 기회를 주신 분들과 인연의 힘에 감사한다. 아울러 그 무렵 낯선 해변에서 3년의 짧은 삶을 마친 아일란 쿠르디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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