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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法臺에서

    면접교섭의 재발견

    장창국 판사 (고양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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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면접교섭은 자녀의 권리다. 물론 비양육친의 권리이기도 하다. 종전에는 '피고는 사건본인을 매월 2, 4째 주에 만날 수 있다'라는 식이었지만, 요즘은 '피고와 사건본인은 다음과 같이 면접교섭 한다'라고 하여 면접교섭 주체를 비양육친과 자녀로 하고 그 방법도 구체화하기도 한다. 면접교섭은 비양육친의 권리이므로 비양육친이 그것을 포기해도 된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비양육친은 이혼 후에도 자녀를 위해 경제적·정서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하는데, 양육비가 경제적 지원이라면 면접교섭은 정서적 지원이다.

    장기간 비양육친과 헤어진 자녀에게, 비양육친을 만나면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물어보면 '왜 나를 버렸는지, 왜 그동안 연락이 없었는지' 꼭 물어보겠다고 한다. 어떤 자녀는 "나를 버린 아빠는 필요 없다. 나를 기르느라 고생한 어머니의 성(姓)으로 바꾸어 효도 하겠다"고 말하기도 한다.

    면접교섭을 못하는 자녀는 '비양육친으로부터 버림받은 것에 대한 분노와 자괴감'을 갖는다. 그것이 비행이나 우울로 발전하기도 한다. 아빠나 엄마 없이 자란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는 정서적으로 많은 차이가 있다. 면접교섭이 없으면 부모 역할, 성(性) 역할을 학습할 기회도 없어진다. 그래서 '난 부부·부모 역할을 배우지 못해 결혼이 두렵다'고 하거나, '여자를 못 믿는다'는 혐오감을 갖거나,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기억에 배우자에게 집착하는 사람도 많다. 아빠에 대한 결핍이 있는 부인은 아빠 같은 사람을 배우자로 선택하기도 한다. 그 남편은 남편 역할에 부인의 아빠 역할까지 하니 얼마나 힘들겠는가. 당연히 갈등이 발생한다.

    양육비로 매월 1000만원을 준들 면접교섭이 없어 자녀가 정서적으로 불안정하다면 그 양육비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면접교섭은 판결이나 부모의 합의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부모의 의지와 자녀의 의사가 중요하다. 양육친에 대한 충성심으로 면접교섭을 거부하는 자녀도 있다. 비양육친과 자녀의 관계를 회복하고 끈끈하게 이어가도록 하려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데 그것이 가사상담이다. 법원은 면접교섭을 촉진하기 위해 비양육친 캠프를 하기도 하는데, 캠프장에서 비양육친에게 매달리던 자녀가, 재판이 장기화되면서 비양육친과 멀어지는 경우를 많이 본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자기를 길러주는 양육친을 힘들게 하는 비양육친이 미워서 그러는 것을…. 판사가 이런 사정을 이야기하면 빨리 알아채고 자기 고집을 꺾고 합의하는 부모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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