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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주말

    탁구즐기는 남해숙 변호사

    "몸치라 폼 엉망이지만 라켓의 '우아한 날갯짓' 꿈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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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해숙(46·사법연수원 29기) 천지 변호사가 최근 한 탁구장에서 열심히 탁구연습을 하고 있는 모습.

    영화 '시민 케인'에서 주인공 케인이 죽으면서 유언처럼 남긴 단어 "로즈버드(rosebud)!" 내 장난감인 탁구 라켓의 애칭이다. 라켓의 여백에 내 이름 석자와 함께 새겨져 있다. 비록 장미 봉오리가 아닌 활짝 펼쳐진 꽃잎(앞면은 붉은 장미, 뒷면은 흑장미) 모양이고, 내겐 잃어버린 추억이 될 리도 없겠지만, 소중한 그 무엇인 것은 틀림 없으니까.

    로즈버드와 함께 한 시간도 어느덧 10년이 훌쩍 넘었다. 나의 연인 탁구는 2004년 3월의 어느 날 우연히 찾아왔다. 당시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탁구동호회 회장이자 우리 민사1부 재판장이셨던 신동승 부장님을 따라 내려간 지하 탁구장에서였다. 신기하게도 처음 잡아본 탁구 라켓이 어색하지 않았다. 레슨을 시작하고 야근 전 막간을 이용하여 판사들이나 직원들과 게임하고 동호회에 가입하여 시합도 하면서 탁구의 즐거움을 조금씩 알아가던 중 어느 주말 코치들을 따라 동네 탁구클럽(이하 '탁장'이라 한다)까지 진출하게 되었다. 그야말로 '인생도처유상수(人生到處有上手)'였다.

    라켓에 장미꽃 새겨
    '로즈버드'로 애칭

    곧 이어 시작된 서부지법에서의 1년, 변호사 개업 후 3년의 암흑기를 거쳐 2011년에야 본격적으로 탁장에 나가 선수 출신 코치에게 레슨도 받고 고양시 생활탁구선수로 등록하여 대회에도 나가게 되었다. 반사신경은 나쁘지 않으나 몸치인지라 지금도 폼은 엉망이지만, 어쨌든 고양시 5부에서 시작하여 3부가 되었다. 승급은 1년에 두 번 있는 고양시 공식대회(시장기, 협회장기)에서 입상하여야만 가능한데, 대회 경력 5년 동안 겨우 2부수 올랐다. 승급이나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 '즐탁주의'이다 보니 레슨이나 연습보다는 게임을 즐겨한 당연한 결과이다.

    주말에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소속 구장인 중산탁장으로 간다. 평일에도 레슨이 있는 날엔 간다. 운동 후 10분이면 땀이 나기 시작해 2시간 정도면 운동복이 흠뻑 젖는다. 간단히 샤워하고 집으로 가는 길에 친한 회원들과 생맥주 딱(?) 한잔 한다. 몸도 마음도 치유된다. 이 '탁후일잔'은 술이 아니라 보약이다. 그 근거는 건강검진결과이다. 의심되는 알콜성 지방간도 없고 모든 항목이 정상이다. 가끔은 친한 회원들과 다른 탁장으로 원정 가 속칭 '도장깨기'를 하고 오기도 한다.

    땀 흘린 뒤 생맥주 한잔
    몸과 마음의 활력소로…

    탁구의 또 다른 즐거움은 주말마다 탁장대회부터 춘천 소양강배, 안동 하회탈배, 남해 보물섬배 등 전국 오픈대회까지 다양한 대회가 있다는 것이다. 아직은 하수인데다 시간적 여유도 없어 인근 고양, 파주지역 대회에만 참가한다. 시합 들어가기 전의 적당한 긴장감을 즐기면서. 한두 달 후면 우리 나이로 쉰인 이 나이(공부상에는 달리 기재돼 있다)에 이런 긴장감을 언제 느끼랴. 운 좋으면(본선부터는 토너먼트 방식이므로 거의 운칠기삼이다) 입상도 한다. 올해만도 개인전, 단체전 합해 우승만 5번 정도 하여 획득한 러버(rubber, 탁구라켓에 붙이는 탄력성 있는 고무)와 상금만도 상당하다. 그래서 단체전 영입 0순위이다. 물론 술값이 상금보다 몇 배 더 나가지만. 아마 시간적 여유가 생기는 3년 후쯤에는 1부수 정도 승급하여 맘 맞는 회원들과 1박 2일 일정으로 지방에 내려가 오픈대회에 참가하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여행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대회 참가 또 다른 재미 
    올해만도 5번이나 우승

     
    아직은 멋진 자세보다는 내기 탁구의 높은 승률에 위안을 삼고 있지만, 그래도 꿈꾼다. '나방의 날개짓'(예이츠의 시에서 인용)에서 내 라켓, 운동화에 새겨져 있는 나비(세계 최대 탁구용품 브랜드인 버터플라이가 내 스폰서는 아니므로 광고의 의도는 전혀 없다)처럼 사뿐사뿐 나는 그 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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