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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주말

    손철 판사, 멕시코 캔쿤·툴룸 여행기

    원시 대자연의 秘境과 고대 마야문명이 만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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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캔쿤에서 머물렀던 문팰리스(Moon Palace) 리조트의 풀장 전경.파란 하늘과 에메랄드 빛 바다가 보이는 곳에 위치하고 있어 눈부신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2013년 12월 보스턴은 폭설도 자주 내리고 영하 20도를 밑도는 혹독한 추위 속에 꽁꽁 얼어버렸다. 지도를 펼치고 혹한 속에서 잠시나마 탈출할 계획을 세웠다. 따뜻한 남쪽나라 멕시코 남동부 유카탄 반도 연안의 휴양지 캔쿤으로 향하는 여객기에 몸을 싣는다.

    한국 사람이라 보스턴도 이국땅이련만 캔쿤에 도착하니 보스턴과 비교하여 느껴지는 이국적인 풍경이 낯설고 신기하다. 예약한 버스를 타고 숙소로 가는 길에는 따뜻한 날씨와 함께 이름을 알 수 없는 열대 식물과 나무들이 열을 맞추어 반겨준다. 그래도 곳곳에서 들리는 멕시코 민요 '베사메무쵸'의 멜로디는 내 귀에 익숙하다.

    캔쿤의 보석을 꼽으라면 역시 바다이다. 사람이 흉내 낼 수 없는 푸른 빛 바다와 카리브해를 따라 끝없이 달리는 백사장이 어우러진 풍경이 펼쳐진다. 야자수에 매달린 해먹에 누워 한가로이 눈을 감으면 부서지는 파도 소리에 쌓였던 고단함이 풀리면서 꿀잠에 빠져들 것만 같다.
                                                                                     
    캔쿤
    에메랄드빛 물속엔 형형색색 열대어 노닐고
    야자수 해먹에 누우면 부서지는 파도소리가…
    공원 한쪽엔 마야문명 배경 공연… 흥이 절로

    짐을 풀고 처음 달려간 곳은 이름과 달리 정글이 아닌 바다에서 스피드보트와 제트스키,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는 정글투어. 현지 인솔자를 따라 스피드보트에 오르면 경쾌한 음악과 함께 시원한 바람을 가르며 보트가 바다를 달리기 시작한다. 20분간 스피드를 즐기며 바다를 가로지르다 배가 멈추면 더 신나는 제트스키로 갈아탈 차례.

    스노클링을 하기 위한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인솔자로부터 제트스키 속도 제어와 수신호 방법 등을 배운 다음 각자 제트스키를 탄 후 수심이 얕고 열대어가 많은 스노클링 포인트로 이동한다. 투명한 에메랄드빛 물속으로 형형색색의 열대어가 헤엄치는 곳에 도착했다.

    수영을 거의 하지 못해 처음에는 무섭기도 했지만 수심이 깊지 않아 호흡법을 익히고 장비를 잘 착용한 후 안전하게 스노클링을 즐겼다. 스노클을 착용한 뒤 물속에 들어가니 형광색으로 빛나는 열대어들이 보인다. 그들과 함께 헤엄치며 바닷속 세상을 구경한다.

    일박을 한 뒤 찾은 곳은 자연 생태 테마파크 초대형 해상공원 스칼렛 파크였다. 최대한 자연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범위에서 설계된 스칼렛 파크는 대자연의 신비와 고대 마야 문명의 경이로움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툴룸
    카리브 해안가에 위치한 마야인들의 유적지
    '엘 카스티요' 등 웅장한 건축물에 넋 잃어

    다리가 가늘고 목이 기다란 핑크 플라멩고와 오색 빛깔 앵무새를 눈앞에서 마주하고 돌고래, 가오리와 한가로이 수영을 즐기며 지하 동굴에서 인공 풀(pool)이 아닌 열대어들이 노니는 바다 물길을 따라 수영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대자연의 일부가 된다. 돌고래는 물론이고 플랑크톤을 먹고 사는 상어와 함께 수영하는 아찔한 경험도 할 수 있다고 했지만 그것만큼은 기어코 사양하고 말았다.

    공원 한쪽에서는 마야문명을 배경으로 한 거대한 스케일의 공연이 펼쳐졌다. 고대 마야인들처럼 옷을 입고 장신구로 치장한 공연자들이 타악기 소리에 박자를 맞추어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저절로 흥이나 몸이 들썩인다. 공연의 흥에 취해 마야인 빌리지로 가 마야인들의 삶을 엿보는 타임머신을 탄다. 마야인들의 집 짓는 방법을 비롯하여 다양한 문화를 배우고 그들의 춤과 음악에 한껏 여흥을 즐겼다.

    1툴룸에서 계단을 타고 내려와 카리브 해안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필자인 손철(사법연수원 35기) 대전지법 서산지원 판사.

    다음 날에도 마야인에 대한 기억은 생생했고 당초 예정하지 않았던 루인(ruin) 탐방을 하기로 했다. 급히 택시를 섭외하여 가장 가까운 루인인 툴룸(Tulum)으로 향한다. 왜 루인이라는 명칭을 붙인 것일까. 파괴되고 버려진 모습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툴룸은 카리브 해안가 12m 높이의 절벽에 있는 마야인의 유적지이다. 16세기 스페인의 유카탄 정복 후 유럽인에 의해 이 지역에 전염병이 번지고 많은 사람들이 내륙 지역의 노동자로 강제 이주 당하면서, 툴룸의 인구가 지속적으로 줄어들었고 주민들이 뿔뿔이 흩어졌다고 한다. 흐린 날씨 속에서 본 툴룸의 모습이 왠지 짠하게 느껴진다.

    유적지는 세 개의 주요 건축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가장 웅대한 건축물은 7.5m 높이의 '엘 카스티요(El Castillo)'이다. 열주 기둥과 모르타르(mortar) 지붕을 이루고 있으며, 상층부 홀의 인방(lintel, 引枋)은 뱀의 모티프로 조각되어 있다. 성(城)이라는 뜻의 '엘 카스티요'는 여러 시대에 걸쳐 단계적으로 개축 및 보수된 것이라고 한다.

    툴룸(Tulum)에 있는 마야인들의 건축유물

    중앙 신전 뒤쪽으로 계단을 타고 한참을 내려가면 카리브 해안에 이른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궂은 날씨였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툴룸은 그렇게 해안에 있어서 다른 유적지와는 다른 풍경을 연출한다. 잠시였지만 툴룸에 머무는 동안 나도 마야인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곳저곳 돌아다니느라 정신이 없었던 일정은 3박 4일을 머물렀던 '문팰리스 리조트'에서 몸과 마음이 편히 쉴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 올 인클루시브(All Inclusive)라는 운영으로 요새 많은 동남아 리조트에서도 유행하는 방식이다. 숙박은 물론 15개 레스토랑에서의 식사와 룸서비스, 음료, 미니바, 각종 엔터테인먼트 쇼 등을 모두 즐길 수 있었기에 그곳에서의 휴식은 또 다른 관광지와 같았다.

    2년이 지났지만 고대 마야 문명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유적지, 세계 최대 규모 해상공원 스칼렛 파크가 대자연과 호흡하는 신비와 특권은 아직도 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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