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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하십니까?

    이승준 교수(충북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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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탄을 아십니까? 필자는 이 말의 진의(眞意)는 "지금 당신은 행복하십니까?"로 치환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부탄이 히말라야 동쪽 자락에 있고, 쫑카어를 쓰며 인구 74만여명중 4분의 3이 라마교를 믿는다는 이런 말은 잘 들어보지 못했다. 그러나 '국민의 97%가 행복해하는 나라', '자살자가 없는 나라'라는 말은 들어봤을 것이다. 부탄은 국민총행복지수를 세계 최초로 도입하여 국민의 행복을 국가가 관리해주는 나라다. 그런데 이런 부탄에 최근 자살자가 1년에 한두 명씩 나와 대책을 세우느라 난리라고 한다.

    우리의 모습은 어떨까? 2014년 자살로 사망한 사람은 1만3836명,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27.3명이었다. 하루 평균 37.9명이 자살했고 38분마다 1명이 안타까운 선택을 했다. 20~30대뿐만 아니라 10대부터 80대까지 개인적, 사회적 원인으로 자살을 시도했다. OECD국가 중 자살률이 가장 높은 그룹에 속한다.

    최근 모(某)당에서 총선을 대비해 율사출신 인재를 다수 영입하였다. 주위에서도 A변호사는 예비후보로 등록했다고 하고, B판사는 출마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아마도 국민이 행복한 정치를 갈망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들 생각대로 국민이 행복해질까?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이 질문에 망설임 없이 답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필자도 사실 자신이 없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삶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인생의 목표와 마지막 종착지는 어디인가? 갈등과 번민이 연속되는 상황에서 '행복하다'는 말이 쉽사리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지인인 모 교수는 연구와 사회참여를 통해 사회가 나아지고 국민이 행복해지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지나보니 불가능하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한다. 필자도 비슷한 기대를 했지만, 20대가 명퇴당하는 현실을 보면서 당랑거철(螳螂拒轍)임을 느끼고 있다.

    부탄 사람들에게 외국인들이 자주 묻는다고 한다. 정말 행복하냐고. 부탄의 경제통계를 보면 그들이 물질적으로 풍요하고 경제적으로 윤택해서 행복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명백하다. 그건 아마도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스스로 행복을 찾기 때문이 아닐까? "뽑으려하니 모두 잡초였지만, 품으려하니 모두 꽃이었다"라는 시인의 말처럼 붐비는 지하철도, 맛없는 점심도, 데면데면한 아들도, 까칠한 의뢰인도… 생각해보면 행복하지 않은 것이 없다. 역설적이지만 희망이 없기 때문에 희망을 찾게 되고, 행복은 보이지 않는 곳에 있다. 오늘 우리는 미생이지만, 누군가의 자부심이라는 점을 기억한다면 행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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