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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니어 노트

    아이디어를 얻으려면 걸으라

    김재헌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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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배들이 내게 질문한다. 변호사님, 스트레스를 어떻게 관리하세요? 변호사님, 건강관리를 어떻게 하세요? 변호사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어떻게 얻나요? 이에 대한 답은 여러 개가 있지만 나의 경우 이 질문에 대한 공통적으로 할 수 있는 답은 '걷는다'는 것이다.

    변호사들은 일반적으로 책을 좋아하고, 책상 앞에 있기를 좋아한다. 시간을 보내도 책상에서 보낸 시간과 책을 보면서 보낸 시간이 가치 있게 잘 사용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무언가 시간을 낭비한 것과 같은 느낌을 가지게 된다. 나는 변호사의 입장에서 걷는 것에 대해서 많이 생각했다. 전문가로서의 연구는 물론 아니었다. 늘 걷는 사람으로서 관심과 탐구였다. 나는 혼자도 걷고 사람들과 같이 걷기도 했다. 신발을 신고 걷고 맨발로도 걸었다. 공원에서도 걸어 보고 도심의 건물 숲에서도 걸어보고 산길도 걸었다. 스틱 두개를 사용하는 노르딕 워킹이라는 것도 해 보았다. 뒷짐을 지고 걸어 보기도 하고 팔을 앞뒤로 힘차게 흔들면서 걸어보기도 했다. 음악을 들으면서도 걷고 기도하면서 걷고 조용히 생각하면서 걷기도 했다. 걷는 즐거움을 누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기도 했다. 이런 나의 경험에 의하면 걷는 것은 다른 운동과는 다른 차원의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첫째, 걸으면 긍정적 생각을 하게 되고 힘을 얻게 된다. 변호사는 스트레스가 많은 직업이다. 남의 고통과 문제를 대신 떠안고 고민하고 해결해 주는 일을 하기 때문에 남의 고통을 직접적으로 느끼면서 일을 하게 된다. 감정이입을 하지 않고 객관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하지만 생각만큼 쉬운 일도 아니다. 문제를 해결하고 좋은 결과를 내어야 인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결과에 대한 부담도 크다.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고민을 하다보면 부정적인 생각이 드는 경우가 많다. 앉아서 가만히 상황을 생각해보면 소송에서 패소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변호사로서 성공하지 못할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해법이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런 생각이 들면 이것이 정확한 사실이라고 착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걷다 보면 그 생각은 치우친 것이고 사실과 거리가 먼 것이라는 것을 비교적 쉽게 알게 된다. '별 것 아니구나', '좀 더 적극적으로 대처하면 되겠구나', '해결책이 있었네', '기다리면 해결되겠구나', 'OOO를 만나 봐야겠네' 등등 새로운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부정적인 생각을 떨쳐 내게 된다. 부정적인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사실을 사실 그대로 바라 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걷는 사람들의 대체적인 경험담이다.

    내가 아는 기업인은 사업이 잘 풀리지 않아서 걷기 시작했다. 밤에 잠을 잘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러운 나날들을 보내야 했다. 그래서 걷기 시작했다. 달리 할 일이 없기도 했다. 몇 시간씩 걸었다. 걸으니 몸도 상쾌해지고 생각도 정리가 되었다. 걸으면 피곤하니 잠을 자게 되었다. 망할 것만 같은 불안하던 마음 상태에서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뀌는 것도 경험하였다.


    둘째, 걸으면서 아이디어를 얻는다. 변호사로서 일하기 위해서 매우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이다. 법에 대한 지식으로 승부하는 시대는 지났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아이디어가 있어야 한다.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 다양한 노력을 해야 하는데 그 노력 중 하나가 걷는 것이다. 걷다 보면 달리 할 것이 없으므로 긴장이 풀리고 생각이 유연해지고 자유로워진다. 하늘도 쳐다보고 주변도 둘러보게 된다. 그리고 생각에 집중하게 된다. 격렬한 운동을 하는 경우 운동에 집중을 하게 되어 생각을 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걸으면 편안한 상태에서 생각에 집중하는 것이 가능하다. 업무에 대한 생각, 사람들에 대한 생각, 인생에 대한 생각. 그리고 미래에 대한 생각들을 편안하게 자유롭게 하게 된다. 그러면 머릿속에서 생각이 정리가 되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걸으면서 아이디어를 얻고 있다. 소요학파가 있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걸으면서 제자들에게 철학을 강론하였다고 해서 소요학파라고 한다. 걷는다는 사실이 이들 학파의 중요한 특징이기 때문에 학파의 이름이 될 정도였다.

    셋째, 걷는 것은 건강관리의 기초이다. 변호사로서의 삶은 마라톤이다. 길게 보아야 한다. 단기간에 승부를 보겠다고 욕심을 낼 필요가 없다. 일이 재미있다는 이유로, 기한이 있다는 이유로 몸을 혹사하게 되면 결국은 몸이 망가진다. 건강관리에 신경을 쓰는 것이 당연하다. 물론 건강이라는 것이 관리한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은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기계처럼 조이고 기름 치고 부품을 교체하고 한다고 다 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관여할 수 없는 운명이라는 것도 있을 것이고 여러 가지 요소들이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건강관리에 신경을 좀 더 쓰는 것뿐이다.

    건강관리를 위해서 여러 활동을 하는데 걷는 것은 건강관리의 기초이다. 심장 바이패스 수술을 한 후 의사로부터 운동을 권유 받은 환자는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골프를 열심히 쳤다. 그런데 다시 심장병이 재발해서 재수술을 하게 되었다. 골프라는 운동이 그의 심장에 도움이 안 된 것이다. 그 후 걷는 것이 사는 길이라는 것을 깨닫고 매일 걸었더니 심장이 튼튼해 졌을 뿐 아니라 고혈압과 당뇨와 관절염이 치료되었다고 한다. 그는 '1년 걸으면 5년 젊어지고 2년 걸으면 10년 젊어지고 3년 걸으면 20년은 젊어진다'고 말한다.

    여러 운동이 있지만 걷는 것은 평생 할 수 있고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는 것이다. 건강관리의 중요 요소는 꾸준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운동에 비해서 걷는 것은 꾸준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러닝머신에 올라서 뛰어 보지만 피곤하고 힘들면 5분도 안되어 바로 내려 온 경험을 다들 하였을 것이다. 의지가 강한 사람이 아니면 지치고 힘든 상황에서 운동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런데, 일단 걷기 위해서 길을 나서면 중간에서 중단하기 쉽지 않다. 중단하더라도 어차피 돌아와야 하니까 적어도 간만큼은 걸어야 한다. 걷는 것은 누구나 돈 안들이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걸어보면 '걸으면 산다'라는 말의 의미를 느낄 수 있다.


    나의 제안 : 많이 걸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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