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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관리방법을 찾아라

    김재헌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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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홍 변호사는 변론기일을 마치고 법정에서 나왔다. 변론은 잘 진행된 것 같다. 긴장이 풀어지고 마음이 상쾌하다. 다음 기일은 한 달 후이다. 한 달이라는 기간은 변론 준비에 충분한 시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홍 변호사는 다른 일을 먼저 처리하고 나중에 여유를 가지고 변론 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2 박 변호사는 금요일까지 준비서면을 완성하여야 한다. 다른 건으로 리서치메모도 금요일까지는 완성해야 한다. 기한 내에 마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목요일 저녁에 갑자기 선배인 김 변호사가 급하게 처리해야 할 사건이 생겼다면서 회의를 하자고 한다. 금요일까지 마무리해야 할 일들이 있는데, 무슨 일을 먼저 해야 할지 고민이다.

    #3 김 변호사는 고객에게 자료요청을 해 놓았는데, 아직 받지 못하고 있다. 고객이 자료를 준비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 이 자료를 받아야 준비서면도 작성하고 증거도 정리할 수 있다. 김 변호사는 고객을 믿고 좀 더 기다려 보기로 했다. 기다리는 동안 다른 일들을 처리하다 보니 벌써 변론기일이 다가왔다. 아직 고객이 자료를 제공해 주지 않고 있다.

    젊은 변호사들은 인생의 황금기를 사무실에서 주로 보내게 된다. 고객과 선배의 요청사항이 있으면 바로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항상 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약간은 전투적인 분위기 속에서 시간을 보낸다. 여행, 여가, 휴식 이런 단어와는 좀 거리가 멀다. 긴장의 연속이다. 그래도 일이 재미가 있다. 갑자기 일들이 쏟아져 들어오면 정신을 못 차리고 일을 해야 한다. 그러다가 갑자기 여유로운 시간이 생겼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난감해 하기도 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변호사들은 시간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시간을 관리하는 스스로만의 방법들을 체득해 간다. 나도 이런 과정을 거쳤다. 시간관리에 대한 나의 경험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일처리를 미루어서는 안 된다. 항상 변론기일 직전에 서면을 제출하는 변호사들이 있다. 지난번 변론기일을 마치고 나서 한 달이라는 기간이 있었을 텐데 그 동안 뭐하고 있다가 이렇게 마지막 순간에 서면을 제출하는지 늘 궁금하다. 변론을 마치고 법정을 나서면 다음 기일까지 넉넉한 시간이 있는 것 같지만 미래에 어떤 일이 생길지 아무도 모른다. 지금 처리해 두지 않으면 그 일이 제때 적절하게 처리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여야 한다. 변론기일이 끝나자마자 바로 소송전략을 세우고 재판 준비를 하면 시간이 많이 절약이 된다. 혹시 새로운 증거가 필요하면 이를 준비할 넉넉한 시간이 있다. 그러나 변론기일 직전에 일하기 시작하면 한 달 전에 있었던 일들을 다시 떠올려야 하고 서류를 다시 봐야 한다. 시간이 이중으로 사용되는 것이다. 그리고 방향 수정이 필요하거나 또는 추가 자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아무런 대책이 없어진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재판부에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한다. 이것은 습관의 문제이다.


    둘째, 할일의 목록을 작성하는 것이 좋다. 급박하게 일들이 밀려들면 젊은 변호사들은 어떤 일을 어떤 순서로 처리해야 하는지 몰라 당황해 한다. 마감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조급한 마음만 들 뿐 어떻게 처리할 줄 몰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이다. 마음에는 일 처리에 대한 부담이 가득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매일 아침 또는 수시로 해야 할 일들을 적는 습관이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할일 목록' 즉 'to do list'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할일 목록에 할 일들을 우선순위에 따라서 기재하는 것이다. 할일 목록에 기재된 대로 일을 하고, 완료한 일은 선을 긋거나 체크표시를 하는 등으로 완료되었다고 표시하면 된다. 이렇게 할일 목록을 기록하기 시작하면 일의 우선순위가 정해지기 때문에 업무처리에 대한 마음의 부담이 사라지고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할일 목록에 완료표시를 할 때마다 일을 끝냈다는 만족감과 성취감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시간을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겨서 일이 밀려 들 때 당황하지 않게 된다.

    셋째, 타임시트를 작성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시간제방식으로 보수를 청구하기 위해서 변호사들은 타임시트(time sheet)라는 것을 기록한다. 타임시트란 매일 각 업무별로 사용한 시간 및 업무내역을 기록하는 용지를 뜻한다. 이전에는 실제로 타임시트라는 인쇄된 용지에 업무내역과 시간을 기록했다. 요즘은 컴퓨터로 타임시트를 기록할 수 있게 되었고, 실제로 로펌에서는 타임시트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변호사들의 입장에서는 타임시트를 기록하게 되면 각 업무별로 자신의 시간이 얼마나 투입이 되었는지를 조망해 볼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의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되기 때문에 시간을 업무에 투입할 때 보다 더 신중해 진다. 그리고 각 업무별로 어느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인지에 대한 예측력도 생긴다. 이런 점에서 타임시트의 작성은 변호사가 시간관리 능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된다. 젊은 변호사들은 타임시트를 기록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 처음에는 불편하게 느낀다. '10분 단위로 기록해야 하나요?' '화장실 가는 시간은 빼야 하나요?' 여러 가지 질문을 한다. 타이머를 옆에 두고 시간을 재기도 한다.

    넷째, 독촉을 잘 해야 한다. 변호사는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서 고객에게 자료 요청을 많이 한다. 이런 경우 고객으로부터 자료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고, 업무스케줄도 이에 맞추게 된다. 만약 고객이 자료를 제때 제공해주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면 변호사는 어쩔 수 없이 업무스케줄을 다시 조정해야 한다. 이런 과정에서 시간 손실이 생긴다. 변호사의 스케줄도 스케줄이지만 기다리다가는 일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법원에 자료를 제출해야 하는데 고객이 자료를 제공해주지 못해서 기한을 준수하지 못한다고 생각해 보라. 이럴 때 마냥 기다리면 안 된다. 고객과 소통해서 자료를 빨리 달라고 독촉하는 것이 훨씬 유익하다. 독촉해도 안 된다면, 고객 사무실에 쳐 들어가야 한다. 고객과 마주 앉아 서류를 검토하고 필요서류를 추려내는 수고를 하여야 한다. 이것은 고객을 위한 것이기도 하므로 고객이 싫어하지 않는다.


    나의 제안: 자신만의 시간관리 방법을 찾기 위해서 노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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