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galinsight
  • Legaledu
  • 법률신문 오피니언

  • 상시채용
  • 기사제보
  • 월요법창

    월요법창 리스트

    휴가지에서

    휴가지에서

    그러니까 올 여름 그 많은 휴가지 중에서 같은 곳, 그것도 같은 호텔에서 회사 후배 변호사가 “형님”이라고 부르는 소리를 들을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어떠한 사전 의사 연락 없이 같은 휴가지를 고르고, 그것도 하필 같은 시간대에 호텔 로비에 나와 있을 확률은 아무리 높게 본다고 해도 수많은 인파가 가득한 모래사장에서 잃어버린 열쇠를 다시 찾을 정도의 확률이 아닐까 합니다. 어떠한 일이 우연히 일어났는지 아니면 필연인지, 단순히 상관관계(correlation)에 있는지 아니면 인과관계(causation)에 있는지는 얼핏 비슷해 보이지만 매우 다릅니다. 법률가들이 하는 일들도 대체로 인과관계가 있는지를 따져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를 가려내려는 것들입니다. 그렇게 수많은 우연과 필연들이 결합되어 빚어낸

    석근배 변호사 (법무법인 세종)
    형사 공공변호인 제도(Public Defender)

    형사 공공변호인 제도(Public Defender)

    영화 ‘1987’ 속에서는 수사 담당 경찰관들이 고문을 하기도 하고, 故 박종철 열사의 死因을 숨기려 한다. 이를 밝히려는 자도 등장한다.  30년이 지난 지금, 수사기관에 의한 인권 침해는 과거에 비해 상당히 줄어든 것이 사실이지만, 완전히 사라졌다고 단정할 수 없다. 비교적 최근인 2011년, 서울 소재 모 경찰서의 소위 ‘날개 꺾기 고문’ 사건 뿐 아니라 작년 12월 및 지난 4월, 모 지방경찰청의 불법 체포 사건 등으로 경찰관 여러 명이 구속되기도 하였다. 물론 수사기관의 연간 체포·구속 인원 25만 여 명 중 이러한 사건은 극히 드문 사례이다. 하지만 이 정도에는 이르지 않더라도, 체포 등 수사 초기단계에서 피의자가 잘 대응하지 못해 재판 과정에서까지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박하영 부장검사 (법무부 법무과장)
    어느 하버드대 교수의 축사(祝辭)

    어느 하버드대 교수의 축사(祝辭)

    하버드대 의과대학원 입학식장에서, 대학원장이 신입생들에게 축하의 말을 하면서 '26'이라는 숫자를 칠판에 적는다. 그리고 그 숫자의 의미에 대하여 신입생들에게 묻고, 신입생 중 아무도 답변하지 못하자, 이렇게 이야기 한다. “지구상에는 수천 가지의 질병이 있지만 의학적으로 치료법이 개발된 것은 26개뿐이다”, “나머지는 우리들의 숙제이다.” 소설(에릭 시걸 著, 닥터스)에 나오는 장면이기는 하지만, 생명을 다루는 의사들이, 치료법을 확신할 수 없는 질병을 가진 많은 환자들을 온전히 치료하기 위하여는 환자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꾸준히 치료법을 연구하여야 함을 강조한 것이라는 의미에서, 의사에게 ‘직업적인 겸손’을 강조한 매우 인상적인 축사(祝辭)이다. 2001년 봄, 필자는 부산지검 동부지청

    박하영 부장검사 (법무부 범죄예방 기획과장)
    격세유감

    격세유감

    필자가 어린 시절에는 이사를 하면 퇴거신고와 전입신고를 따로따로 해야 했고, 통장과 반장에게 호구확인을 받아 그 확인지를 붙여 신고하면 약 1주일 후에야 주민등록등본을 발급받을 수 있었다. 등기소에서 등기부등본을 발급받는 것도 여간 두려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래서인지 동사무소나 등기소 앞에는 어김없이 행정서사와 사법서사의 세로현판이 걸려 있었다. 그것도 한자로. 요즘은 주민등록 전입신고를 행정사에게 맡긴다고 하면 웃을 일이다. 등기부 발급도 더 이상 법무사에게 의뢰하지 않게 되었다. 정보통신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대조사무가 모두 전자화되었기 때문이다. 절차가 복잡하고 어렵게 설계된 이유는 수행과정에서 실체적 진실에 가까워지고, 반복되는 절차의 양심적 경고로 범죄의사를 포기하게 할 개연성 때문

    이성진 법무사 (울산회)
    5만 원 소송

    5만 원 소송

    KTX를 타고 여행할 때 가끔 좌석 팔걸이 옆면에 부착된 이어폰 단자를 쳐다보게 된다. 벌써 10년도 훨씬 지난 일이지만, 당시 원고는 국가를 상대로 서울-부산간 KTX 요금 상당액을 구하고 있었다. 처음 개통된 KTX에 대해 큰 기대를 갖고 이용하였던 탓일까. 변호사 없이 홀로 소송 중이던 원고는 국가가 국민을 모두 장애인 취급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처음 개통될 당시 KTX 일반실에는 특실과 달리 객실 내 모니터 방송을 듣기 위한 이어폰 단자 자체가 없었던 까닭이다. 따로 조정기일을 잡고 피고 소송수행자에게 이미 마련되어 있다는 KTX 객실 개선 계획에 관해 설명하게 했다. 원고는 원하는 내용을 확인한 후 소를 취하하였다. 소가 5만 원도 되지 않는 소액사건임에도 당시 원고는 그 소송을 제기하고

    권성수 교수 (사법연수원)
    양 의 지

    양 의 지

    시즌이 시작되기 전 7월 현재 프로야구 수위타자가 베어스의 양의지 선수라고 예상한 사람은 몇 명이나 있었을까요? 포수라는 귀한 자리에서 타격까지 완벽한 데다 주전 포수의 이탈로 고생하고 있는 팀들(특히 남쪽 바닷가에 있는 팀!)까지 많아서 올 시즌이 끝나고 FA(Free Agent)가 될 양의지 선수의 몸값은 120억원은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양의지가 학창 시절부터 촉망받는 선수는 아니었습니다. 2006년 신인지명에서 양의지는 고향팀 타이거즈의 지명을 받지 못하고 베어스에 2차 8순위(전체 59순위)로 지명되었습니다. 1차 지명을 포함하면 그해 양의지보다 66명이나 더 촉망 받는 선수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만약 당시 어떤 구단의 스카우터가 이 선수가 4년 후 신인왕이

    석근배 변호사 (법무법인 세종)
    확인의 역설

    확인의 역설

    대법원에서 변호사나 법무사에 의한 위임인 확인 제도를 도입하여 등기의 공신력을 보완하는 부동산등기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대한법무사협회가 수년 전부터 본직의 본인확인의무를 회칙으로 제정하여 자체 시행하거나 그 필요성을 꾸준히 홍보함으로써 개정안을 견인한 결과이다. 전자환경에 맞는 등기선진화 사업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는 포석과 함께 업계에 만연한 명의대여와 등기팀의 불법운영 근절을 위한 고육책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본직에 의한 본인확인제도가 도입되면 대외적으로 자격자대리인에게 사실상의 인증권이 부여되어 자격자강제주의로 경도될 가능성이 있고, 대내적으로 기왕의 확인서면과 같이 명의대여의 단가인상요인만 될 개연성이 크다. 자격자대리인의 위상에 오히려

    이성진 법무사 (울산회)
    독전

    독전

    얼마 전 보게 된 ‘독전’은 마약조직의 수장인 ‘이선생’을 추적하는 형사의 모습을 중심으로 마약조직과 수사관의 대결을 그린 영화다. 영화 속 ‘이선생’이 기소되면 어느 정도의 중형을 선고하여야 할까라는 상상력에서 시작된 생각의 퍼즐들이 작년 한해 법정에서 만난 마약류 범죄 사건의 피고인들을 떠올리게 했다. 그 중 A는 필로폰 제조를 시도한 피고인이었다. 원료물질 생성 정도에 불과함에도 이를 필로폰으로 오인한 채 인터넷으로 판매하려 한 것이다.    경제적으로 어렵게 생활하던 A는 미국 드라마를 보다가 범행 아이디어를 얻었고, 별다른 전문지식 없이 인터넷 검색으로 방법을 찾아 필로폰 제조를 시도해 보았다고 한다. B는 학생으로 마약류인 향정신성의약품을 밀수입하고 투약한 피

    권성수 교수 (사법연수원)
    라이벌

    라이벌

    빨강과 파랑은 라이벌 관계를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색깔입니다. 태극무늬에 있는 남과 북, 엘지와 삼성, 연대와 고대, 야당과 여당은 물론 해외의 맨유와 첼시까지,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빨강과 파랑이 보여주는 가장 최고의 라이벌은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우리 축구대표팀과 일본 축구대표일 것입니다. 라이벌이라는 말이 어디서 왔는지 찾아보니 바로 강(river)에서 왔습니다. 온라인어원사전(https://www.etymonline.com/)에 따르면, 라이벌의 어원은 강이나 개천을 의미하는 라틴어 리부스(rivus)에서 나온 리발리스(rivalis)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이 말은 ‘강 건너편 사람들’ 또는 ‘같은 강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의미하는데,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이들이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는

    석근배 변호사 (법무법인 세종)
    경제학 원론의 추억

    경제학 원론의 추억

    대학 시절 ‘경제학 원론’ 시간에, 교수님께서 ‘초과 수요 문제’를 설명하시면서 “(택시 합승을 없애려면) 승객을 처벌해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이 기억난다. 당시 택시기사에 대한 처벌(과태료) 규정이 있었음에도 합승이 만연하였는데, 승객을 처벌하면 비싼 택시비에 과태료까지 부담하기를 꺼려할 것이므로 합승이 사라질 것이라는 취지였다. 필자는 일반 국민인 승객에게 과태료를 부과하기 위하여는 많은 행정인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현실성이 낮다고 생각하였다. 그런데 대학 졸업 무렵, 공교롭게도 택시 합승은 거의 없어졌다. 승객 처벌 규정이 도입된 것은 아니고, 아마도 택시가 늘어난 것이 그 원인이 아닌가 싶다. 어쨌든 '양적 증대로 인해 사회적 문제(합승)가 해소'되었다. 작년 9월로 시계를 돌려 보자. 부산

    박하영 부장검사 (법무부 범죄예방 기획과장)
    나는 그림도 그린다

    나는 그림도 그린다

    "나는 그림도 그린다."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천재적 과학자 겸 예술가인 레오나드로 다빈치가 한 말이다. 오늘 현대사회는 레오나드로 다빈치와 같은 천재적 재능을 타고 나지 않더라도 여러 분야에 대한 지식과 능력을 고루 갖춘 멀티플레이어가 아니고서는 섣불리 자격사라고 소개하기도 어렵게 되었다. 우리 법무사에게 "나는 등기도 한다"라는 말이 어울릴까 생각해 보았다. 해방 후 군정법령에 의해 공포된 최초의 사법서사법은 현행 법무사법과 같은 형태로 ‘심리원, 검찰청, 기타 사법기관에 제출할 서류를 작성함을 업무로 한다’고 규정했다. 그런 면에서 1990년 ‘법무사’라는 명칭을 채택한 것은 이 제도가 가진 본래의 성격을 함축적으로 잘 보여준다. ‘법무(法務)’는 법률사무 전반을 통칭하는 일반명사이기

    이성진 법무사 (울산회)
    편지 한 장

    편지 한 장

    그 날 오전 마지막 사건이 진행된 법정에는 다소 불안한 표정의 16세 소녀 A와 그녀의 변호인 밖에 보이지 않았다.    혼자 왔냐는 질문에 변호인이 대신 대답했다. A의 아버지가 법정 밖에 있는데, 딸에게 부담될까봐 법정 안으로 들어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변론을 종결하면서 A의 아버지를 법정에 들어오게 했다. A보다 더 긴장한 모습이었다.    A의 아버지는, 자신의 딸이 가출할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던 일, 부부가 딸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던 일, 성매매를 하고 타인 명의로 조사받은 사실을 알고 충격 받았던 일, A가 집으로 돌아온 뒤 서로 잊기 위해 묵묵히 지켜보고만 있는 일 등 가슴 저미는 부모의 아픈 심정을 이미 탄원서에 적어 제출했었다. 하지

    권성수 교수 (사법연수원)
    1. 1
    2. 2
    3. 3
    4. 4
    5. 5
    6. 6
    7. 7
    8. 8
    9. 9
    10. 10
  •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