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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대법원이 화답할 때다

    이제 대법원이 화답할 때다

    대한법무사협회는 2016년 6월 29일 대의원총회를 열고, 회칙에 '법무사가 권리에 관한 부동산 등기신청의 위임을 받은 경우에는 위임인이 본인 또는 그 대리인임과 등기신청의 원인된 내용 및 등기의사를 직접 확인하여야 한다'는 규정을 신설해 법무사의 본인확인의무를 명백히 하였다. 등기신청을 대리하는 변호사나 법무사(이하 '자격자대리인'이라 한다)는 당연히 위임인의 동일성 및 등기의사를 확인할 의무가 있지만, 자격자대리인의 지휘·감독을 받는 소속 직원이 본인확인 등의 사무를 무분별하게 대행하다보니, 등기사건에 관한 법률사무를 취급하는 법률서비스의 질이 떨어지고, 급기야 명의대여나 등기브로커를 양산하고 윤리의식이 높은 법무사가 등기시장으로부터 구축(驅逐)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법률시

    이상훈 법무사 (경기중앙회)
    위기의 변호사

    위기의 변호사

    세대와 분야를 불문하고, 각자도생(各自圖生)이 우리 사회에서 공공연한 모토가 되었다. 사회적 안정성이 감소하고, 그 구성원들이 최소한의 생계보장 없이 무책임 속에 내몰리고 있는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 사람이 평생을 살며 최소 대여섯 직군을 횡단하게 되리라는 예측은 이미 현실이 되었다. 변호사 직군 또한 예외가 될 수는 없다. 일찍이 양질의 값싼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다양한 직역의 진출이라는 취지로 변호사 배출 수를 대폭 증가시켰을 때부터 예견된 현상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이를 진지하게 재고할 필요가 있다. 첫째, 양질의 값싼 법률서비스라는 시장의 논리는 한국 법률시장이 돌아가는 양상을 간과한 허구에 가깝다. 그로 인해 정작 수많은 변호사들이 고통 받는 현실은 외면되고 있다. 둘째,

    황용환 변호사 (대한변협 사무총장)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지난 달 22일 경기도 의왕에 있는 고봉중고등학교에서 특별한 행사가 있었다. 한국프로농구연맹(KBL)에서 농구 코트를 만들어 학교에 기증한 것이다. 고봉중고등학교는 '서울소년원'의 다른 이름이다. 이 날은 코트 기증뿐만 아니라 서울소년원 농구팀인 '푸르미농구단'의 창단식도 있었다. 행사에는 김현웅 법무부 장관, 김영기 KBL 총재, 허재·추승균 감독과 양동근·김선형·조성민 선수를 비롯해 각 구단을 대표하는 유명 선수들이 참석했다. 창단식에 이어 선수들과 학생들이 팀을 이루어 슛 경연대회도 벌였다. 학생들은 TV에서만 보던 선수들과 직접 시합을 하는 것이 신기한지 연신 웃음을 지어보였다. 선수들도 처음에는 어색해 하더니 금세 학생들의 형이 되어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이어 학생들이 직접 만든 쿠키와 커피

    양중진 부장검사(법무부 법질서 선진화과장)
    작은 목소리

    작은 목소리

    영화 '스포트라이트'를 두 번 보았다. 영화가 끝난 뒤에 남은 울림 때문이었다. 가톨릭 사제들의 장기간에 걸친 광범위한 아동성추행 범죄와 지역교단 수뇌부의 조직적 은폐, 종교적 믿음을 지키려는 주민들의 외면 속에서 기자들이 진실을 위해 싸운다. 성직자 한 명의 개인적 일탈이란 가십거리가 아닌 구조적 모순의 뿌리까지 캐내려는 직업적 근성, 같은 종류의 제보를 10년 전에 가벼운 일회성 기사로 처리했던 잘못에 대한 반성이 바탕이 되어 마침내 피해자들의 작은 목소리가 세상에 울려 퍼진다. 필자는 얼마 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제13회 세계여성법관회의에 참가했다. 82개국 900명의 여성법관들이 모여 '여성법관과 법의 지배(Women Judges and the Rule of Law)'를 주제로 발표를

    신숙희 고법판사 (서울고법)
    행정력의 낭비 없는 사전공시제도

    행정력의 낭비 없는 사전공시제도

    우리나라의 부동산 거래 관행상 매수인은 매매대금의 상당부분을 선이행하고도 부동산에 대한 아무런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취약한 지위에 놓여 있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전공시제도나 에스크로 제도를 도입하자는 논의가 있다. 사전공시제도는 사전공시를 위한 가등기(1안)와 순위확보형 사전공시등록부(2안), 정보제공형 사전공시등록부(3안)가 주로 논의되고 있다. 1안은 기존의 가등기가 활성화되지 못한 점에 착안하여 일정한 조건하에 매수인의 단독신청을 허용하고, 가등기에 관련된 비용을 낮추고,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존속기간을 단기로 제한하자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2안은 등기의무자의 거부감을 해소하고, 등기부의 복잡성을 시정하고자 등기부와는 별도로 사전공시등록부를 두자는 것으로, 그 효력은 대체

    이상훈 법무사 (경기중앙회)
    전관의 역할

    전관의 역할

    추락한 정의의 여신을 우리는 어떻게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을 것인가? '전관범죄'에 가까운 전관예우는 그 무엇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젊은 법조인들의 활발한 사회진출과 성장, 발전에 근본적인 장애가 된다는 점에서도, 이는 반드시 사라져야 할 병리적 현상이다. 그간 벌어진 사태들의 진상과 원인을 철저히 밝히는 것은 물론,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들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히 처벌-금지의 차원보다는, 법조계 전체적인 발전과 순환을 도모하는 관점에서 이 문제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 가령 전관들이 몸담았던 조직을 떠나야 할 때 이들이 느낄 소외와 허망함에 관해서, 이를 적절하게 존중하고 새로운 역할을 준비할 방식에 관해서 지금껏 우리 법조계에서는 제대로 논의된 적이 있었던가?

    황용환 변호사 (대한변협 사무총장)
    나이 듦에 대한 자기 반성

    나이 듦에 대한 자기 반성

    언제부턴가 TV에서 무섭거나 민망한 장면이 나오는 것이 싫어졌다. 드라마를 보다가 극중 인물에게 무서운 일이 닥칠 것으로 예상되거나 민망한 장면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면 채널을 재빨리 돌렸다가 얼마쯤 시간이 지난 후에야 다시 되돌리게 되었다. 다음 장면으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으니 굳이 과정까지 보아야 할 필요는 없다고 변명하면서. 영화를 고르는 취향도 달라졌다. 폭력이 난무하는 19금 영화나 무서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호러 영화는 고르지 않게 되었다. 대신 자극적이지 않고 좀 더 잔잔하면서 재미있고 가벼운 영화를 고르게 되었다. 드라마나 영화만 그런 것이 아니다. 스포츠를 보다가도 응원하는 팀이 크게 지고 있어 더 이상 역전의 가능성이 없으면 역시 채널을 다른 곳으로 돌리게 되었다. 예전에는 진 경

    양중진 부장검사(법무부 법질서 선진화과장)
    안전이별

    안전이별

    '이별의 부산정거장'부터 '이별공식', '이별택시'에 이르기까지,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별은 세대를 뛰어넘는 대중가요의 단골소재였다. 그러나 성폭력전담재판부에 근무하는 필자는 결코 아름답지 않은 '안전이별' 범죄를 너무 많이 접하고 있다. '안전이별'이란, 스토킹이나 폭행, 감금당하지 않고, 사진이나 동영상 유출협박을 받지 않으며, 자신의 안위와 자존감을 보존하는 이별을 뜻하는 신조어이다. 현재 SNS에서 언급되는 안전이별 대책으로는 불치병에 걸렸다거나 거액의 빚을 대신 갚아달라는 거짓말 등이 있는데, 가볍게 웃어넘길 사회현상이 아니다. 최근 5년간 이별과정에서 성폭력, 감금, 촬영, 협박 및 폭력 등 다양한 범죄가 매년 약 7000건씩 발생하였다. 살인도 예외는 아니어서 2005년부터 10년

    신숙희 고법판사 (서울고법)
    도장이 잘 찍혀 있는지

    도장이 잘 찍혀 있는지

    법무사는 문서에 도장이 잘 찍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사람이라는 말도 있다. 필자는 2005년부터 만 11년간 법무사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데, 거의 매일 인감도장을 찍고 날인된 인영이 인감증명서와 일치하는지를 확인하였던 것 같다. 육안으로 판단하기 힘들면 실수를 줄이기 위해 투명 비닐 종이에 도장을 찍은 후 인감증명서에 있는 인영과 겹쳐 확인해 보는 경우도 자주 있다. 그러나 그것이 본질적인 일은 아니다. 얼마 전 한 여성 의뢰인이 아버지 명의로 된 아파트를 동생에게 증여하려 한다면서 비용부담이 제일 적게 드는 방법을 물었다. 아파트에 대출이 있고 아버지가 1세대 1주택자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부담부증여를 할 경우 취득세와 증여세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해 주었다. 그녀는 다음날 남동생과 같이 방문했는

    이상훈 법무사 (경기중앙회)
    변호사의 사명과 정의

    변호사의 사명과 정의

    "내가 어제 말이야, 내 친구인 제3석 판사에게 갔는데, 서서히 자네 문제로 대화를 이끌어나갔지. 그 친구가 무슨 말을 했는지 알고 싶은가?" "예, 제발 들려주세요." 의뢰인이 애걸했다. (프란츠 카프카, '소송'中) 소설 '소송'에는 법정과 관련된 온갖 부조리와 힘의 역학관계가 적나라하게 담겨 있다. 조금이라도 유리한 정보를 달라고 변호사에게 애원하는 의뢰인과, 수임을 취소하겠다는 사람에게는 반대로 애걸하는 변호사의 모습을 보면 무척 착잡해진다. '브로커'에 해당되는 인물들도 등장한다. 이들은 권력은 '판검사와 잘 아는 관계'에서 발생하며 시종일관 "내가 '법'을 잘 안다. 나만 믿으라"는 태도를 취한다. 이 과정에서 어마어마한 금전이 오간다. 요즘 신문을 연일 장식하는 사건들의 풍경과 닮았다.

    황용환 변호사 (대한변협 사무총장)
    어머니 이야기

    어머니 이야기

    #. 이야기 하나 어머니는 초등학교 문턱에도 가보지 못했다. 가난한 집의 딸로 태어나 학교 같은 곳은 감히 쳐다보기도 어려웠다. 8남매를 먹여 살리려면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농사일에 매달려야 했다. 더구나 어머니는 마을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소작료가 제일 싼 곳까지 농사일을 다녀야 했으므로 남들보다 더 빨리 일어나 더 늦게까지 일을 해야 했다. 어머니는 평소 자동차 운전을 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한글도 잘 모르는데 운전면허를 따기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려웠다. 일흔 둘이 되던 해 어머니는 결심했다. 운전면허를 따서 멋지게 운전을 해 보기로. 어머니는 밤낮으로 공부해 결국 합격증을 거머쥐었다. 어머니가 운전면허를 따던 날 아버지는 읍내에 나가 자동차를 계약했다. 아버지도 어머니의 소원 하나쯤은 들어

    양중진 부장검사(법무부 법질서 선진화과장)
    균형감각

    균형감각

    "만일 연방대법관을 그렇게 싸게 매수할 수 있다면 이미 미국은 큰 문제에 봉착한 것이다." 지난 2월 작고한 미 연방대법원의 스칼리아 대법관은 2004년 사건당사자로 볼 여지가 있는 딕 체니 부통령과 함께 한 사냥여행을 이유로 제기된 기피신청을 스스로 기각하면서 이와 같은 이유를 들었다. 남아공의 알비 삭스 헌법재판소 재판관은 인종차별정책 하에서 테러로 한쪽 팔과 시력을 잃었음에도, '자백하는 테러 등 범죄자의 민·형사책임 면제'에 관한 법조항의 합헌을 선언하였다. 법관은 담당사건과 관련이 없는 한 유사한 개인적 경험만을 이유로 사건을 회피할 수 없다. 우리 헌법이 재판의 기준으로 삼은 법관의 양심은 개인적 경험, 가치관 등에 영향을 받지 않는 객관적인 것이라고 한다. 전문적 훈련을 받은 직업법관들에

    신숙희 고법판사 (서울고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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