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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균형의 재발견

    균형의 재발견

    움직이는 조각, 키네틱 아트의 하나인 모빌의 창시자로서 받침대와 양각으로부터 조각을 해방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알렉산더 칼더는 모빌을 만드는 과정을 이렇게 설명한다.  “나는 한쪽 끝부분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지지점(支持點)을 찾았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 균형을 잡아간다. 지지점은 단 한 군데만 존재하기 때문에 이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 작품이 공중에서 자유롭게 떠있거나 회전할 수 있으려면 이 지점을 정확히 찾아야 한다.” 움직이다 멈추는 것이 균형이라 여기던 기존의 관념을 깨드리고 움직임 속에서 균형을 찾아낸 그의 예술세계는 우리에게도 균형감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준다. 올바른 균형감각은 법률가에게 가장 중시되는 덕목 중 하나이다. 중심을 잡는다고 할 때 우리는 먼저 생각의 틀을

    김윤종 재판연구관 (대법원)
    마음

    마음

    1. 말이 자꾸 바뀌는 의뢰인을 만나면 난처한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 자기가 유리한 대로 사건을 이해하고, 원하는 대로 결말이 나지 않으면 사건을 맡아서 진행하는 저같은 사람을 원망하고, 사건 자체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을 생각하기 보다 마치 제가 잘 못해서 결과가 좋지 않았다는 식으로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2. 얼마전 이혼소장 작성을 의뢰받아서 진행하였던 이 분도 몇 번이나 설명을 해도 말이 자꾸 바뀌고 본인에게 불리한 상황이 되면 자꾸 저에게 그 책임을 묻는 것 같아 몇 번이나 화를 내었습니다. 최근에 비용 문제로 다시 한 번 언성을 높이게 되었는데, 예민해져서 그런지 필요 이상으로 화를 내었습니다. 환불해 줄 테니 다른 데 가서 하라고 하면서 전화를 끊

    오종규 법무사 (서울중앙회)
    변화와 혁신을 대하는 변호사의 자세

    변화와 혁신을 대하는 변호사의 자세

    요즘 많은 고민거리 중 하나는 법률서비스의 혁신이다. 대단한 법률서비스를 하는 것도 아닌데, 왜 법률분야에서는 그럴듯한 혁신이 없는지, 어디서 막혀 있는 건지 늘 조바심이 있다. 그 조바심의 근저에는 혁신도 때가 있고 신속히 진행되지 않으면 좌절된다는 생각이 있는 것 같다. 얼마 전 구정 연휴를 껴서 네팔에 다녀왔다. 히말라야를 직접 밟아보겠다는 생각이 컸다. 그런데 현지에서 우연히 한국에서 오신 특수교육 전공 교수님들 그룹을 만났고, 그 교수님들이 네팔의 장애인 시설을 둘러보는 이틀의 일정을 함께 할 수 있었다. 내 눈에 보기에는 열악하기 그지없는 시설이었지만, 막상 얘기를 들어 보니 눈물 날 만한 사연이 있었다. 한 교수님께서 20여년간을 방학 때마다 열악한 네팔에 오셔서 특수교육 분야 선생님들

    조원희 변호사 (법무법인 디라이트)
    리걸 마인드(legal mind)에 관하여

    리걸 마인드(legal mind)에 관하여

    대학 시절 법학을 처음 공부할 때 가장 생소했던 말이 ‘리걸 마인드(legal mind)’였다. 법리를 잘 이해하지 못하거나 사례에 엉뚱한 결론을 내리면 ‘리걸 마인드가 없다’거나 법학에 적성이 없는 것처럼 취급되었다. 그러다 보니 법학 수업을 듣거나 법서를 읽을 때면 리걸 마인드가 무엇인지 어디에 있다는 것인지 항상 궁금하였다. 검사가 되어 수많은 형사사건을 처리하다 보니 학창시절 고민하였던 리걸 마인드를 되돌아보게 하는 경우가 많았다. 사실 확정 과정부터 난관에 봉착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확정 사실에 법률을 적용할 때에도 견해차가 드러나는 경우가 왕왕 있다. 기소와 무죄, 불기소와 재기수사 등 결론이 뒤집히고 번복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끊임없이 자신의 리걸 마인드를 시험받는다. 인지심리학에서는

    이영남 과장 (법무부 법조인력과)
    따듯한 말 한마디

    따듯한 말 한마디

    오래 전 정식재판 청구사건을 맡았을 때의 일이다. 법정에 들어서자마자 느닷없이 악담과 저주의 말들을 쏟아 내는 중년의 여성 피고인을 만난 적이 있다. 마구잡이로 소리 지르던 피고인의 목소리와 표정이 잊히지 않는 것은 악의로 가득한 말들은 그 자체로 폭력이 된다는 것을 생생하게 체험했기 때문이다. 돌발 상황은 몇 분 내에 정리되었지만 스스로는 쉽게 진정되지 않았던 것 같다. 그저 허공으로 흩어지는 몇 마디 말일 뿐인데, 그것도 맥락 없이 뱉어진 소리에 불과한데도 당황하고 놀란 마음은 며칠 동안 계속되었다. 그러다 문득 그 마음이 얼마나 지옥이기에 험하고 거친 말들이 끝도 없이 쏟아지는 걸까 하는 데까지 생각이 다다르자 화나고 속상했던 마음이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먹먹한 기분이 들었다.  말이란

    김윤종 재판연구관 (대법원)
    빚지지 않는 삶

    빚지지 않는 삶

    나는 어린 시절 부유하게 자라지 못하였다. 그러나 우리 집에는 남들이 모르는 소소한 행복이 넘쳐 났던 것 같다. 오늘날 나는 어린 시절의 부모님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고 있지만 가끔은 더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내가 과연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가를 물어 본다면 그렇다고 자신있게 말하지 못하는 것 같다. 언제부터인가 한시도 돈에 대한 걱정 없이 살아가는 것이 힘든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20~30년 전보다 훨씬 경제적으로 성장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경제적인 약자들은 차고 넘치고 있고 이러한 현상은 점점 더 심해질 것 같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돈이 있어야 행복할 수 있다'고 하고 있으며, '소비만이 미덕', '좋은 차나 집

    오종규 법무사 (서울중앙회)
    변호사, 빙하기에서 살아남기

    변호사, 빙하기에서 살아남기

    지구에는 주기적으로 빙하기가 있었다고 한다. 현재는 마지막 빙하기 이후의 간빙기다. 빙하기를 거치면서 많은 동식물이 자취를 감추었다. 그렇다면 인류는 어떻게 빙하기를 거치며 지금까지 생존할 수 있게 되었을까? 다양한 이론들이 있지만, 단순하지만 설득력 있는 이론은 빙하기라도 지구 전체가 빙하에 뒤덮인 것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따뜻한 곳에 있었기 때문에 살아남았다는 이론이다. 또 다른 이론은 인류가 동굴로 거처를 옮기고 불을 이용하게 되면서 추위를 피해 빙하기를 견뎌낼 수 있었다고 한다. 따뜻한 곳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생존을 지켜낸 것이다. 한때 '블루오션 전략'이라는 책이 경영학계에 큰 반향을 일으킨 적이 있었다. 이 책 이후 모든 기업들은 너도나도 할 것 없이 경쟁이 없는 블루오션을 찾기에 바빴

    조원희 변호사 (법무법인 디라이트)
    변호사시험 들여다보기

    변호사시험 들여다보기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벌며 대학을 다녔다는 어느 변호사의 사연을 접한 적이 있다. 힘겹게 사법시험 1차에 합격하였지만, 이미 신용불량자가 되어 고시촌 생활조차 이어 갈 수 없었다고 한다. 꿈을 포기할 수 없었던 그는 법학전문대학원으로 방향을 바꾸어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무사히 교육 과정을 마치고 변호사시험에 합격할 수 있었다. 그가 통과하였다는 변호사시험은 과연 어떤 시험일까? 그 속을 들여다보자. 올해로 8년째를 맞는 변호사시험은 하루의 휴식일을 포함하여 5일간의 선택형, 사례형, 기록형 시험으로 구성되어 있다. 오지선다형으로 출제되는 선택형 시험은 공법(헌법, 행정법), 형사법(형법, 형사소송법), 민사법(민법, 상법, 민사소송법) 과목으로 이루어진다. 사례형 시험은 공법

    이영남 과장 (법무부 법조인력과)
    새해의 발걸음

    새해의 발걸음

    “나는 그때 마음을 정했다, 나쁜 운명을 깨울까봐 살금살금 걷는다면 좋은 운명도 깨우지 못할 것 아닌가. 나쁜 운명, 좋은 운명 모조리 다 깨워 가며 저벅저벅 당당하게, 큰 걸음으로 살 것이라고.” - 장영희님 에세이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중에서. 2019년 새해가 밝았다.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한해를 맞이하면서 기쁘고 설레는 마음보다는 부질없는 걱정과 근심이 앞선다. 어서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던 어린 시절에는 학교를 졸업하고 가정을 이루면 저절로 성숙하고 현명한 사람이 되는 줄 알았다. 어른의 세계로 들어서면 마법처럼 굉장한 일이 생길 것이라 믿으며. 그러나 이제는 나이와 상관없이 부단한 성찰과 자기반성이 없으면 조금도 성장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안다. 오히려 무심히 흐르는

    김윤종 재판연구관 (대법원)
    인연

    인연

    벌써 2018년의 한 해가 다가는 시절이 왔습니다. 어떻게 그 많은 사람을 만나고 페이퍼와 사건에 씨름 하면서 시간을 보내 왔는지 대견하게 나를 바라봅니다. 그러나 이제 한 해 한 해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시간이 정말 쏜살같이 지나간다는 느낌입니다. 새삼 수 많은 해 동안 이 곳에서 많은 일을 겪으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고 하였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고 하는 인연이 참 묘하다고 생각하게 합니다. 그 때는 그렇게 나를 어렵게 하던 관계도 지나고 나면 그냥 자연스럽게 느껴지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우리의 인연은 따지고 보면 그냥 스쳐가서 좋은 인연이 있고 몇 일을 몇 달을 봐야 좋은 인연이 있고 앞으로 평생을 봐야 좋은 인연이 있을 수 있기 때

    오종규 법무사 (서울중앙회)
    변호사법 제1조의 딜레마

    변호사법 제1조의 딜레마

    창업을 준비하며, 그리고 요즘도 여전히 ‘업의 본질’을 고민한다. 본질을 제대로 알지 않고는 변하기 어렵다는 생각에서다. 본질에 다가갈수록 생각은 단순해지고 문제가 보이기 때문이다. 흔히들 변호사업의 본질 하면 인권이나 공익을 얘기하곤 한다. '변호사는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함을 사명으로 한다.' 변호사법 제1조 1항이다. 변호사라는 직업을 고상하게 보이게 하는 이 규정은 1973년 1월 변호사법 개정으로 신설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1972년 10월 유신으로 국회가 해산되고 비상국무회의에서 정부가 발의한 법안으로 통과되었다. 변호사의 정체성을 이 규정에서 찾는다는 게 왠지 꺼림칙하다. 얼마 전 잡지사에서 취재를 하러 왔었는데 ‘변호사는 나쁜 이웃이다’는 말을 아느냐면서 이제 좋은

    조원희 변호사 (법무법인 디라이트)
    법조인이 되는 길

    법조인이 되는 길

    1960년생 甲은 법조인이 되겠다는 청운의 꿈을 품고 사법시험 준비에 매진했다. 수많은 지원자 중 극히 일부만 통과하는 시험이었고 모두가 학교, 학원, 산속 암자 등지에서 수년간 시험에만 매달려야 했다. 甲은 노력 끝에 결국 시험을 통과하여 법조인이 될 수 있었다. 약 15년간 유지되던 고등고시 사법과 시험의 뒤를 이어 도입된 사법시험은 1963년부터 2017년까지 55년간 법조인 선발 제도로서 국민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받았다. 항간에서는 고등고시 사법과와 혼동하여 ‘사법고시’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59회의 사법시험에 70만8290명이 출사표를 던져 2만766명의 법조인이 배출되었다. 되짚어 보면, 법조인 양성 제도는 교육의 비중이 점차 확대되는 방향으로 변모되어 왔다. 고등고시 사법과 초기에

    이영남 과장 (법무부 법조인력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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