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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무통, 올 것이 왔다!

    법무통, 올 것이 왔다!

    지난 11월 19일, 대형사고가 터졌다. 법무사 사무소에서 사무원으로 근무했던 자가 우연히 습득한 분실 제출사무원증으로 해당 법무사의 명의를 도용하여 '법무통'(등기알선 앱)에 가입한 후 10여 건의 이전등기사건을 수임 받아 불법으로 서면신청을 한 것이다. 법원이 이를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일부 등기가 교합된 상태였고, 일부는 여러 등기소에서 조사대기중이었다. 법원은 서둘러 조사대기중인 사건들을 각하했다. 현재 명의도용자는 고발되어 수사를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을 접한 대다수 법무사들은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다. 등기시장이 대량 덤핑판매를 내세운 등기브로커들의 포식지로 초토화된 지 오래고, 여기에 법률서비스의 전자상거래 추세가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이미 오래 전부터 이런 사고의 가능성을 예상하고

    김태영 법무사 (대한법무사협회 전문위원)
    법불아귀(法不阿貴)

    법불아귀(法不阿貴)

    법불아귀(法不阿貴)는 한비자의 법가사상을 가장 잘 요약한 문구로 평가된다. '법은 신분이 귀한 자에게 아부하지 않는다'는 이 말의 의미는 곧 법은 만인이 지켜야하며, 만인에 평등하게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비자는 다수의 군주가 몰락한 이유가 법을 따르지 않고 자신의 판단에 따라 행동했기 때문이라고 봤다. 다른 사람들을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게 하려면 권위가 필요한데, 권위는 군주가 법치를 엄격히 따르는 데에서 생긴다고 했다. 왕조시대에도 통용되는 금과옥조이니 오늘날과 같은 민주공화제 하에서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법불아귀의 정신이 지켜지지 않고 권력이 사유화되며, 법 준수 및 집행의 공정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민주공화제의 공정성과 공공성이 무너지게 되고 위정자들은 국민의 신뢰를 잃게 될 것이다. 이

    안식 변호사 (법무법인 한결 대표)
    잃어버린 지갑이 다시 돌아올 확률

    잃어버린 지갑이 다시 돌아올 확률

    만약 내가 사는 도시의 길거리에서 지갑을 잃어버린다면 과연 그 지갑은 다시 내게 돌아올까? 누구나 살아가면서 한번쯤 경험했을 지갑이나 휴대폰 분실, 그때 지갑이나 휴대폰이 다시 내게 온전히 돌아온다면 사람들은 안도와 함께 이 사회와 타인에 대한 깊은 신뢰를 가지게 될 것이다. 그런데, 과연 잃어버린 지갑이 다시 내게 돌아올 확률은 얼마나 될까? 리더스 다이제스트는 2013년에 전 세계 16개 도시에서 이 물음에 대한 실험을 진행한 바 있다. 12개의 지갑을 도시 곳곳에 떨어뜨려 놓고 그 상황을 확인한 결과, 핀란드 헬싱키에서는 11개가 되돌아왔고, 인도 뭄바이에서는 9개, 미국 뉴욕에서는 8개가 돌아왔다고 한다. 물론 단 1개의 지갑만 돌아온 도시도 있었다. 16개 도시 전체의 평균 회수율은 47%였다

    조종태 부장검사 (법무부 정책기획단장)
    세상 물정 모르는 판사?

    세상 물정 모르는 판사?

    몇 년 전에 플라톤의 국가론이란 책을 본 적이 있다. 국가론은 철인을 양성하는 교육과정을 제시하는 글이기는 하지만 '위정자의 생활' 편에 여담으로 의사와 법관에 대한 대화가 나온다. 플라톤은 '가장 재주가 뛰어난 의사란 어릴 적부터 의술을 배운 다음 자기 자신이 여러 가지 병에 걸린 경험이 있거나 선천적으로 약한 체질을 가진 자'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법관은 영혼으로 영혼을 지배하게 되므로 의사와는 다르다'고 전제하면서 '법관의 영혼이 젊은 시절부터 고약한 영혼들 속에서 그들과 접촉해서 부정을 범함으로써 신체적인 병의 경우처럼 타인의 부정을 자신에 비추어 추측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올바른 재판을 하려면 오히려 그의 영혼은 청년 시절부터 죄악을 경험하지 않고 불의에 물들지 않아야 한다. 훌륭한

    오용규 부장판사 (사법연수원 교수)
    사회공학적 해킹(Social Engineering Hacking)

    사회공학적 해킹(Social Engineering Hacking)

    해킹은 사용자 몰래 시스템에 침투하여 정보를 빼가는 기술을 말하는데, 이것은 방화벽과 백신을 설치하여 최신으로 유지하면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하다. 하지만 인터넷의 발달로 이메일, 인터넷 메신저, SNS 등을 통해 사람에게 접근하는 채널이 다각화됨에 따라 지인으로 가장하여 원하는 정보를 얻어내는 공격방법을 사용할 경우 방화벽과 백신이 제 역할을 할 수 없다. 이와 같이 시스템이 아닌 사람의 취약점을 공략하여 원하는 정보를 얻는 공격기법을 사회공학적 해킹이라 한다. 우리나라 전자등기시스템은 사회공학적 해킹에 대하여 어떤 방어책을 마련하고 있을까? 놀랍게도 아무런 안전장치가 없다. 부동산등기 전자신청은 오로지 공인인증서에 기반하고 있다. 공인인증서와 비밀번호만 확보하면, 놀랍게도 아무런 장애 없이 모든 등

    이상훈 법무사 (경기중앙회)
    소통이 아닌 대화로

    소통이 아닌 대화로

    조금 늦게 SNS 세계에 입문하였다. 페이스북만 있는 줄 알았더니 밴드, 트위터, 인스타그램… 끝없이 쏟아졌다. 그 중 유독 눈에 들어오는 말이 있었다. "우리 소통해요~" 처음 보는 낯선 이름들이 불쑥 나타나 저 댓글을 달고 사라졌다. SNS에서만이 아니다. 소통하자는 말은 유령처럼 무성한데, 정작 소통이 이뤄져야 할 곳들에는 침묵과 언쟁만 무성하다. 소통을 주장할수록 불통에 가깝게 되는 이 아이러니를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어쩌면 서로 잘 알기도 전에 소통으로 접근한다는 발상 자체가 소통을 더욱 불가능하게 하는 것은 아닐까. 국어사전에서 소통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1. 막히지 않고 통하다. 2. 오해가 없도록 뜻을 서로 통하게 한다.' 중요한 것은 막힘이 없도록, 오해

    황용환 변호사 (대한변협 사무총장)
    청탁금지법에 대처하는 법조인의 자세

    청탁금지법에 대처하는 법조인의 자세

    "백성이 제 나라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알아야 하지 않습니까?" "백성이 그걸 알아 무엇 하느냐. 그 지도를 외국에라도 팔면 나라의 운명은 어찌될지 생각해 보았느냐?"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의 대사 중 일부다. 대동여지도를 입수해 정보를 독점하려는 흥선대원군과 백성들에게 대동여지도를 나누어주어 실생활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려는 고산자의 생각이 부딪히는 부분이다. 지금이야 거의 모든 지도가 일반에 공개되어 공유되고 있지만, 불과 150년 전만 해도 지도를 공유한다는 것이 지배층의 생각이 아니었던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지도만 이런 과정을 거친 것이 아니다. 로마에서도 12표법이 시행되기 전까지 법률은 귀족의 전유물이었다. 시민들에게는 법률을 알리지 않고 귀족들이 독점함으로써 귀족들에게 유리

    양중진 부장검사(법무부 법질서 선진화과장)
    방 안의 코끼리

    방 안의 코끼리

    뱅갈로어 법관행동준칙(The Bangalore Principles of Judicial Conduct)을 읽어보았다. 최근 계속된 사건들로 복잡한 심경을 달래고 싶어서였다. 전 세계적으로 사법부에 대한 신뢰가 저하되고 있다는 위기의식 아래 UN의 후원으로 2002년 열린 대법원장 원탁회의에서 법관의 행동기준으로 독립(Independence), 공정(Impartiality), 청렴(Integrity), 적절한 행동(Propriety), 평등(Equality), 직무능력과 성실(Competence and Diligence) 6가지를 정했고, 2007년 상세한 주석까지 만들어졌다. 이 행동준칙은 법관에게 엄격하고 높은 수준의 규범을 준수하고 또 그러한 외관을 보여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법관은 동료 법관들

    신숙희 고법판사 (서울고법)
    소설을 읽지 않는 사회

    소설을 읽지 않는 사회

    얼마 전, 미뤄둔 집 정리를 했다. 사라진 줄만 알았던 책들이 한꺼번에 나왔다. 정음사, 삼중당 문고, 삼성문고집…. 문고판이 권당 몇 백원 남짓하던 시절이었다. 용돈을 아껴 한 권씩 사는 재미로 살았다. 애써 모은 책들은 안타깝게도 서울에서 유학을 하며 자취방을 옮겨 다닐 때마다 사라졌다. 그런데 그렇게 없어진 책들 중에서도 용케 살아남은 게 있었다. 셰익스피어와 톨스토이, 도스또옙스키. 책장을 넘겨보니 밑줄 치고 메모하며 읽던 흔적들이 빼곡했다. 아, 멀고도 가까운 세월이여! 돌이켜 보니 인생이 소설이고, 소설이 인생이다. 요즘 서점에는 자기계발서와 실용서가 넘쳐난다지만, 소설만큼 동서고금의 지혜를 담은 최고의 인생지침서도 없다. 당장 도스또옙스키만 떠올려 봐도 그렇다. '죄와 벌'에서

    황용환 변호사 (대한변협 사무총장)
    등기관의 대승적 협조를 바란다!

    등기관의 대승적 협조를 바란다!

    경기중앙지방법무사회는 지난 3~4일 이틀 동안 대한법무사협회의 신설된 회칙(법무사가 권리에 관한 부동산 등기신청의 위임을 받은 경우에는 위임인이 본인 또는 그 대리인임과 등기신청의 원인된 내용 및 등기의사를 직접 확인하여야 한다)에 대한 실천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방법무사회로는 처음으로 워크숍을 개최하였다. 워크숍은 시종일관 신설된 회칙을 실질적으로 실현하는 방안에 관하여 열띤 토론이 진행되었는데, 단일한 결론을 확정하지는 못하였으나 대체적으로 전자등기신청을 활성화시키면서도 등기의 진정성을 강화 내지는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법무사의 적극적인 역할이 중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회칙 준수의 분위기를 확산시키는 의미가 있었다. 전자등기신청 활성화를 위하여 다양한 대책이 논의되고 있으나, 언제나 해답은 기본에

    이상훈 법무사 (경기중앙회)
    아버지의 자리

    아버지의 자리

    가끔씩 어린 시절을 되돌아볼 때면 한 가지 의문이 들곤 한다. 기억 속에서 아버지가 차지하는 부분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소풍을 갈 때도, 운동회를 할 때도, 선생님과 상담을 할 때도, 몸이 아파 병원에 갈 때도 대부분의 역할은 어머니의 몫이었다. 추억의 대부분을 어머니의 모습이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것 같기도 하다. 아버지는 항상 가족을 부양하는데 지쳐 밤늦도록 야근을 하셨고, 어쩌다 조금 일찍 들어오시는 날에도 그다지 말씀이 없으셨다. 아마도 아버지는 아버지의 아버지로부터 이어온 아버지의 역할에 충실하셨을 것이다. 세월이 흘렀다. 내가 이젠 아버지가 되었다. 여전히 나도 다른 아버지처럼 아이들의 입학식이나 졸업식에 갈 기회를 좀처럼 만들지 못한다. 오죽했으면 성공하는 아이의

    양중진 부장검사(법무부 법질서 선진화과장)
    다이어트가 필요해

    다이어트가 필요해

    '이게 어떻게 뼈대(skeleton)입니까? 너무 살찐 것(fat stiff) 아닙니까?' 35쪽의 요약준비서면(skeleton argument)을 받아든 영국 판사의 말이다. 최근 영국 판사들은 점차 길어지는 요약준비서면의 문제점을 판결 이유에 기재한 후 일부 주장을 아예 판단대상에서 제외한 판결을 하기도 한다. 영국 법원뿐 아니라 미국 연방법원, 국제형사재판소, 유럽사법재판소 등 많은 법원들이 서면의 형식, 분량과 제출횟수를 사전에 정한 후 위반서면의 제출을 제한하고 있다. 신속한 재판과 사법자원의 효율적 배분 및 실질적 구술변론 보장을 위한 안전장치이다. 'The One Page Proposal(한 장의 기획서)'의 저자 패트릭 라일리는 마그나카르타, 미국독립선언서 등 영향력 있는 문서들이

    신숙희 고법판사 (서울고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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