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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이 서야 경제가 서고 나라가 선다

    법이 서야 경제가 서고 나라가 선다

    대한민국은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민주공화국이고 국민의 기본권은 헌법과 법률에 의해 보장된다. 헌법과 법률에 따라 공평하게 기회가 주어지고 정직하게 부를 축적할 수 있다면 각자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발휘하여 선의의 경쟁을 할 것이고 그 결과에 승복할 수 있을 것이다. 국가의 역할은 이와 같은 법치가 실질적으로 확립되고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아담 스미스가 그의 저서 '국부론'에서 강조한 '보이지 않는 손'은 '국가는 국민 각자가 건전한 경제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법치를 확립해야 한다'는 것도 포함한다. 법치의 확립은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는 규범적 가치이면서 경제적 효율성을 높여주는 사회자본이 된다. 예컨대, 절도, 강도, 사기, 공갈, 횡령, 배임, 내부자거래 등의 불법행위로

    조정욱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강호)
    청탁금지법 지키기

    청탁금지법 지키기

    청탁금지법, 이른바 김영란법은 흥행에 성공했다. 시행 한 달도 채 되지 않았는데 모두가 만남도, 식사도, 행사도, 선물도 자제했다. 들리는 바로는 모 검사 본인 결혼식장에 화환이 달랑 두 개만 놓여있었다고도 한다. 권력 가진 판·검사도, 로비에 익숙한 기업인들도, 덩달아 혹시라도 유탄을 맞을까 하는 일반인까지도 모두 청탁과 금품 주고받기를 참았다. 일단 시작은 좋았다. 청탁금지법에 문제가 없을 수 없다. 금지사항이 너무 많고 예외사항도 불명확하다며 불만이다. 처음에는 언론과 사립학교를 왜 넣었냐고 반발하더니, 법률 통과 후에는 국회의원 자기들만 쏙 뺐다며 국회를 몰아세웠고, 시행령 제정을 앞두고는 가지각색의 사례를 들고는 "권익위 스스로도 우왕좌왕"한다며 답변의 모호성을 비난했고, 종국에는 국감에서까지

    신봉기 교수 (경북대 로스쿨)
    울산대교 전망대에서

    울산대교 전망대에서

    울산으로 여행 오는 지인들에게 둘러볼 곳으로 대왕암공원, 간절곶, 반구대 암각화 등 '울산 12경'을 추천해 준다. 이 가운데 최근 선정된 곳이 '울산대교 전망대'이다. 울산대교는 울산 남구와 동구를 잇는 1800m의 현수교로서 2015년 6월 개통되었다. 전망대에 올라 보니 울산대교가 한눈에 들어오면서 우리나라 경제 발전의 초석이 된 석유화학 단지, 자동차 공장, 조선소가 그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우리나라 산업화의 역사를 한 눈에 내려다보고 있노라면, 왜 울산대교 전망대가 '울산 12경'에 이름을 올렸는지 쉽게 깨닫게 된다. 산업화의 상징과도 같은 울산은 그동안 가스 폭발이나 대형 화재 등 많은 사람의 생명을 앗아가는 좋지 않은 뉴스에도 자주 등장해 왔다. 위험 물질을 취급하고 중장비를 다루는 공

    김우현 부장판사 (울산지법)
    태풍 ‘차바’, 그 후

    태풍 ‘차바’, 그 후

    짧고 강력한 가을 태풍이 지나간 자리, 조간 신문에 실린 사진 한 장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태풍이 할퀴고 간 바닷가 백사장, 갈고리를 부여잡고 곳곳에 뒤엉킨 쓰레기를 끌어 모으는 외국인 여성과 옆에서 엄마를 돕는 어린 두 딸의 모습이 담겨 있다. 함께 하는 봉사단체도, 동원된 군인도, 공무원도 없다. 그저 엄마와 두 딸이 자신의 집 마당을 치우듯, 현재 살아가고 있는 지역 공동체를 위해, 타인을 위해, 그렇게 애써 쓰레기를 치우는 모습이다. 우선 의문이 들었다. 그들은 왜 자신의 조국도 아닌 낯선 이국 땅에서 지극히 이타적인 것으로 보이는 행동을 하는 것일까? 선진국에서 일컬어지는 성숙한 '시민의식'의 발로란 이런 경우를 말하는 것일까? 과연 그들 행동 저변에 깔린 의식의 '본질'과 '기원'은 무

    이정봉 부장검사 (강릉지청)
    재난에 대비할 때

    재난에 대비할 때

    지난 수십 년을 돌아볼 때 요즈음처럼 우리나라와 세계가 직면해 있는 상황이 예사롭지 않은 경우는 없는 것 같다. 2011년 3월 11일 일본에서 규모 9.0의 대지진으로 인해 대규모 쓰나미가 있었고 원자력발전소(이하 원전)가 손상되면서 대량의 방사성물질이 외부로 누출되었다. 이는 역사상 최악의 원전사고로 기록된 1986년 4월 26일 체르노빌 원전 사고의 약 1.8배에 해당한다고 한다. 지난달 12일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과 그 후에도 계속되고 있는 여진은 우리나라가 지진에서 안전한 지역이라는 믿음을 충분히 흔들어 놓았다. 경주에서 멀지 않은 월성과 고리에는 원전이 있다. 북한은 지난달 9일 5차 핵실험을 감행하는 동시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시험발사까지 성공하면서 핵을 둘러싼 주변강국과 심한 갈

    조정욱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강호)
    지진과 방폐장의 도시, 경주

    지진과 방폐장의 도시, 경주

    경주는 방폐장 도시다. 경주는 지진의 도시다. 경주는 지금도 여전히 천년고도 역사문화의 도시인가. 이제 경주는 방폐장과 지진이 먼저 생각나는 도시가 돼버렸다. 방폐장의 안전성이나 지진은 얘기하고 싶지 않다. 왜 경주가 이렇게 오명의 도시, 위기의 도시로 전락했는지를 되짚어보자는 것이다. 하지만 지진의 도시 경주는 내게 2003년의 부안군사태를 떠올리게 한다. 전국의 경찰 중 절반은 끌어모았을 법한 위도 사건은 거의 1년을 끌었다. 위도 방폐장 유치 입장이었던 부안군수가 멱살을 잡히고 수백명 군중에 의해 집단폭행을 당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주민들의 마음은 갈가리 찢어졌고 더 이상 부안군 방폐장 일은 없던 것이 됐다. 그 일은 모두에게 깊은 상흔만 남긴 채 기억 뒤편으로 사라졌다. 하지만 정부는 역시

    신봉기 교수 (경북대 로스쿨)
    치료명령제도

    치료명령제도

    묻지마범죄.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 특별한 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하고 범행 동기도 찾을 수 없이 불특정 대상을 상대로 저지르는 범죄를 뜻하며, 언론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는 말이다. 동기 없는 범죄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묻지마’라는 표현은 자칫 범행 이유를 정확히 밝히고 그에 대해 적절한 형사법적 대처를 하려는 노력을 차단할 우려가 있어 적합한 용어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묻지마범죄’가 아니라 단지 ‘무차별 대상 범죄’일 뿐이라는 것이다. 용어 사용에 논란이 있긴 하지만, 최근 ‘묻지마범죄’ 사례는 더욱 빈번해지고 그와 더불어 국민들의 불안감도 커져만 가고 있다. 형사재판을 하다 보면 대개 그런 범죄를 저지른 피고인은 정신분열, 양극성 인격 장애, 충동조절능력 저하 등 정신과적 질환을 가지고 있는

    김우현 부장판사 (울산지법)
    cui bono v. 묻지마

    cui bono v. 묻지마

    범죄에는 이유가 있다. 유력한 용의자에게 딱히 드러난 범죄의 동기가 없는 경우 수사는 난관에 봉착한다. 형사법정은 범죄행위를 추동하지 않는 이유를 낯설어 하므로, '동기 없음'은 곧잘 "합리적 의심없는 증명에 이르지 못하였다"는 판단으로 치환된다. 변론이 마땅히 '동기없음'을 주장하는 데 집중되는 이유이다. 범죄의 동기는 다양하다. 본능의 영역인 성적 욕망에서부터, 자본주의 시장질서의 꽃인 경제적 이득에 대한 욕구와 관계에서 오는 절망감의 표현인 타자에 대한 분노를 넘어, 사회전체에 대한 좌절과 부적응의 표현인 '묻지마'에 이르기까지, 아마도 그 사이 어디쯤엔가 놓여 있을 터이다. 'cui bono', 즉, "누구에게 이득인가?"라는 관점은 범죄의 동기와 관련된 오래되고 농익은 법언(法諺)이다.

    이정봉 부장검사 (강릉지청)
    탈북의사의 꿈 - 통일, 준비되었나

    탈북의사의 꿈 - 통일, 준비되었나

    얼마 전 건물 유리창을 청소하다가 추락해 숨진 의사 출신 북한이탈주민(새터민)의 사연을 보면서 내가 그와 같은 입장에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산부인과 의사였던 그가 탈북해 여기로 온 것은 아내의 병 치료와 가난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들이 한국땅을 밟을 때에는 새로운 삶에 대한 부푼 꿈과 희망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의사 자격을 바로 인정받지 못해 건물의 주차관리와 청소 업무를 했는데, 결국 익숙지 않은 위험한 일을 하다가 사고로 목숨을 잃게 되었다. 당시 월급은 140만원 정도였다고 한다. 만약 그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재교육을 받아 의사가 될 수 있었거나 꼭 의사가 아니더라도 정부, 공공기관, 연구소, 기타 관련 분야에서 일할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깊은 아쉬움이

    조정욱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강호)
    갈등사회

    갈등사회

    간절히 기도하는 한 사람에게 하나님이 물었다. "네 소원이 무엇이냐. 무슨 소원이든 반드시 들어주겠다." 그가 기뻐하며 "정말 꼭 들어주는 것이냐"고 하자 하나님이 답했다. "다만 조건이 하나 있다. 네가 얻는 것의 두 배를 다른 사람에게 주겠다." 그가 깊은 고민에 빠져 한동안 답변을 않고 있더니, "알겠습니다. 그러면 내 눈 하나를 멀게 해주십시오." 하나님이 놀라서 그 이유를 묻자 그가 답했다. "내가 싫어하는 저 자는 두 눈을 모두 잃게 되지 않겠습니까?" 얼마 전, 한 목사님으로부터 들은 얘기다. 인간의 탐욕은 도대체 어디까지이고 복수심의 끝은 어디일까. 그리고 법조인의 욕심과 복수감정은 어떠할까? 삶의 질을 생각한다면 법(法)은 그렇게 좋은 분야는 아니다. 경쟁이야 어디든 존재하지만,

    신봉기 교수 (경북대 로스쿨)
    호모 엠파티쿠스

    호모 엠파티쿠스

    저명한 미국의 문명비평가인 제러미 리프킨은 그의 저서 '공감의 시대'에서 인간을 '공감하는 종(種)'이라는 의미로 '호모 엠파티쿠스(Homo Empaticus)'라 이름 붙이고 인간의 공감 본성을 통해 인류 문명사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시하였다. 인간은 끊임없이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와 교섭을 넓히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공감 본성'이라는 것이다. 인간의 공감 본성은 신경의학자들의 실험을 통해서도 밝혀졌다. 인간 실험자가 땅콩을 집어 드는 순간, 원숭이는 자신이 이전에 직접 땅콩을 집어 들었을 때와 똑같이 특정 부위의 신경세포가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러한 신경세포를 '거울신경세포'라 이름 지었고, 그 덕분에 인간을 비롯한 몇몇 동물은 상대방의 생각이나 행동

    김우현 부장판사 (울산지법)
    바캉스와 법의 부재

    바캉스와 법의 부재

    바야흐로 휴가시즌, 바캉스의 계절이다. 생각만으로도 업무와 일상의 굴레를 떠나 푸른 바다가 펼쳐진 백사장을 거니는 자유로움이 연상되시는가? 그런데, 불어 'vacance'는 '무엇으로부터 자유'라는 뜻인 라틴어 'vacatio'로부터 유래되었으니, 말 뜻 자체에 '휴가는 자유'라는 등식이 내포되어 있는 셈이다. 'vacatio'로 표현되는 말 중에는 'vacatio legis'라는 캐논법상의 법률용어도 있다. 이는 '법으로부터 자유로운 상태' 즉, '법의 부재(absence of law)'라는 의미로, 법률 공포 후 시행 전의 법적 효력의 공백상태를 의미한다. 우리식으로 치자면 법률 시행 전 경과기간 정도에 해당될 것이다. 묘한 것은 '바캉스'와 '법의 부재'라는 표현이 각각 '무엇으로부터의

    이정봉 부장검사 (강릉지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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