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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요일언 리스트

    언론의 자유

    언론의 자유

    안녕하세요.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한편, 이 칼럼을 빌어 여러분을 뵈옵는 이 순간까지 제 마음은 편치 않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목요일언과 함께할 올해 연말까지 제 마음은 편치 않을 것 같습니다. 아무런 형식과 내용의 제한도 없는 글을 여러분께 내보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기고하기로 약속한 후 이미 늦어버린 시점에 깨달았습니다. 완전한 자유는 저에게 해방감이 아니라 그 어떤 보호 장치도 없이 벌판에 놓인 느낌으로 왔습니다.   자유가 없다고 느낄 때에는 자유를 갈구해 왔습니다. 그런데 제가 갈구해 온 자유는 완전한 자유가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조건과 제한 뒤에 몸을 둘 수 있어 편안했다는 것을 몰랐던 모양입니다.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는 편의적 자유를 희망

    박지연 고법판사 (서울고등법원)
    영국이란 나라

    영국이란 나라

    거의 30년만에 경제학원론을 볼 일이 있었다. 그동안 경제학이 많이 발전한 것 같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중상주의를 비판하고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을 중시했던 애덤 스미스, 20세기 대공황의 원인을 유효수요 부족으로 진단하고 재정정책 등 국가의 개입을 강조했던 케인즈가 경제학이라는 족보책의 시조와 파조로서 대접받고 있었다. 다만 그때는 알고도 지나친 부분이 있다면 이들이 모두 영국인이라는 사실이다. 영국은 의회주의의 나라였다. 의회가 국가권력의 최고중심이었다는 점에서 19세기 영국의 의회주의는 보통명사가 아닌 고유명사적 개념이라 할 수 있다. 당시 디즈레일리의 보수당, 글래드스턴의 자유당이 번갈아 집권하며 팍스-브리타니카 시대를 열었는데, 초선의원 시절 글래드스턴이 아편전쟁을 반대하면서 한 의회에서의

    박근수 법무사 (서울중앙회)
    관심과 예의 사이

    관심과 예의 사이

    사회생활 초년차 시절 처음 만나는 선배들, 어르신들에게 거의 항상 듣게 되는 질문이 있었다. 나이가 몇이냐, 집은 어디냐, 형제는 몇이냐, 애인은 있느냐, 결혼은 했느냐, 아이는 몇이냐, 남편은 무엇을 하는 사람이냐 등등. 당시에는 이런 호구조사식 질문이 첫 만남에 묻기에는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가 아닌지, 질문을 듣는 사람의 본질과 크게 관계없는 것이 아닌지 하여, 겉으로 대놓고 불만을 표시하지는 못하였지만 마음 속으로 조금 불평하기도 했다.   시간이 흘러 이제 신입, 후배들을 받고 인턴까지 마주하게 된 지금, 막상 친하지 않은 사람과 앉아서 대화를 시작하려니 창의적인 질문이나 화젯거리가 떠오르지를 않고, 결국은 호구조사식 질문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대화를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김미연 변호사 (법무법인 바른)
    고독과 공감(上)

    고독과 공감(上)

    고독과 공감에 관한 네 가지 경험이 뒤섞인 특이한 하루였다.   그날 오전, 콜롬비아 출신 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을 읽고 있었다. 마지막 50페이지가 남아 있었다. 마꼰도 마을을 개척한 부엔디나 가문 6세대의 백년에 걸친 삶과 외로움에 관한 이야기다.    만연체에다 한 문장에서도 과거∼현재∼미래가 오가고, 현실∼비현실을 넘나드는 독특한 어법이라 ‘읽어 내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우리 시대 100인의 지식인이 가장 많이 추천한 소설이라는 기사를 2주간 떠올리며 인내했다.    읽을 때는 힘든데 기억에 남는 책이 이런 책인가 했다. 고립되어 평화롭던 마꼰도 마을이 보수파와 자유파의 내전으로 파괴된다. 내전 후

    권상대 부장검사 (제주지검)
    미국 금융규제의 향방

    미국 금융규제의 향방

    최근 10여년간 미국 금융규제로 인해서 미국 국내 및 외국 금융기관들이 미국정부에 어마어마한 금액의 과징금을 납부하였다. 이들 외국계 금융기관들은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선진 금융국의 금융기관들을 포함한다. 올해 들어서만도 영국 및 이태리 금융기관들이 각각 10억 달러 이상의 제재 대상이 되었다.   미국 금융규제를 집행하는 정부당국은 그 부처도 다양하다. 연방법무부, 재무부산하의 외국자산관리국(Office of Foreign Assets Control), 연방준비은행 및 각 주의 금융당국 등이다. 또한 검찰 조직으로는 연방법무부 외에도 연방뉴욕검찰청, 뉴욕주 검찰청 및 맨해튼 검찰청 등 여러 조직이 관여하고 있다. 주 별 금융당국 중에서는 뉴욕주 금융감독원(New York Departme

    김병수 외국법자문사 (쉐퍼드 멀린 서울사무소 대표)
    완벽한 타인(他人)

    완벽한 타인(他人)

    변호사, 의사, 사업가 등으로 성공한 40년 지기 친구 네 명이 부부동반으로 집들이 식탁에 둘러앉았다. 화기애애한 식사가 계속되던 중 한 부인이 게임을 제안한다. 각자의 핸드폰을 식탁 위에 올려놓고 식사가 끝날 때까지 전화, 카톡과 문자, 이메일 등 핸드폰으로 오는 모든 내용을 공유하자는 것이다. 남자들이 선뜻 응하지는 않았지만 결국 게임은 시작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에 대한 본심, 추악한 욕망, 자녀와의 갈등, 친구 배우자와의 부정, 동성연애에 이르기까지 감추고 싶었던 비밀들이 하나둘 드러난다. 요즈음 이혼사건에서 배우자의 부정에 대한 증거로 자주 등장하는 자동차 블랙박스처럼, 열리지 말았어야 할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것이다. 인간관계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너무나 잘 안다고

    김성우 변호사 (법무법인 율촌)
    변화와 성장, 그리고 행복

    변화와 성장, 그리고 행복

    인생에는 끝이 없다. 고시공부를 하던 시절에는 시험만 합격하면 세상이 모두 내 것 같을 거라 느꼈지만, 막상 시험에 붙고 보니 혹독한 연수원 과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연수원을 무사히 수료하고 좋은 직장을 갖게 되면 인생에 더 이상의 고난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입사를 하고 보니 온통 모르는 것 투성이인 난제를 풀기 위해 새벽 별을 벗삼는 일상이 반복된다. 이쯤되면 인생의 고난은 형태를 바꿔서 언제든 찾아온다는 진리를 깨달을 법도 한데, 어떻게든 이 시기를 이겨내면 행복한 나날이 올 거라고 순진한 희망을 매번 갖게 된다.   하지만 그런 힘든 상황 속에서 스스로 불행하다고 느꼈던 것은 아니었다. 스스로 열정적으로 살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었고 그렇게 해서 얻어진 성취에 충분히 기뻐하기

    설지혜 변호사 (법무법인 화우)
    회식의 기술

    회식의 기술

    직장 생활에서 회식 문화를 빼놓을 수 있을까 싶다. 종종 성희롱 같은 불미스러운 사고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직장인들은 업무 스트레스 해소나 소통 등을 위한 회식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하는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식적인 자리배치를 하지 않으면 십중팔구 상석에서 멀리 떨어진 자리부터 채워지고, 얄궂게 텅 빈 상급자 옆 자리로 서로 사람들을 보내기 바쁜 것이 회식의 단면이다. 어떤 설문조사에 의하면 회식에서 가장 선호되는 자리는 고기 잘 굽는 동료 옆자리이고, 그 반대가 상급자 옆자리이다. 일반적인 음주 회식에서는 밤 9시경이 되면 소위 ‘주류’만 신나게 술잔을 돌리고 ‘비주류’는 슬그머니 자리를 뜬다.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대체로 특별한 고민 없이 상급자 중심으로, 또는 ‘회식하면

    박영진 과장 (법무연수원 대외연수과)
    외국법자문사들의 공익활동

    외국법자문사들의 공익활동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외국법자문사는 현재 170여명가량이다. 이들은 한국에 진출한 외국법자문법률사무소를 통해서 자격등록을 하였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로펌들은 2014년에 외국법자문법률사무소협회(Foreign Law Firm Association)를 설립하였고, 그 산하에 공익활동위원회(CSR Committee)를 만들었다. 원래의 취지는 변호사로서의 역할을 적극 활용한 공익활동의 추진이었다. 하지만, 한국법 자문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외국변호사가 변호사로서의 공익활동을 국내에서 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그동안에는 국내 공익단체에서 외국법에 대한 리서치, 또는 판례 등의 조사, 이에 대한 의견서 작성 등 간접적인 지원을 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물론 각 외국로펌 개별적인 차원에서

    김병수 외국법자문사 (쉐퍼드 멀린 서울사무소대표)
    핵인싸

    핵인싸

    학생과 젊은이를 중심으로 유행하는 신조어 중에 '인싸', '아싸'라는 말이 있다. '인싸'는 '인사이더(insider)'를 줄인 말로 어떤 무리나 모임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인기 있으며 유행을 선도하는 사람을 말하고, '아웃사이더(outsider)'를 의미하는 '아싸'는 무리나 조직에서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존재감 없이 겉도는 사람을 부르는 말이다. 한편 '핵'은 '정말', '매우', '진짜'라는 의미를 강조할 때 쓰이는 접두사로서, '핵꿀잼', '핵좋다', '핵짜증'과 같이 긍정적 또는 부정적인 용법으로 쓰인다. 결국 '핵인싸'는 '그 무리에서 가장 중요하고 영향력 있는 사람들'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신학기가 되면 아이들은 바뀐 학급이나

    김성우 변호사 (법무법인 율촌)
    무례한 사람 상대하기

    무례한 사람 상대하기

    나이가 들고 연차가 높아지고,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의 직급이 올라가는 것은 즐거운 일만은 아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점점 더 이해관계가 대립하는 상황 속에 놓여지는 경우가 잦다는 게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 특히 변호사들은 의뢰인과의 관계에서도 더 크고 중요한 사건을 맡을 가능성이 높고, 그런 만큼 예민함의 정도 또한 높아지기 때문에 긴장을 늦추기 어려운 순간들이 지속되곤 한다. 물론 예민한 상황에서 언제나 그러한 일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상황에서 자신의 이해관계를 먼저 생각하다 보면 상대방에게 무례를 범하는 일도 자주 생기게 된다. 상식 밖의 무례한 행동을 마주했을 때, 어떻게 하면 내 자신을 보호하고 잘 대처할 수 있을지에 대해 몇 주간 생각하다 글로 옮겨 본다. 예전에는

    설지혜 변호사 (법무법인 화우)
    지속가능한 검찰 개혁

    지속가능한 검찰 개혁

    최근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 사회 발전의 필수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지속가능한 발전이란 ‘미래의 필요충족 능력을 해치지 않으면서 현재의 필요를 충족하는 발전’을 의미한다. 한편, 얼마 전에는 검·경 수사권 조정안, 공수처 설치와 같은 검찰 개혁 법안이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르면서 갑론을박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현재 제시된 검찰 개혁 방안은 지속가능한 것일까.  검찰 개혁 이슈가 우리 사회에서 지속가능한 발전 방안으로 기능하려면 헌법상 국민의 기본권 보호와 같은 보편적 가치를 달성할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이는 검찰의 권한을 줄이더라도 최소한 미래에 국민이 향유할 수 있는 기본권을 약화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검찰의 권한을

    박영진 과장 (법무연수원 대외연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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