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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자이야기] 무치(無恥)

    무치(無恥)

    무치(無恥)는 부끄러할 줄을 모른다는 뜻입니다. 치(恥) 자는 부끄러워하다의 뜻인데 귀 이(耳)와 마음 심(心)이 합한 글자입니다. 마음에 부끄러움이 생기면 귀부터 빨갛게 된다고 합니다. 무치지치(無恥之恥)는 부끄러워 할 줄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한다는 말입니다. 사실 사람의 한 살이에 한 점 부끄러움이 없이 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지난 연말 이야기입니다. 딸 아이가 침샘 부근에 이상이 있다는 검진 결과가 나왔습니다. 침샘은 이비인후과와 치과 영역의 중간 부위라 어느 분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하는지 애매했습니다. 더구나 안면 부위에 대한 수술이 요청된다는 전문의의 의견이고 보니 가족들은 매우 긴장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다 수술 날짜가 매우 촉박하여 다소 조정을 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

    김경수 중앙대 명예교수
    [한자이야기] 허종(許琮)

    허종(許琮)

    허종(許琮)은 조선조 성종 때 영의정을 지낸 분입니다. 기백이 강하고 도량이 넓었던 분으로 전해옵니다. 그가 과거에 급제하기 전입니다. 여러 벗들과 함께 산 속에서 과거 준비 차 글을 읽던 시절이었습니다. 이로 보면 요즈음의 각종 고시 준비생들이 산수가 좋은 곳을 찾아 공부하는 것도 그 유래가 오래임을 알 수 있습니다. 어느날 밤 이들이 묵던 절방에 도둑이 들어 옷과 신발을 몽땅 훔쳐 가 버렸습니다. 도둑맞은 사람들은 모두 수군거리며 외출할 방법이 없음을 한탄하고 있는데, 유독 허종은 태연히 붓을 가져다가 벽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이미 옷을 가졌으면 신발은 두고 갈 일이지, 옷도 가져가고 신발마저 훔쳐 가 버렸으니, 이는 도(盜)선생의 의리에 어긋나는 일이다." 이를 보면 그는 그 나이에

    김경수 중앙대 명예교수
    [한자이야기] 구덕(九德)

    구덕(九德)

    구덕(九德)은 아홉 가지의 덕스러움을 말합니다. 서경(書經) 권2의 고요모(皐陶謨)에 나오는 말입니다. 고요(皐陶)는 순(舜)임금을 말합니다. 군자(君子)에게는 아홉 가지 덕목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음 임금을 두고 한 말입니다. 이미 3000년 전에 이런 덕목을 논했으니 선각자들의 정신 세계가 대단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들의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들도 이 아홉 가지의 내면적인 덕을 지녔으면 하는 바람이 듭니다. 그래야 어려운 현실 문제도 잘 해결하고, 뛰어난 리더십도 발휘할 수 있을 듯해서 하는 말입니다. 아홉 가지 모두가 나의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 길러야 할 항목입니다. 관이율(寬而栗), 유이립(柔而立), 원이공(愿而恭), 란이경(亂而敬), 요이의(擾而毅), 직이온

    김경수 중앙대 명예교수
    [한자이야기] 상생(相生)

    상생(相生)

    여러 해 전의 일입니다. 급한 일로 차를 몰고 있었습니다. 무심코 가는데 갑자기 쾅하는 것이었습니다. 정신을 다잡아 보니 내 차가 앞차의 꽁무니를 받은 것입니다. 제법 충격이 온 것을 보면 받은 강도가 셌던 모양입니다. 자세히 보니 영업용 택시였습니다. 그리고 앞차의 꽁무니에 내 범퍼의 모습이 선연히 찍혔습니다. 순간 걱정이 앞섰습니다. 어떻게 보상을 해야 빨리 그리고 원만히 할 수 있을까. 그 기사님은 한 오십 될까말까한 분이었습니다. 뒤로 와서 자기 차의 손상 부위를 보더니 나를 향하여 미소를 지으며 "됐습니다. 가시지요."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별일 아니라는 듯이 도로 앞으로 걸어 갔습니다. 잔뜩 긴장했던 나는 연신 미안하다고 하고 내 차에 오르려던 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자기 차로 가던

    김경수 중앙대 명예교수
    [한자이야기] 연좌(連坐)

    연좌(連坐)

    연좌(連坐)는 글자 그대로 '이어 나란히 앉는다'는 뜻입니다. 연(連)은 수레(車)가 나란히 움직이는 모습이고, 좌(坐)는 흙(土) 위에 두 사람이 나란히 앉은 모양입니다. 같은 자리에서 수레를 함께 타고 나란히 간다는 것은 그 책임도 공유한다는 무언의 약속이 있습니다. 음주 운전을 하는 사람과 같이 차를 타고 가면 동승한 사람도 음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이처럼 어떤 사람의 잘못에 대하여 함께 책임지는 것이 연좌죄(連坐罪)입니다. 부모나 형제의 범법에 함께 연루되도록 한 것도 바로 연좌죄입니다. 이 제도는 진(秦)나라 효공 때 만들어졌습니다. 당시의 진은 서쪽 변방의 오랑캐로 취급되어 중앙 주요국들의 회맹에도 참석하지 못하는 설움을 받는 처지였습니다. 이 때 위(衛)나라 상앙()이 진나라에 들

    김경수 중앙대 명예교수
    [한자이야기] 사찰(査察)

    사찰(査察)

    사찰(査察)은 조사하여 살핀다는 뜻입니다. 사(査)는 조사하다의 뜻으로 나무 목(木)에 차(且)가 합한 형태입니다. 이 차(且)가 나무 밑둥의 나이테를 상형한 것인데, 나무의 나이가 얼마인지 나이테를 통해 알아 보는 데서 조사하다라는 뜻이 나왔습니다. 찰(察)은 살피다의 뜻입니다. 그래서 사찰(査察)은 조사하여 살피다로 풀이됩니다. 그런데 이 사찰(査察)이 요즈음 정치권에 크게 회자되고 있습니다. 권력 상층부에서 특정인들을 오랫 동안 비밀 사찰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내용을 은폐하려 했다는 것입니다. 선거철이라 상대방의 공격에 이처럼 요긴한 자료도 없을 듯하긴 합니다. 그러나 국민 모두가 짐작하는 내용을 가지고 지나치게 흥분들 하고 있습니다. 이미 지난 일들을 가지고 국민들만 혼란하게 하는 측면도

    김경수 중앙대 명예교수
    [한자이야기] 파경(破鏡)

    파경(破鏡)

    파경(破鏡)은 부부가 서로 헤어지는 것을 말합니다. 거울이 깨져 갈라지듯이 나뉘는 것을 말합니다. 한번 깨진 거울은 원상으로 복구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부부의 인연을 끊고 남남이 되는 것은 커다란 고통입니다. 파(破)는 돌이 갈라지듯 깨지는 것을 말하고 경(鏡)은 사물을 비추어 보는 거울이라는 뜻입니다. 요즈음 이 고통스러운 일들이 너무 빈번히 법원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파경(破鏡)이라는 말은 헤어짐이 아니라 만남을 기약하는 신표(信標)에서 나온 말입니다. 거울을 깨뜨려 반쪽씩 가지고 있다가 오랜 세월 뒤에 이를 맞추어 확인한 뒤에 재결합의 징표로 삼은 것이 파경입니다. 고구려 주몽과 그 아들 유리의 결합처럼 말입니다. 중국 설화집 태평광기에 진(陳)나라 서덕언과 그 부인 악

    김경수 중앙대 명예교수
    [한자이야기] 서자(庶子)

    서자(庶子)

    로스쿨 졸업생들을 서자(庶子)로 일컬은 기사가 인터넷에 떴습니다. 사법연수생이 적자(嫡子)라면 로스쿨생은 서자라는 말인 듯합니다. 국가의 인재양성제도가 바뀌어 로스쿨에 들어간 사람들의 처지에서 보면 억울한 것이 분명합니다. 기사 내용을 보면 숫자가 많고, 교육 내용이 부실하고, 자질에 문제가 있어서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취업 현장에서도 크게 환영받지 못한다고도 합니다. 거기다가 지방 소재 대학 출신들은 더 홀대받는 것이 현실입니다. 또 취업을 하더라도 인턴 제도를 선호하며, 대기업이나 국가 기관에는 응모할 기회조차 제한적이라 하니 딱한 일입니다. 실제로 준비가 부족한 사람도 있는지 서류 작성이나 법률 용어를 혼동하는 경우도 있어 앞으로의 법조 현실이 염려가 된다는 걱정들이 여기저기서 들리기도 합니다.

    김경수 중앙대 명예교수
    [한자이야기] 고소(告訴)

    고소(告訴)

    최근 들어 고소가 유달리 많아졌습니다. 서로 타협하고 양보하면 좋을 터인데 말입니다. 모두가 이해 관계 때문인가 합니다. 사람 관계를 이해로 계산하면 삭막해지기 마련입니다. 부자 간에도 이해 관계로 따지기 시작하면 인륜에 벗어나는 일이 생기기 쉽습니다. 어느 시골 마을에서도 개발 때문에 지가가 올라 형제간에 고소건이 생겼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러니 고소는 이해와 직결된 문제입니다. 법적인 해석으로 고소는 피해자가 수사기관에 범죄사실을 신고하여 범인의 소추를 구하는 의사표시입니다. 그러니까 범죄 사실이 있고 피해자가 있고 수사기관이 있어야 고소가 이루어집니다. 그러고 보면 가족 관계나 가까은 사이에서는 생길 수 없는 일일 것 같은데 그렇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하기야 고소란 피해자가 직접 가해를 당한

    김경수 중앙대 명예교수
    [한자이야기] 선거(選擧)

    선거(選擧)

    선거(選擧)철입니다. 총선이라 하여 나라의 대표를 전국적으로 뽑는 일입니다. 이들이 앞으로 4년 간 지역과 나라를 위해 봉사할 사람들입니다. 이들을 각 가정에서 가장(家長)과 견줄 수 있을 듯합니다. 가장이 중요하듯이 나라나 지역의 대표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가장은 우선 가정을 잘 다스려야 합니다. 부모를 잘 받들어 모시고 자녀들을 잘 거느려야 합니다. 그리고 이웃과 사회와의 관계도 잘 맺어야 합니다. 관계를 잘 맺으려면 평소에 덕스러워야 하고, 일 처리에 견문이 넓고 합리적이어야 합니다. 이런 사람이 가정을 이끌어야 집안이 형통하듯이 나라의 대표도 이런 사람이 뽑혀야 합니다. 사람을 평가할 때 우리는 그가 걸어 온 길을 살펴 봅니다. 그의 경력을 보면 대강 그 사람됨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의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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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자이야기] 후보(候補)

    후보(候補)

    후보(候補)는 일정한 자격을 갖춘 사람으로서 스스로 뽑히기를 바라서 나선 사람을 말합니다. 물론 선거 때의 얘기입니다. 우선 자격을 갖추어야 하니, 자격을 갖추는 과정이 쉽지 않습니다. 특정한 분야의 전문성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전문성은 하루 10시간씩 1000일을 투자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 뒤에 남 앞에 스스로 나설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후보가 될 수 있습니다. 그 용기는 리더쉽을 말합니다. 봉사정신이 있어야 합니다. 봉사정신과 리더쉽의 핵심은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심리학자들은 말합니다. 후보가 되었다고 해서 목적을 이룬 것은 아닙니다. 그 때부터 사람들로부터 선택을 받아야 합니다. 이 모두가 하나의 통과의례입니다. 따지고 보면 참으로 좁은 길입니다. 지금 우리는 총선을 치루며 후보들 간의 치열

    김경수 중앙대 명예교수
    [한자이야기] 조병(操柄)

    조병(操柄)

    조병(操柄)은 칼잡이를 말합니다. 아직 사전에 오르지는 않았으나 권력이나 힘을 가진 사람을 칼자루를 잡았다고 합니다. 잡을 조(操) 자루 병(柄)입니다. 도축(屠畜)을 잘 하는 사람으로 도우탄(屠牛坦)이 있었습니다. 그는 하루아침에 열두 마리의 소를 도축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소 한 마리를 잡으려면 서너 명이 몇 시간에 걸쳐 작업을 해야 합니다. 그런 어려운 일을 혼자서 하루 아침에 열두 마리를 잡으니 그 능력이 놀랍습니다. 그는 소를 보기만 하면 이미 모든 부위가 해체되어 보인다는 것입니다. 다리는 다리대로, 등심은 등심대로, 갈비는 갈비대로 말입니다. 그러면 그 결에 따라 칼질만 하면 순식간에 소 한 마리가 해체되는 것입니다. 칼 솜씨가 날래고 익숙하여 칼끝이 뼈에 부딪는 법이 없다고 합니다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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