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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론 형성과 조작의 모호한 경계선

    여론 형성과 조작의 모호한 경계선

    온라인 댓글로 나라가 시끄럽다. 국가기관의 댓글공작이 적폐청산 대상이더니 이제는 민간인 기사댓글이 논란거리다. 진보와 보수로 갈라진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벌어지는 여론전은 시민 정치의 일상이 된 지 오래다. 그러나 뉴미디어로 확장된 시민의 정치참여가 여론 조작의 중대한 혐의에 직면하게 되었다. 댓글 부풀리기가 여론 조작이냐 정치적 표현의 자유냐를 놓고 공론이 벌어지고 있다. 다양한 생각과 의견, 관점이 유통되는 사상의 자유 시장에서 댓글이 여론 형성과 여론 추이에 영향을 끼치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생각에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정치적 의사표현을 국가기관의 조직적 개입이나 매크로 등을 부정하게 사용하는 댓글 부풀리기와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과 지지층이나 팬들의 자발적 댓글활동이라도 이를

    하태훈 교수 (고려대 로스쿨)
    형벌의 목적

    형벌의 목적

    최근 범죄에 대한 엄벌론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받고 있는 듯하다. 엄벌을 통하여만 정의롭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입장에서는 구체적 사정을 고려해 선처를 주장하는 것은 뭔가 정의롭지 못하다고 생각될 수 있을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형벌이 응보를 통한 정의 구현을 넘어 실제로 범죄방지에도 효과가 있다고 보는 ‘제어효과가설(deterrence hypothesis)’이다. 그러나 미국 경제학자 에를리히(Isaac Ehrlich)가 통계기법을 활용하여 이 가설을 검증한 결과는 다른 결론을 제시한다. 범죄자가 검거되어 유죄판결을 받을 확률이 높아짐에 따라 범죄 발생률은 명백히 줄어드는 반면, 처벌을 강하게 하여도 범죄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명백한 자료는 발견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이인석 고법판사 (대전고법)
    폭주하는 사건 관련 논의를 바라보면서

    폭주하는 사건 관련 논의를 바라보면서

    현재 대법원에 접수되는 상고심 사건은 연간 4만 건을 넘어 대법관 1명이 매년 3000건 이상의 사건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며, 폭증하는 사건으로 대법원은 몸살을 앓고 있고 특히 최고법원으로서의 정책법원 기능은 사실상 마비된 상황이라는 이야기가 나온 지 오래다. 그동안 상고심 제도 개선을 위해 고법상고부 신설, 상고법원 도입 등 각종 방안이 제시됐지만 모두 좌초되었으며, '상고허가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지속적으로 기사화되고 있다. 비단 상고심만의 문제가 아니다. 상고사건이 폭주한다는 것은 그 못지않게 많은 항소사건 등 불복사건이 폭주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할 것이다. "외국은 1심에서 상고심까지 사건 수가 점점 줄어드는 피라미드형인데 우리나라는 상소비율이 상대적으로 너무 높아 1심

    이천교 법무사 (경기북부회)
    사법제도의 운영과 법령체계

    사법제도의 운영과 법령체계

    소송절차에 관한 한 대법원은 법률에 저촉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규칙을 제정할 수 있음은 헌법(제108조)이 선언하고 있는 바와 같다. 법률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말과 법률의 범위 내라는 말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그러나 법률에 저촉되는지 여부는 법률의 입법취지와 규정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해석할 일이므로 단순히 법률상 명문에 반하지 않는다고 하여 법률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보는 견해는 결코 설득력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예컨대 민사집행절차에서 항고법원 등의 재판에 관한 재항고의 사유 및 절차에 관하여 민사집행법에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고 하여 민사집행규칙(제14조의2)을 신설하여 규정하고 있다. 형사소송절차에서도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이 그 대상사건을 합의사건으로 하고 있는데,

    김홍엽 변호사 (법무법인 충정)
    경청과 배려

    경청과 배려

    법조인들은 대체로 남의 말을 많이 들어 주어야 하는 직업이다. 판사는 법정에서 검사와 변호인, 피고인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들어야 하고, 민사분쟁의 원고와 피고로부터 정리되지 않은 주장을 참을성 있게 들어야 한다. 검사 역시 수사과정에서 사건 관계자들로부터 끈기있게 들어야 무엇이 사실인지 제대로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변호사도 마찬가지다. 의뢰인으로부터 가급적 많은 이야기를 들어야 변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그런데 남의 말을 듣는 것은 쉽지 않다. 경청, 즉 귀 기울여 듣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나이가 들면 내 이야기만 많아지고 남의 말을 잘 듣지 않게 된다. 그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나이가 들면 세상살이 경험에서 나오는 '오만'때문이 아닌가 생

    이상철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행복지수 갉아먹는 부패지수

    행복지수 갉아먹는 부패지수

    57위를 차지한 것조차 과분할 정도다. 행복지수 얘기다. 유엔의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일인당 소득, 사회적 지원, 건강수명 기대치, 인생 선택의 자유도, 관용, 정부와 기업의 투명성(부패) 등을 지표로 조사 발표한 ‘2018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156개국 중 57번째다. 소득은 곧 3만 달러를 넘어설 것 같지만 행복은 GDP 순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경제적 수준이나 물질적 여건은 좋아지는데 삶의 질과 만족도는 이에 반비례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휴식 없는 장시간 노동으로 일과 삶의 균형은 깨지고 ‘워라벨(Work-life Balance)’과 일·가정 양립은 요원하다. 일자리와 주거도 불안정하다. 젊은 세대는 내 집 장만을 삶의 목표에서 지운 지 오래

    하태훈 교수 (고려대 로스쿨)
    헌법의 약속

    헌법의 약속

    우리나라에서 HIV 감염인이자 동성애자가 대법관 후보로 임명제청 된다면 어떻게 될까? 어쩌면 최고법원 법관의 자격에 대한 격론이 일어나고 국회 청문회를 아예 통과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남아프리카공화국에는 그런 최고법원 판사가 있다. 1994년 12월 넬슨 만델라 대통령은 HIV 감염인이자 커밍아웃한 동성애자인 에드윈 캐머런(Edwin Cameron)을 고등법원 판사로 임명했다. 그는 2009년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 헌법재판소의 재판관으로 재직하면서, 판결을 통해 법치주의를 확립하고 소수자를 보호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헌법은 기본 구조상 가난하고 취약한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라고 요구하며, 사회경제적 권력이 없는 약자와 소수자를 보호하라고 명한다. 이는 옳고 꼭 필요한 일이다. 그렇지 않고는

    이인석 고법판사 (대전고법)
    법무사 보수기준 폐지를 촉구하며

    법무사 보수기준 폐지를 촉구하며

    오래전인 1999년 1월 6일 변호사, 관세사, 세무사, 공인회계사, 행정사, 변리사, 공인노무사, 수의사, 건축사 등 9개 전문자격사의 보수기준이 폐지됐다. 법무사의 경우는 2004년 재정경제부와 공정거래위원회가 법무사 보수기준에 대해 '담합 소지가 있는 규제'로 규정해 그 폐지를 요구한 바 있다. 벌써 14년여 전의 일이다. 이렇듯 서비스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규제개혁 방안의 하나로 법무사 보수기준제를 폐지해 달라는 것은 오래전부터 정부의 요청이기도 하며, 한국의 법무사와 같은 제도를 두고 있는 일본에서도 이미 오래전에 법무사(사법서사)의 보수기준제가 없어진 상황이다. 대한법무사협회는 오랫동안 논의를 거쳐 지난 2017년, 일단 등기업무는 기존과 같은 보수기준을 두는 대신 송무 등 나머지 업무에 대

    이천교 법무사 (경기북부회)
    정책실명제

    정책실명제

    자랑스러운 것도, 부끄러운 것도 다 역사다. 그 평가는 동시대 사람들도 하지만, 후세의 평가가 좀 더 객관적이고 공정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 역사든 세계사든 기록은 새로운 시대에 다시 부활하여 되새겨진다. 기록해 두지 않으면 기억되지 못하고 망각되기 쉽다. 어떤 정책에 관한 기록은 그 업무담당자에게 책임성과 전문성을 요구하고 증진시킨다. 현재의 기록은 미래의 이정표가 된다. 뿌리 없는 나무가 없듯이 개인이든 사회든 국가든 어떤 공동체든 그 역사는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중복된 업무추진으로 인한 불필요한 인력·예산·시간 낭비를 줄이고, 그 부작용과 문제점을 최소화하며, 시행과정에서 얻은 노하우를 업그레이드의 기초로 삼을 수 있고, 역사의 심판을 통해 공과를 분명히 해 후세들에게 지침을 준다. 과

    이건리 변호사 (법무법인 동인)
    전속고발권의 폐지

    전속고발권의 폐지

    특정 국가기관이 고발해야만 사실상 수사가 진행되고 재판에 회부할 수 있도록 하는 전속고발제도는 행정제재를 우선하고 형벌을 최후 수단으로 하고자 하는 정책적 결단이다. 그런데 전속고발권을 자의적이거나 소극적으로 행사한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고, 특히 대기업과 재벌에 친화적인 고발권의 소극적인 행사로 경쟁기업이나 소비자의 헌법상 귄리인 재판절차진술권, 소비자기본권, 행복추구권 등이 침해되고, 법 앞의 평등 정신에 위배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그결과 전속고발권의 남용이나 고발권 불행사로 법령집행의 형평성, 실효성에 의혹이 제기됨은 물론이고 고발기준을 공정하게 규정하고 고발권이 투명하고 적정하게 집행되어야 한다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한 실정이다. 일부 국가기관에 고발요청권을

    이건리 변호사 (법무법인 동인)
    국민과 함께하는 사법개혁

    국민과 함께하는 사법개혁

    3월 16일 대법원의 ‘국민과 함께하는 사법발전위원회’가 출범하였다. 이 위원회는 새 대법원장의 4대 사법개혁과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심의하여 그 결과를 대법원장에게 건의한다. 6개월 내의 범위에서 연장이 가능하기는 하나 원칙적으로 연말까지로 활동기간이 정해져 있어 여간 짜임새 있게 부지런히 활동하지 않고서는 소기의 성과를 내기 어렵다. 위원회 산하에 전문위원들로 구성되는 2개의 연구반을 두어 주어진 개혁과제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게 한 뒤 위원회에서 그 결과를 심층적으로 논의하여 효과적인 개혁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고 있다. 사법개혁의 드라이브는 이전에도 여러 차례가 있었다. 김영삼 대통령 시절인 1993년 대법원장 산하기구인 사법제도발전위원회, 1995년 국무총리 소속의 세계화추진위원회(세추위

    김홍엽 변호사 (법무법인 충정)
    심불기각, 또 하나의 전관예우?

    심불기각, 또 하나의 전관예우?

    대법원 상고사건이 연간 4만건을 넘어섰다고 한다. 대법관 1인당 연간 3000여건 이상을 처리하여야 하니, 한 달에 250건이다. 하루에 10건씩 처리해도 25일은 꼬박 걸리니 사건이 제대로 처리되는지 판단이 쉽지 않은 것 같다. 2017년 대법원의 심리불속행 기각률은 민사사건 77.2%, 가사사건 86.8%, 행정사건 76.4%에 이르고, 2017년 대법원이 처리한 민사본안사건 1만3362건 중 1만322건이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종결되었다고 한다. 형사사건을 제외한 사건들은 10건 중 8건이 대법원에서 심리불속행으로 종결된다는 것인데, 이 심리불속행 기각제도가 대법원의 사건처리에 있어 주요 기능을 담당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심리불속행 기각제도는 폭주하는 대법원 사건에 대한 적절한 조정이라는 취

    이상철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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