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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초포럼 리스트

    반쪽짜리 청탁금지법

    반쪽짜리 청탁금지법

    미국 의회는 1962년에 제정한 이해충돌방지법을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법으로 평가한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 국회는 국회의원 등 고위공직자들의 직권남용을 금지하고 이해충돌을 방지하는데 필요한 규정을 법안심의과정에서 삭제하고 이해충돌방지를 염두에 둔 당초의 법률안의 이름까지 수정하여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을 제정하였다. 그 결과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가겠다는 애초의 입법취지는 절반도 이루어지지 못하게 되었다. 선출직 공직자들이 가족을 보좌진이나 회계책임자, 인턴으로 채용한 일이 심각하게 비판을 받았고, 공공기관 또는 사기업 관계자들에게 압력을 행사하여 자신들의 지인들을 채용하게 한 일로 수사를 받거나 재판을 받고 있는 사례들이 요즘 흔한 일이 되었다.

    이건리 변호사 (법무법인 동인)
    어느 늦가을의 회상

    어느 늦가을의 회상

    벌써 가을의 끝자락인가, 절기상으론 입동(立冬)에 들어섰다. 거의 떨구고 몇 되지 않은 빛바랜 잎을 달고 있는 앙상한 나무들을 보면 마음이 울적해진다. 신문을 펼치다 마주친 변정수 전 헌법재판관님의 부음을 접하고 서둘러 나선 길에서 본 떠나는 가을의 모습은 쌀쌀해진 날씨까지 더해 더욱 우리를 슬프게 한다. 미국에서 장기연수를 마치고 헌법재판소에 파견되어 미국 판례를 뒤지고, 논문을 찾아가며 헌법 공부에 흠뻑 빠져 있었던 때가 불현듯 가슴에 요동친다. 짧은 기간이지만 헌법적 지평(地平)을 어렴풋하게 볼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 큰 틀에서 법을 바라보고, 법이 지향하여야 할 궁극(窮極)을 늘 염두에 두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법이 단지 분쟁해결의 도구이고, 법을 다루는 사람이 법기술자

    김홍엽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법교)
    공무원은 선한 청지기여야 한다

    공무원은 선한 청지기여야 한다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가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뒷돈 40억원을 받았다고 한다.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 예산에서 매달 소위 ‘문고리 3인방’인 이재만·안봉근·정호성 전 비서관에게 1억원씩 상납되었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번 국정농단 수사에서 빠져 나간 이재만·안봉근 전 비서관이 모두 구속되었고, 전직 국가정보원장 3명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는다고 하니 문고리 3인방에게 전달되었다는 돈이 최종적으로 누가 어디에 사용하였는지는 앞으로 검찰수사를 통하여 밝혀질 것이다. 이 전 비서관이 검찰에서 밝힌 대로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 상납이 박 전 대통령의 지시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이 문고리 3인방을 그렇게도 철저하게 두둔하는 발언을 한 것이라면 박

    이상철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말 못하는 태아(胎兒)

    말 못하는 태아(胎兒)

    Mein Bauch gehort mir!(내 배는 내꺼야!) 독일 낙태찬성론자의 구호다. 출산에 대한 자유결정권이 임신여성의 권리라는 것이다. 여성의 프라이버시권으로 보든 인격권으로 보든 낙태를 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20만 명을 넘었다고 한다. 낙태합법화가 압도적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말 못하는 태아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없으므로 애당초 불공정한 청원이다. 어찌되었든 청와대가 소년법 폐지청원에 이어 공식답변을 궁리하느라 골머리를 앓게 되었다. 무 자르듯 단칼에 벨 수 있는 이슈가 아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결과 폐지찬성이 절반이 넘었다지만 목소리를 낼 수 없는 태아를 고려하면 팽팽하다고 봐야 한다. 2012년 헌법재판소에서도 4:4로 위헌에 필요한 6이 아니어서 합헌결정이 났었다. 여성의

    하태훈 교수 (고려대 로스쿨)
    정의는 어떻게 세워지는가?

    정의는 어떻게 세워지는가?

    18세 소녀 피해자가 납치돼 강간을 당했다. 경찰은 범인으로 보이는 용의자를 체포해 연행했다. 피해자는 그를 보고 “범인이 맞다”고 말했다. 경찰은 피의자를 조사실로 데려가 조사했다. 피의자는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범행을 자백하고, 자백내용이 적힌 진술조서에 서명날인을 했다. 그 진술조서에는 자백이 협박에 의한 것이 아니고, 자신의 법적 권리를 충분히 이해했으며 자기에게 불리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진술한 임의성 있는 자백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피의자는 이후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피의자가 수사과정에서 진술거부권,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등 절차상 권리를 충분히 보장받지 못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관련 증거와 정황으로 볼 때 피의자가 범인이라는 것은 비교적

    이인석 고법판사 (서울고법)
    전문적인 연수교육의 필요성

    전문적인 연수교육의 필요성

    회생과 파산 실무, 성년후견 실무, 부동산 신탁등기 실무 등 여러 새로운 전문 영역의 업무들이 많아지고 있다. 일반 시민들은 변호사나 법무사 등 전문가들은 이러한 업무를 당연히 다 알고 있으려니 기대하고 있는 분들이 상당수 있으나, 도대체 이러한 새로운 업무는 대학에서도 배운 적도 없고 그렇다고 따로 공부를 할 기회도 없기 때문에, 생소하여 업무처리에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2년전 한국성년후견지원본부가 진행한 '성년후견' 전문교육을 받아보면서 유익한 내용과 정보들을 접한 경험이 있다. 얼마 전에는 서울회생법원 개원에 맞추어 법무사업계에서도 회생법연구회가 설립되었다. 서울중앙지방법무사회 회관에서 매월 세째주 화요일 저녁에 열리는 회생과 파산 실무 스터디에 참석하면 풍부한

    이천교 법무사 (경기북부회)
    몸은 말한다!

    몸은 말한다!

    사회적으로 좀 알려져 있는 사람들이 수사기관에 피의자로 출석하면서 보이는 공통적인 현상은 마스크로 입을 가리는 것이다. 사람들의 속마음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몸짓이나 얼굴표정을 통해 드러난다. 특히 입은 직접적으로 뜻을 표현하므로, 기자들의 집요한 질문 공세에 밀려 외부에 알려지면 자신의 처지를 불리하게 만드는 생각들을 자칫 발설하게 되면 큰 낭패를 맞게 된다. 그러다보니 그러한 질문에 답변하지 않으려는 예방책으로 아예 마스크를 착용하고 대중 앞에 선다. 마스크는 입만이 아니라 얼굴의 대부분을 가리게 되어 얼굴 표정을 통해 내심의 의사가 외부에 드러나지 않게 하는 효과를 거두는 것은 물론이고, 부정적인 상황에서의 자신의 얼굴에 마스크를 함으로써 뒷날 대중들에게 화장이나 변장을 통해서 전혀 다른 모

    이건리 변호사 (법무법인 동인)
    작지만 아름다운 사법제도의 개선

    작지만 아름다운 사법제도의 개선

    최근 들어 그동안 지적되어 왔던 제도의 미비 내지 부당한 관행을 손질하는 사법제도의 개선이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어 고무적이다. 요란스럽지 않아 별로 두드러진 변화 같지 않지만 깊은 여운을 남긴다. 예컨대 대법원이 재판예규인 ‘인신구속사무의 처리에 관한 예규’를 개정하여 구속영장청구서 사본을 변호인에게 팩스나 이메일로 교부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행정예규인 ‘집행관의 송달사무처리에 관한 지침’을 개정하여 집행관송달의 경우 1회 신청으로 3번(주간, 야간, 휴일)에 걸친 통합송달을 하는 제도를 우선적으로 전자독촉사건에서부터 시행하는 조치 등을 들 수 있다. 국민의 실생활에 직결된 사항이지만 제도의 미비로 국민이 불편과 곤란을 겪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어렵게만 느껴졌던 제도의 개선이 정책결정권자의

    김홍엽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법교)
    수사절차에서의 ‘불복의 권리’

    수사절차에서의 ‘불복의 권리’

    대법원은 최근 압수수색 영장의 집행과 관련하여 ‘수사기관이 압수·수색을 하면서 단순히 영장을 보여주는 것에 그치고 영장에 기재된 사항을 피압수자가 충분히 알 수 있도록 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압수한 증거는 위법수집증거로서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하였다. 대법원의 판결은 형사소송법이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는 경우 피압수자에게 반드시 압수·수색영장을 제시하도록 규정한 것은 법관이 발부한 영장 없이 압수·수색을 하는 것을 방지해 영장주의 원칙을 절차적으로 보장하고 개인의 사생활과 재산권의 침해를 최소화하는 한편, 피압수자의 불복신청 기회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명백히 하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대법원의 판결을 보면서 수사절차에 대한 생각을 다시

    이상철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무인사(無人事)가 만사(萬事)다

    무인사(無人事)가 만사(萬事)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은 동서고금의 진리다. 천하의 일은 적임자를 잘 찾아 맡기면 절반 이상 이루어진 것이나 다름없다. 새 정부가 출범 초기 장관후보자 인선에 실패한 몇 가지 사례를 보면 인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학연, 지연, 혈연 등 정실인사가 낳은 폐해나 낙하산과 관피아라는 단어가 갖는 부정적 이미지는 인사가 만사임을 반증한다. 인사를 잘못하면 망사(亡事)가 되기도 한다. 역설적으로 무인사가 만사인 경우도 있다. 말 많고 탈 많은 인사를 아예 안 하는 방법이다. 현 인사제도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아예 피해가는 소극적인 인사법이다. 사법부가 바로 이런 인사시스템을 채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인사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정공법이지만 모든 법관이 승진을 기대하고

    하태훈 교수 (고려대 로스쿨)
    법관의 독립이 밥그릇 싸움이라는 분들께

    법관의 독립이 밥그릇 싸움이라는 분들께

    “판사가 재판만 빨리 친절하게 해주면 되지 독립이 꼭 필요한가요?” “판사들간 밥그릇 싸움 아닌가요, 아니면 노조활동이라도 하겠다는 건가요?” 최근 법관이 사법부 내외부로부터 더욱 독립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크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선 판사의 독립이 왜 필요한 것인지 공공연히 의문을 제기하는 분들도 있다. 특히 힘과 권력을 갖고 있을 경우 법관 독립의 원칙은 자신의 힘과 권력을 행사하는데 불편한 장애물로 느껴질 수 있다. 다수의 의견과 여론을 알아서 잘 따르는 법관의 모습이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러한 주장을 곱씹고 있다 보면 종종 씁쓸함을 느끼게 된다. 힘과 권력이 있는 다수일 때는 법관의 독립을 공격하고 침해하며 법원을 다수에 복종시켜려고 하

    이인석 고법판사 (서울고법)
    법무사 120년, 그 존재와 역할

    법무사 120년, 그 존재와 역할

    “출생부터 사망까지 당신 인생의 모든 순간, 법무사가 함께 합니다.” 아침마다 출근을 하면서 지나오는 경기북부 법무사회관에 걸려있는 현수막의 내용이다. 올해로 법무사제도가 탄생한 지 120년이고, 1만 번째 등록 법무사가 탄생하였다는 소식도 있었다. 제도적인 연혁으로 치면 오히려 변호사제도보다 빠르고, 우리나라에 근대 사법제도 도입의 역사와 함께 그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면서 국민들의 법률생활과 가장 밀접한 법률전문가로 활동해오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법인류학자인 린다 루이스는 “한국에서 서민을 위해 애쓰는 진정한 법률가상은 법무사에게서 나타난다”고 밝힌 적이 있기도 하다. 사회의 변화와 발전에 따라 변호사제도가 발전되고 우리 사회에서 보다 많은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라듯이, 법무사제도 역

    이천교 법무사 (경기북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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