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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초포럼 리스트

    옥에 티

    옥에 티

    경찰이 살인범을 잡고도 비난을 받을 때가 있다. 불안했던 시민은 검거소식에 박수를 보내지만 체포나 수사과정에서 피의사실이 언론에 공개되고 범인의 신상정보를 노출시키면 인권침해 논란으로 성공은 가려지게 된다. 의사도 마찬가지다. 환자의 생명을 살려 놓고도 욕먹는 수가 있다. 옥에 티 때문이다. 나무랄 데 없이 훌륭하거나 좋은 것에 있는 사소한 흠이 옥을 옥으로 보지 못하게 가리기 때문이다. 북한 귀순병사의 치료과정에서 벌어진 논란이 그렇다. 열정과 헌신으로 환자를 살려낸 의사나 환자상태에 관한 정보공개를 비난한 국회의원이나 옥에 티 때문에 논쟁이 과열되고 있다. 국회의원이 선택한 '인격테러', '현행 의료법을 위반한 범죄행위' 라는 선정적이고 과격한 단어, 시기와 방법의 부적절성 때문에 올바른 지적일 수

    하태훈 교수 (고려대 로스쿨)
    선례에 대한 도전

    선례에 대한 도전

    ‘선례에 도전하는 판결’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흔히 엇갈린다. 인권을 증진시킨 역사적 판결로 칭송받기도 하지만 튀는 판결이라며 비판받기도 한다. 이러한 차이는 무엇 때문일까? 법철학자 로널드 드워킨(Ronald Myles Dworkin)은 ‘법관이란 과거로부터 작가를 달리하여 계속 쓰이고 있는 연작소설을 써내려가는 공동창작자’라고 비유했다(법의제국). 훌륭한 연작소설을 쓰려면 이미 쓰인 소설의 줄거리, 내용, 인물 등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전체와 조화되게 자신의 이야기를 지어내 덧붙여야 한다. ‘연작소설의 맥락을 이해하고 그것을 기초로 선례에 도전하는 판결’이 역사에 남을 명판결이라면 이와 반대로 ‘이전의 줄거리를 무시한 도전’은 튀는 판결이라 불리는 것이 아닐까? 튀는 판결이

    이인석 고법판사 (서울고법)
    현상수배 광고

    현상수배 광고

    로스쿨제도 시행과 변호사의 급작스런 증가, 각종 업무 전산화, 어려운 경제상황 등 여러 여건의 변화 속에서 요즘 법조시장의 상황을 보면, 변호사나 법무사 할 것 없이 '쿼바디스 도미네', '각자 도생'이라는 단어가 생각이 날 만큼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런 상황 속에서 또 법조시장의 비리사건 소식이 전해졌다<법률신문 2017년 11월 3일자>. 변호사와 법무사로부터 명의를 대여받아 수도권 일대 5개 지역 등기사건 3만여건을 싹쓸이 하다가 변호사법 및 법무사법을 위반한 혐의로 처벌을 받았다고 한다. 유사한 뉴스들이 종종 전해지지만 이번 사건의 규모는 더 엄청난 것으로 보인다. 회사까지 차려 경기도 고양시에 본사를, 서울 양천구·마포구·파주·인천 등 4곳에 지사를 두고 아파트 소유권이전등

    이천교 법무사 (경기북부회)
    반쪽짜리 청탁금지법

    반쪽짜리 청탁금지법

    미국 의회는 1962년에 제정한 이해충돌방지법을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법으로 평가한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 국회는 국회의원 등 고위공직자들의 직권남용을 금지하고 이해충돌을 방지하는데 필요한 규정을 법안심의과정에서 삭제하고 이해충돌방지를 염두에 둔 당초의 법률안의 이름까지 수정하여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을 제정하였다. 그 결과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가겠다는 애초의 입법취지는 절반도 이루어지지 못하게 되었다. 선출직 공직자들이 가족을 보좌진이나 회계책임자, 인턴으로 채용한 일이 심각하게 비판을 받았고, 공공기관 또는 사기업 관계자들에게 압력을 행사하여 자신들의 지인들을 채용하게 한 일로 수사를 받거나 재판을 받고 있는 사례들이 요즘 흔한 일이 되었다.

    이건리 변호사 (법무법인 동인)
    어느 늦가을의 회상

    어느 늦가을의 회상

    벌써 가을의 끝자락인가, 절기상으론 입동(立冬)에 들어섰다. 거의 떨구고 몇 되지 않은 빛바랜 잎을 달고 있는 앙상한 나무들을 보면 마음이 울적해진다. 신문을 펼치다 마주친 변정수 전 헌법재판관님의 부음을 접하고 서둘러 나선 길에서 본 떠나는 가을의 모습은 쌀쌀해진 날씨까지 더해 더욱 우리를 슬프게 한다. 미국에서 장기연수를 마치고 헌법재판소에 파견되어 미국 판례를 뒤지고, 논문을 찾아가며 헌법 공부에 흠뻑 빠져 있었던 때가 불현듯 가슴에 요동친다. 짧은 기간이지만 헌법적 지평(地平)을 어렴풋하게 볼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 큰 틀에서 법을 바라보고, 법이 지향하여야 할 궁극(窮極)을 늘 염두에 두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법이 단지 분쟁해결의 도구이고, 법을 다루는 사람이 법기술자

    김홍엽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법교)
    공무원은 선한 청지기여야 한다

    공무원은 선한 청지기여야 한다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가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뒷돈 40억원을 받았다고 한다.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 예산에서 매달 소위 ‘문고리 3인방’인 이재만·안봉근·정호성 전 비서관에게 1억원씩 상납되었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번 국정농단 수사에서 빠져 나간 이재만·안봉근 전 비서관이 모두 구속되었고, 전직 국가정보원장 3명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는다고 하니 문고리 3인방에게 전달되었다는 돈이 최종적으로 누가 어디에 사용하였는지는 앞으로 검찰수사를 통하여 밝혀질 것이다. 이 전 비서관이 검찰에서 밝힌 대로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 상납이 박 전 대통령의 지시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이 문고리 3인방을 그렇게도 철저하게 두둔하는 발언을 한 것이라면 박

    이상철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말 못하는 태아(胎兒)

    말 못하는 태아(胎兒)

    Mein Bauch gehort mir!(내 배는 내꺼야!) 독일 낙태찬성론자의 구호다. 출산에 대한 자유결정권이 임신여성의 권리라는 것이다. 여성의 프라이버시권으로 보든 인격권으로 보든 낙태를 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20만 명을 넘었다고 한다. 낙태합법화가 압도적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말 못하는 태아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없으므로 애당초 불공정한 청원이다. 어찌되었든 청와대가 소년법 폐지청원에 이어 공식답변을 궁리하느라 골머리를 앓게 되었다. 무 자르듯 단칼에 벨 수 있는 이슈가 아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결과 폐지찬성이 절반이 넘었다지만 목소리를 낼 수 없는 태아를 고려하면 팽팽하다고 봐야 한다. 2012년 헌법재판소에서도 4:4로 위헌에 필요한 6이 아니어서 합헌결정이 났었다. 여성의

    하태훈 교수 (고려대 로스쿨)
    정의는 어떻게 세워지는가?

    정의는 어떻게 세워지는가?

    18세 소녀 피해자가 납치돼 강간을 당했다. 경찰은 범인으로 보이는 용의자를 체포해 연행했다. 피해자는 그를 보고 “범인이 맞다”고 말했다. 경찰은 피의자를 조사실로 데려가 조사했다. 피의자는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범행을 자백하고, 자백내용이 적힌 진술조서에 서명날인을 했다. 그 진술조서에는 자백이 협박에 의한 것이 아니고, 자신의 법적 권리를 충분히 이해했으며 자기에게 불리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진술한 임의성 있는 자백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피의자는 이후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피의자가 수사과정에서 진술거부권,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등 절차상 권리를 충분히 보장받지 못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관련 증거와 정황으로 볼 때 피의자가 범인이라는 것은 비교적

    이인석 고법판사 (서울고법)
    전문적인 연수교육의 필요성

    전문적인 연수교육의 필요성

    회생과 파산 실무, 성년후견 실무, 부동산 신탁등기 실무 등 여러 새로운 전문 영역의 업무들이 많아지고 있다. 일반 시민들은 변호사나 법무사 등 전문가들은 이러한 업무를 당연히 다 알고 있으려니 기대하고 있는 분들이 상당수 있으나, 도대체 이러한 새로운 업무는 대학에서도 배운 적도 없고 그렇다고 따로 공부를 할 기회도 없기 때문에, 생소하여 업무처리에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2년전 한국성년후견지원본부가 진행한 '성년후견' 전문교육을 받아보면서 유익한 내용과 정보들을 접한 경험이 있다. 얼마 전에는 서울회생법원 개원에 맞추어 법무사업계에서도 회생법연구회가 설립되었다. 서울중앙지방법무사회 회관에서 매월 세째주 화요일 저녁에 열리는 회생과 파산 실무 스터디에 참석하면 풍부한

    이천교 법무사 (경기북부회)
    몸은 말한다!

    몸은 말한다!

    사회적으로 좀 알려져 있는 사람들이 수사기관에 피의자로 출석하면서 보이는 공통적인 현상은 마스크로 입을 가리는 것이다. 사람들의 속마음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몸짓이나 얼굴표정을 통해 드러난다. 특히 입은 직접적으로 뜻을 표현하므로, 기자들의 집요한 질문 공세에 밀려 외부에 알려지면 자신의 처지를 불리하게 만드는 생각들을 자칫 발설하게 되면 큰 낭패를 맞게 된다. 그러다보니 그러한 질문에 답변하지 않으려는 예방책으로 아예 마스크를 착용하고 대중 앞에 선다. 마스크는 입만이 아니라 얼굴의 대부분을 가리게 되어 얼굴 표정을 통해 내심의 의사가 외부에 드러나지 않게 하는 효과를 거두는 것은 물론이고, 부정적인 상황에서의 자신의 얼굴에 마스크를 함으로써 뒷날 대중들에게 화장이나 변장을 통해서 전혀 다른 모

    이건리 변호사 (법무법인 동인)
    작지만 아름다운 사법제도의 개선

    작지만 아름다운 사법제도의 개선

    최근 들어 그동안 지적되어 왔던 제도의 미비 내지 부당한 관행을 손질하는 사법제도의 개선이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어 고무적이다. 요란스럽지 않아 별로 두드러진 변화 같지 않지만 깊은 여운을 남긴다. 예컨대 대법원이 재판예규인 ‘인신구속사무의 처리에 관한 예규’를 개정하여 구속영장청구서 사본을 변호인에게 팩스나 이메일로 교부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행정예규인 ‘집행관의 송달사무처리에 관한 지침’을 개정하여 집행관송달의 경우 1회 신청으로 3번(주간, 야간, 휴일)에 걸친 통합송달을 하는 제도를 우선적으로 전자독촉사건에서부터 시행하는 조치 등을 들 수 있다. 국민의 실생활에 직결된 사항이지만 제도의 미비로 국민이 불편과 곤란을 겪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어렵게만 느껴졌던 제도의 개선이 정책결정권자의

    김홍엽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법교)
    수사절차에서의 ‘불복의 권리’

    수사절차에서의 ‘불복의 권리’

    대법원은 최근 압수수색 영장의 집행과 관련하여 ‘수사기관이 압수·수색을 하면서 단순히 영장을 보여주는 것에 그치고 영장에 기재된 사항을 피압수자가 충분히 알 수 있도록 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압수한 증거는 위법수집증거로서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하였다. 대법원의 판결은 형사소송법이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는 경우 피압수자에게 반드시 압수·수색영장을 제시하도록 규정한 것은 법관이 발부한 영장 없이 압수·수색을 하는 것을 방지해 영장주의 원칙을 절차적으로 보장하고 개인의 사생활과 재산권의 침해를 최소화하는 한편, 피압수자의 불복신청 기회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명백히 하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대법원의 판결을 보면서 수사절차에 대한 생각을 다시

    이상철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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