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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초포럼

    서초포럼 리스트

    불가역적(不可逆的)

    불가역적(不可逆的)

    지난 해 연말을 뜨겁게 달군 말 중 하나가 '불가역적(不可逆的)'이란 단어다. 해를 마무리하기 며칠 앞 둔 상황에서 타결된 우리나라와 일본과의 일본군위안부피해 합의안에서 나온 단어다. 듣기에도 생경한 단어가 갑자기 한·일 양국의 국민들에게 친숙한 단어가 되어 버렸다. 사전적으로는 '주위 환경의 변화에 따라 이리저리 쉽게 변하지 않는' 의미로 물리학에서 주로 쓰는 말이라고 한다. 반면, 영미법상으로는 'irreversible'이라고 하여 '돌이킬 수 없는'이란 뜻으로 흔히 사용된다. 그런 까닭에서인지 외교 문서에서도 등장한다. 북한의 핵개발을 저지하기 위한 6자 회담에서 이른바 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 완전하며, 검증가능하고

    윤배경 변호사 (법무법인 율현)
    상선약수(上善若水)

    상선약수(上善若水)

    동료 변호사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상담하는 사건을 실제로 선임하는 비율이 매우 높다. 이유는 간단하다. 의뢰인 가운데 많은 분들이 "제가 여러 곳을 돌아다녔는데 변호사님이 가장 쉽게 설명해주셨어요"라고 말씀하신다. 법률 비전문가인 의뢰인에게 이론과 판례를 들어가면서 난해한 법률용어로 설명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 가장 궁금해 하는 부분을 골라서 알기 쉽게 설명하면 의뢰인과 하나가 된다. 궁금증을 풀어주는 순간 믿음이 생기는 것이다. 결코 학구적이거나 논리적인 성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학교뿐만 아니라 각종 기관이나 단체에 강의를 자주 나간다. 이 역시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 쉽게 강의를 하기 때문에 불러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강의를 할 때마다 제일 처음 들려주는 이야기는 법(法)이라는 한자의 의미이다.

    이찬희 변호사(법무법인 정률)
    '잊혀질 권리'와 '기억해야 할 의무'

    '잊혀질 권리'와 '기억해야 할 의무'

    수사단계에서 검사나 사법경찰관은 피의자가 진술한 대로 조서에 기재되었는지 여부를 묻고 증감 또는 변경의 청구 등 이의를 제기하거나 의견을 진술한 때에는 이를 조서에 추가로 기재하여야 하는데, 피의자가 이의를 제기하였던 부분은 읽을 수 있도록 남겨두어야 한다.(형사소송법 제244조) 재판단계에서도 변동사항을 그대로 남겨 두는 제도가 있다. 명예로운 것도, 부끄러운 것도 역사는 역사다. 일본인들이 식민지에서 저지른 만행이나 친일반민족행위자들이 자신의 안위와 영달을 위해 국가나 국민을 배신했던 일 등, 잊혀져서는 안 되는 것들이 있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이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 과거, 그리고 미래와 연결되어 있다. 뿌리 없는 나무 없고, 조상 없는 사람 없듯이.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인지능력

    이건리 변호사 (법무법인 동인)
    불의타(不意打) 방지

    불의타(不意打) 방지

    로스쿨은 그야말로 비상시국(非常時局)이다. 갑자기 불어닥친 광풍(狂風)이 로스쿨을 휘청거리게 한다. 학교가 혹한기를 맞은 듯 한기(寒氣)에 온몸이 움츠려든다. 시계(視界)가 불투명하여 앞으로의 상황 자체를 가늠하기 어렵다. 이것이 올 12월 3일 법무부가 사법시험 폐지를 유예한다는 전격적인 발표 이후 로스쿨의 모습이다. 하루하루 긴박하게 전개되는 상황에 몸은 연구실에 있어도 마음은 뒤숭숭한 분위기에 짓눌려 있다. 안타까운 마음에 절차법적 원리들을 떠올린다. 소송절차상 원리이지만, 당사자가 대립하는 상황에서 적용될 수 있는 일반적 원리이기도 하다. 실체적 정당성의 논의에 앞서 절차적 상당성에 관하여 먼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절차법적 원리 가운데 핵심은 절차보장(節次保障)이다. 당사자권 내지 절차적

    김홍엽 교수 (성균관대 로스쿨)
    문제의 해결사, 미래의 설계사

    문제의 해결사, 미래의 설계사

    연말이 되어 2015년을 되돌아보니 올해도 많은 별이 스러졌다. 11월 10일에는 헬무트 슈미트 전 독일총리가 96세 장수를 누리고 사망했다.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사람은 8월 20일에 9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에곤 바'다. 에곤 바는 슈미트의 전임자 빌리 브란트 총리를 도와 동분서주하면서 통일을 설계하고 추진했다. 동방정책과 긴장완화정책으로 동서독 화해의 문을 연, 통일의 초석을 닦은 총 설계자요 브란트의 최고 참모였다. 독일통일의 해법인 동방정책은 브란트, 슈미트, 콜 총리 때까지 20년 이상 이어져 결국 독일은 1990년에 통일을 이뤄냈다. '역사 속을 지나가는 신의 옷자락을 놓치지 않고 잡아채는 것이 정치가의 책무'라는 그들의 선배 비스마르크의

    황정근 변호사
    현정파사(顯正破邪)

    현정파사(顯正破邪)

    동지(冬至)의 찬바람이 불고 있다. 사람의 정신을 깨워 자신과 주변을 돌아보게 하는 을미년 말의 찬 기운이다. 사회 곳곳에 정상화 문제나 제도개혁 등 여러 과제들이 산적한 가운데 법조계에서는 법조인 양성 문제로 다시 뜨겁게 논쟁하고 있다. 한편 개인사무실을 운영하는 변호사와 법무사들의 경영환경은 얼음보다 차갑고 긴 겨울밤이다. 미국의 존 에프 코퍼(John F, Copper) 교수는 "전 세계에 7000개의 언어가 존재하는데, 현대화와 세계화로 인해 많은 언어가 시련을 겪고 있으며 열세언어는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내셔널 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에 따르면 "14일마다 하나씩 세상의 언어가 사라진다"고 한다. 유럽인들이 도착하기 전에 북아메리카에서 원주민들이 사용하던 500개

    이남철 법무사(서울중앙지법 외부회생위원)
    법이 오늘 다르고 내일 다르다면

    법이 오늘 다르고 내일 다르다면

    삼권분립이 위기다. 대통령이 행정부의 수반이다 보니 자연히 행정부에 힘이 쏠리면서 국회는 점차 작아지고 있다. 다수여당의 입법부는 행정부를 견제하기는커녕 청와대 쪽에 눈·귀를 열어놓고 의중을 살핀다. 결국 행정부의 일원인 법무부가 곧 폐지될 법률을 살리겠다고 선언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법률상 2017년에 폐지될 사법시험을 2021년까지 유예하겠다는 것이다. 법무행정을 관장하는 법무부가 국회에서 제정·시행하고 있는 법률을 무시하면서 스스로 법을 어기고 법치를 훼손하고 있다. 자기들이 유예 선언할 사안도 아니다. 한시법의 효력을 살리는 일은 입법부 소관이다. 유관 기관과의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할 일도 더더욱 아니다. 팍타 순트 세르반다(pacta sunt servanda)! 약속은 지켜야 하고 지

    하태훈 교수 (고려대 로스쿨)
    세금폭탄과 증세

    세금폭탄과 증세

    언어결정론이란 것이 있다. 어휘나 언어의 사용 구조가 이를 사용하는 사람의 사고방식도 결정한다는 이론이다. 실제로 그런 것인지 여부는 논쟁 중이지만 시사하는 바 크다. 2002년 1월 29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상하의원 합동 연설에서 이라크, 이란 그리고 북한을 가리켜 테러리즘을 옹호하고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는 나라들이라 단정하며 '악의 축(Axis of Evil)'이라고 칭했다. 이 단어는 과거 '추축국(Axis-Powers)'이란 말과 연상작용을 일으키며 이라크, 이란, 북한의 악마성을 전 세계에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후 '악의 축' 이란 말은 9·11 사태 이후 대 테러전을 수행하는 부시 정권의 목표를 상징하는 핵심어로 떠올랐다. 현재까지도 악의 축으로 지칭된 나라 중 제대로 국가 대접을 받

    윤배경 변호사 (법무법인 율현)
    웃는 법과 웃기는 법

    웃는 법과 웃기는 법

    웃음이 많은 편이다. 간혹 썰렁하다는 핀잔도 받지만 곧잘 농담도 잘하여 좌중을 웃기기도 한다. 게다가 얼굴도 두리뭉실하게 생겨 웃는 얼굴이다. 그런데 변호사를 하다 보니 업무적으로 심각한 표정을 지어야 하는 시간이 많다. 인생에 큰 어려움을 당하여 찾아온 의뢰인과 상담하거나 긴장감이 가득한 법정에 있다 보면 아무래도 얼굴이 굳어진다. 변호사 업무의 가장 기본이 되는 법률도 그렇다. 어디 하나 쉽게 읽히는 법이 없다. 일단 읽으려면 온 정신을 집중해야 한다. 자연스레 미간은 주름 잡히고 표정은 심각해진다. 날 선 상대방의 서면이라도 읽을라치면 그야말로 전장에 임하는 군인의 비장함이 얼굴에 나타난다. 이렇게 황폐하게 사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면서도 매일매일 웃음을 잃어가면서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이찬희 변호사(법무법인 정률)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上濁 下不淨)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上濁 下不淨)

    정치인이나 고위공직자 자녀들과 지인들의 로스쿨 입학이나 취업과 관련해 구설이 나오고, 근로자가 퇴직하면 그 자녀가 우선 취업하는 제도가 일부 시행되고 있어, '현대판 음서제'라는 비판이 있다. 몰염치와 비양심의 끝은 어디일까? 이렇다 보니, 윤리와 도덕의 영역이었던 인성과 사람의 품격 형성에 법이 관여하게 된 것일까? 우리나라에 '교육기본법'이 1998년 3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 법은 모든 국민이 인격을 도야하고 민주적인 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하여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도록 하고 대한민국을 민주국가로 발전시키고 나아가 전 인류의 공동 번영을 실현하고자 한다. 이에 더하여, 금년 7월 21일부터 시행된 '인성교육진흥법' 역시 건전하고 올바른 인성을 갖춘 국민을 육성하여 국가와

    이건리 변호사 (법무법인 동인)
    특성화법원 도입의 신중한 검토

    특성화법원 도입의 신중한 검토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 13인이 2015년 11월 17일 특성화법원의 도입을 위한 민사소송법 개정안을 국회에 발의하여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되었다. 특성화법원은 대법원 사실심 충실화 사법제도개선위원회에서 금년 5월경 논의되어 결의된 내용 가운데 하나로서, 발의된 개정안 내용도 그대로이다. 대법원은 이 위원회에서 결의된 내용에 대하여 법원 내·외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로 한다는 보도자료를 낸 바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특성화법원의 도입 등에 관하여 학계의 의견조회 등 여론수렴 과정을 거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위원회에서 특성화법원에 관하여 논의를 시작한 것이 금년 5월 26일(제5차 회의)에 불과한데, 몇 개월도 채 안 되어 입법발의까지 되었으니 졸속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개정안의

    김홍엽 교수 (성균관대 로스쿨)
    허위사실과 사실왜곡

    허위사실과 사실왜곡

    구치소에 가보면 다들 억울하다고 한다. 필자가 변론한 사건 중에도 아쉽게 유죄판결을 받은 사건이 종종 있다. 여기서 아쉽다는 것은 피고인 입장에서도 그렇겠지만 변호사로서 도저히 납득하지 못하는 억울한 판결이라는 뜻이다. 상무대우, 상무보, 상무가 있는 K회사에서 '상무대우'까지 거친 국회의원 후보자가 선거운동용 명함과 선거공보에 '전 K회사 상무'라고 게재하였는데, 제1심, 항소심 및 상고심 모두 허위사실공표죄에 해당한다고 엄격하게 판결했다. 필자의 무죄변론은 이러했다. 대부분의 회사에서 상무, 상무보, 상무대우를 모두 '상무'라고 부르는 것이 관행으로 되어 있다. 가령 조교수, 부교수, 교수를 교수로 통칭하는 것과 유사하다. 회사에서 상무대우나 상무보 직급자에게도 상무로 표시된 명함을 만들어 준

    황정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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