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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초포럼 리스트

    구속과 불구속, 이제 제3의 길을 만들자

    구속과 불구속, 이제 제3의 길을 만들자

    얼마 전에 우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를 추모하였다. 당시 검찰조사를 받고 구속영장 청구가 20여일이나 미뤄지면서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하셨을까 괜히 죄스러울 정도이다. 그런데 최근에 정치를 한다던 후배가 또 검찰조사를 받던 중에 목숨을 잃었다. 이런 일은 노무현 정신을 계승한다는 정부에서도 전혀 바뀌지 않고 있다.    피의자로 조사를 받다가 스스로 죽는 이유는 여러 가지이겠지만 무엇보다 구속에 대한 공포감일 것이다. 구속을 위해 몰아치는 수사기관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구속영장이 청구되어 영장심사를 받은 피의자와 그 친지들은 물론이고 온 국민들이 그 결과에 촉각을 세우는 것이 과연 정상인가. 게다가 어떤 결과가 나오든지 쪼개져 심하게 치고받고 영장담당 판사에게 보복하겠다

    이창현 교수 (한국외대 로스쿨)
    Impact Litigation

    Impact Litigation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에서 패소한 소송의 항소심을 맡아 달라고 찾아왔다. 원고는 휠체어 이용 장애인, 피고는 대한민국과 서울시. 고속버스에 저상버스가 전혀 없는 것을 문제삼아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송이었다.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법'에 따라 모든 교통수단을 통한 '이동권'이 법규화된 지 10년가량 지난 때였다. 장애인차별금지법도 "이동 및 교통수단에서 장애인을 제한·배제·거부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하고 있었다. 1심은 대한민국에 대한 청구를 저상 시외버스가 위험하고 비효율적이라는 이유로, 서울시에 대한 청구를 고속버스 관할청이 아니라는 이유로 기각하였다.  나는 항소하는 대신 판을 새로 짜자고 이야기했다. 원고를 장애인뿐 아니라 계단을 오르기 어려운 노인, 유모차를 끌어야 하는 엄마로 확대

    임성택 변호사 (법무법인 지평)
    구속기간 제한의 딜레마

    구속기간 제한의 딜레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의 정점에 있는 양승태 피고인에 대한 첫 재판이 열렸다. 구속된 지 4개월 만이다. 그동안 공판준비기일만 5차례나 열렸다. 증거의견서 제출기한을 지키지도 않았고 검찰이 제시한 증거 대부분 부동의 하여 증인을 200여명 이상 불러 심문해야 하는 등 이미 재판은 장기화 조짐이다. 첫 공판기일에서 공소장을 ‘근거 없는 소설의 픽션’이라고 깎아내리면서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해 앞으로의 재판이 순탄하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법률전문가, 재판의 달인, 법관 생활 42년 경력의 피고인은 역시 달랐다. 2개월 남은 1심 구속기한을 넘길 가능성은 기정사실이다. 앞으로 1주일에 두 번 공판이 열린다고 하지만 충분한 공판준비를 이유로 방어권의 무기를 들이대면 불구속 재판의 전략은 통하게 될 것이다.

    하태훈 교수 (고려대 로스쿨)
    Usual Suspect

    Usual Suspect

    ECCC에서 처음 사건기록을 검토하면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진술조서(Proces-verbal)가 기록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ECCC의 소송규칙(Internal Rules)은 캄보디아 및 프랑스 형사소송법을 기초로 만들어진 것이어서 이른바 규문주의 방식(Inquisitorial system)에 따라 절차가 진행된다. 그리고 원칙적으로 모든 증거에 증거능력을 부여하여 증거 판단을 전적으로 법관의 자유심증에 맡기고 있다. 많은 증인이 법정에 출석하고 증거를 둘러싼 복잡한 논쟁이 벌어지는 국제형사재판은 지나친 장기화가 문제로 지적되곤 하였는데, ECCC의 이러한 특색은 그 절차를 간소하게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었다. 그러나 탄핵주의 방식(Adversarial system)에 익숙한

    백강진 재판관 (크메르루즈 특별재판소(ECCC))
    'due process of law'를 다시 생각한다

    'due process of law'를 다시 생각한다

    영화 '재심'의 실제 모델로 잘 알려진 박준영 변호사가 김학의 전 법무차관의 구속과 관련하여 자신의 페이스 북을 통하여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권력의 의지와 여론의 압력으로 집요하게 파고 또 파서 사람을 잡아넣을 수 있다는 사실, '정의의 실현'이라기보다 '무서운 세상을 본 충격'으로 먼저 다가왔다"고 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박 변호사가 말한 ‘무서운 세상’이 어떤 세상을 말하는 것일까? 단순히 폭력과 공포가 일상화된 그러한 세상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법률가로서 법률적 의미를 담았으리라는 나름의 추측에 이래 저래 헌법적 이념과 가치를 생각해 보았다. 헌법 제12조 1항 후문은 ‘누구든지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체포·구속·압수·수색 또는 심문을 받지 아니하며, 법률과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이상철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형사소송 전자화, 투명하고 공정한 형사사법으로의 길

    형사소송 전자화, 투명하고 공정한 형사사법으로의 길

    민사에서 형사로 사무분담이 바뀌면 석기시대로 돌아간 듯한 기분마저 든다. 최근 곳곳에서 제기되는 형사전자소송 논의를 보며, 십여년전 진행됐던 형사절차 전자화 사업에 법원 실무자로 참여했던 필자로서는 반갑기만 하다. 수사 및 재판기록의 영구보존과 공개는 수사권, 기소권 및 재판권의 행사가 적법하고 공정한지 사전에 스스로 점검하고 사후에 통제받도록 하는 기본 전제라 할 것이다. 기록의 전자화는 그 물리적 제약을 없애는 가장 유용한 수단이 된다. 향후 수사기록은 기소와 동시에, 재판기록은 실시간으로(또는 적시에) 피고인 및 변호인(이하 피고인)에게 전자문서로 열람, 등사가 보장되어야 하고, 원칙적으로 모든 판결문과 확정된 재판기록은 국민에게 전자적으로 공개됨이 바람직하다. 수사기관 조서 작성 시 요구되

    이숙연 고법판사 (서울고등법원)
    강제집행의 정지 등 재판실무에 대하여

    강제집행의 정지 등 재판실무에 대하여

    채권자는 집행권원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채무자가 변제를 하지 않으면 채무자의 일반 재산을 대상으로 하여 부동산 경매, 채권압류 및 추심이나 전부명령 등 강제집행을 진행한다. 채권자의 강제집행에 대하여 다툼이 있는 경우 채무자는 불복 본안 소송(상소, 청구이의 등) 등을 제기하여 승소판결 등을 받은 후 채권자가 진행한 강제집행의 취소를 신청하면 된다. 그런데 채무자가 제기하는 불복 본안 소송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채무자가 불복 소송을 제기하여도 채권자의 강제집행은 정지되지 않고 계속 진행이 되기 때문에, 채무자로서는 그 불복 소송의 판결선고시까지 법원에 강제집행 정지 등 잠정처분을 신청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실무는 대부분 강제집행의 정지를 신청하고 있다. 그러지 않으면 만에 하나 채무자

    이천교 법무사 (경기북부회)
    2003년과 2019년 사이

    2003년과 2019년 사이

    책장을 정리하다가 법원행정처에서 2003년 3월에 발간한 '새로운 형사재판 운영방식' 책자를 우연히 발견하였다. 2019년에 2003년의 '새로운'이란 단어가 새삼 생소하기도 하고, 이 책자가 아직 책장에 남아 있는 것도 신기하였다. '기본 추진 방향' 항목을 보니 '불구속재판의 원칙에 기초한 인신구속제도의 운영, 인권중심주의적 절차진행과 피고인 방어권의 실질적 보장, 법정풍경의 실질적 변화를 통한 공판중심주의 실현, 엄정하고도 적정한 양형의 구현' 등이 있었다. 돌이켜보면 그동안 이 부분에 상당한 노력과 개선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읽다 보니 '수사기록 열람권의 실질적 보장' 항목이 눈에 띄었다. 당시 지적된 문제점은 ‘피고인의 경우 수사기록이 제1회 공판기일에 증거로 제출되기 전

    조정욱 변호사 (법무법인 강호)
    로스쿨 교육을 위한 선택형시험 폐지

    로스쿨 교육을 위한 선택형시험 폐지

    변호사시험에서는 필수과목의 경우에 선택형, 사례형, 기록형으로 나뉘어 평가되고 있고, 선택형과 기록형의 비중이 같으며 사례형의 절반씩이다. 그래서 선택형시험은 전체의 4분의 1 정도이지만 같은 과목을 3가지 방법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가장 익숙하고 그래서 손쉬운 선택형시험에 대한 공부가 기본이 되고 있다. 이것이 로스쿨의 교육에서 큰 문제라고 생각된다. 로스쿨에서 근무하기 직전에 사법연수원의 외래교수로서 연수생들의 시험문제를 채점한 경험이 있는 상태로 로스쿨 3학년생들을 지도하게 되면서 주관식 답안작성의 차이가 도저히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심해 두렵기까지 하였다. 지금 로스쿨 학생들은 어떻게 공부하고 있는가. 솔직히 아직도 3년 동안 어느 정도의 법학지식과 실무능력을 쌓아야 적절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

    이창현 교수 (한국외대 로스쿨)
    축 결혼

    축 결혼

    5월 6일 최영은, 이상우 두 사람이 결혼식을 올렸다. 중증장애인인 두 사람은 꽃동네에서 20년 넘게 살다 2015년에 자립했다. 장애인 자립주택에서 두 사람은 사랑을 키웠다. 시작은 상우씨의 문자고백이었다. “여자친구가 되어줄래?” “오케이~” 영은씨가 흔쾌히 받았다.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인연금을 아껴 결혼을 준비했다. 여느 커플처럼 미리 웨딩촬영도 하고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갔다.  두 사람의 결혼 초대장에는 다음과 같은 초대 글이 있었다. “중증장애인이 지금 여기에서, 살아가는 건, 존재의 투쟁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결혼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게 있습니다. 동정과 시혜의 대상인 장애인이 아니라 ‘나’ 최영은, 이상우가, 당신과 이곳에서 함께 살고 있다고 말입니다. 지금 시설

    임성택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지평)
    처지가 바뀌자 찾아온 깨달음

    처지가 바뀌자 찾아온 깨달음

    인터넷에 역지사지(易地思之)를 검색하니 셀 수 없이 많은 관련기사가 뜬다. 직장의 갑을관계에서, 젠더 갈등에서, 학교폭력에서, 다문화사회의 차별에서, 좌우의 이념대립에서, 마주달리는 노사관계에서 빠짐없이 등장하는 단어다. 갈등과 오해, 혐오와 대립의 해결책으로 역지사지를 주문한 결과다. 지금 패스트트랙으로 빚어진 국회의 극한 대치상황을 풀려면 여야가 서로 역지사지해야 한다고 정치평론가들이 훈수를 던진다. 역지사지·자아성찰 TV예능프로그램도 생겼다. 대표와 직원의 일상을 들여다보며 ‘역지사지’와 ‘자아성찰’을 시도하려는 기획이라고 한다. 입장 바꿔 생각해 본 것이 아니라 처지가 달라지니 비로소 깨달음이 왔음을 드러내는 사람들이 있다. 변호사로 개업하자 몸담았던 조직의 흠이 보이기 시작했다

    하태훈 교수 (고려대 로스쿨)
    Ex Machina

    Ex Machina

    2006년에 지어진 ECCC 건물의 모습은 필자가 20년 전에 근무했던 지방법원 지원의 모습을 닮았다. 낡은 외관과 시설은 물론이고 엘리베이터가 없어 무더위 속에 4층 사무실까지 걸어 올라와야 한다. 전기가 수시로 끊기기도 하고, 우기에 주변 일대가 침수되면 임시 가설한 나무 다리를 이용해야 하는데 사무실 안에서는 각종 파충류를 비롯한 풍부한 생태계가 구현된다. 사무실 컴퓨터 역시 오래된 미니 컴퓨터로서 최소한의 작업만 할 수 있는 저사양의 것이고 외부 프로그램을 추가 설치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만성적 예산 부족 상태에서 이러한 시스템을 전면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러한 낡은 시스템으로도 방대한 규모의 수사와 재판을 전자문서 기반으로 진행하는 데에 별다른 어려움

    백강진 재판관 (크메르루즈 특별재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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