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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한의 사법교류를 기대하며

    남북한의 사법교류를 기대하며

    지난 4월 27일 판문점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렸다.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첫걸음을 내딛는 역사적 쾌거이다. 정치적 해석을 달리 하는 견해가 없지 아니하나 한반도에서의 비핵화를 확인·선언하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찬 일이다. 이런 기회에 촉발되어 남북한의 사법교류도 현실화되었으면 한다. 남북한 사법교류의 요체는 우리가 먼저 북한의 사법체계를 정확히 알고, 북한이 우리의 사법제도에 대한 관심을 가지도록 유도하여 종국적으로는 상호 연구의 단계까지 발전시켜가는 것이다. 우리의 북한법 연구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작고하신 장명봉 교수님의 선구적 안목과 노력에 힘입어 싹을 틔어왔다. 불모지와 다름없는 척박한 연구환경에서 열정과 헌신으로 연구의 기틀을 잡으셨다. 그분이 뿌린 씨앗이 널리 펴져 북한법연

    김홍엽 변호사 (법무법인 충정)
    비양도, 느림의 미학!

    비양도, 느림의 미학!

    비양도. 제주 섬 속의 섬. 고려 목종 5년(1002년)에 산이 바다에서 솟아 섬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 오면서(실제는 2만 7천년 전 지질작용으로 생성된 것이라 하지만) 일명 ‘천년섬’이라고 불리는 둘레가 3킬로미터 정도인 조그마한 섬이다. 드라마 ‘봄날’의 촬영지로 세상에 알려졌다고 하는데, 솔직히 관심이 없어서인지 잘 알지 못하다가 얼마 전 다녀 올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제주 한림항에서 엎어지면 코 닿을 듯한 거리에 보이는 비양도는 배를 타고 10여분 정도면 닿는 곳이다. 비양도 정상에 위치한 등대를 오르면 아름다운 한라산과 제주 해안선을 감상할 수 있다는데, 다리가 불편하다는 핑계로 힘든 등산(?)을 피하고 섬을 한 바퀴 돌기로 하였다. 올레 길 초입에서 사람들과 떨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이상철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여론 형성과 조작의 모호한 경계선

    여론 형성과 조작의 모호한 경계선

    온라인 댓글로 나라가 시끄럽다. 국가기관의 댓글공작이 적폐청산 대상이더니 이제는 민간인 기사댓글이 논란거리다. 진보와 보수로 갈라진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벌어지는 여론전은 시민 정치의 일상이 된 지 오래다. 그러나 뉴미디어로 확장된 시민의 정치참여가 여론 조작의 중대한 혐의에 직면하게 되었다. 댓글 부풀리기가 여론 조작이냐 정치적 표현의 자유냐를 놓고 공론이 벌어지고 있다. 다양한 생각과 의견, 관점이 유통되는 사상의 자유 시장에서 댓글이 여론 형성과 여론 추이에 영향을 끼치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생각에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정치적 의사표현을 국가기관의 조직적 개입이나 매크로 등을 부정하게 사용하는 댓글 부풀리기와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과 지지층이나 팬들의 자발적 댓글활동이라도 이를

    하태훈 교수 (고려대 로스쿨)
    형벌의 목적

    형벌의 목적

    최근 범죄에 대한 엄벌론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받고 있는 듯하다. 엄벌을 통하여만 정의롭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입장에서는 구체적 사정을 고려해 선처를 주장하는 것은 뭔가 정의롭지 못하다고 생각될 수 있을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형벌이 응보를 통한 정의 구현을 넘어 실제로 범죄방지에도 효과가 있다고 보는 ‘제어효과가설(deterrence hypothesis)’이다. 그러나 미국 경제학자 에를리히(Isaac Ehrlich)가 통계기법을 활용하여 이 가설을 검증한 결과는 다른 결론을 제시한다. 범죄자가 검거되어 유죄판결을 받을 확률이 높아짐에 따라 범죄 발생률은 명백히 줄어드는 반면, 처벌을 강하게 하여도 범죄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명백한 자료는 발견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이인석 고법판사 (대전고법)
    폭주하는 사건 관련 논의를 바라보면서

    폭주하는 사건 관련 논의를 바라보면서

    현재 대법원에 접수되는 상고심 사건은 연간 4만 건을 넘어 대법관 1명이 매년 3000건 이상의 사건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며, 폭증하는 사건으로 대법원은 몸살을 앓고 있고 특히 최고법원으로서의 정책법원 기능은 사실상 마비된 상황이라는 이야기가 나온 지 오래다. 그동안 상고심 제도 개선을 위해 고법상고부 신설, 상고법원 도입 등 각종 방안이 제시됐지만 모두 좌초되었으며, '상고허가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지속적으로 기사화되고 있다. 비단 상고심만의 문제가 아니다. 상고사건이 폭주한다는 것은 그 못지않게 많은 항소사건 등 불복사건이 폭주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할 것이다. "외국은 1심에서 상고심까지 사건 수가 점점 줄어드는 피라미드형인데 우리나라는 상소비율이 상대적으로 너무 높아 1심

    이천교 법무사 (경기북부회)
    사법제도의 운영과 법령체계

    사법제도의 운영과 법령체계

    소송절차에 관한 한 대법원은 법률에 저촉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규칙을 제정할 수 있음은 헌법(제108조)이 선언하고 있는 바와 같다. 법률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말과 법률의 범위 내라는 말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그러나 법률에 저촉되는지 여부는 법률의 입법취지와 규정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해석할 일이므로 단순히 법률상 명문에 반하지 않는다고 하여 법률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보는 견해는 결코 설득력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예컨대 민사집행절차에서 항고법원 등의 재판에 관한 재항고의 사유 및 절차에 관하여 민사집행법에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고 하여 민사집행규칙(제14조의2)을 신설하여 규정하고 있다. 형사소송절차에서도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이 그 대상사건을 합의사건으로 하고 있는데,

    김홍엽 변호사 (법무법인 충정)
    경청과 배려

    경청과 배려

    법조인들은 대체로 남의 말을 많이 들어 주어야 하는 직업이다. 판사는 법정에서 검사와 변호인, 피고인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들어야 하고, 민사분쟁의 원고와 피고로부터 정리되지 않은 주장을 참을성 있게 들어야 한다. 검사 역시 수사과정에서 사건 관계자들로부터 끈기있게 들어야 무엇이 사실인지 제대로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변호사도 마찬가지다. 의뢰인으로부터 가급적 많은 이야기를 들어야 변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그런데 남의 말을 듣는 것은 쉽지 않다. 경청, 즉 귀 기울여 듣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나이가 들면 내 이야기만 많아지고 남의 말을 잘 듣지 않게 된다. 그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나이가 들면 세상살이 경험에서 나오는 '오만'때문이 아닌가 생

    이상철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행복지수 갉아먹는 부패지수

    행복지수 갉아먹는 부패지수

    57위를 차지한 것조차 과분할 정도다. 행복지수 얘기다. 유엔의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일인당 소득, 사회적 지원, 건강수명 기대치, 인생 선택의 자유도, 관용, 정부와 기업의 투명성(부패) 등을 지표로 조사 발표한 ‘2018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156개국 중 57번째다. 소득은 곧 3만 달러를 넘어설 것 같지만 행복은 GDP 순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경제적 수준이나 물질적 여건은 좋아지는데 삶의 질과 만족도는 이에 반비례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휴식 없는 장시간 노동으로 일과 삶의 균형은 깨지고 ‘워라벨(Work-life Balance)’과 일·가정 양립은 요원하다. 일자리와 주거도 불안정하다. 젊은 세대는 내 집 장만을 삶의 목표에서 지운 지 오래

    하태훈 교수 (고려대 로스쿨)
    헌법의 약속

    헌법의 약속

    우리나라에서 HIV 감염인이자 동성애자가 대법관 후보로 임명제청 된다면 어떻게 될까? 어쩌면 최고법원 법관의 자격에 대한 격론이 일어나고 국회 청문회를 아예 통과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남아프리카공화국에는 그런 최고법원 판사가 있다. 1994년 12월 넬슨 만델라 대통령은 HIV 감염인이자 커밍아웃한 동성애자인 에드윈 캐머런(Edwin Cameron)을 고등법원 판사로 임명했다. 그는 2009년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 헌법재판소의 재판관으로 재직하면서, 판결을 통해 법치주의를 확립하고 소수자를 보호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헌법은 기본 구조상 가난하고 취약한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라고 요구하며, 사회경제적 권력이 없는 약자와 소수자를 보호하라고 명한다. 이는 옳고 꼭 필요한 일이다. 그렇지 않고는

    이인석 고법판사 (대전고법)
    법무사 보수기준 폐지를 촉구하며

    법무사 보수기준 폐지를 촉구하며

    오래전인 1999년 1월 6일 변호사, 관세사, 세무사, 공인회계사, 행정사, 변리사, 공인노무사, 수의사, 건축사 등 9개 전문자격사의 보수기준이 폐지됐다. 법무사의 경우는 2004년 재정경제부와 공정거래위원회가 법무사 보수기준에 대해 '담합 소지가 있는 규제'로 규정해 그 폐지를 요구한 바 있다. 벌써 14년여 전의 일이다. 이렇듯 서비스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규제개혁 방안의 하나로 법무사 보수기준제를 폐지해 달라는 것은 오래전부터 정부의 요청이기도 하며, 한국의 법무사와 같은 제도를 두고 있는 일본에서도 이미 오래전에 법무사(사법서사)의 보수기준제가 없어진 상황이다. 대한법무사협회는 오랫동안 논의를 거쳐 지난 2017년, 일단 등기업무는 기존과 같은 보수기준을 두는 대신 송무 등 나머지 업무에 대

    이천교 법무사 (경기북부회)
    정책실명제

    정책실명제

    자랑스러운 것도, 부끄러운 것도 다 역사다. 그 평가는 동시대 사람들도 하지만, 후세의 평가가 좀 더 객관적이고 공정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 역사든 세계사든 기록은 새로운 시대에 다시 부활하여 되새겨진다. 기록해 두지 않으면 기억되지 못하고 망각되기 쉽다. 어떤 정책에 관한 기록은 그 업무담당자에게 책임성과 전문성을 요구하고 증진시킨다. 현재의 기록은 미래의 이정표가 된다. 뿌리 없는 나무가 없듯이 개인이든 사회든 국가든 어떤 공동체든 그 역사는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중복된 업무추진으로 인한 불필요한 인력·예산·시간 낭비를 줄이고, 그 부작용과 문제점을 최소화하며, 시행과정에서 얻은 노하우를 업그레이드의 기초로 삼을 수 있고, 역사의 심판을 통해 공과를 분명히 해 후세들에게 지침을 준다. 과

    이건리 변호사 (법무법인 동인)
    전속고발권의 폐지

    전속고발권의 폐지

    특정 국가기관이 고발해야만 사실상 수사가 진행되고 재판에 회부할 수 있도록 하는 전속고발제도는 행정제재를 우선하고 형벌을 최후 수단으로 하고자 하는 정책적 결단이다. 그런데 전속고발권을 자의적이거나 소극적으로 행사한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고, 특히 대기업과 재벌에 친화적인 고발권의 소극적인 행사로 경쟁기업이나 소비자의 헌법상 귄리인 재판절차진술권, 소비자기본권, 행복추구권 등이 침해되고, 법 앞의 평등 정신에 위배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그결과 전속고발권의 남용이나 고발권 불행사로 법령집행의 형평성, 실효성에 의혹이 제기됨은 물론이고 고발기준을 공정하게 규정하고 고발권이 투명하고 적정하게 집행되어야 한다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한 실정이다. 일부 국가기관에 고발요청권을

    이건리 변호사 (법무법인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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