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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초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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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은 어느 쪽 판사인가?

    당신은 어느 쪽 판사인가?

      "당신은 어느 쪽 판사냐?" 지난 2월까지 중앙법원 형사합의부장을 하면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다. 판사 스스로 어느 쪽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요즘은 다소라도 여론의 주목을 받는 사건이라면 판사의 이력이나 성향을 파악해 결론을 예측하는 것이 유행이 되었고, 실제로 언론, 정치권, 소셜미디어 할 것 없이 판사를 이쪽저쪽 하는 식으로 나누고 있다. "왜 그런 판결을 했느냐?"고 따져 묻는 경우도 많았다. 논쟁의 여지가 있는 사건도 법원에서 판결이 선고되고 확정되면 집행력이 생긴다. 하지만 이제는 판결이 나도 사건이 마무리되지 않고, 새로운 논란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판결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당사자는 물론 언론, 정치권까지 일제히 나서 비판의 십자포화

    재판은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과 논리
    ‘입법론’ 소감

    ‘입법론’ 소감

        전통적인 법학에서는 입법론과 해석론을 엄격히 구별한다. 논의를 전개하다가 법률의 문언만으로 원하는 결론을 얻기 어려우면, 그 부분은 입법이 필요하다고 쓴다. “현행법의 해석론으로는 A라고 해석되지만, 입법론적으로는 B가 옳으니 법개정이 필요하다”는 식이다. 이런 논의를 할 때, 즉 현행법 해석만으로는 원하는 결론을 이끌어내기 부족하니 조문에서 이것 좀 고쳤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입법론”을 얘기할 때, 우리가 부지불식간에 전제하는 ‘입법’은 어떤 것일까? 그 분야 전문가들이 깔끔하게 다듬은 법안일까? 아니면 국회의원들이 수년간 싸움을 벌이다가 일괄 타결하는 과정에서 얼떨결에 절반쯤 반영된 법안일까? 법률가들이 ‘입법론’을 언급할 때에는 대개

    천경훈 교수 (서울대 로스쿨)
    대법관 임명절차

    대법관 임명절차

    대법원장 제청, 국회 동의, 대통령 임명. 우리나라 대법관 임명절차는 세 박자에 맞추어 진행된다(헌법 제104조 2항). 그리고 대법원장 제청 이전에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3배수 이상의 대법관 후보를 추천을 하고, 대법원장은 이를 존중하도록 되어 있다(법원조직법 제41조의2). 이러한 임명 절차는 두 가지 특징을 지닌다. 첫째, 대법원장이 대법관에 대한 제청권을 가지는, 외국에서는 보기 어려운 이례적 제도라는 점이다. 사법부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특별히 존중한 헌법적 결단으로 설명될 수 있다. 둘째, 제청 단계에서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를 두었다는 점이다. 이는 사법의 독립에 치중하다보면 나타날 수 있는 폐쇄성이나 독단적 결정의 위험을 막는 견제장치이다. 사법부가

    홍기태 원장 (사법정책연구원)
    누가 재판을 개판으로 만드나

    누가 재판을 개판으로 만드나

    영화 '부러진 화살'에서 피고인이 "이게 재판이야? 개판이지"라고 했는데, 판례를 통해 비슷한 일이 벌어진 것을 알게 되었다.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와 무고 혐의로 징역 1년이 구형된 피고인에게 1심 재판장이 "징역 1년에 처한다"는 주문을 낭독한 후에 상소기간 등을 고지하던 중에 피고인이 "재판이 개판이야, 재판이 뭐 이 따위야" 등의 말과 욕설을 하면서 난동을 부리자 교도관이 구치감으로 끌고 나갔다. 그런데 재판장은 피고인을 다시 법정으로 나오게 한 후에 "선고가 끝나지 않았다. 법정에서 나타난 사정을 종합하여 선고형을 정정한다"며 징역 3년을 선고한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징역 2년으로 감형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재판장이 주문을 낭독하여 외부적으로 표시된 이상 아직 선고가 종료

    이창현 교수 (한국외대 로스쿨)
    민법주해 발간 소감

    민법주해 발간 소감

    1992년에 초판이 나왔던 '민법주해'의 제2판이 양창수 전 대법관님을 편집대표로 하여 2022년 5월 드디어 발간되었다. 2015년에 작업이 시작된 지 7년 만이다. 일단 총칙편 네 권만 나왔고, 물권편과 채권편은 순차적으로 간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칼럼에서 특정 서적을 언급하는 것이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이 주해서는 특정인이나 특정 출판사의 전유물이 아니라 우리나라 법학계와 법조계의 공통자산이라고 생각되어 소감을 몇 자 적어본다. 민법주해의 간행 취지는 초판의 편집대표이셨던 고 곽윤직 교수님의 머리말에 잘 담겨 있었다. "만일에 학설·판례를 망라적·객관적으로 서술하고 있어서 모든 연구자가 마음 놓고 신뢰할 수 있는 것이 하나 있다면, 각자 그것을 바탕으로 해서 독자의 이론이나 견해를 펴

    천경훈 교수 (서울대 로스쿨)
    가사소송법 전부 개정을 바라는 개인적인 이유

    가사소송법 전부 개정을 바라는 개인적인 이유

    법무부는 지난달 3일 가사소송법 전부개정법률안을 입법예고했다. 지난 20대 국회에도 가사소송법 전부 개정법률안이 국회에 제출되었지만 유감스럽게도 임기만료로 자동 폐기되었다. 그러자 법무부와 법원행정처가 지속적인 협의를 거쳐 조금 더 정교해진 법률안을 다시 제출한 것이다. 법무부는 개정안이 시행되면 우리 사회에서 미성년자녀의 권리가 두텁게 보호됨으로써 미성년자녀가 육체적, 정신적으로 보다 안전하고 건강하게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가사소송법 전부 개정법률안과 관련된 뉴스는 여러 매체에서 보도되었다. 대부분 부모가 친권을 남용한 경우 미성년 자녀가 직접 법원에 친권상실 청구를 할 수 있도록 개정하고, 양육비 미지급에 대한 감치명령의 요건도 완화했다는 내용을

    배인구 변호사 (법무법인 로고스)
    추사(秋史)와 교육자

    추사(秋史)와 교육자

    추사(秋史) 김정희(1786. 6. 3. ~ 1856. 10. 10.) 선생은 방대한 독서와 절차탁마를 통해 서예가를 넘어 다방면에 최고의 역량을 발휘한 학자이며 교육자이다. 그는 음식남녀의 중요성을 소홀히 하지 않으면서도 ‘일독이호색삼음주(一讀二好色三飮酒)’라는 서예작품을 써서 독서를 으뜸으로 하고 남녀를 음식보다 우선하는 발상이 흥미롭다. 추사는 서화에 있어서도 손재주나 기술이 아닌 가슴 속에 만권의 책을 읽은 기운이 서체와 그림에 드러나는 ‘문자향 서권기(文字香 書卷氣)’를 강조하였다.   추사는 인재설(人才說)에서 태어날 때 모든 인간이 평등하지만 습관이나 교육에 따라 재능과 자질이 달라진다는 점을 역설하였다. 추사의 제자로는 개화사상가 오경석 등 역관 출신과 흥선대원군

    김용섭 교수 (전북대 로스쿨)
    모리타니안(The Mauritanian)

    모리타니안(The Mauritanian)

    영화 '모리타니안'은 아프리카 모리타니 공화국 사람인 모하메두 오울드 슬라히의 이야기이며, 9·11 테러와 관련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다. 변호사 낸시 홀랜드는 누구나 꺼리는 슬라히의 변호를 맡게 된다. 슬라히는 어느 날 9·11 테러의 핵심 용의자로 임의동행되어 재판은커녕 기소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6년 간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감되어 있다. 군 검찰관 카우치는 슬라히 사건의 기소책임을 맡게 되고, 슬라히를 법정에 세우기 위한 노력을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정부는 카우치에게 조차 제대로 된 정보들을 공개하지 않는다. 변호사 낸시는 내용 대부분이 삭제된 사건 파일을 받게 되자 법원에 파일 원본 공개를 신청하여 다시 사건 파일을 제공받게 되고, 파일에서 슬라히가 9·11 테러와 관련하여 자신의 죄를 자백

    이상철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온라인 명예훼손죄의 한계와 개정의 필요성

    온라인 명예훼손죄의 한계와 개정의 필요성

    블로그, SNS, 유튜브 등 온라인 플랫폼 활동의 급증과 함께 온라인 상 명예훼손과 표현의 자유 및 알 권리 간의 경계를 어디에 둘 것인지에 대해 치열한 논의가 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제70조는 비방의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허위사실을 드러내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제2항)뿐 아니라, 비방의 목적으로 사실을 드러내어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제1항)에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허위사실이나 악플에 의한 명예훼손을 엄하게 처벌하는 것은 당연하나, 사실을 있는 그대로 주장하는 것까지 예외 없이 처벌할 것인지는 헌법상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의 보호 차원에서 재검토가 필요하다. 자신의 저작권이 침해당하였다는 글을 블로그에 올리고 손해배상소송을

    조정욱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강호)
    山民 한승헌(1934~2022)

    山民 한승헌(1934~2022)

    자유·민주, 지금은 당연하지만 한때는 목숨을 걸어야 했던 가치였다. 1972년 초헌법적인 10월 유신이 단행된 직후, 역설적으로 변호사법 제1조는 '기본적 인권옹호'를 변호사의 사명으로 선언한다(1973. 1. 25. 개정법). 변호사의 사명이 빛을 발해야 할 어둠의 시대에, 자유와 인권을 위해 온 몸을 바치신 분이 바로 한승헌 변호사님이다. 변호사님은 1965년 소설 '분지' 필화사건의 변론을 시작으로 수많은 시국 사건에서 피고인의 곁에 섰다. 문인이기도 한 변호사님은 1975년, 3년 전에 쓴 '어떤 조사 -어느 사형인의 죽음 앞에-'로 필화를 겪으며 9개월 간 구속되어 피고인석에 서게 된다. 국회의원 김규남 등을 사형시킨 간첩단 사건을 비판한 글이 북한을 고무·찬양하여 반공법을 위반하였다는 죄목이

    홍기태 원장 (사법정책연구원)
    '검수완박'법으로 검수완박이 되나

    '검수완박'법으로 검수완박이 되나

    '검수완박'법이라는 개정 형사소송법 등이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날에 공포되었다. 온갖 편법이 동원되고, 중재안과 수정안 등으로 혼란이 계속된 끝의 개정 법률을 보니 그래도 검찰이 수사기관이 아니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는 생각에 안도하게 된다. 절차의 위법성을 떠나 주요 내용을 살펴보자. 첫째,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위에서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등 4개 범죄를 제외했다지만 여전히 '부패범죄, 경제범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한 중요 범죄'를 수사할 수 있게 되었다. 수사개시 자체를 법으로 제한하는 것은 극도로 수사를 제약하는 것으로 단호히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이 규정에 따르면 결정적인 변화가 생긴 것은 아니라고 본다. 중요 범죄는 대부분 부패범죄이며, 동시에 경제범죄이기도 하므로 대통령령으로 합

    이창현 교수 (한국외대 로스쿨)
    배타성과 집단극단화

    배타성과 집단극단화

    40여 년 전, 막 개발이 시작되던 서울 외곽 아파트 단지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 들어서는 아파트 단지와 원주민 마을이 혼재하던 곳이었다. 모처럼 그 동네를 들를 일이 있어서 기억을 더듬어가며 옛날의 등하굣길을 걸어봤다. 전반적인 도로나 지형은 비교적 그대로 남아 있어서 길을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아파트 단지를 드나들 수 없게 굳건한 펜스가 쳐 있는 것이다. 그 시절에는 물론이고 얼마 전 이 일대가 재건축되기 전까지만 해도 여러 아파트 단지를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었다. 아침 등굣길에는 단지를 하나씩 거치면서 조금씩 일행이 불어나서 10여명이 와글와글 교문을 들어섰고, 오후 하굣길에는 단지를 하나씩 거치면서 조금씩 일행이 줄어들어서 마지막엔 쓸쓸히 집으로

    천경훈 교수 (서울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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