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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초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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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시대의 행동수칙

    코로나 시대의 행동수칙

    지난 1월 초 로스쿨 국제교류행사로 뉴욕 출장을 다녀왔다. 도시는 활기로 가득 차 있었다. 뮤지컬 극장마다 관객이 줄을 섰고, 미술관에서 그림을 보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겨울인데도 센트럴파크에선 거리의 음악가들이 재즈를 연주하고 있었다.    그로부터 석 달, 모든 것이 달라졌다. 강 건너 불구경이던 낯선 바이러스는 온 세상을 순차로 덮쳤다. 전 세계 확진자는 200만 명을 찍었다. 뉴욕에선 만 명이 넘게 사망했고, 사람 없는 거리는 적막하다. 해외여행도 운동경기도 공연도 박물관도 전부 일시정지 상태이고, 매일 아침 확진자와 사망자 수를 체크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우리나라는 악전고투 끝에 코로나19의 불길을 잡아가고 있다. 그러나 최근

    한애라 교수 (성균관대 로스쿨)
    공동체의 안전, 개인의 자유

    공동체의 안전, 개인의 자유

    회사가 종로로 이전하면서 2호선이 아닌 3호선을 애용하고 있다. 2호선을 탈 때는 시간은 짧았지만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는데, 3호선은 원래 그런지 아니면 코로나19의 영향인지 출퇴근 시간에 자리에 앉는 호사(?)를 누리고 있다. 하긴 도로의 교통도 이전보다 덜 막힌다고 하고, 백화점이나 시장에도 사람들이 많이 모이지는 않는다 하니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가 우리의 삶을 한 순간에 뒤바꾼 듯 하다. 생소하던 '사회적 거리두기'도 이젠 일상화된 듯하고,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을 이용하여 타인과의 접촉 없이도 일상을 유지한다. 신도들의 사진을 놓아둔 채 미사를 진행하거나, 대형 주차장에서 차량에 탄 채 부활절 예배를 드리는 모습을 보기도 한다. 코로나19의 가공할 전파력 앞에 각국은 입국

    이상철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국민청원 재판

    국민청원 재판

    사회적 압박에 굴복한 것인가. "성인지 감수성 제로에 가까운 판결과 피해자를 2차 가해한 판사를 이 법정에서 볼 수 없게 이 사건에서 제외, 자격 박탈시켜주십시오"라는 국민청원대로 되었다. 순식간에 40만을 넘긴 청원동의의 위력에 물러서고 말았다. 사법부는 스스로 무너지는 법관의 독립을 맥없이 바라보고만 있었다. 해명이라고 내놓았지만 구차하다. 아무리 국민의 분노가 법원을 향해 돌진했더라도 백기 투항했어야 했는지 매우 실망스럽다. 여론의 압력은 독재시대 정치권의 압력, 사법농단 사태처럼 법원 내부로부터의 압력과는 다른 형태의 사법독립 침해요소다. 그에 대한 대처가 아주 미숙하고도 미흡했다. 당사자인 재판장의 재배당 요청을 말리면서 보호막을 쳐주었어야 했다. 아무리 사법농단 사태로 국민의 신뢰가 바닥인 상

    하태훈 교수 (고려대 로스쿨)
    You've Got Mail

    You've Got Mail

    캄보디아 내의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 수가 증가함에 따라 3월말부터 ECCC는 전면 재택근무(telecommuting) 체제로 전환하였고, 이에 따라 기존 업무추진계획에 어느 정도의 변경이 필요할지에 대한 분석이 진행 중이다. 어느 정도의 차질은 불가피하겠지만, 그간 재판부 업무의 많은 부분이 전자파일링과 이메일을 통해 처리되어 왔기에 근본적인 변화가 없기를 기대하고 있다.    ECCC에서는 재판 자체를 이메일로 진행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예를 들면 서면의 제출기한, 분량, 번역, 공개범위 등에 관한 신청 및 답변, 그에 대한 재판부의 합의 및 결정이 이메일로 신속하게 이루어진다. 그 이메일들은 문서번호가 부여되어 전자 사건 기록에 포함되고 재판서에 인용되기도 한다. 이러한 관

    백강진 재판관 (크메르루즈 특별재판소(ECCC))
    가압류 재판관련 유감(3)

    가압류 재판관련 유감(3)

    2009년부터 필자가 받았던 가압류 보정명령 중 부담스럽게 느껴졌던 것을 11년째 모아오고 있다. 수십여 건에 이른다. 법원별로 담당 판사별로, 경우에 따라서는 전임 담당판사와 후임 담당판사에 따라 그리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보정명령의 내용이나 혹은 현금공탁 등의 내용 등이 어떠했는지 자연스레 비교가 된다.    돌이켜 보면 우리 사회에서 가압류 재판관련 처음으로 큰 변화가 있었던 것은 IMF때 가압류 사건의 폭증을 겪은 후 2003년 '전국신청판사회의'를 거쳐 재판예규를 통해서 가압류진술서제도의 도입, 담보제공기준의 강화 등이 시행되면서였다. 그러나 당시에는 전국 통일적으로 제도를 시행하였기 때문에 법적 안정성이나 예측가능성 등에서는 별 문제가 없었다.   

    이천교 법무사 (경기북부회)
    어느 입법 이야기

    어느 입법 이야기

    작년 9월께 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 내 횡단보도를 건너던 9살 어린이가 차량에 치어 사망한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라면 그 부모의 찢어지는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차량이 어린이보호구역 앞 횡단보도에서 일단 정지하는 문화가 자리 잡지 않은 우리나라에서는 예견된 사고라고 밖에 할 수 없었다.    이를 계기로 어린이보호구역 내 운전자의 주의의무와 보호구역 내 사고에 대한 처벌에 대하여 많은 논의가 있었으며, 재발방지를 위해 2019년 12월 24일 어린이보호구역 내 교통사고로 인해 13세 미만의 어린이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고,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조정욱 변호사 (법무법인 강호)
    온라인 강의를 하면서

    온라인 강의를 하면서

    코로나19 사태로 세상이 급변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일상이 완전히 달라지고 경제적 어려움은 한층 높아졌다. 사람들과의 직접적인 교류를 멀리하게 되어 외톨이 생활이 계속 되지만 한편으론 평생 처음 '인류애'라는 감정을 느껴보기도 한다.   대학은 개강연기에 이어 2주간 원격강의를 하고 있고, 추가로 1~2주의 원격강의를 더하기로 하면서 4월이 되어도 학생들이 없는 대학이 될 것 같은 불안감이 이어진다. 온라인강의를 준비하다보니 경험이 전혀 없는 대부분의 교수들은 힘겨워 하고 있으며 학생들은 어설픈 강의에 만족을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텅 빈 강의실에서 노트북의 카메라 앞에 홀로 서서 강의를 하려니 멋쩍을 수밖에 없고 녹화가 제대로 되고 있기는 하는지 강의 중에도 조바심이 생기기도

    이창현 교수 (한국외대 로스쿨)
    코호트 격리는 옳은가?

    코호트 격리는 옳은가?

    영화 '감기'를 보았다. 감염성과 치사율이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분당에 퍼지자 당국은 강력한 코호트 격리를 단행한다. 분당을 봉쇄하고 주민들을 캠프에 격리한 것이다. 다른 지역 국민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영화 속 분당 주민은 버려진다. 사망자는 걷잡을 수 없이 늘어가고, 주민들이 폭동으로 맞서자 군까지 투입된다. 까뮈의 '페스트' 속 오랑시도 폐쇄된다. 사람들은 하루아침에 자유를 잃고 죽음의 도시에 갇혀 버린다.    코로나 사태로 널리 알려진 코호트 격리(Cohort Isolation). 감염 장소나 시설을 통째로 봉쇄하는 조치. 코호트의 어원은 울타리이고 동일집단으로 풀이된다.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감염자가 발생한 지역이나 시설을 봉쇄하는 것은 옳은가?   코호트 격

    임성택 대표변호사(법무법인 지평)
    눈의 진화

    눈의 진화

    수억 년 전 단세포생물 내에 빛을 감지하는 세포소기관이 생겼다. 안점이라고 불리는 이 기관에서 다세포생물의 광감지세포가 진화했다. 광감지세포가 빛을 더 받아들이려다 보니 점점 더 오목한 곡면을 형성하며 원시적인 망막이 되었다. 곡면은 빛이 들어오는 작은 구멍만 남기고 공 모양에 가까워졌고, 작은 구멍에는 수정체가 자리 잡았다. 수정체 옆에는 점차 근육이 붙어 두께와 초점거리 조절이 가능해졌다. 빛의 양을 조절하는 홍채도 수정체 바깥쪽에 생겼다. 두 개의 눈이 조금씩 정면을 향하면서 원근 감지가 가능해졌고, 어느 순간 색도 알아볼 수 있게 되었다(앤드류 파커, 눈의 탄생).    이것이 우리 눈의 발생사다. 너무도 복잡하고 정교해서 창조론의 근거로 거론되기까지 하는 인간의

    한애라 교수 (성균관대 로스쿨)
    바이러스의 일상화

    바이러스의 일상화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리의 일상을 멈추고 있다. 바이러스는 중국을 벗어나 미국과 유럽 등 전세계로 확산되고, 정치·경제·문화 등 우리의 모든 일상이 느려지다가 그야 말로 ‘shut down’의 상태로 들어 가고 있다. ‘비말’, 마스크 5부제’와 같은 생소한 용어에도 익숙해지고, 마스크가 이렇게 귀한 것인지 알지 못하다가 기다림 끝에 마스크 2개를 손에 쥐면 행복하기까지 하다. 지하철에서 누가 기침이라도 하면 슬그머니 그 자리를 떠나게 되고,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사람과의 모임이나 활동은 피하게 된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은 늘어나니 그나마 위안을 삼아야 할까. 법조계 역시 피할 길이 없다. 불요불급한 재판이나 수사는 미루어지고, 로펌들도 재택근무를 확대하고 대면회의를 줄

    이상철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불평등하게 다가온 위험

    불평등하게 다가온 위험

    "빈곤은 위계적이지만 스모그는 민주적이다." 독일 사회학자 울리히 벡의 저서 '위험사회'를 특징적으로 요약한 표현이다. 산업화로 빈부격차는 더 벌어져 가지만, 산업화의 부산물인 재난의 위험이나 기후위기와 원전사고 같은 후기산업사회의 위험은 성별, 사회계층, 세대 등 차별 없이 민주적으로 동등하게 퍼져 영향을 준다. 누구도 오염된 비와 공기를 비켜갈 수 없다. 위험에는 경계도 없고 국경도 없다. 보호막과 안전망도 소용없다. 그래서 위험으로부터의 공포와 불안은 커져만 간다. 지금 신종바이러스의 무서운 전파력으로 시민의 불안감은 고조되고 있다. 공포와 혼란의 연속이다. 물론 전염병은 산업사회의 산물이라고 보기 어렵지만 산업화와 세계화로 그 전파속도는 빛의 속도다. 산업화 과정에서 파괴된 자연생태계

    하태훈 교수 (고려대 로스쿨)
    The Blind Side

    The Blind Side

    40여년 전 벌어진 캄보디아 크메르 루즈 학살에서 특기할 만한 점은 당시 전 인구의 3분의 1에 가까운 사람들이 동족의 손에 의해 처형당했음에도 별다른 내부 저항의 움직임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크메르 루즈는 과거 정권의 공무원과 군인, 이슬람교 및 불교도들, 그리고 베트남 및 중국계, 기타 소수민족을 포함하는 ‘외국인’ 등 몇몇 그룹으로 ‘국가의 적(敵)들’을 설정한 후 이에 해당하는 사람들을 선별하여 처형하거나 강제수용소에 보내는 정책을 시행하였다.   생존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크메르 루즈에 의해 끌려 간 사람들은 마을 인근의 들판이나 숲에서 처형된 후 바로 그 자리에 집단으로 매장되었는데, 그들의 비명이 마을에 들리지 않게 하기 위해 선전 가요가 확성기를 통하여 큰 소리로

    백강진 재판관 (크메르루즈 특별재판소(EC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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