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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초포럼 리스트

    수사절차에서의 ‘불복의 권리’

    수사절차에서의 ‘불복의 권리’

    대법원은 최근 압수수색 영장의 집행과 관련하여 ‘수사기관이 압수·수색을 하면서 단순히 영장을 보여주는 것에 그치고 영장에 기재된 사항을 피압수자가 충분히 알 수 있도록 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압수한 증거는 위법수집증거로서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하였다. 대법원의 판결은 형사소송법이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는 경우 피압수자에게 반드시 압수·수색영장을 제시하도록 규정한 것은 법관이 발부한 영장 없이 압수·수색을 하는 것을 방지해 영장주의 원칙을 절차적으로 보장하고 개인의 사생활과 재산권의 침해를 최소화하는 한편, 피압수자의 불복신청 기회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명백히 하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대법원의 판결을 보면서 수사절차에 대한 생각을 다시

    이상철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무인사(無人事)가 만사(萬事)다

    무인사(無人事)가 만사(萬事)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은 동서고금의 진리다. 천하의 일은 적임자를 잘 찾아 맡기면 절반 이상 이루어진 것이나 다름없다. 새 정부가 출범 초기 장관후보자 인선에 실패한 몇 가지 사례를 보면 인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학연, 지연, 혈연 등 정실인사가 낳은 폐해나 낙하산과 관피아라는 단어가 갖는 부정적 이미지는 인사가 만사임을 반증한다. 인사를 잘못하면 망사(亡事)가 되기도 한다. 역설적으로 무인사가 만사인 경우도 있다. 말 많고 탈 많은 인사를 아예 안 하는 방법이다. 현 인사제도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아예 피해가는 소극적인 인사법이다. 사법부가 바로 이런 인사시스템을 채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인사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정공법이지만 모든 법관이 승진을 기대하고

    하태훈 교수 (고려대 로스쿨)
    법관의 독립이 밥그릇 싸움이라는 분들께

    법관의 독립이 밥그릇 싸움이라는 분들께

    “판사가 재판만 빨리 친절하게 해주면 되지 독립이 꼭 필요한가요?” “판사들간 밥그릇 싸움 아닌가요, 아니면 노조활동이라도 하겠다는 건가요?” 최근 법관이 사법부 내외부로부터 더욱 독립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크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선 판사의 독립이 왜 필요한 것인지 공공연히 의문을 제기하는 분들도 있다. 특히 힘과 권력을 갖고 있을 경우 법관 독립의 원칙은 자신의 힘과 권력을 행사하는데 불편한 장애물로 느껴질 수 있다. 다수의 의견과 여론을 알아서 잘 따르는 법관의 모습이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러한 주장을 곱씹고 있다 보면 종종 씁쓸함을 느끼게 된다. 힘과 권력이 있는 다수일 때는 법관의 독립을 공격하고 침해하며 법원을 다수에 복종시켜려고 하

    이인석 고법판사 (서울고법)
    법무사 120년, 그 존재와 역할

    법무사 120년, 그 존재와 역할

    “출생부터 사망까지 당신 인생의 모든 순간, 법무사가 함께 합니다.” 아침마다 출근을 하면서 지나오는 경기북부 법무사회관에 걸려있는 현수막의 내용이다. 올해로 법무사제도가 탄생한 지 120년이고, 1만 번째 등록 법무사가 탄생하였다는 소식도 있었다. 제도적인 연혁으로 치면 오히려 변호사제도보다 빠르고, 우리나라에 근대 사법제도 도입의 역사와 함께 그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면서 국민들의 법률생활과 가장 밀접한 법률전문가로 활동해오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법인류학자인 린다 루이스는 “한국에서 서민을 위해 애쓰는 진정한 법률가상은 법무사에게서 나타난다”고 밝힌 적이 있기도 하다. 사회의 변화와 발전에 따라 변호사제도가 발전되고 우리 사회에서 보다 많은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라듯이, 법무사제도 역

    이천교 법무사 (경기북부회)
    기억은 건강한 걸림돌이자 미래를 위한 디딤돌!

    기억은 건강한 걸림돌이자 미래를 위한 디딤돌!

    독일의 어느 도시 길에는 나치에 의해 학살된 유태인들을 기념하는 돌들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과거에 저질렀던 잘못을 기억하고 그러한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는, 즉 망각을 하지 않고 늘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건강한 ‘걸림돌’을 사람들이 누구나 볼 수 있는 길에 새겨 놓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그러한 사례가 있는지 지속적으로 발굴하여 설치해 나갈 계획이라고 합니다.  좋은 일이든 좋지 않은 일이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과거에 있었던 일들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점점 지워져 갑니다. 그래서 인간을 망각의 동물이라고 합니다. 어쩌면 새로운 것들을 기억하기 위해서는 과거에 있었던 것들에 대한 기억이 사라지는 것이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면, 특히 잘못된

    이건리 변호사 (법무법인 동인)
    캠퍼스, 그리고 서초동의 연가

    캠퍼스, 그리고 서초동의 연가

    떠나오면 더욱 그립다. 떠나기 전까지는 뒤돌아보지 않기 때문이다. 떠날 것을 미리 염려한 것은 아니다. 우연같이 찾아오는 떠남이 예정된 떠남보다 흔한 일이다. 법원을 맴돌던 삶이 캠퍼스에 머문 지도 제법 되었다는 생각이 들자 불현듯 그 떠남이 찾아왔다. 몇 달의 생각이 굳어지자 늘 그렇듯이 마법(魔法)에 걸린 듯 또다시 법원 언저리에 깃들였다. 수사(修辭)의 속살이 자명(自明)한데도 그 덮개로 의미가 방황한다. 다시 찾은 서초동의 일상이 캠퍼스의 연가(戀歌) 같진 않을 것임을 능히 짐작하고 나선 길이다. 서초동이 어떠한 동네인가? 캠퍼스의 보통법(普通法)인 ‘긴장으로부터의 자유’가 서초동에서 보장된다는 아무런 기약이 없다. 오히려 ‘긴장으로의 자유’를 스스로 선택할 일이다. 창문을 닫아도 간간히 들

    김홍엽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법교)
    숭례문 현판을 세로로 세운 이유

    숭례문 현판을 세로로 세운 이유

    남대문의 정식 명칭은 ‘숭례문(崇禮門)’이다. 4대문의 현판을 보면 모두 가로로 씌여 있는데 유독 숭례문 만은 세로로 세워져 있다. 이는 불의 산(火山)이라는 관악산의 화기(火氣)를 막기 위한 것으로, 글씨를 세로로 길게 늘어뜨려 성문 밑을 막고 누르면 화기가 들어오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였다고 한다. 물론 과학적 근거가 있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미신으로 치부하고 웃을 일은 아니다. 화기가 도성을 덮쳐 임금이 거처하는 궁궐과 백성들의 민가를 침범하는 경우 그 폐해는 말 할 수 없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그러한 사태를 예방하고자 하는 간절한 염원이 500년 세월을 넘어 가슴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우리의 일상에는 무수히 많은 사고들이 발생한다. 특히 산업현장에서는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이상철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법과 양심에 따른 재판

    법과 양심에 따른 재판

    법관은 본질적으로 당사자 사이의 갈등뿐만 아니라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법관의 역할은 미리 정해진 법률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에 그치는 것인가. 헌법과 법률 속에서 잘 찾아내기만 하면 판결이 가능한 것인가. 판결이 수학공식처럼 대입만 하면 정답이 나오는 논리적 삼단논법의 결과인가. 그렇다면 인공지능(AI)도 재판할 수 있을 것이고 인공지능이 장착된 Watson이 판결을 더 잘 내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는 법이 모든 사람에게 의심이 없을 정도로 명확하고 분명한 개념만 포함되어 있는 경우나 가능한 얘기다. 법 규정에 사용된 언어나 개념은 매우 다의적이다. 언어에 의해서 표현된 법 규정은 어느 정도 추상성과 불명확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가치충족을 요하는 요소를 갖고 있다. 양

    하태훈 교수 (고려대 로스쿨)
    소수의견 쓰는 대법원장

    소수의견 쓰는 대법원장

    “사법기관인 연방대법원이 입법기관의 역할까지 하는 월권을 행사했다.”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은 2015년 6월 동성결혼 합법화 판결의 다수의견을 비판하는 반대의견을 내놓는다.   2005년 9월 렌퀴스트 대법원장이 갑작스럽게 사망하자 부시 대통령은 대법관을 거치지 않은 50세의 로버츠를 대법원장으로 지명한다. 부시 대통령이 전임자인 렌퀴스트보다 31살이나 어린 로버츠를 지명한 이유는 ‘젊은 보수주의자’ 로버츠의 보수적 성향과 신념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카톨릭 신자인 로버츠는 낙태에 반대했고, 교내 기도를 지지했으며, 적극적 평등실현조치를 반대했다. 그는 청문회 모두 발언에서 법관을 심판에 비유하면서 “심판과 법관은 모든 이가 확실히 규칙에 따라 움직이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인석 고법판사 (서울고법)
    아빠가 딸에게

    아빠가 딸에게

    가을의 꽃 코스모스의 계절이 성큼 다가왔다. 이국적인 꽃 이름과는 달리 수수한 모습으로 어릴 때부터 추석이 가까워지면 늘 주위에 함께하면서, 우리의 마음을 매우 서정적이게 하고 추억에 물들게 하는 아름다운 힘을 가진 꽃인 것 같다. 생명의 시작을 알려주는 봄의 향연은 산이나 들판과 강가에서 만이 아니라 삭막해 보이는 길가의 가로수, 보도블럭 사이의 틈을 비집고 솟아나는 연약한 풀을 보면서도 느낄 수 있었다. 풍성한 모습이든 아니든 모두 한 여름의 왕성한 성장의 시간을 지나 이제 원숙한 가을의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비록 여유 있고 낭만스럽게 느티나무 아래서 정겹게 울어대는 매미 소리는 아니지만, 아파트 단지 내에서도 매미들이 때를 알리듯 울어대고, 저녁에 퇴근을 하며 법원과 검찰청의 담을

    이천교 법무사 (경기북부회)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가습기 살균제로 귀중한 생명들이 많은 피해를 입었고, 모 대기업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메탄올 중독으로 실명하는 등 수많은 근로자들에게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으며, 기업의 반사회적 행위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대규모 이동수단이나 집단시설에서의 안전사고, 산업재해, 집단적으로 발병하는 직업병, 화학물질이 첨가된 생활용품의 부작용 등, 국민들은 안전과 생명의 위험에 상시적으로 노출되고 있다. 기업은 국민들에게 유익을 줌과 동시에 근로자나 소비자는 물론이고 일반 국민에게까지 위험을 주고 있다. 국민의 생명에 집단적인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도 가벼운 벌금형과 제한적인 민사책임만 부담할 뿐, 그 이익에 상응하는 수준의 책임이 부과되지 않고 있으며, 특히, 산업재해나 소비자의 생명과 안전에

    이건리 변호사 (법무법인 동인)
    새 모습의 사법부를 기원하며

    새 모습의 사법부를 기원하며

    새 대법원장 후보자가 지명되었다. 앞으로 국회 청문회와 동의 절차를 남겨 놓고 있다. 대통령은 대법원장 후보자를 사법개혁의 적임자로 판단하여 지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 안팎에선 이를 파격(破格)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파격은 전례나 관행에 비추어 예외라는 말이다. 파격이라는 표현이 적절한지 여부를 차치하고, 파격을 필요로 할 정도로 사법개혁은 시대적 당위(當爲)이자 명제(命題)이다. 사법부가 스스로를 어떻게 보든 국민의 사법 불신은 이를 부정하기에 그 골이 너무나 깊다. 사법 불신(不信)은 사법재판에 대한 불신과 사법행정에 대한 불신으로 압축된다. 사법재판에 대한 섣부른 비판은 사법권의 독립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으므로 신중하여야 한다. 그러나 사법재판에 대한 국민의 신뢰

    김홍엽 교수 (성균관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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