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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초포럼 리스트

    대형 참사와 누적적 인과관계

    대형 참사와 누적적 인과관계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여전히 고귀한 생명을 앗아간 사고는 끊이질 않는다. 터졌다하면 한두 명에 그치지 않는다. 크레인 사고와 같은 산업재해와 교통사고를 합쳐 하루 평균 20여명이 사망한다. 거기에 화재참사를 더하면 일 년에 수천 명의 목숨이 사라진다. 대형사고는 느닷없이 발생하지 않는다. 피해자 탓으로 돌릴 수 없는 사고라는 점에서 피해자에게는 느닷없이 닥친 불행이지만 피해자가 알 수 없는 인과관계가 진행되고 있었던 것이다. 천재지변에도 다 원인이 있듯이 대형 참사에는 누구 한 명의 탓으로 돌리기에는 복잡하고 누적적인 인과관계가 숨어 있다. 그 누적적 인과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단 한 명이라도 그 인과관계를 단절시킬 기회가 있었기에 더욱 안타까운 것이다. 소방점검을 철저히 했더라면, 인허가 관청이 불법증축

    하태훈 교수 (고려대 로스쿨)
    콩 심는데 콩 나는 위원회의 혁신

    콩 심는데 콩 나는 위원회의 혁신

    면세점에 관한 특허심사에서 밀실심사를 통해 특혜를 주었다는 문제가 제기되어, 대통령령에 규정된 심사위원회 평가기준을 법률로 정하려고 하는 관세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되어 있다.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서 특정 회사에 유리하게 심사평가기준을 자의적으로 운용하는 것을 방지하려는 것이다. 기업에게 독점권을 부여하는 심사에서 특정 회사를 선정하려고 그 평가기준을 임의로 결정하고 평가기관의 의견이 반영될 여지가 있는 위원들로 심사위원을 구성하여 심사를 진행하게 되면 그 결과는 명약관화하다. 본래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사안에 관해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고 전문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위원회를 두고 있다. 고위공직자 임명을 위한 추천위원회도 위원들의 심의를 통해 후보자를 복수로 정하고 인사권자가 그 중 한 명을 낙점

    이건리 변호사 (법무법인 동인)
    사법개혁의 또 다른 시각

    사법개혁의 또 다른 시각

    올해 우리의 사법은 여느 때와 달리 많은 도전과 시련에 직면하였다. 사법부 스스로 쌓아온 많은 문제들이 일시에 분출하여 어떻게 가닥을 잡고 매듭을 지을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온건한 사법개혁의 요구가 발을 붙이기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분노를 모르는 사법부에 대하여 ‘분노의 사법개혁’을 주문하는 견해가 힘을 실어간다. 사법부의 변화를 갈망하는 국민적 요구가 강해질수록 사법제도의 개혁보다는 과거사 문제들의 발본적(拔本的) 해결을 통한 사법 외부로의 투쟁적 사법개혁이 보다 설득력을 지니게 된다. 회자(膾炙)되는 ‘적폐’(積弊)라는 말을 노골적으로 사용하지는 않지만 사법적폐를 청산하는 사법개혁이어야 한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그러나 사법개혁이 분노의 것만이 되어서는 아니 된다. 사법개혁의 또

    김홍엽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법교)
    크리스마스의 또 하나의 의미

    크리스마스의 또 하나의 의미

    벌써 한 해가 다 지나고 있다. 한 해가 저무는 지금, 자신에게 지난 한 해 무엇을 하며 보냈는지 물어 보지만 특별한 대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보낸 것도 아닌데, 아마도 ‘지금’이 아니라 ‘지난’ 것에 대한 기억 소환이 쉽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한 해를 보내는 연말의 풍경은, 그래도 크리스마스 캐럴이 거리에 울려 퍼지고, 크리스마스 트리의 불빛이 동화 속 한 장면 마냥 겨울밤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는 것이 제격이다. 겨울의 찬 바람에 웅크리기 보다는 가슴을 조금이라도 펴고, 마음을 조금이라도 넉넉하고 따스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그러한 크리스마스의 풍경이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는 종교적 의미를 떠나 기독교도이든 아니든 모두에게 나름의 의미가 있는 날이다. 종교적 의례나

    이상철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괴롭히기 소송'

    '괴롭히기 소송'

    새 정부가 제주 해군기지 건설공사 반대 투쟁을 했던 강정마을 주민과 시민단체를 상대로 제기한 구상금 청구의 소를 철회하기로 했다. 갈등 치유와 국민 통합을 위한 대승적 차원에서 법원의 강제조정안을 정부가 수용한 것이다. 국가의 잘못을 바로잡고 갈등해결의 좋은 선례를 남긴 조치로서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보수언론은 일제히 반대투쟁에 참가했던 주민과 시민단체를 ‘불법 전문시위꾼’으로 낙인찍으며 국민의 혈세로 면죄부를 주었다고 비판하고 있다. 주민동의 없이 밀어붙인 국책사업의 절차적 하자는 외면한 채 법과 원칙을 들먹이며 법치주의의 훼손이라는 논평을 쏟아내고 있다. 보수야당도 정부가 불법행위를 용인하는 선례를 남겼다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강정마을 구상권 철회는 문재인 정부의 대선 공약이다.

    하태훈 교수 (고려대 로스쿨)
    유리천장 깨기의 선봉장

    유리천장 깨기의 선봉장

    지난 8일 대법원에서 열린 전국법원장회의에서 임신 중인 법관에 대한 사건배당과 업무량 감축을 위해 ‘모성보호를 위한 사건배당 감축 및 업무량 적정화 등에 관한 업무처리지침’을 만들어 시행하는 방안이 논의됐다고 한다. 환영할 일이다. 지난 7월 여성으로서 사법 사상 최초로 법원행정처장에 취임한 김소영 법원행정처장은 법률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여성법관으로서 가장 어려웠던 일이 일과 가사, 육아를 병행하는 것이었다"며 "세월이 많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여성법관들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일과 육아의 병행"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법관들에게 육아가 많은 부담이 되는 것은 결국 업무가 과다하기 때문"이라며 "일과 가정의 양립을 가능하게 하는 제도적 측면에서의 개선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인석 고법판사 (서울고법)
    한 해를 보내며

    한 해를 보내며

    2017년이 시작되며 반갑지 않게(?) 나이를 한 살 더 먹은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또 한 해를 보내는 12월, 그것도 며칠 남지 않았다. 새해를 시작하며 가졌던 여러 각오와 계획들은 하루하루 경황없이 살아오는 사이에 잊혀졌고, 실감할 겨를 없이 이제 또 한 해가 지나가고 있다. 열심히 그리고 보람 있게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있었지만, 점점 격화되는 경쟁과 녹록지 않은 법조시장 속에서 또 한 해 내 앞가림하기도 벅차게만 살아온 것 같다. 누구나 무거운 짐들을 지고 살아가야 하는 것일 것이고, 더 힘들고 열악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도 많을 텐데, 나 자신을 돌아보니 영 변변치 못했고 부끄러운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이제 모두 다 지나가 버린 시간이고 과거의 일들이다. 그래도 이렇게 건강

    이천교 법무사 (경기북부회)
    법치주의를 무색하게 하는 사람들

    법치주의를 무색하게 하는 사람들

    흔히 ‘법치주의’ 하면 ‘법의 지배’를 말한다. 법의 지배는 자칫 부조리한 기존 관행을 합리화하는 강자의 논리로 활용되거나 법의 흠결을 남용한 데 대한 합리화의 도구로 활용되기도 한다.  특정한 법을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적용하면 된다는 ‘평등의 원리’만을 실현하면 일반적으로는 적정한 ‘법의 지배’로 이해되기도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불평등한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단순히 ‘법의 지배’만을 형식적으로 강조하다 보면 ‘법의 흠결’로 ‘부패’와 ‘직무유기’라는 부조리한 현상이 발생하고, ‘법의 지배’가 추구하는 실질적 정의에 위배되는 법적용이 아무런 견제와 비판 없이 정당한 법집행처럼 실행된다. 이러한 ‘법의 지배’의 한계와 부작용은 현실에서 종종 발생한다.

    이건리 변호사 (법무법인 동인)
    신속한 재판의 제도화

    신속한 재판의 제도화

    최근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손해배상사건 3건이 4년 넘게 대법원에 계속 중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관련 사건을 통일적으로 처리하기 위하여 심층 검토를 하고 있다는 대법원의 설명까지 곁들이고 있다.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사건이라는 점을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소가 제기된 날부터 11년이 넘은 사건도 있는 데다, 더욱이 2건은 재상고사건인데도 그토록 결론을 내기 어려운 고심이 무엇인지 궁금증을 더한다. 우리의 민사사법제도는 재판의 신속에 관한 한 제도의 설정 및 운용에서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민사소송법 제199조는 제1심의 경우 소제기일부터 5월 이내, 항소심 및 상고심의 경우 기록접수일부터 5월 이내로 판결선고기간을 정해놓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법률의 규정은 훈시규정으로 치부되어 무시되고

    김홍엽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법교)
    4차 산업혁명과 변호사 전문직

    4차 산업혁명과 변호사 전문직

    성경의 창세기에 의하면 최초의 인간인 아담이 이브가 건넨 선악과를 먹은 후 하나님에게 “하나님이 주셔서 나와 함께 있게 하신 여자가 주므로 먹었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아담의 자기변호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아마 인류 최초의 변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변호사라는 직업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재판이 있는 곳에 변호가 있다면 분명히 오래 전부터 있었을 것이다. 아담과 이브가 에덴동산에서 추방된 이후 인간은 숙명적으로 노동에 지배당하는 삶을 살아 왔다.    1,2차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인간은 비로소 노동에 대한 예속으로부터 벗어나 잉여의 힘과 시간을 자기를 위하여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20세기 들어 컴퓨터와 인터넷의 발달은 또 하나의

    이상철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옥에 티

    옥에 티

    경찰이 살인범을 잡고도 비난을 받을 때가 있다. 불안했던 시민은 검거소식에 박수를 보내지만 체포나 수사과정에서 피의사실이 언론에 공개되고 범인의 신상정보를 노출시키면 인권침해 논란으로 성공은 가려지게 된다. 의사도 마찬가지다. 환자의 생명을 살려 놓고도 욕먹는 수가 있다. 옥에 티 때문이다. 나무랄 데 없이 훌륭하거나 좋은 것에 있는 사소한 흠이 옥을 옥으로 보지 못하게 가리기 때문이다. 북한 귀순병사의 치료과정에서 벌어진 논란이 그렇다. 열정과 헌신으로 환자를 살려낸 의사나 환자상태에 관한 정보공개를 비난한 국회의원이나 옥에 티 때문에 논쟁이 과열되고 있다. 국회의원이 선택한 '인격테러', '현행 의료법을 위반한 범죄행위' 라는 선정적이고 과격한 단어, 시기와 방법의 부적절성 때문에 올바른 지적일 수

    하태훈 교수 (고려대 로스쿨)
    선례에 대한 도전

    선례에 대한 도전

    ‘선례에 도전하는 판결’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흔히 엇갈린다. 인권을 증진시킨 역사적 판결로 칭송받기도 하지만 튀는 판결이라며 비판받기도 한다. 이러한 차이는 무엇 때문일까? 법철학자 로널드 드워킨(Ronald Myles Dworkin)은 ‘법관이란 과거로부터 작가를 달리하여 계속 쓰이고 있는 연작소설을 써내려가는 공동창작자’라고 비유했다(법의제국). 훌륭한 연작소설을 쓰려면 이미 쓰인 소설의 줄거리, 내용, 인물 등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전체와 조화되게 자신의 이야기를 지어내 덧붙여야 한다. ‘연작소설의 맥락을 이해하고 그것을 기초로 선례에 도전하는 판결’이 역사에 남을 명판결이라면 이와 반대로 ‘이전의 줄거리를 무시한 도전’은 튀는 판결이라 불리는 것이 아닐까? 튀는 판결이

    이인석 고법판사 (서울고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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