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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초포럼

    서초포럼 리스트

    법치(法治)에의 기원(祈願)

    법치(法治)에의 기원(祈願)

    연구실에 늦은 시간까지 있으면 몸은 힘드나 마음은 되레 한가롭다. 캠퍼스에 적막(寂寞)이 찾아오면 캠퍼스는 절간 같다. 도심이지만 고궁과 담벽을 이웃하고 있으니 도심 같지 않다. 캠퍼스를 벗어나 숲속으로 빠져들면 북악산 자락 한양도성길로 접어든다. 옛 모습 그대로 이려나 생각하다가 어느새 같은 길을 걸어가고 있는 옛 선비의 모습과 마주한다. 일상의 대부분을 연구실에 머물게 하는 것은 캠퍼스의 이런 청량감 때문이다. 자연히 마음도 유유자적(悠悠自適)해진다. 그런데 요즘 들어 캠퍼스에 있어도 심사(心事)가 어지럽다. 시국(時局) 탓이다. 정치적 감각이 없는 소시민이지만 시국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거워진다. 광화문의 함성이 캠퍼스 옥상에서 들리기도 한다. 하루하루 더 깊은 수렁 속으로 빠져드는 시국이 혼란스럽

    김홍엽 교수(성균관대 로스쿨)
    누가 공적 시스템을 붕괴시켰는가?

    누가 공적 시스템을 붕괴시켰는가?

    중국 최초의 통일국가를 완성하고 최초 황제, 시황(始皇)에 올랐던 진시황은 인간 존재를 넘어 불로불사의 신의 영역으로 들어가고자 하였다. 그러나 그의 욕심은 개인의 수명을 재촉하였을 뿐 아니라, 그가 세운 제국 역시 무능한 2세 황제에게서 끝나게 된다. 진 제국의 멸망에는 지록위마(指鹿爲馬)로 유명한 환관 조고가 있었다. 비운의 국모로 연민을 자아내기도 하는 명성황후는 임오군란 당시 충주로 피신하여 있던 중 신령이 왕비가 있는 곳을 알려주어 찾아왔다는 한 무당을 만나게 된다. 그 무당이 알려준 날에 정확히 환궁을 하게 되자 명성황후는 무당을 절대적으로 신뢰하여 진령군이라는 군호까지 내려주고 총애하게 된다. 진령군은 권력의 절대적 신임을 배경으로 조정의 인사와 갖은 이권에 개입하여 조선의 멸망을 앞당기는 데

    이상철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이대 나온 여자

    이대 나온 여자

    허영만 작가의 인기 만화를 영화로 만든 '타짜'가 2006년 개봉되었다. 영화는 684만명의 관객을 모으는 기염을 토했다. "이거 왜 이래. 나, 이대 나온 여자야!" 정 마담(김혜수 분)이 형사에 잡혀가면서 한 말이다. 이 한 마디는 관객의 귀와 뇌리에 깊이 박혔다. 순식간에 우리나라 사회에 뿌리 깊은 학벌 우월, 속물 근성 그리고 허위 의식 등을 대변하는 명대사의 반열에 올랐다. 인터넷이 활성화되기 전 '마담 뚜'라는 사람들이 있었다. 결혼을 중매하는 나이 든 여성들을 가리켰다. 중매인을 낮게 부르는 '뚜쟁이'에서 어원을 찾는다. 당시 그들은 사법연수원생, 의사, 회계사 등 이른바 '사' 자들을 부유층 자녀들과 연결시켜 주며 우리나라 결혼중매 시장을 주도했다. 마담 뚜는 각자 나름대로의 철칙이나 노

    윤배경 변호사 (법무법인 율현)
    ‘떡값’과 ‘떡 한 상자’

    ‘떡값’과 ‘떡 한 상자’

    이제 대한민국의 청탁·접대문화는 청탁금지법(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 이전과 이후로 확연히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모두 법적용의 첫 케이스가 되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이 여기 저기 보인다. 애매하면 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는 몸 사리기가 국민권익위원회의 방어적 해석의 긍정적인 효과다. 시행 첫날 대학생이 교수에게 건넨 캔 커피가 첫 신고사례였다는 보도가 적용대상자들을 움츠리게 만들었다. 모임에서도 음식을 시키기 전에 청탁금지법을 화제로 올리니 일단 성공한 셈이다. 한 달밖에 지나지 않아 평가하기는 조심스럽지만 접대문화가 간소화되고 가족중심의 소비가 늘었다는 보도를 보면 이 법이 서서히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해진다. 저녁이 있는 삶의 풍경이 그려지고 있다는 사람들도

    하태훈 교수 (고려대 로스쿨)
    법조인과 출산율

    법조인과 출산율

    얼마 전 곧 결혼을 앞둔 어느 법조인 예비부부를 만났다. "저희는 결혼해서 아기를 낳으면 신랑이 데리고 자기로 했어요." 신부가 아기 때문에 밤에 잠을 못자면 직장생활을 제대로 하기 힘들까봐 염려한 신랑의 배려다. 이들은 모두 직업이 있고 결혼 후 각자의 업무와 육아, 가사에 대해 공정한 분배를 계획하고 있다. 법원에서 업무능력이 뛰어나기로 자타가 공인하는 '일 잘하는 선배'를 만났다. 자신의 초임 시절 이야기를 들려준다. "중요한 사건 판결을 선고하느라 매일 밤을 새는 바람에 처가 첫째를 낳을 때 병원에 가보지도 못했어", "매일 늦게까지 야근하다 들어가서 아기가 자는 모습만 보다가 간만에 휴일에 늦잠을 자는데 옆에서 뭐가 왔다 갔다 해서 보니까 첫째가 어느새 걷고 있지 뭐야." 통계청이 지난

    이인석 고법판사 (서울고법)
    고소와 가압류 사건이 많다는 것의 의미

    고소와 가압류 사건이 많다는 것의 의미

    종종 언론에서 '고소 공화국'이라는 기사를 접하듯이, 우리 사회는 인구 대비 고소사건의 비율이 일본 등 다른 나라에 비해 이례적으로 많다. 특히 재산죄 그 중에서도 사기죄 고소사건의 비율은 일본에 비해 무려 수백 배에 달한다는 기사를 오래전부터 접하고 있다. 이런 현상이 바람직한 것이 아님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것을 가지고 우리가 고소를 즐기는 국민성을 가졌다거나, 국민들이 형사법적 지식이 없어서 형사고소 사건이 몰린다고 비약해서는 안 될 것이다. 형사고소 사건의 상당수는 사실상 민사 문제를 형사적으로 해결하려는 '민사사건의 형사화' 현상이 문제되고 있듯이, 일본에 비해 형사고소 사건이 많다는 사실은 한편 우리 사회의 민사 권리구제 제도가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점을 나타

    이천교 법무사 (경기북부회)
    광화문에는 연가(戀歌)가 어울린다

    광화문에는 연가(戀歌)가 어울린다

    살면서 절대 하지 않을 것 같지만 하게 되는 일들이 있다. 지난 9월 21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행정사법 개정안'을 반대하는 1인 시위를 하였다. 80년대 전반에 대학을 다닌지라 시대 분위기 상 자연스럽게 시위에 참석한 적이 있었지만, 30년도 더 지나 50대의 변호사가 되어서 다시 시위를, 그것도 1인 시위를 하게 될지는 상상도 못하였다. 입법예고된 행정사법 개정안은 행정사에게 행정심판대리권을 부여하고 있다. 이는 변호사의 직역에 대한 직접적인 침해가 되는 한편, 유사직역의 통합을 전제로 도입된 로스쿨제도와 근본적으로 상충하는 것이며, 행정부 공무원들을 위한 또 하나의 전관예우법이다. 엄청난 이권이 달려있는 행정 문제에 직면한 국민은 돈 보따리를 싸들고 담당공무원과 친분 있는 고위 공무

    이찬희 변호사(법무법인 정률)
    밥은 법 이상(以上)이다!

    밥은 법 이상(以上)이다!

    "콩 한 조각도 나눠 먹는다", "인심은 곳간에서 난다"는 말이 있다. 작은 것도 이웃과 서로 나눌 수 있고, 나누면 함께 풍요로워진다. 만남은 사람들의 삶이 교차하는 기회이다. 혼례 때 행인들까지도 초대해서 음식을 나누는 미풍양속이 있었다. 밥은 단순히 배를 불리는 물체만을 의미하지 않고 훨씬 더 큰 가치를 갖는다. 세상에 거저 이루어지는 일은 없다. 인간관계에서 지름길은 없으며, 많은 시간과 만남을 필요로 한다. 공직, 학교, 언론 종사자들의 공정한 직무수행을 보장하고자 지난달 28일부터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이 시행됐다. 국민들은 그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해 자신의 행동이 법에 저촉되는지 불안해 한다. 그 법을 알지 못해도 위반하면 책임을 부담한다. 법률전문가

    이건리 변호사 (법무법인 동인)
    빈번한 민사사물관할의 변동

    빈번한 민사사물관할의 변동

    민사 및 가사소송의 사물관할에 관한 규칙이 금년 9월 6일 개정(10월 1일 시행)되어 민사단독사건의 항소심 관할의 변동이 있었다. 이에 따라 민사단독사건의 항소심은 모두 지방법원 합의부의 관할로 되었다. 작년 1월 28일 위 규칙의 개정으로 소송목적의 값에 따른 민사단독사건의 기준을 성큼 두 배나 올려 2억 원으로 조정하면서도 항소심 관할만은 종전과 같이 1억 원을 기준으로 하였는데, 이러한 기준마저 갑작스레 허물어 버렸다. 이유인즉 단독사건의 항소심 관할을 통일하기 위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규칙 개정안의 입법예고기간도 마치 대법원규칙이 자치법규에 해당되는 것인 마냥 행정절차법상 최소한의 입법예고기간인 20일만 주고서 그 기간이 경과되자 곧장 개정하여 버렸다. 대법원이 규칙을 개정하는 모습을 보면

    김홍엽 교수(성균관대 로스쿨)
    그래도 소통은 필요하다

    그래도 소통은 필요하다

    최근 법조계를 흔든 일련의 사건들 이후 법원과 검찰은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여 시행하고 있다. 법원은 민사소송규칙과 형사소송규칙을 개정하여 당사자나 대리인 또는 소송관계인이 기일이나 심문 또는 공판기일 외에서 구술, 전화, 문자전송 등으로 사실상 또는 법률상 사항에 대하여 진술하거나, 신체구속, 공소사실 또는 양형에 관하여 법률상·사실상 주장을 하는 등 법령이나 재판장의 지휘에 어긋나는 절차와 방식으로 소송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검찰 역시 검사실과 사전에 면담일시를 정한 후 방문하고, 방문시 출입증 발급후 지정 검사실에만 출입이 가능하도록 하며, 변론 시 이를 변론관리대장에 기재하도록 하는 내용의 '형사사건 변론에 대한 업무지침'을 시행하고 있다. 법원과 검찰의 이와 같은 대책을 보면

    이상철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김영란법 합헌결정에 대한 소감

    김영란법 합헌결정에 대한 소감

    재판기능이 가지는 가장 큰 역할은 국가·사회의 가치체계를 선언하고 분쟁을 종결시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헌법해석과 관련된 정치적 사건을 해결하는 헌법재판소가 지닌 가치는 특별하다. 국가·사회의 극심한 갈등을 해소하기 위하여 단순히 헌법의 규정이나 논리에 그치지 아니하고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하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파급효과는 지대할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것이 2004년 '신행정수도의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에 대한 위헌 결정이다. 당시 헌재는 우리나라 수도가 서울인 점은 헌법의 해석상 국가생활의 오랜 전통에 의하여 확립된 불문의 관습헌법에 속하는 것이라는 이유로, 특별법에 위헌을 선고하였다. 수도이전을 내용으로 하는 국가적 행위는 헌법개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논리였다. 당시 법조계는 관습헌

    윤배경 변호사 (법무법인 율현)
    특별감찰관 제도, 한해살이로 끝나는가

    특별감찰관 제도, 한해살이로 끝나는가

    과거로부터 아무런 교훈을 얻지 못하면 그 잘못된 과거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참 바보 같은 짓이다. 다시는 그러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을 하거나 만천하에 선언을 해도 그 잘못 된 일에 도돌이표가 달렸는지 아주 비슷한 패턴으로 재현된다. 임기 중반 이후 대통령 측근이나 가족의 부패와 비리가 그러하다. 어느 정권이든 출범 시에는 측근비리를 엄단하겠다고 선언하지만, 임기 말이면 어김없이 그들 때문에 낭패를 당한다. 자자형형(子子兄兄), 지난 4명의 전직 대통령의 아들들과 형들이 '권력형 비리'의 주역들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고 장담했다가 '만사형통(萬事兄通)'의 형님 때문에 '도둑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는 비아냥거림도 들었다. 정권의 도덕성에 상처를 입히고 권력누수로 이어지기도 했다

    하태훈 교수 (고려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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