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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스쿨 교육을 위한 선택형시험 폐지

    로스쿨 교육을 위한 선택형시험 폐지

    변호사시험에서는 필수과목의 경우에 선택형, 사례형, 기록형으로 나뉘어 평가되고 있고, 선택형과 기록형의 비중이 같으며 사례형의 절반씩이다. 그래서 선택형시험은 전체의 4분의 1 정도이지만 같은 과목을 3가지 방법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가장 익숙하고 그래서 손쉬운 선택형시험에 대한 공부가 기본이 되고 있다. 이것이 로스쿨의 교육에서 큰 문제라고 생각된다. 로스쿨에서 근무하기 직전에 사법연수원의 외래교수로서 연수생들의 시험문제를 채점한 경험이 있는 상태로 로스쿨 3학년생들을 지도하게 되면서 주관식 답안작성의 차이가 도저히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심해 두렵기까지 하였다. 지금 로스쿨 학생들은 어떻게 공부하고 있는가. 솔직히 아직도 3년 동안 어느 정도의 법학지식과 실무능력을 쌓아야 적절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

    이창현 교수 (한국외대 로스쿨)
    축 결혼

    축 결혼

    5월 6일 최영은, 이상우 두 사람이 결혼식을 올렸다. 중증장애인인 두 사람은 꽃동네에서 20년 넘게 살다 2015년에 자립했다. 장애인 자립주택에서 두 사람은 사랑을 키웠다. 시작은 상우씨의 문자고백이었다. “여자친구가 되어줄래?” “오케이~” 영은씨가 흔쾌히 받았다.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인연금을 아껴 결혼을 준비했다. 여느 커플처럼 미리 웨딩촬영도 하고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갔다.  두 사람의 결혼 초대장에는 다음과 같은 초대 글이 있었다. “중증장애인이 지금 여기에서, 살아가는 건, 존재의 투쟁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결혼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게 있습니다. 동정과 시혜의 대상인 장애인이 아니라 ‘나’ 최영은, 이상우가, 당신과 이곳에서 함께 살고 있다고 말입니다. 지금 시설

    임성택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지평)
    처지가 바뀌자 찾아온 깨달음

    처지가 바뀌자 찾아온 깨달음

    인터넷에 역지사지(易地思之)를 검색하니 셀 수 없이 많은 관련기사가 뜬다. 직장의 갑을관계에서, 젠더 갈등에서, 학교폭력에서, 다문화사회의 차별에서, 좌우의 이념대립에서, 마주달리는 노사관계에서 빠짐없이 등장하는 단어다. 갈등과 오해, 혐오와 대립의 해결책으로 역지사지를 주문한 결과다. 지금 패스트트랙으로 빚어진 국회의 극한 대치상황을 풀려면 여야가 서로 역지사지해야 한다고 정치평론가들이 훈수를 던진다. 역지사지·자아성찰 TV예능프로그램도 생겼다. 대표와 직원의 일상을 들여다보며 ‘역지사지’와 ‘자아성찰’을 시도하려는 기획이라고 한다. 입장 바꿔 생각해 본 것이 아니라 처지가 달라지니 비로소 깨달음이 왔음을 드러내는 사람들이 있다. 변호사로 개업하자 몸담았던 조직의 흠이 보이기 시작했다

    하태훈 교수 (고려대 로스쿨)
    Ex Machina

    Ex Machina

    2006년에 지어진 ECCC 건물의 모습은 필자가 20년 전에 근무했던 지방법원 지원의 모습을 닮았다. 낡은 외관과 시설은 물론이고 엘리베이터가 없어 무더위 속에 4층 사무실까지 걸어 올라와야 한다. 전기가 수시로 끊기기도 하고, 우기에 주변 일대가 침수되면 임시 가설한 나무 다리를 이용해야 하는데 사무실 안에서는 각종 파충류를 비롯한 풍부한 생태계가 구현된다. 사무실 컴퓨터 역시 오래된 미니 컴퓨터로서 최소한의 작업만 할 수 있는 저사양의 것이고 외부 프로그램을 추가 설치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만성적 예산 부족 상태에서 이러한 시스템을 전면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러한 낡은 시스템으로도 방대한 규모의 수사와 재판을 전자문서 기반으로 진행하는 데에 별다른 어려움

    백강진 재판관 (크메르루즈 특별재판소)
    내면의 보이지 않는 존재

    내면의 보이지 않는 존재

    "相在爾室(상재이실) 尙不愧于屋漏(상불괴우옥루) 無曰不顯莫子云구(무왈불현막자운구) - 방에 홀로 있을 때 살펴야 하니 이 때는 방구석에도 부끄러움이 없어야 한다. 드러나지 않는 곳이라고 하여 보는 이가 없다고 하지 말라." 시경에 나오는 말씀이다. 보는 사람이 없을 때 더욱 삼가하여 부끄러운 행동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  아무도 없는 방안에서 혼자 구부러져 있는 철사 줄을 따라 원형고리를 이동시키면서 고리가 철사에 닿은 횟수를 스스로 세어서 기재하도록 하는 실험이 있었다. 참가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에는 방에 놓여 있는 의자에 유령이 자주 앉아 있다고 하니 그 의자에 절대 앉지 말라는 이야기를 해 주었고, 다른 그룹에게는 아무런 이야기를 해 주지 않았다고 한다. 두 그룹

    이상철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재정신청에 대한 단상

    재정신청에 대한 단상

    매 기일마다 본안사건 30여 건의 재판을 마치고 파김치가 되어 사무실에 돌아오면 재판부를 기다리는 것이 있다. 끊임없이 접수되어 쌓여있는 재정신청사건 기록들이다. 작년 한 해 서울고등법원에만 약 5,840건(사건수 기준)이 접수되었으니, 재정신청 담당 11개 행정부가 본안 재판을 하면서 매주 10여건을 처리해야만 하는 업무량이다. 제정 형사소송법이 검찰의 불기소처분에 대한 권리구제수단으로 모든 고소, 고발 사건에 대한 재정신청을 도입한 이래, 이 제도는 대상의 대폭 축소(유신시대)와 일부 확대(2007년 법 개정, 모든 고소사건과 일부 고발사건)를 거치며 이어져 왔다. 재정신청사건 중 열에 아홉은 범죄가 성립되지 않거나, 적정한 수사에도 불구하고 범죄를 뒷받침할 증거를 찾을 수 없어 불기소처분을

    이숙연 고법판사 (서울고등법원)
    법률실무의 크레바스(crevasse)

    법률실무의 크레바스(crevasse)

    크레바스(crevasse)란 빙하 표면에 갈라진 틈을 뜻하는 말이다. 빙하가 이동하면 이동력을 이기지 못하고 갈라지게 되면서 크레바스가 형성된다고 한다. 고산 등반이나 극지 탐험 시 크레바스에 빠져 조난을 당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등반 시에는 항상 조심해야 하며 특히 크레바스가 눈에 덮힐 경우 육안으로 확인하기 힘들므로 더욱 조심해야 한다. 윗부분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자칫 잘못했다가는 크레바스인줄 모르고 발을 잘못 딛다가 추락해 시신도 찾지 못한 채 순간에 세상에서 사라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한다.  우리 법률실무에도 매우 위험한 크레바스들이 여러 분야 도처에 널려 있다. 항소나 항고 등 불변기간이나 사해행위 제척기간 혹은 소멸시효 기간을 도과하는 경우는 물론, 부동산이나 채

    이천교 법무사 (경기북부회)
    대한민국임시정부 100년!

    대한민국임시정부 100년!

    대한민국임시정부는 3·1운동 이후 일본통치에 항거하기 위해 1919년 4월 11일 수립되었고 같은 날 대한민국임시헌장(10개조)이 제정·시행되었는데, 올해가 100주년이다. 대한민국 헌법 전문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오천년 동안 한 번도 시행된 적 없는 '민주공화제'를 선포하였는데(임시헌장 제1조), 지금에야 공기처럼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그 때는 얼마나 창의적이고 파격적으로 받아들여졌을까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임시헌장은 '임시정부는 임시의정원의 결의에 의하여 통치된다'고 하고(제2조), '국토회복 후 만일개년 내에 국회를 소집한다'고 하여 의회민주주의를 규정하였으며(제10조), '남녀, 귀

    조정욱 변호사 (법무법인 강호)
    로스쿨에서의 불편한 주장들

    로스쿨에서의 불편한 주장들

    로스쿨에서 많은 교수들과 학생들이 주장하는 내용과 생각이 달라서 스스로 난감한 경우가 적지 않다.  교수들은 로스쿨이 고시학원으로 전락해 가고 교수들도 학원강사가 되어간다는 주장을 한다.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법학이론이나 실무를 가르치려 해도 학생들의 호응이 없어서 절망스럽다고 한다. 그러면서 "어느 교수는 시험에 나올 만한 것들만 강의한다더라"며 비아냥거린다. 변호사시험에 출제될 수 있는 부분을 잘 가르쳐 주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모르는 것 같다.  학생들은 교수가 강의준비도 별로 없이 잔소리를 늘어놓고, 법학이론이나 판례, 혹은 실무내용을 너무 장황하게 설명하여 시간이 아깝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비싼 등록금에도 불구하고 정규 강의에 만족하지 못하고 고시학

    이창현 교수 (한국외대 로스쿨)
    눈이 부시게

    눈이 부시게

    푸르른 청춘도 영원하진 않다. 누구나 노인이 된다. 얼마 전 '눈이 부시게'라는 드라마를 보았다. 25살 김혜자가 갑자기 70세 노인이 된 이야기. 청춘은 노인의 몸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렇게 청춘과 노인은 갈등하고 거리를 유지하다가 결국 화해한다. 드라마의 설정처럼 청춘과 노인은 한 몸이다. 드라마는 고단한 청년 취준생의 이야기, 힘겨운 자영업자의 삶, 장애를 가진 가난한 가장의 무게 등을 보여주지만 무엇보다 '노인'(특히 치매노인)에 관한 이야기다. 깜빡깜빡할 때마다 "나도 치매야"라고 말하지만 우리에게 치매는 남의 일이다. 삶이 버거운 청년들에겐 더욱 그렇다. 그런데 우리나라 치매노인(65세 이상)의 수는 이미 75만 명을 넘어섰다(2018년 기준). 치매환자는 앞으로 17년마다 두 배씩 증

    임성택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지평)
    중형·엄벌만으로는 범죄와의 전쟁 승산 없다

    중형·엄벌만으로는 범죄와의 전쟁 승산 없다

    ‘조두순’, 그 이름은 이제 아동성폭행범의 대명사다. 그의 만행이 우리나라 형사사법과 형사정책에 미친 영향은 엄청나다. 성범죄 법정형 강화, 아동성범죄 공소시효 폐지,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기간 연장, 성폭력 범죄자의 성충동 약물 치료법(소위 화학적 거세) 도입, 주취감경 폐지, 아동 상대 성범죄 양형기준 강화 등등. 가히 성범죄와 일전을 벌일 온갖 무기는 구비된 셈이다. 그래도 2020년 그의 출소를 맞아야 할 국민들은 여전히 불안하다. 청와대 국민청원을 여러 번 두드렸다. 재범의 위험성에 겁이 난 수십만의 국민들이 출소반대 청원을 넣었지만 확정된 12년의 유기징역은 바뀔 수 없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일명 ‘조두순 법’이 시행되어 일대일 보호관찰관의 밀착 관리감독을 받게 된다지만 미성년자

    하태훈 교수 (고려대 로스쿨)
    Judgement at Nurnberg

    Judgement at Nurnberg

    국제형사재판은 제2차 세계대전 후의 뉘른베르크 전범재판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나치 전범의 처벌을 두고 영국의 처칠 등은 즉결 처형을 주장한 반면, 미국의 잭슨 대법관은 무죄추정의 원칙에 기반을 둔 공정한 재판을 주장하였다. 그는 "재판에 회부한다는 것은 무죄로 풀려날 가능성을 전제로 한다. 처벌만을 위해 고안된 법원은 존중받을 가치가 없다"라고 하였다. 마침내 뉘른베르크 법정의 수석 검사직까지 직접 맡게 된 잭슨 대법관은 모두 진술(opening address)에서, "우리의 임무는 정의에 대한 요구와 복수를 원하는 외침을 구별하여야 하는 쉽지 않은 일이다. 역사는 후일 우리를 다시 재판할 것이다"라고 하면서 "이 재판의 실제 원고(complaining party)는 문명(civilization

    백강진 재판관 (크메르루즈 특별재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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