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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초포럼

    서초포럼 리스트

    아프지 마라, 나도 아프다

    아프지 마라, 나도 아프다

    때론 욱하는 성격이지만 지금까지 사건과 관련한 후배변호사의 실수에 대해 화를 내 본 적이 없다. 자신의 잘못에 대해 이미 스스로도 온갖 자책과 후회를 하였을 텐데 굳이 힐난의 한 마디가 화풀이 말고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어서이다. 괜찮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하면서 뒤처리에 동분서주하는 선배의 모습을 보며 실제로 더 정신을 차리는 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큰 실수를 반복하는 후배들이 없었다. 믿기 어렵지만 검사가 자살했다. 처음에는 업무상 스트레스라고 보도되었지만, 여러 정황상 직속 부장검사로부터 받은 폭언, 폭행 등 인간적인 모욕도 중요한 원인이라고 한다. 스폰서검사사건 특별검사팀에 합류하여 검사들과 몇 개월 동안 함께 생활한 적이 있다. 검사들의 생생한 민낯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밤샘을

    이찬희 변호사(법무법인 정률)
    ‘갑질’과 ‘역갑질’

    ‘갑질’과 ‘역갑질’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 모 재판부는 전에 근무하던 회사 경영진의 비리를 폭로하겠다고 하면서 돈을 받아내려다가 미수에 그친 피고인에게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하였다. 작금에 '갑질'이니 '역갑질'이니 하는 말이 회자된다. 인간의 한계로, 잘못된 습관으로, 사람은 실수를 저지른다. 직장 구성원 상하간에 지켜야할 도리를 다하지 못하고 잘못을 저지르기도 하고, 거래업체간에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강한 업체가 약한 업체에게 잘못을 저지르기도 한다. 상급자나 힘있는 자가 보편적인 기준에서 일탈하거나 잘못을 저지르면 그에 대한 비판과 비용을 적지 않게 지불하는 것이 요즘 세태이다. 잘못된 언행이 있다면 마땅히 사과와 피해배상이 있어야 함은 지당하다. 그러나 일반적인 상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법의 잣대로 평가할

    이건리 변호사 (법무법인 동인)
    건강한 삶, 그리고 일

    건강한 삶, 그리고 일

    연구실에서 내려다보는 고궁(古宮) 숲속 오솔길은 고즈넉하기 이를 데 없다. 방학이라도 강의가 없는 것 외에 다를 바 없는 일상인데도 캠퍼스의 한적함은 때를 놓치는 법이 없다. 연구에 파묻혀 지낸들 내켜서 하는 일이니 몸을 내맡겨도 유유자적(悠悠自適)하다. 법조계에서 과도한 업무로 힘들어하는 제자들의 모습을 보면 안쓰럽기 그지없다. 치열한 경쟁에서 오는 부득이한 상황을 모를 바 아니나, 불합리한 조직문화에서 부당하게 일에 내몰리는 경우도 없지 않아 안타까움을 더한다. 보람을 느끼고 하는 일이든, 보람을 느끼는 것조차 사치라고 생각하고 하는 일이든 해내어야 할 일인 이상 일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한창 일할 젊은 법조인일수록 더욱 자신을 내몰아치듯 일로 치닫는다. 사정을 모르는 조직 바깥의 사람은 그렇다고

    김홍엽 교수 (성균관대 로스쿨)
    농인(聾人)의 언어

    농인(聾人)의 언어

    최근 구로농아인협회가 주관하는 농인들 대상의 '법률토크 프로그램'에서 법률강의를 하였다. 구로농아인협회가 작년 10월 처음으로 농인들을 대상으로 법률적 소양을 높이기 위한 목적에서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재단법인 동천을 통해 우리 법인의 지원을 요청하여 법인 소속 몇 분 변호사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기부로 법률강의가 진행되었는데, 올해도 6월과 11월 2번에 걸쳐 프로그램이 진행되게 되었다. 작년과 달라진 새로운 요청에 따른 강의자료 준비와 강의를 위해 상당한 시간을 내야 한다는 것이 솔직히 부담이 아니라고 하기는 어려웠다. 그런데 농인들 앞에 서게 되자 청인(聽人, 일반인)들에 비하여 의사소통에 훨씬 많은 힘이 듦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듣고 질문을 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그러한 부담을 가졌던 나 자신을 부

    이상철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법조계의 평등

    법조계의 평등

    토마스 피게티(Thomas Piketty)는 2014년 '21세기 자본론(Capital in the Twenty- First Century)'이란 책을 발간하면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부와 소득의 불평등에 대하여 논하고 그 해결책을 제시한 그의 논리가 강한 설득력을 가진 이유는 광범위한 데이터의 힘이 컸다. 그는 18세기 이후 유럽 특히, 자본주의의 맹아를 싹 틔우던 영국과 프랑스의 초기 경제 통계를 비롯하여 미국, 독일의 조세 통계 등을 광범위하게 활용하여 부와 자본의 편제 등을 다루었다. 이 통계에 따르면 자본 이익은 근로소득에 비하여 극히 불평등하게 분배된다는 점이 나타난다. 특히,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직전인 1900~1910년 유럽 실정을 보면 가장 부유한 10%의 상류층은 총 국부의

    윤배경 변호사 (법무법인 율현)
    'Justice'로 불리는 대법관

    'Justice'로 불리는 대법관

    대법원 홈페이지 영문판에 대법관을 'Justice'로 소개하고 있다. 직역하면 '정의'다. 최종심으로 대법원이 정의의 최후 보루이기 때문에 그 구성원인 대법관을 'Justice'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는 뜻이다. 대법관은 사법정의 그 자체여야 한다. 정의의 화신으로 존경과 신뢰를 받을 만한 자만이 대법관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 사법은 무엇이 법이고 정의인가를 말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사법의 최고 정점인 대법원의 대법관은 최고법관으로서 정의를 말하는 자여야 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사법 불신의 정점 역시 대법원이다. 대법원 판결의 공정성에 의문을 품는 국민이 있다는 얘기다. 대법원 스스로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 대법원이 최근 발표한 '재판의 공정성 훼손 우려에 대한 대책'에 따르면, 8월부터

    하태훈 교수 (고려대 로스쿨)
    징벌적 손해배상

    징벌적 손해배상

    "기업의 윤리의식을 강화해야 한다.", "관련자들을 철저히 수사해서 일벌백계하라.", "정부는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 큰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늘 반복해서 나오는 말이다. 하지만 여전히 별다른 개선점이 피부로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회가 발전하여 다양·복잡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기업의 생산 활동에 하나하나 개입해 기준을 제시하는 일은 더 이상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에게 윤리경영을 외친다고 해서 근본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키기도 어렵다. 만약 기업의 임원이 처벌을 받더라도 다른 임원이 기업을 경영하면 그만이다. 최근 가습기 사태를 계기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을 둘러싼 논의가 활발하다. 영미의 징벌적 손해배상은 일반적인 고의로 인한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이인석 고법판사 (서울고법)
    독립적 권한과 업무처리 방식에 대하여

    독립적 권한과 업무처리 방식에 대하여

    법원 업무는 담당자가 정해지면 그것이 소송사건이든 등기 등 비송사건이든 원칙적으로 그를 통해서만 업무를 처리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다보니 간혹 그 담당자의 재판이나 업무처리 방식에 따라 말 못할 어려움을 겪거나 불만이 제기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그 담당자가 자신만의 독특한 이론과 소신에 따라 업무를 반복해서 지속적으로 처리하면 당사자나 이를 대리하는 법률가들은 많은 혼란과 부담을 느끼게 된다. 물론, 그동안의 재판 기준이나 업무처리 방식 내지 관행에 문제가 있거나 시정할 내용이 있으면 그것은 당연히 시정되어야 할 것이고 이런 부분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만 그 방법 면에서 적어도 그것이 재판기준이나 업무처리 기준과 관련된 내용이라면, 저술이나 논문발표 혹은 학회에서의 의견 발

    이천교 법무사 (경기북부회)
    너는 꽃이 되고, 나는 잎이 되어

    너는 꽃이 되고, 나는 잎이 되어

    건축한 지 30년이 넘은 낡은 아파트에서 시작하는 출근길이지만 매번 행복하다. 지하철역까지 가는 동안 계절에 따라 형형색색의 화사한 꽃과 가슴을 뛰게 하는 푸르름, 세월의 깊이가 느껴지는 낙엽, 그리고 순백의 눈꽃으로 옷을 갈아입는 나무들이 가득한 작은 공원을 통과하기 때문이다. 때맞춰 변하는 나무들을 보면서 멋쟁이는 아니지만 제철 양복으로 갈아입는 패션 감각을 유지하게 된다. 여기에 더하여 배롱나무가 꽃으로는 백일홍이라고 불린다는 지식도 얻게 되니 도심 속 아파트에서 쉽게 누리기 힘든 행복을 만끽한다. 어느 날 떨어진 꽃잎과 낙엽이 어우러져 있는 나무 밑동을 보게 되었다. 낙엽은 지난 해 가을에, 꽃잎은 올 봄에 떨어진 것들로서 생명을 다 한 것들이다. 하지만 둘 다 그대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밑거

    이찬희 변호사(법무법인 정률)
    제도의 개선을 바라보며

    제도의 개선을 바라보며

    2014년 법원의 전체사건 중 65.5%가 등기사건 등 비송사건으로서 무려 1248만5741건에 이른다. 물론 소송사건과 등기사건을 수치상으로만 단순비교 할 수는 없는 것이지만, 법원의 역할이 단지 분쟁해결에만 있지 않고 국민의 생활영역에서 깊이 함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만큼이나 이와 관련된 변화는 그 영향력이 매우 크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며, 이러한 현상과 비중은 점점 더 증가 할 것이다. 근래 수년 동안 인감증명 폐지문제, 부동산거래 선진화를 위한 제도 등 주로 행정부에서 나서더니, 최근에는 법원에서도 부동산 등기시스템을 58년 만에 대수술한다고 하며, '부동산 안전거래 통합지원 시스템'을 내년 1월 1일 시행을 목표로 개발 중이고, 이르면 2018년부터는 부동산 거래 상태를 실시간으로 공시하는

    이천교 법무사 (경기북부회)
    서면심리주의의 잔재

    서면심리주의의 잔재

    대법원은 2016년 6월 1일 사실심 충실화와 기록 경량화의 조치로서 민사재판에서 준비서면, 상고이유서 등의 분량을 제한하는 내용의 민사소송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하였다. 개정안의 요지는 사실심에서 제출하는 준비서면, 상고심에서 제출하는 상고이유서·답변서 등의 쪽수를 30쪽 이내로 제한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준비서면 등의 쪽수에 관한 아무런 제한이 없는 상태에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방대한 분량의 준비서면 등으로 효율적 심리가 저해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사정을 고려하면 충분히 공감이 되기도 한다. 이미 2007년 11월 28일 민사소송규칙을 개정하면서 준비서면의 제출횟수, 분량, 제출기간 및 양식 등에 관한 협의 및 합의에 관한 근거규정(제70조 제4항)을 신설한 바 있다. 그러나 실무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김홍엽 교수 (성균관대 로스쿨)
    행정입원, 사법입원

    행정입원, 사법입원

    최근 발생한 강남역 사건은 너무나 가슴 아픈 일이다. 이유를 알지 못한 채 우연히 그 시간, 그 자리에 있었다는 것으로 인해 죽음을 맞는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사건 발생 후 경찰은 조현병(정신분열증) 환자가 저지른 '묻지마 범죄'로 결론을 내리고, 강제 행정입원 조치를 대책으로 내놓았다. 이에 대하여 국가인권위는 '사회적 논의가 정신장애인에 대한 편견ㆍ배제로 확대되고 있는 점'에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언론보도에 나온 대검찰청 통계에 의하면 지난 3년간 (2012~2014년) 발생한 '묻지마 범죄' 163건의 발생원인으로는 '정신질환'(59건, 36%)이 가장 높았다고 한다. 그만큼 우리 사회는 정신장애인에 의한 '묻지마 범죄'에 노출되어 있고, 특히 약자인 여성과 아동의 경우 언제

    이상철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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