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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선공후(私先公後) 공화국

    사선공후(私先公後) 공화국

    공선사후(公先私後), 정치인이나 공직자라면 반드시 지켜야 할 덕목이다. 국가나 공동체를 위한 공적인 일을 우선시 하고, 개인의 이익이 걸린 사사로운 일은 나중으로 미루어야 한다는 뜻이다. 공직자는 나와 내 가족을 위해 일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조직과 국가를 위해 일하고 있는가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이 있어야 한다. 공직의 최정점인 청와대에서 10대 때부터 자라고, 국회의원이라는 공직에 투신한 지 십 수 년이 지났건만 대통령의 사선공후가 빚은 국정의 난맥상은 '이게 나라냐'라는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어느 후진국보다도 못한 국정운영으로 세상의 조롱거리가 되었다. 대통령은 첫 대국민 사과에서 '오랜 인연', '개인적인 인연', '사사로운 인연' 등을 언급함으로써 공직자의 덕목인 공선사후를 버리고 사선공후였음을

    하태훈 교수 (고려대 로스쿨)
    법치주의를 생각한다

    법치주의를 생각한다

    우리는 누구나 '법치주의'를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며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 의미와 내용을 들여다보면 각기 천차만별이다. 권위주의 정부에서는 법치주의를 억압적 규제의 수단으로 이해한다. 중국의 리슈광(Li Shuguang) 교수는 "중국 지도자들은 법의 지배(rule of law)가 아니라 법에 의한 지배(rule by law)를 원한다. 법의 지배는 법으로 권력의 남용을 견제하는 데 기여하지만, 법에 의한 지배는 법적 방법으로 자유를 억압하는 데 활용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지적한다. 우리나라는 19세기 말에 이미 서구의 법치주의를 접했지만, 일제강점기 이후의 법치주의는 일제식민통치의 억압 수단 중 하나로 이용됐다. 이러한 '법치주의'가 근대적 법치주의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자유주의 확립에 기여하지

    이인석 고법판사 (서울고법)
    성년후견 연수를 마치며

    성년후견 연수를 마치며

    성년후견제도는 장애·질병·노령 등으로 인해 도움이 필요한 성인에게 가정법원의 결정 또는 후견계약으로 선임된 후견인이 재산관리 및 일상생활에 관한 폭넓은 보호와 지원을 제공하기 위한 제도이다. 2013년 7월 1일부터 시행해 벌써 3년이 지나고 있으나, 아직도 심지어 법률 전문가에게조차 많은 부분 생소하고 익숙하지 못한 것 같다. 이 성년후견제도에 대한 전문 교육을 언젠가는 받아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여러 사정으로 미루어 오다가 최근 큰마음 먹고 사단법인 한국성년후견지원본부가 시행하는 2016년 제4기 전문직(법무사) 성년후견인 연수를 받았다. 비록 긴 기간은 아니었고 피교육생이 된다는 것은 여전히 많은 인내와 성실을 요구하는 일이었지만, 오랜만에 연수생이 되어보니 한편으로는 설레기도 하고 연

    이천교 법무사 (경기북부회)
    자기방어의 권리인 정당방위의 부활

    자기방어의 권리인 정당방위의 부활

    헌법 제1조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어떤 법이든지 총론 부분은 각론 부분에 앞서 해당 법의 목적과 근본규범을 선언하면서 그 핵심내용을 그 법의 앞쪽에 위치한다. 총론 부분은 각론 부분을 해석하는 지침이 되기도 한다. 자기 방어의 권리는 모든 사람의 권리이다. 모든 생명이 동등한 가치를 가진다는 것과 이율배반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자기 생명을 돌보는 것은 타인의 생명에 대한 배려보다 앞선다. 자신의 생명권을 스스로 보호하는 것은 인류보편의 요청이다. 그럼에도 현실에서는 형법 제21조 1항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

    이건리 변호사 (법무법인 동인)
    이변을 꿈꾸며

    이변을 꿈꾸며

    마음이 여린 편이어서 정들었던 대상과 헤어질 때마다 항상 가슴앓이를 했습니다. 그 대상이 사람이건 물건이건 쉽게 정을 주고 흠뻑 빠져버리는 단순한 성격 탓인데, 그 뒷감당에 먹먹해지는 가슴만 고생하였던 것 같습니다. 지난 30개월 동안 칼럼을 연재하면서 부족한 글에 비하여 너무나 과분한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썼던 글들을 다시 한 번 읽어보니 따뜻한 이야기, 행복한 이야기, 솔깃한 이야기, 뜨거운 이야기, 소소한 이야기 등 법조계의 현안과 인생사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을 지면을 통해서 나누었던 것 같습니다. 그동안 글을 읽으신 선배님들로부터 "어리다고만 생각했는데 이제 생각이 제법 영글었다"라는 격려를 받았습니다. 동료들로부터 "언제부터 글을 이렇게 잘 썼니"라는 칭찬도 받았습니다. 후배들로부터 "정

    이찬희 변호사(법무법인 정률)
    법치(法治)에의 기원(祈願)

    법치(法治)에의 기원(祈願)

    연구실에 늦은 시간까지 있으면 몸은 힘드나 마음은 되레 한가롭다. 캠퍼스에 적막(寂寞)이 찾아오면 캠퍼스는 절간 같다. 도심이지만 고궁과 담벽을 이웃하고 있으니 도심 같지 않다. 캠퍼스를 벗어나 숲속으로 빠져들면 북악산 자락 한양도성길로 접어든다. 옛 모습 그대로 이려나 생각하다가 어느새 같은 길을 걸어가고 있는 옛 선비의 모습과 마주한다. 일상의 대부분을 연구실에 머물게 하는 것은 캠퍼스의 이런 청량감 때문이다. 자연히 마음도 유유자적(悠悠自適)해진다. 그런데 요즘 들어 캠퍼스에 있어도 심사(心事)가 어지럽다. 시국(時局) 탓이다. 정치적 감각이 없는 소시민이지만 시국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거워진다. 광화문의 함성이 캠퍼스 옥상에서 들리기도 한다. 하루하루 더 깊은 수렁 속으로 빠져드는 시국이 혼란스럽

    김홍엽 교수(성균관대 로스쿨)
    누가 공적 시스템을 붕괴시켰는가?

    누가 공적 시스템을 붕괴시켰는가?

    중국 최초의 통일국가를 완성하고 최초 황제, 시황(始皇)에 올랐던 진시황은 인간 존재를 넘어 불로불사의 신의 영역으로 들어가고자 하였다. 그러나 그의 욕심은 개인의 수명을 재촉하였을 뿐 아니라, 그가 세운 제국 역시 무능한 2세 황제에게서 끝나게 된다. 진 제국의 멸망에는 지록위마(指鹿爲馬)로 유명한 환관 조고가 있었다. 비운의 국모로 연민을 자아내기도 하는 명성황후는 임오군란 당시 충주로 피신하여 있던 중 신령이 왕비가 있는 곳을 알려주어 찾아왔다는 한 무당을 만나게 된다. 그 무당이 알려준 날에 정확히 환궁을 하게 되자 명성황후는 무당을 절대적으로 신뢰하여 진령군이라는 군호까지 내려주고 총애하게 된다. 진령군은 권력의 절대적 신임을 배경으로 조정의 인사와 갖은 이권에 개입하여 조선의 멸망을 앞당기는 데

    이상철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이대 나온 여자

    이대 나온 여자

    허영만 작가의 인기 만화를 영화로 만든 '타짜'가 2006년 개봉되었다. 영화는 684만명의 관객을 모으는 기염을 토했다. "이거 왜 이래. 나, 이대 나온 여자야!" 정 마담(김혜수 분)이 형사에 잡혀가면서 한 말이다. 이 한 마디는 관객의 귀와 뇌리에 깊이 박혔다. 순식간에 우리나라 사회에 뿌리 깊은 학벌 우월, 속물 근성 그리고 허위 의식 등을 대변하는 명대사의 반열에 올랐다. 인터넷이 활성화되기 전 '마담 뚜'라는 사람들이 있었다. 결혼을 중매하는 나이 든 여성들을 가리켰다. 중매인을 낮게 부르는 '뚜쟁이'에서 어원을 찾는다. 당시 그들은 사법연수원생, 의사, 회계사 등 이른바 '사' 자들을 부유층 자녀들과 연결시켜 주며 우리나라 결혼중매 시장을 주도했다. 마담 뚜는 각자 나름대로의 철칙이나 노

    윤배경 변호사 (법무법인 율현)
    ‘떡값’과 ‘떡 한 상자’

    ‘떡값’과 ‘떡 한 상자’

    이제 대한민국의 청탁·접대문화는 청탁금지법(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 이전과 이후로 확연히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모두 법적용의 첫 케이스가 되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이 여기 저기 보인다. 애매하면 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는 몸 사리기가 국민권익위원회의 방어적 해석의 긍정적인 효과다. 시행 첫날 대학생이 교수에게 건넨 캔 커피가 첫 신고사례였다는 보도가 적용대상자들을 움츠리게 만들었다. 모임에서도 음식을 시키기 전에 청탁금지법을 화제로 올리니 일단 성공한 셈이다. 한 달밖에 지나지 않아 평가하기는 조심스럽지만 접대문화가 간소화되고 가족중심의 소비가 늘었다는 보도를 보면 이 법이 서서히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해진다. 저녁이 있는 삶의 풍경이 그려지고 있다는 사람들도

    하태훈 교수 (고려대 로스쿨)
    법조인과 출산율

    법조인과 출산율

    얼마 전 곧 결혼을 앞둔 어느 법조인 예비부부를 만났다. "저희는 결혼해서 아기를 낳으면 신랑이 데리고 자기로 했어요." 신부가 아기 때문에 밤에 잠을 못자면 직장생활을 제대로 하기 힘들까봐 염려한 신랑의 배려다. 이들은 모두 직업이 있고 결혼 후 각자의 업무와 육아, 가사에 대해 공정한 분배를 계획하고 있다. 법원에서 업무능력이 뛰어나기로 자타가 공인하는 '일 잘하는 선배'를 만났다. 자신의 초임 시절 이야기를 들려준다. "중요한 사건 판결을 선고하느라 매일 밤을 새는 바람에 처가 첫째를 낳을 때 병원에 가보지도 못했어", "매일 늦게까지 야근하다 들어가서 아기가 자는 모습만 보다가 간만에 휴일에 늦잠을 자는데 옆에서 뭐가 왔다 갔다 해서 보니까 첫째가 어느새 걷고 있지 뭐야." 통계청이 지난

    이인석 고법판사 (서울고법)
    고소와 가압류 사건이 많다는 것의 의미

    고소와 가압류 사건이 많다는 것의 의미

    종종 언론에서 '고소 공화국'이라는 기사를 접하듯이, 우리 사회는 인구 대비 고소사건의 비율이 일본 등 다른 나라에 비해 이례적으로 많다. 특히 재산죄 그 중에서도 사기죄 고소사건의 비율은 일본에 비해 무려 수백 배에 달한다는 기사를 오래전부터 접하고 있다. 이런 현상이 바람직한 것이 아님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것을 가지고 우리가 고소를 즐기는 국민성을 가졌다거나, 국민들이 형사법적 지식이 없어서 형사고소 사건이 몰린다고 비약해서는 안 될 것이다. 형사고소 사건의 상당수는 사실상 민사 문제를 형사적으로 해결하려는 '민사사건의 형사화' 현상이 문제되고 있듯이, 일본에 비해 형사고소 사건이 많다는 사실은 한편 우리 사회의 민사 권리구제 제도가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점을 나타

    이천교 법무사 (경기북부회)
    광화문에는 연가(戀歌)가 어울린다

    광화문에는 연가(戀歌)가 어울린다

    살면서 절대 하지 않을 것 같지만 하게 되는 일들이 있다. 지난 9월 21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행정사법 개정안'을 반대하는 1인 시위를 하였다. 80년대 전반에 대학을 다닌지라 시대 분위기 상 자연스럽게 시위에 참석한 적이 있었지만, 30년도 더 지나 50대의 변호사가 되어서 다시 시위를, 그것도 1인 시위를 하게 될지는 상상도 못하였다. 입법예고된 행정사법 개정안은 행정사에게 행정심판대리권을 부여하고 있다. 이는 변호사의 직역에 대한 직접적인 침해가 되는 한편, 유사직역의 통합을 전제로 도입된 로스쿨제도와 근본적으로 상충하는 것이며, 행정부 공무원들을 위한 또 하나의 전관예우법이다. 엄청난 이권이 달려있는 행정 문제에 직면한 국민은 돈 보따리를 싸들고 담당공무원과 친분 있는 고위 공무

    이찬희 변호사(법무법인 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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