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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法臺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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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과 본의 변경과 친양자는 신중히

    성과 본의 변경과 친양자는 신중히

    성본 변경, 친양자 문제는 주로 양육자가 친모일 때 생긴다. 자녀가 새 가정에 적응하기를 바라는 제도의 취지와 달리, 가사재판을 어느 정도 해본 판사들은 그 부작용을 우려한다. 누가 진짜 아빠인가라는 정체성 혼란과 친부를 버렸다는 죄책감을 느끼는 자녀가 많다. 친부가 성본 변경, 입양에 동의한 것을 알고는 그 친부로부터 버림받았다고 느낀다. 성이 갑자기 바뀌어 친구들이 수군거린다. 성이 3~4번 바뀐 자녀도 많다. 계부를 친부로 속이려고 친양자 청구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출생의 비밀은 없다. 친모는 "자녀가 크면 알리겠다"고 하지만 계속 미루다, 자녀가 친지로부터 듣고 속았다는 배신감, 친부에 대한 원망 등 심리적 고통으로 치료를 받거나, 자녀와 계부와의 갈등으로 부모가 이혼하기도 한다. 이혼하

    장창국 판사(고양지원)
    국제인권규범과 좋은 판결

    국제인권규범과 좋은 판결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UNHRC)는 지난달 22~2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한국의 자유권규약(ICCPR) 이행상황에 대한 4차 보고를 듣고, 11월 3일 최종견해를 채택하였다. 최종견해에서 위원회는 먼저 아동, 난민, 장애인, 자살방지 및 생명보호, 강간의 객체 등에 관련된 한국의 자유권규약 이행을 위한 입법적 제도적 노력을 언급하였다. 그 다음 위원회는 한국이 권고사항을 잘 이행하지 않고 있는데 우려를 표하고, 그를 충실히 이행하기 위한 제도와 적절한 절차를 갖출 것을 권고하였다. 구체적으로는 인종·성적 지향이나 정체성 등 모든 사유를 근거로 한 차별을 금지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제정, 사형제 폐지 고려, 체포 또는 구금된 피의자의 변호인 조력을 받을 권리가 어떠한 경우에도 제한되지 않도록 관련

    김기영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면접교섭의 재발견

    면접교섭의 재발견

    면접교섭은 자녀의 권리다. 물론 비양육친의 권리이기도 하다. 종전에는 '피고는 사건본인을 매월 2, 4째 주에 만날 수 있다'라는 식이었지만, 요즘은 '피고와 사건본인은 다음과 같이 면접교섭 한다'라고 하여 면접교섭 주체를 비양육친과 자녀로 하고 그 방법도 구체화하기도 한다. 면접교섭은 비양육친의 권리이므로 비양육친이 그것을 포기해도 된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비양육친은 이혼 후에도 자녀를 위해 경제적·정서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하는데, 양육비가 경제적 지원이라면 면접교섭은 정서적 지원이다. 장기간 비양육친과 헤어진 자녀에게, 비양육친을 만나면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물어보면 '왜 나를 버렸는지, 왜 그동안 연락이 없었는지' 꼭 물어보겠다고 한다. 어떤 자녀는 "나를 버린 아빠는 필요 없다. 나를

    장창국 판사 (고양지원)
    독점, 공유 그리고 협력

    독점, 공유 그리고 협력

    지난 13일에서 15일까지 특허법원에서 '2015 국제 특허법원 컨퍼런스(2015 International IP Court Conference)'가 열렸다. 한국, 독일(또는 EU), 미국, 일본, 중국에서 특허 사건을 맡고 있는 판사 등이 서로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고 고민을 나누는 자리였다. 특허의 권리범위를 어떻게 해석하고 확정할 것인가, 손해배상액은 어떻게 산정하고 어느 정도가 적정한가, 기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어떠한 제도와 방법을 택할 것인가, 어떻게 하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는 소송을 할 것인가. 이와 같이 특허 무효 및 침해소송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들에 관하여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고민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그 해결책에 관해 함께 논의하였다. 특허는 권리자에게 '독

    김기영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가사재판에서 만나는 아이들

    가사재판에서 만나는 아이들

    부모의 불화는 자녀에게 많은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장기간 부모 갈등에 노출된 아이는 불안감, 스트레스로 전반적인 발달이 늦어진다. 부모의 별거는 자녀에게 갑작스러운 이사와 한쪽 부모와의 단절이라는 환경변화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한쪽 부모와 만나지 못하는 자녀는 그 부모로부터 버림받았다고 느낀다. 자녀를 두고 부모의 탈취가 반복되면 자녀는 정신적 외상을 겪기도 한다. 이혼 중에 만나는 아이는 연령대에 따라 다른 특징을 보인다. 영유아기 자녀는 장기간 이별한 부모를 잊어버리고 낯가림을 한다. 양육자가 자주 바뀌거나 부모가 싸우느라 양육에 소홀하게 되면 자녀는 퇴행행동을 보이거나 애착형성을 실패하기도 한다. 아동기 자녀는 "제가 잘못해서 이혼하는 거예요?"라고 묻곤 한다. 이 시기 자녀는 대부분 부모

    장창국 판사 (고양지원)
    좋은 판사

    좋은 판사

    지난 3일 고 한기택 판사 10주기를 맞아 '좋은 판사'를 주제로 한 토론회가 있었다. 그 자료에 의하면 판사에게는 공정, 성실, 청렴, 정의감, 인권감수성, 균형감각 등의 덕목이 필요하다. 이런 여러 덕목을 갖추어야 한다니, 좋은 판사가 되기는 정말 힘든 일 같다. 가인 김병로 대법원장 등 훌륭한 법관들의 삶은 절로 고개를 숙이게 한다. 그런데 사람이 다 다르듯 판사들도 서로 다르고, 과거와 현재 상황도 다르다. 그분들이 하신 일을 현재의 판사가 그대로 할 수도 없고 그렇게 하는 것이 항상 맞는 것인지도 모른다. 훌륭한 법관들의 정신을 따르되, 각자 자신과 시대 상황에 맞는 판사의 모습을 찾아야 할 것 같다. 예전에는 많은 판사가 경제적 어려움, 자존심에 입은 상처 등을 이유로 '적당한' 시기에

    김기영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주관적인 정의에 관하여

    주관적인 정의에 관하여

    법정에는 3개의 주관적인 정의(Justice)가 있다. 원고가 생각하는 정의, 피고가 생각하는 정의, 판사가 생각하는 정의가 그것이다. 판사의 정의는 원고와 피고에 비하면 객관적이지만 실질은 판사의 가치판단이 들어가는 주관적인 정의다. 가사재판에는 자녀의 주관적인 정의가 추가된다. 갈등이 악화되면서 주관적인 정의가 더욱 강화된다. 자신은 피해자고 상대방이 가해자며 모든 일은 상대방 때문에 발생하였다는 이분법적 사고를 한다. 자신이 생각하는 정의와 다른 판결이 선고되면 '정의는 죽었다'고 선언한다. 주관적인 억울함을 보상받기 위하여 고소나 소송 남발로 공권력을 이용한 합법적인 복수를 하거나 해코지를 하기도 한다. 특히 자기중심적인 사람은 상대방이 생각하는 정의에 대하여 관심이 없고 자신이 생각하는 정의만 옳다

    장창국 판사 (고양지원)
    난민콘서트 그리고 소통

    난민콘서트 그리고 소통

    얼마 전 유엔난민기구(UNHCR)가 주최하는 난민콘서트를 방청했다. 콘서트에서 독일 출신의 유엔난민기구 대표는 '완벽하지 않은' 한국어로 환영사를 했다. 대부분이 한국인인 관객에 대한 배려로 보였다.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정우성씨와 사회자 박경림씨는 난민에 관한 경험을 얘기하거나 콩고 등 출신 난민 가족들의 얘기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냈다. 난민 가족들은 진솔하게 자신들의 얘기를 하고, 관객들은 그들의 얘기를 경청하였다. 이런 여러 노력과 열린 마음이 모여 훌륭한 소통의 장을 만들어냈다. 많은 사람이 소통에 관해 얘기한다. 그러나 진정한 또는 완벽한 소통은 있을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여기 A와 B가 있다. A는 '이심전심' '염화미소'를 인간관계의 최고 경지로 알고, '누구나 열심히 하면 성공한다'는

    김기영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이혼도 갈등 해결 방법이다

    이혼도 갈등 해결 방법이다

    이혼도 갈등해결의 방법이지만, 필자는 미성년자녀를 둔 부부의 이혼 재판을 진행할 때 이런 안내를 한다. "여러분은 자녀 때문에 이혼하려고 하지만, 이혼 후에 자녀가 더욱 힘들어 할 수 있다. 여러분의 재산분할로 여러분과 자녀의 경제적 수준은 2분의 1 이하로 떨어진다. 여러분은 이혼 후에 자녀를 자주 볼 수 없을지도, 어쩌면 자녀가 아빠나 엄마 없이 자랄 수 있다. 여러분이 변할 것인지 변하지 않고 이혼할지는 여러분의 선택이다. 그러나 자녀 문제는 법원의 감독을 받아야 한다." 간혹 부부끼리 자녀문제까지 합의했다고 바로 조정성립해달라고 하는 분들도 있다. 그러나 십중팔구 그 합의는 심리전문가 도움 없이, 자녀 의사를 무시하고 한 합의다. 더구나 자녀에게 이혼을 숨기는 부부도 많다. 자녀는 부모가 자기를

    장창국 판사 (고양지원)
    신뢰의 조건

    신뢰의 조건

    법원은 국민의 신뢰 없이 존재하기 어렵다. 그런데 국민의 사법부에 대한 신뢰도는 기대만큼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판사들의 마음이 매우 무겁다. 특히 최근 30대 동료 여성판사의 과로사 소식을 듣고 우울해진 터에 좌절감마저 든다. '진격의 대법원', '욕망의 대법원' 같은 표현이 들릴 때면 씁쓸하다. 왜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할까. 혹시 지금까지의 재판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재판이든 행정이든 뭔가 공정성을 의심받게 하는 요소가 있는 것은 아닐까. 판사들은 고민한다. 그냥 열심히 빨리 사건만 처리한다고 될 일이 아닌 것 같다. "판사가 하는 재판의 정당성은 소수자 보호라는 소명을 다 하고 공정성을 의심받지 않는 데서 나온다." 최근 재판과 법원 행정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기사들

    김기영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선택과 집중

    선택과 집중

    2015년 6월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 생활시간조사 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 10세 이상 국민 10명 중 8명꼴로 '일상생활이 피곤하다'고 느끼고, 6명꼴로 '평소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낀다고 한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하루 24시간이 주어지지만, 대부분의 경우 '시간 부족'에 허덕이면서 '자신을 위한 시간'이 없음을 아쉬워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러다가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진정 하고 싶었던 일을 미루었는데 어느새 세월이 흘러가버렸음을 한탄하게 된다. 그런 까닭에 바삐 살아가는 사람들은 '제대로 시간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일종의 죄책감까지 느끼면서, 자신의 삶을 최적화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가를 궁리하곤 한다. 현대 경영학을 창시하고 체계적으로 수립한

    심활섭 판사(서울고법)
    순간에서 영원으로

    순간에서 영원으로

    부모가 되고서야 뒤늦게 삶과 죽음을 생각하기 시작하였다. 오롯이 내 책임인 듯한 생명을 두고, 문득 내일도 살아서 아이들을 볼 수 있음이 당연한 일이 아님을, 우리네 삶은 이다지도 유한함을 뼈저리게 느끼며 서글프기도 하였다. 자유의지로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이 아닌데, 사랑하는 이들을 떠나는 것도 의지에 따른 것이 아니라면, 이렇게 주어진 인생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어느 노(老) 천문학자는 말한다. 빅뱅으로 우주가 처음 생겨났고, 그때 우주에는 수소와 헬륨만 있었다. 그 원소들이 무작위로 부딪혀 덩어리를 만들고, 덩어리가 뭉쳐 별이 탄생하고, 수명을 다한 별이 폭발하는 핵융합 반응을 거듭하여 탄소도, 질소도, 산소도 생겨났고, 이 원소들이 뭉쳐서 지구를 만들었다. 그는 자신의 몸을 구성하는 물질을

    정용신 판사 (서울가정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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