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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조프리즘

    법조프리즘 리스트

    그녀에게 전화 (안)오게 하는 방법(Feat. Verbal Jint)

    그녀에게 전화 (안)오게 하는 방법(Feat. Verbal Jint)

    변호사의 업무는 계약서를 검토하거나, 의견서 혹은 서면과 같은 문서를 작성하는 등 책상에 앉아서 무엇인가를 끄적이는 일이 대부분이다. 다른 변호사님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필자는 업무를 할 때, 리듬을 많이 타는 편이다. 그 리듬과 함께하지 못할 때에는 끙끙대면서 '집필의 고통과 친구'가 되곤 하지만, 한창 영감충만할 때에는 일필휘지로 뚝딱하고 결과물을 산출하곤 한다. 이런 영감충만을 위해서 일정한 소음이 도움이 된다. 어머니께서는 절대 이해못하셨고, 지금도 여전히 이해못하시지만, 학창시절 이문세씨가 '별에 빛나는 밤에'라는 오프닝 멘트와 함께 하는 음악프로를 들으면 이상하게 집중이 잘되어서, 라디오를 벗삼아 책과 씨름하곤 했다. 그 후로 집중하고 싶을 때에는 일정한 소음(음악)등이 집중하는

    정웅섭 변호사 (서울회)
    직업과 직장

    직업과 직장

    이번 주부터 점진적으로 오피스 근무 체제로 전환하는 로펌들이 많다. 일년 넘게 재택근무를 하다 사무실로 돌아가려니 어째 반응들이 미적지근하다.   재택근무 초기만 해도 "아무래도 사무실 근무가 낫지"가 중론이었다. 기록은 어떻게 만들 것이며, get-up은 어떻게 하냐(여기는 기일이 1~2주씩 잡혀 있는 경우가 많아서 기일 직전에 한 방에 모여 며칠동안 기일 준비를 하는데, 이걸 'get-up'이라고 한다) 등등 걱정이 많았는데, 딱히 저항은 하지 않은 덕에 일단 재택근무로 체제 전환은 됐다.   그렇게 집으로 유배된 변호사들의 방황은 시작되었다. 거실에서, 식탁에서, 옷방에서, 베란다에서 해도 일이 손에 안 잡혔다. 옆에서 업무를 서포트 해주던 유익한 인간들은 없고, 집에는 나

    전아영 변호사 (웡파트너십(WongPartnership LLP))
    "너희는 재택근무가 되잖아."

    "너희는 재택근무가 되잖아."

    코로나 시대에 있어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재택근무일 것 같다. 일반적으로 동양문화권은 재택근무가 쉽지 않다는 평가가 있었다. 예를 들어 직설적인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사용하지 않아 문맥에 따른 의미 파악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표정·말투 등을 지레짐작해야 하며, 직원이 보이지 않으면 일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문화는 재택근무를 저해하는 요소라고 생각하였다(언택트 비즈니스, 2020). 하지만, 코로나 시대는 회사들로 하여금 어쩔수 없이 직원들이 재택근무를 하도록 강요하였고, 필자를 비롯한 사내변호사들이나 회사의 다른 구성원들도 다양한 형태의 재택근무를 1년 이상 하고 있다.   재택근무를 하고 보니, 예전에 생각하지 못한 재택근무에 대한 여러 가지 시사점이 있었다. 첫째,

    정웅섭 변호사 (서울회)
    예견된 불확실성의 시기

    예견된 불확실성의 시기

    지난해 1월 23일, 싱가포르에서 첫 COVID-19 확진자가 발생하였고, 이후 본격 전염이 시작되었다. 3월 21일 최초로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한 이후 3월 27일에는 법원에서도 기일 출석 기타 사건 진행과 관련한 제한조치를 발표하였다.   법원의 제한조치 내용을 대략 요약하자면 이렇다. '불가피하거나 긴급을 요하는 기일이 아니면 기일을 연기하거나, 서면으로 대체하거나, 영상회의 또는 전화회의 방식으로 진행할 것.' 이 제한조치의 발효일이 4월 1일이었기 때문에 변호사들은 수일 내에 어떻게든 준비를 끝내야 했다.   로펌에서는 기일 출석 인원 감축, 내부/고객회의 방식 전환, 기일 변경 등이 논의되었고, 불변기간 점검을 촉구하는 이메일이 회람되었다. 회사 내 회의실 몇

    전아영 변호사 (웡파트너십(WongPartnership LLP))
    답이 없다

    답이 없다

    자문업무를 수행하다보면, "답이 없네"라고 스스로 되뇌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생각해보면, '답이 없다'라는 말은 대개 2가지 의미로 대부분 나타나는 것 같고, 필자는 이 두 개를 교차로 사용하는 것 같다. 첫 번째는 "지상군으로는 답이 없죠. 캐리어로 가야합니다"와 같이 무엇을 하여도 못 구제할 만큼 상황이 어렵다(萬事休矣)와 같은 상황을 묘사함이고, 다른 하나는 객관식 시험에서 '위의 것 중 맞는 것은? 보기 (3)번: 정답없음'와 같이 선택지안에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를 나타내는 것 같다.   변호사업무를 시작하던 시점에서는 주로 두 번째 경우의 "답을 찾아봐도 답이 없네(혹은 답을 모르겠네)"를 많이 썼던 것 같은데 최근에는 첫 번째 "답이 없네"를 사용하는 경우가 더

    정웅섭 변호사 (서울회)
    외국의 밥벌이

    외국의 밥벌이

    나는 한국 변호사다. 사법연수원 수료 후 한국 로펌에서 변호사 생활을 하다 5년차 중반에 싱가포르에 있는 현지 로펌으로 이직했다.   해외 취업. 이게 그저 막연한 가능성이었을 때에는 '해외'라는 대목에서 이미 흥분하여 '취업'이라는 말의 무게를 정교하게 달아보지 않았었다. 그럴 만도 했다. 대학 시절 노팅엄에서 교환학생을 10개월, 연수원 마지막 학기에 런던에서 인턴을 2개월 했는데, 알프스 계곡 빙하수는 이런 맛일까 싶었다. 그 순수한 해방감과 즐거움의 원천은 밥벌이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 경험 자체가 그 시간의 목적이라는 사실에 있었다는 것을 이제 와서 새삼 절감한다.   싱가포르 이직이 결정되어 취업 비자 신청서를 읽어 내려가자니 술이 깨는 듯한 두통과 함께 현실감이

    전아영 변호사 (웡파트너십(WongPartnership LLP))
    당신의 법을 세어 보아요

    당신의 법을 세어 보아요

    "변호사님! 법이 새로 바뀌었는데 왜 안 알려주셨어요!" 사내변호사로서 가장 당황스러운 상황 중 하나가, 평소에 잘 안보던 법이 갑자기 개정되어서 회사에 적용되었는데, 이러한 개정을 인지하지 못한 채로 사업을 수행하다가 책망(?)을 받을 때인 것 같다. 회사의 준법경영을 위해 관련 법과 규정을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만, 막상 이러한 법들을 모두 정리하고 수시로 업데이트 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몇 년전 동종업계의 어떤 변호사님께서 적용되는 법을 세어보신 적이 있었는데, 약 320개(!) 정도로 이를 모두 팔로잉하는 것이 쉽지 않음을 토로하신 적이 있다. 특히 필자처럼 조그마한 회사의 작은 법무팀의 입장으로서는 이러한 법들을 일일이 팔로잉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

    정웅섭 변호사 (서울회)
    장인(匠人)

    장인(匠人)

    최근 도자기 장인의 예술혼에 대한 글을 접할 기회가 있었다. 평생 자신이 빚고 구운 도자기 중 본인이 보기에 적정 가치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은 가차 없이 깨버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일반인의 눈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는 작품이고 오히려 훌륭한 도자기인데, 장인의 안목에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바깥 세상에 내보일 수 없는 작품인 것이다. 자신이 직접 쓴 글은 이상하게 오타 하나 발견하기 어렵기 마련인데, 도자기 장인들께서는 스스로의 기준을 만들고 그 기준을 철저히 지켜내는 과정, 자신의 작품과 그러한 작품을 만들어낸 자신에 대한 끊임없는 의구심을 가짐으로써 도예가로서 명성과 품위를 지켜내는 게 아닐까 싶었다. 요즘은 눈과 귀를 닫지 않더라도 어디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로 세상이 빠

    장제환 변호사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와 예술가

    변호사와 예술가

    예술에 있어 현실적인 부분이나 금전적인 부분을 금기시하는 것이 선호되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 이를테면 마치 생전 작품을 거의 판매하지 못해 가난한 무명화가로 삶을 마감했던 반 고흐와 같은 화가들의 삶에 많은 사람들이 감동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사람들이 많은 관심과 환호를 보이는 것은 다름아닌 고가의 미술품이기도 하다.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는 비평가 겸 작가인 프랜 리보위츠를 다룬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다큐멘터리 '도시인처럼'에서는 미술품 경매장의 낙찰 장면이 나온다. 경매장에 피카소 작품이 나오면 사람들은 숨을 죽이고 있다. 그러다 거액으로 낙찰이 되는 순간 박수가 터진다. 이에 대해 프랜은 "그토록 좋은 작품이면 왜 작품이 등장하는 순간에 박수를 치

    김정현 변호사 (창경 공동법률사무소)
    자격시험

    자격시험

    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자격시험을 치른다. 법조직역의 여러 직군에서 요구되는 자격시험뿐만 아니라,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치르게 되는 수학능력시험, 더 나아가 결혼을 승낙 받기 위한 프로포즈도 광의의 자격시험에 포함될 수 있겠다.   이러한 자격시험의 통과는 그 시험이 목표로 했던 일정한 신분이나 지위의 취득을 주된 효과로 하지만, 이에 더하여 시험을 통과한 자에게 자신감을 주는 효과도 뒤따른다. 시험에 통과하였다고 하여 모르던 지식을 갑자기 알게 되는 것이 아니고, 연인에 대한 마음이 프로포즈를 승낙 받은 뒤에야 진정한 사랑으로 인정되는 것이 아니지만, 자격시험에 통과하게 되면 그동안 내가 기울여 왔던 노력이나 노력의 방향이 잘못된 것이 아니었다는 믿음을 얻게 되고, 내가 알고 있

    장제환 변호사 (법무법인 광장)
    증거 발굴에 임하며

    증거 발굴에 임하며

    송무 사건을 진행하면서 가장 답답한 순간을 묻는다면 그건 의뢰인의 설명에 믿음이 가지만 이를 뒷받침할 증거가 부족할 때이다. 실체적 진실을 발견한다는 것은 언제나 쉽지 않은 일이어서 누군가가 이를 알아보기 위해 애써 노력하지 않으면 한 쪽의 경험, 의견, 바람에 따라 일방적으로 취사 선택된 증거들로 인해 순식간에 그 자취를 감추곤 한다. 이럴 때는 의뢰인과 한 자리에 앉아 몇 시간이고 의뢰인의 핸드폰이나 노트북을 함께 뒤져가며 증거를 찾아보곤 한다. 그럴 때면 십여 년 전 박물관에서 토기편을 맞추었던 기억을 떠올린다.   필자는 변호사가 되기 전 큐레이터 자격증 취득을 위해 박물관에서 일을 한 적이 있다. 박물관에서 했던 여러 경험 중 발굴한 토기를 복원했던 과정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한차

    김정현 변호사 (창경 공동법률사무소)
    결론에 이르는 길

    결론에 이르는 길

    결론을 예측하는 것은 변호사로서 해야 하는 업무 중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한다. 소를 제기하면 이길 수 있을지, 법원의 화해권고결정을 받아들이는 것이 좋을지, 회사의 어떤 결정으로 이사가 업무상 배임의 책임을 부담할지 등등의 사안에서 결론을 예측해야 한다. 하지만 그러한 결론을 바탕으로 중요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고객에게는 타당한 결론만큼이나 그러한 결론이 도출된 합리적 근거가 중요하다.    중고등학교 때 수학문제를 풀다가 틀리면, 문제풀이 해설을 보며 내 논리에 어느 부분이 틀린 것인지 납득하며 공부를 한다. 그러나 때로는 문제풀이를 보고도 정답을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는데, 예컨대 A → B → C로 이어지는 논리에서 B가 생략된 채 A → C로 설명되는 경우가 그런 경우

    장제환 변호사 (법무법인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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