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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조프리즘

    법조프리즘 리스트

    저출산을 부탁해

    저출산을 부탁해

    국정농단 사태로 많은 뉴스가 실종된 지 오래 됐지만, 하반기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가 저출산 문제였다. 저출산과 밀접하게 관련된 일·가정양립 문제는 더 이상 여성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필자가 매월 참여하는 금융독서모임에서 다루는 책들은 대부분 경제, 금융과 관련된 책인데, 하나 같이 저출산 문제를 글로벌 경제문제의 핵심으로 꼽는다. 정부가 10년간 저출산·고령화 정책에 투입한 예산만 110조원이 넘는다는데,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속도는 일본의 두배가 넘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미국 보스턴칼리지의 일가정양립연구소는 매년 ‘신세대 아빠 보고서(New Dad Report)’를 내놓고 있는데, 직장과 사회에서 여성의 역할이 늘어나면서 아빠들의 위치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되었다고

    지현정 변호사 (법무법인 산지)
    XL스티커의 애매함

    XL스티커의 애매함

    어느 출근 길이었다. 구청 근처 지하철 역에서 방향을 몰라 서성이던 한 분이 나를 보더니 대뜸 "구청으로 가려면 어느 방향으로 가야하나요?"라고 물었다. 이제 공무원 태가 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필자도 목적지가 같아 동행했다. 추운 날씨와 바쁜 출근시간이란 점 때문에 초면의 어색함은 잠깐으로 그쳤다. 구청에 다다르자 그분은 인사를 하고 뒤돌아섰는데 그분의 목덜미 뒤에 'XL' 사이즈 표시 스티커가 붙어있었다. 지나쳤다면 모르겠지만, 보았는데 신경이 쓰였다. 그러나 초면이라 말을 건네기도 그랬고, 무엇보다 필자도 지각을 면해야 했기에 눈길만 주고 돌아섰다. 지방자치단체 법무팀(혹은 법제팀) 업무 중에 비중이 큰 일은 자치법규 제개정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출근길에 만난 낯선 이의

    조원익 변호사
    엑스트라 마일(extra mile)

    엑스트라 마일(extra mile)

    최순실 사태를 통해 정경유착의 민낯을 보며 우울한 요즘, 많은 역경을 딛고 미국에서 건축가로 성공한 하형록 회장이 쓴 책을 읽으며 정직과 성실에 대해 새삼 생각하게 되었다. 변호사를 포함하여 어떤 사업에서든지 큰 성공을 이루기 위해서는 배려, 자기희생, 손해감수, 정직 등과는 적당히 거리를 두어야 하며 그래야 스마트하다고 평가받는 세상에 살고 있다. 그런데 하 회장이 세운 회사는 투명한 운영, 희생과 정직, 이웃 사랑, 공동체 정신, 엑스트라 마일 실천하기 등 사업적인 성공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가치들을 추구하면서도 크게 성공했다. 물론 우리나라와 미국은 문화, 사업풍토, 가치관 등 차이가 있기에 그대로 우리의 현실에 적용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그래도 사업적 성공을 이룬 사람들 대부분은

    지현정 변호사 (법무법인 산지)
    최적분열의 법칙과 지방자치

    최적분열의 법칙과 지방자치

    문화인류학의 명저인 '총,균,쇠' 저자 제레미 다이아몬드는 '최적분열의 원칙'이란 개념을 제시하면서 중국이 초기 문명 발전 속도가 빨랐음에도 끝내 유럽에 뒤쳐진 이유를 지나친 통합에서 찾았다. 통합이 지나칠 경우, 내부 경쟁부재로 혁신을 가로막으며 소수 엘리트의 오판이 전 집단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란 것이다. 최적분열의 원칙은 지방자치제도와 현재 드러난 국정농단의 실제 사례를 통해 볼 때 의미가 있다. 만일 지방정책이 모두 중앙정부의 통제아래에서 이루어졌다면 박근혜 게이트 여파는 지방에도 쓰나미처럼 밀어닥쳤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는 국정혼란과는 무관하게 잘 굴러가고 있다. 실상 국가의 단속사무나 인허가 사업, 요즘 이슈로 떠오르는 복지사업은 대부분 지자체의 장에게 그 권한이 위임되어

    조원익 변호사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

    지난 18일 금융위원회의 '한국형 스튜어드십 코드' 제정 방침 공표 후 2년 만에 '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수정안)'이 공개되었다. 스튜어드십 코드란 투자자와 연기금 가입자 등의 자산을 수탁받아 운용하는 집합자산운용자가 투자대상기업의 주주로서 이행해야 할 가이드라인을 말한다. 최근 국내외 주주소송 전문변호사들이 참여한 '글로벌 투자자권리 컨퍼런스'에서도 중요 주제로 다루어졌다. 2010년 영국을 필두로 하여 금융선진국들 대부분이 도입해왔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내용상 미흡하더라도 도입 자체에 의의가 있으므로 하루 빨리 시행되어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기여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20일 발표된 국정농단 사태 중간수사 결과, 재단법인 774억 중 26%가 넘는 금액을 출연한 삼성그룹의

    지현정 변호사 (법무법인 산지)
    광장에 선 공무원

    광장에 선 공무원

    행정자치부는 최근 전국 행정청에 광화문 집회와 관련하여 소속 공무원의 복무관리를 당부하는 공문을 보냈다. 공무원은 대통령의 하야(下野)를 외칠 수 없을까? 집단적 차원을 보자. 헌법재판소는 노동운동 그 밖의 집단행위의 금지를 규정한 국가공무원법 제66조 1항에 대하여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행위란 공익에 반하는 목적을 위하여 직무전념의무를 해태하는 등의 영향을 가져오는 집단적 행위로 명백히 한정 해석된다는 입장이다(2003헌바51). 그러나 직무와 무관한 현 정부의 정책 비판이나 시국선언은 직무전념의무 해태로 해석하는 것이 지금까지 법원의 입장이다(부산고법 2011누4275 등). 2016년 11월 현재 95%의 일반 다수 국민의 이익의 관점에서 봤을 때 현 대통령 퇴진이 공익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

    조원익 변호사
    부패와 싸우는 변호사

    부패와 싸우는 변호사

    끝을 알 수 없는 국정농단 사건 뉴스에 숨이 찰 지경인 요즘, 부패와 비리를 다루는 법조인의 역할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부패와 비리를 조사하고 법을 적용하는 역할은 주로 검사의 영역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법무나 감사부서에서 일하는 사내변호사, 정부조직에 진출한 변호사들도 공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 10월 초 세계한인법조인 총회에서 만났던 세계은행 Integrity Vice Presidency(INC) 선임조사관인 Christopher Kim 변호사님도 그런 분인데, 그분의 공공분야에서의 경험에 관해 인터뷰를 한 후 요약해보았다. "한국정부에서 일하셨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공공부문에서의 봉사에 대한 가치를 배웠다. FBI에서 14년간 일한 후 세계은행에서도 부패, 사기, 담합

    지현정 변호사 (법무법인 산지)
    이하부정관(李下不整冠)

    이하부정관(李下不整冠)

    필자가 공무원이 된 이후 불편한 점을 몇 가지 소개할까 한다. 공공기관에서는 필자가 평소 사용하던 '크롬' 브라우저를 사용할 수 없고, 각종 메신저 설치도 제한되며, 각종 포털의 로그인도 제한되어 있다. 보안문제 때문이다. 공직자가 사설 SNS로 업무자료를 받는 것을 막기 위해 바로톡(BaroTalk)이란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사용하는 등, 보안체계 확립을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공무원도 사람이다. 당연히 이런 조치가 불편하다. 공공기관은 기부를 받는 것도 원칙적으로 제한된다.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은 공무원 등이 기부금품을 모집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다만 '사회복지공동모금회법'상 '사랑의 열매'와 같이 다른 특별법에 근거가 있거나, 기부심사위원회를 거친 때만 모집할 수 있다. 혹시

    조원익 변호사
    법조계에도 세리 키즈를

    법조계에도 세리 키즈를

    지난 13일 박세리가 공식 은퇴식을 갖고 27년 간의 골프 인생을 마무리했다. 한국 여자골프의 개척자 역할을 꿋꿋하게 해낸 박세리의 은퇴식에는 박인비 등 박세리의 활약을 보고 골프를 시작한 '세리 키즈' 선수들도 함께 했고, 박세리 역시 "저는 떠나지만 많은 세리 키즈들이 한국 골프를 이끌어 줄 것이라 믿는다"고 은퇴 회견에서 소감을 밝혔다. 만약 박세리와 같은 롤모델이 없었다면 수많은 세리 키즈들이 세계 주요 골프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없었을 것이다. 링컨이나 이순신 같은 일반적인 위인이 아닌 자기 분야, 자기 직종에서 롤모델로 삼을 만한 리더가 있다는 것은 정말 축복받은 일이다. 힘들고 좌절될 때 그 리더의 삶을 생각하면 다시 일어설 용기가 생기고, 괴롭고 고통스러운 훈련 과정도 참고 인내할 만한

    지현정 변호사 (법무법인 산지)
    기게스의 반지(Ring of Gyges)

    기게스의 반지(Ring of Gyges)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이 쓴 '국가'에서 '기게스의 반지' 이야기가 화두로 등장한다. 기게스는 그리스 옆 리디아의 평범한 목동이었는데 어느 날 자신을 투명하게 만드는 반지를 얻고는, 그 힘을 이용해 리디아의 왕위를 찬탈한 우화 속 인물이다. 플라톤은 이 이야기를 통해 평범한 사람이라도 만일 그 자신의 행동으로 인한 결과를 책임질 필요가 없다면 그 자신의 욕망대로 살아갈 것이며, 진정 옳음을 위해 사는 사람은 없을 것이란 결론을 내린다. 과태료 부과로 실랑이 하는 시민과 단속원을 보자. 단속된 사람들은 단속공무원이 나타나면 모른 척하며 "내가 했다는 증거가 어디 있느냐?"며 도리어 큰 소리 치며 순간의 위기를 모면하기에 급급하다. 과거 부당한 국가권력에 의해 억울하게 형사처벌이나 행정적 제재를 받았던 역

    조원익 변호사
    한국인, 그리고 법조인

    한국인, 그리고 법조인

    10월 5일은 '세계 한인의 날'이었다. 우연히 9월 29일부터 10월 1일까지 미국에서 열린 세계한인법조인회(IAKL) 총회에 참가해 전세계에서 활약 중인 한인 법조인들과 교류할 기회를 가졌다. IAKL은 매년 전세계 한인 법조인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행사다. 격년으로 한국, 미국에서 총회를 개최하는데, 작년에는 한국의 연세대학교에서 총회가 있었고, 올해는 미국 워싱턴DC에서 제24차 세계한인법조인회 총회 및 학술대회가 열렸다. 미국의 서부, 중부, 남부, 동부, 캐나다, 일본, 중국, 호주, 유럽, 중동, 남미 등 세계 각지에서 온 수백 명의 법조인들을 모두 만나볼 수는 없었지만, '지역 대표자 보고회'를 통해 각 지역의 한인 법조인들의 활약상을 생생하게 전달받을 수 있었다.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

    지현정 변호사 (법무법인 산지)
    객경(客卿)

    객경(客卿)

    옛날 일이다. 2300여년 전 춘추전국시대 당시 중원인들은 진(秦)나라 사람들을 문화적 수준이 낮은 오랑캐와 같다고 여겼지만, 결국 진나라가 천하를 통일하였다. 이렇게 된 까닭은, 물론 막강한 군사력을 빼놓을 수 없겠으나, 법가사상 시스템을 확립한 상앙, 장의와 범저 등의 뛰어난 행정가와 외교관들의 역할이 컸다고 한다. 이들은 객경(客卿)이란 제도를 통해 정치에 참여했는데, 외국인에게 정치나 외교 고문 또는 자문 역할을 맡기는 인재등용제도다. 이는 전국시대 모든 나라가 세력확장을 위해 활용한 제도였지만, 특히 진나라가 객경의 의견을 수용하는데 적극적이고 일관성이 있었다. 이 중 주목할 사람으로 상앙(商?, 기원전 395년경 ~ 338년)을 꼽을 수 있다. 그는 위(衛)나라 사람으로 외국인이지만, 진나라

    조원익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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