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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신논단] 형사공탁 특례제도 시행을 앞두고

    형사공탁 특례제도 시행을 앞두고

      공탁법 제5조의2가 신설됨에 따라 오는 12월 9일부터 형사공탁 특례제도가 시행된다. 종래 형사사건에서 피해자를 위한 공탁은 일종의 변제공탁으로,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정확히 기재해야만 공탁이 가능하였다. 그러나 형사공탁 특례제도의 도입으로 피고인이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알 수 없는 경우, 공탁서에 '형사사건 진행 법원, 사건번호, 조서·진술서·공소장 등에 기재된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명칭'을 기재하는 것만으로도 공탁이 가능하게 되었다. 피해자가 있는 범죄의 경우, 우리 형사재판에서는 피해자와의 합의가 매우 중요한 양형요소로 참작되어 왔다. 많은 피고인들이 어떻게든 피해자와 합의하려 애썼고, 합의를 위하여 공판을 연기해달라는 모습 또한 흔한 법정 풍경이었다. 그러다 합의가 불발되면 일정 금

    홍기태 원장(사법정책연구원)
    유언의 자유와 유언 사항

    유언의 자유와 유언 사항

      오래전에 개봉했던 영화 ‘인턴’의 한 장면. 주인공 앤 해서웨이는 젊은 나이에 성공한 회사대표다. 그녀는 남편의 외도를 인생 경험이 풍부한 인턴 로버트 드니로에게 울면서 털어놓는다. 어쩌면 이혼을 할 수도 있다는 것,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한다는 것은 슬프다. 그런데 그녀가 하는 말은 죽은 후에 혼자 외로이 묻힐 것이 걱정이라는 것이었다. 자신이 묻힌 묘지 주변에 사랑하는 사람들이 없어 사후에 쓸쓸할 것을 걱정하는 의외의 대사를 들으며 엉뚱한 생각을 해본다. 나는 나중에 어디에 묻히고 싶나. 그런데 내 바람대로 이루어질까.일찍이 대법원은 2008. 11. 20. 선고 2007다27670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다수의견은 유체·유골의 처분 방법 또는 매장장소 지정에 관한 망인 자신의 생전

    배인구 변호사 (법무법인 로고스)
    [법신논단] ‘더 공감하는’ 더 많은 사람이 필요하다

    ‘더 공감하는’ 더 많은 사람이 필요하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공감한다”는 말로 나의 반응을 나타내곤 한다. ‘공감’은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가?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학 교수인 엘리자베스 시걸(Elizabeth A. Segel)에 의하면 1900년대 초 독일의 심리학자인 테오도르 립스(Theodor Lipps)와 미국의 심리학자 에드워드 티츠너(Edward Titchner)가 ‘공감’이라는 용어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고 한다. 공감을 의미하는 독일어 ‘Einfühlung’은 아름다운 예술작품이나 자연을 볼 때 느낄 수 있는 감정, 즉 ‘예술작품 안으로 들어가 느끼다’는 뜻으로 묘사되었던 것을 Lipps가 인간과 심리학 분야에 적용하여 다른 사람의 감정을 그대로 느끼는 감정 상태를 설명하였다고 하며, Titchner

    이상철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법신논단] 실패의 박물관이 필요한 시간

    실패의 박물관이 필요한 시간

      2005년 12월 1일 파리고등법원이 13명의 피고인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면서‘사법의 대재앙’이라 불렸던‘우트로 사건’이 종결되었다. 프랑스 북부의 소도시 우트로에서 1997년부터 2000년 사이 발생한 아동성폭력 사건이었던 이 사건은 프랑스 사법시스템의 취약점과 기능부재, 무죄추정원칙의 실종과 과도한 미디어의 보도경쟁 등이 복합적으로 결합되어 발생한 참사였다. 2000년 9월 국립사법관학교(ENM)를 수료하고첫 발령을 받은 29세의 수사판사(juge d’instruction)가 진술의 신빙성과 객관성을 충분히 따져보지 않은 채 아동 피해자들의 진술을 믿고 18명을 구속했으나 1심에서 자백한 4명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이 무죄로 확정되었다. 그중 한 명은 1심 재판이 시작되기 전 구치소에

    김종민 변호사(전 광주지검 순천지청장)
    [법신논단] 법적 책임을 넘어서

    법적 책임을 넘어서

      책임 논란과 정치적 공방. 세월호 참사 때도 경험했지만, 크나큰 희생의 후속편은 예상대로 펼쳐진다. 또다시 참변이 일어난 지금, 세월호 참사 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 이대로라면 또 다른 대형 사고가 찾아오고,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대책’이 되풀이될 것이다. 이태원 참사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고 시시비비를 가리는 일은 물론 중요하다. 그에 따른 법적 책임도 당연히 따라야 한다. 공공장소에서 대규모의 희생이 발생하였기에 공적, 정치적 책임도 피해 갈 수 없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시스템의 개혁 없이는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대통령이 신속한 보고를 받고, ‘수습에 만전을 기하라. 가용인력과 자원을 최대한 동원하라’는 식의 지시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알 수 없다.

    홍기태 원장 (사법정책연구원)
    [법신논단] 형사미성년자 연령 기준 하향 논의를 보면서

    형사미성년자 연령 기준 하향 논의를 보면서

      법무부는 최근 소년범죄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형사미성년자 연령 기준을 현재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한 살 낮추는 등의 내용이 담긴 소년법·형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청소년 강력범죄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촉법소년의 경우 자신이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범죄소년은 소년법에 따른 감형이나 보호처분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서 범죄가 흉포화되고, 저연령화되고 있으므로 소년범죄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제재가 필요하고, 촉법소년의 연령을 낮추거나 폐지하자는 여론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형사미성년자의 연령을 한 살 낮추는 것으로 강력한 소년 범죄가 줄고, 소년의 비행이 감소한다면 이런 내용의 법률개정안이 발의된 제20대 국회에서 진즉 소년법과 형법의 개정이 이루어졌을 것이다.

    배인구 변호사 (법무법인 로고스)
    [법신논단] 이태원 사고, 애도와 책임규명·재발방지는 우리 모두가 감당해야 할 몫

    이태원 사고, 애도와 책임규명·재발방지는 우리 모두가 감당해야 할 몫

      이태원 사고는 ‘참사’라는 말 외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21세기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일어난 사고라고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이번 사고를 보면서 8년 전 세월호 사고에 대한 기억을 다시 소환하게 된다. 세월호 사고에서 미래 세대를 지켜주지 못하였던 기성 세대로서 이번 사고에서도 미래 세대를 지켜주지 못하였음에 미안하고 아픈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대구지하철 폭발 사고,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성수대교 붕괴 사고 등 대형사고에 대한 기억이 여전하고, 세월호 사고의 아픔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트라우마로 남아 있음에도 또다시 이번 사고가 일어났다는 것은 안전에 관한 우리 사회의 현 주소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산업재해 발생에 있어 널리 인용되고 있는 하인리히 법칙은 대형

    이상철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법신논단] 정부위원회의 통합과 분산

    정부위원회의 통합과 분산

      행정기관은 독임(獨任)제 기관과 위원회 형태의 합의제 기관으로 구분된다. 정부위원회는 행정부 산하의 합의제 행정기관이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9월 7일 각 부처 별로 장기간 구성되지 않고 실적이 저조하거나 그 기능이 유사 중복되는 정부위원회 636개 중 246개(39%)의 폐지·통합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위원회 정비방안을 확정하였다. 후속 조치로 행정안전부에서 행정기관 소속 위원회의 정비를 위한 법률개정안을 마련하여 정부안으로 다수 법률안을 9월 말에 국회에 제출하였다. 먼저, 이러한 위원회 중에는 중앙공동주택관리 분쟁조정위원회 등 폐지되는 분쟁조정기구가 보인다. 행정부처 소속의 행정형 분쟁조정위원회는 약 70개 정도가 있다. 그 중에 부처에서 판단하여 실적이 없거나 기능이 유사한 것을 통폐

    김용섭 교수 (전북대 로스쿨)
    [법신논단] 문제가 반복되는 이유

    문제가 반복되는 이유

    2007년 8월 15일 프랑스 북부 도시 루베에서 5살 남자아이가 납치된 뒤 강간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3회에 걸쳐 아동강간죄로 총 27년의 구금형을 선고받고 18년을 복역한 뒤 출소 직후 범행을 저질렀는데 수사 과정에서 40여 회의 추가 동종 범행을 자백해 프랑스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2008년 2월 특정중대범죄자에 대해 치료감호 성격의 보안유치(rétention de sûreté)를 할 수 있는 재범 방지 특별법이 입법되었다. 살인, 강간, 유괴 등 법률에서 규정한 특정 중대범죄를 저지르고 15년 이상 구금형을 선고받은 자에 대해 형기 종료 이전에 1차로 전문의료진과 정신병리학자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의 심사와 2차로 고등법원 특별재판부의 재판

    김종민 변호사(전 광주지검 순천지청장)
    [법신논단] 대법관 공백

    대법관 공백

      한동안 국회 인사청문회가 이어졌다. 나라를 위한 적임자를 검증하는 판에 ‘주도권 싸움’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유를 여전히 이해하기 어렵지만, 그것이 우리 정치의 현실이다. 지난 8월 29일 오석준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열린지 50일, 별다른 추가 검증 절차도 진행되지 않으면서 시간은 마냥 흘러가고 있다.국회에서 많은 청문회가 열리지만, 실제 헌법에서 국회의 임명동의권을 요구하는 자리는 매우 한정되어 있다. 국무총리, 감사원장, 대법원장, 대법관(13명), 헌법재판소장. 이것이 전부이다. 이렇게 보면 대법원 구성에 대한 국회 동의권이 가장 빈번하게 행사되고, 정치적 풍랑에 휩싸일 때마다 상고법원은 좌초에 빠질 위험을 겪을 수밖에 없다. 행정업무를 총괄하는 국무총리와는 달리, 한명 한

    홍기태 원장 (사법정책연구원)
    [법신논단] 관할의 의미

    관할의 의미

      가사소송법은 가사사건의 토지관할에 관하여 전속관할을 정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재판상 이혼청구의 소는 ① 부부의 보통재판적이 같은 경우 그 관할 가정법원이 ② 부부가 마지막으로 같은 주소지를 가졌던 가정법원의 관할구역 내에 부부 중 어느 한쪽의 보통재판적이 있을 때에는 그 가정법원이 ③ 부부가 마지막으로 생활하던 주소지를 모두 떠난 경우에는 상대방의 보통재판적이 있는 곳의 가정법원이 관할법원이다(가사소송법 제22조). 이 순서는 매우 엄격해서 순서에 반했다는 사유로도 상급법원에서 파기된다. 어느 부부가 혼인생활 중에 제주살이를 결심하고 제주로 이주했다. 불화가 생기자 아내는 아이와 함께 서울로 이사하고 제주지방법원에 이혼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 소장이 법원에 접수된

    배인구 변호사 (법무법인 로고스)
    [법신논단] 반의사불벌죄, 이대로 둘 것인가

    반의사불벌죄, 이대로 둘 것인가

          지난 9월 14일 발생한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사건은 스토킹 범죄의 심각성과 함께 지난 해 10월 제정, 시행된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스토킹처벌법)이 현실적으로 피해자에 대한 보호막으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 주었다. 국정감사 제출 자료에 의하면 스토킹처벌법 시행 이후 스토킹 범죄의 피해자 수는 7718명, 검거된 가해자는 7152명이며, 경찰은 그 중 4554건을 검찰에 송치하였고, 2557건은 불송치했다고 한다. 그런데 불송치 사유를 보면 공소권 없음 1879건, 혐의없음 622건, 기소중지 65건 등으로 나타나 가해자 7152명 중 공소권 없음으로 불송치된 경우가 26.3%에 이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스토킹처벌법은 흉기나 위험한

    이상철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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