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개업 중인 법무법인이 1000개를 돌파했다. 1958년 국내 로펌의 효시로 불리는 김장리가 등장한 이후 59년만의 일이다. 경제규모의 성장과 함께 국내 변호사 수가 2만명을 돌파하는 등 법률서비스 산업의 양적·질적 팽창이 가져온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2011년 변호사법 개정으로 법무법인 설립요건이 완화된데다, 수임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면서 법조계에도 생존을 위해서는 '뭉쳐야 산다'는 인식이 확대돼 최근 5년새 법무법인 수가 급격히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수도권 쏠림 현상과 대형로펌 집중 현상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556개서 1014개로…
연 평균 91.6개 문 열어
본보가 지난 4월 30일을 기준으로 법무부가 발표한 '변호사현황'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전국의 법무법인 수는 유한법무법인 36개를 포함해 모두 1014개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5년전인 2012년 3월 556개에 머물렀던 것에 비하면 곱절가량 급증한 셈이다.
특히 이 같은 법무법인 창업 러시는 매년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556개에서 2013년 684개, 2014년 809개, 2015년 883개, 2016년 955개에 이어 올해 1014개를 기록, 연평균 91.6개의 법무법인이 새로 문을 열었다.
전체 변호사 가운데 법무법인에 몸담고 있는 변호사의 수와 비율도 늘었다. 2012년 36.9%(전체 변호사 1만3172명 중 4870명)에서 2013년 35.8%(1만5187명 중 5449명), 2014년 44.7%(1만 7477명 중 7822명)로 늘었다. 2015년에는 43.6%(1만9421명 중 8476명), 2016년에는 43.3%(2만 1042명 중 9127명), 올해는 42.7%(2만2870명 중 9781명)를 기록했다. 변호사 5명 중 2명 이상이 법무법인 소속인 셈이다.
전체 변호사 2만2870명 중
42.7%가 법무법인 소속
하지만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하고 대형로펌 쏠림 현상도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를 기준으로 전체 법무법인의 66.1%에 해당하는 671개가 서울에 밀집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와 인천 등 수도권을 포함하면 전국 1014개 법무법인 가운데 78.9%에 달하는 801개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법무법인 중 가장 규모가 큰 곳은 광장으로 변호사 439명이 근무하고 있고, 이어 태평양 413명, 세종 317명, 화우 262명, 율촌 253명 순이다. 이들 5대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와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 634명을 합하면 2318명에 이른다. 2012년 이들 6대 로펌 소속 변호사 수는 총 1525명이었으나 5년 사이 52%나 늘었다.
바른, 동인, 지평, 대륙아주 등 변호사 수 100명이 넘는 대형 법무법인을 제외하면 법무법인 당 보유하고 있는 평균 변호사 수는 6.8명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변호사 수 40~50명 규모의 중소로펌까지 제외하면 이 같은 수치는 더욱 낮아져 상당수의 법무법인이 영세한 규모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